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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동으로 극복한다 / 희망을 안긴 사람들 5]국군의료지원단 단장 서지원 대령

“코로나 끝날 때까지 국민과 함께”

2020-04-05 13:19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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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소식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라지만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도 있다. 손수 만든 마스크를 기부한 80대 노인,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어느 건물주, 의료지원 중인 군의관 등. 코로나19로 상처 받은 누군가를 어루만지는 이들의 손길이 무척 반갑다.
말을 시키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살짝 쉰 목소리가 서지원 대령의 피로감을 대신 전하고 있었다. 서지원 대령은 국군대구병원 의료지원단 단장을 맡고 있다. 본래 직책은 국군수도병원 진료부장이고, 코로나19 환자 치료 지원을 위한 파견 상태다. 대구 지역 확진자가 폭증한 무렵인 2월 27일을 시작으로 한 달 가까이 근무하고 있다. 바로 직전엔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2주간의 파견 임무를 마쳤다. 잠을 자긴 하느냐는 물음에 서 대령은 “자야죠. 하루 이틀도 아니고”라며 웃어넘겼지만 고단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항 근무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위중한 임무가 생기면서 연속 파견을 나오게 됐습니다. 국군대구병원은 군 일반 환자나 재활 환자를 치료하는 시설이다 보니 감염 환자를 받기 전에 음압병상 개선 공사가 우선이었어요. 공사와 의료진 충원 등이 같이 진행돼서 초기에 유난히 바빴던 것 같아요.”

수면 시간을 제외한 하루 대부분을 환자와 지낸다. 새로 입원하는 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해 병동을 결정하는 데 이어 기존 입원 환자의 호전 정도를 진단하고, 퇴원 가능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퇴원자가 남긴 자리엔 또 다른 환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서둘러 조치해야 한다. 녹초가 되는 건 당연하고 감염자를 대면할 때 생기는 심리적 압박감은 어쩔 수 없다.

“처음엔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방호복을 제대로 입은 걸까. 벗다가 실수가 생기면 어쩌나. 이젠 익숙해져서 큰 실수만 안 하면 안전하겠구나 해요.(웃음) 그래도 너무 피곤할 땐 옷 벗는 절차를 놓칠까 봐 걱정되죠. 감염 위험이 높아지니까요.”

국군대구병원에서 완치돼 퇴원한 첫 환자가 나온 건 3월 17일이다. 서 대령은 첫 번째 퇴원 소식을 전하며 은근히 뿌듯해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가슴 아픈 사례도 있다고.

“대구는 워낙 확진자가 많아서 가족 단위로 감염된 케이스도 많아요. 가족 중 누구는 완치되고 누구는 사망한 케이스를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확진자가 사망하면 유족이 얼굴 확인도 못 하거든요. 병실 사정에 따라 가족이 각자 다른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때도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상황은 그도 마찬가지다. 아내와 두 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 2월 10일. 얼마 전 둘째 딸 생일을 함께 보내지 못한 미안함도 지우질 못했건만, 4월 초 첫아이 생일도 직접 축하해주지 못할 것 같아 벌써 미안한 아빠다.

“평소라면 지금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웃음) 가족들은 성남에 있어요. 집 근처에서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걱정되죠. 혹시 가본 적 있느냐, 접촉한 적 있느냐 묻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떨어져 있으니까 그런 뉴스가 눈에 더 들어와요. 지금 상황으론 큰애 생일에도 못 갈 것 같네요.”(웃음)

아내와 딸들의 응원 못지않은 원동력은 ‘국민’이라고 했다. 음료수와 빵 등 간식거리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시락 반찬이 지겹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장아찌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최근엔 병원 근처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손수 포장한 떡을 보내준 적도 있다. 서 대령은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심에 정말 감사하고, 응원 문구를 볼 때마다 힘이 난다”고 얘기했다. 그럼에도 부족한 점은 없는지 묻자 그는 ‘의료진 지원’을 꼽았다.

“다른 지역에 계시는 많은 의료진 여러분이 용기를 내서 오시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여건상 여기서 서너 달을 보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자원해주는 의료진 여러분이 너무너무 힘이 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의료진 지원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을 향해 믿음직스러운 인사를 더했다.

“많이들 피곤하실 거예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생활도 달라졌을 테고요. 뉴스를 보다 화가 나는 분들도 계시겠죠. 이럴 땐 서로 내가 하나 더 해주고 도와주고, 각자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는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국민들과 함께하겠습니다. 같이 힘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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