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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매출 기록 세우는 쇼퍼테이너 전성시대

2020-01-10 09:20

취재 : 김경미 <여성조선> 온라인팀  |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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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보다 홈쇼핑이 재미있다’고 할 정도로 요즘 홈쇼핑 프로그램은 보는 즐거움이 크다. 마치 토크쇼를 보는 듯한 재미를 주는 가장 큰 요인은 프로그램의 간판인 쇼퍼테이너. 전문 쇼호스트 뺨치는 실력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쇼퍼테이너들은 억 소리 나는 매출을 올리는 홈쇼핑계의 파워 인플루언서다.
쇼핑만 노노! 재미 찾는 쇼퍼테인먼트 시대

요즘 홈쇼핑은 참 재미있다. 제품 설명도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감칠맛 나게 하고, 자연스럽게 구매 버튼에 손이 갈 만큼 다양한 제품군이 보는 즐거움을 준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만큼 내내 지루하지 않게 빠져든다. 홈쇼핑 방송이 이렇게 재미 요소를 갖추게 된 데에는 다채로운 상품과 매력적인 가격도 한몫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쇼퍼테이너. TV에서 보는 반가운 얼굴이 제품을 설명해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니 도저히 구매욕을 누를 수가 없다.

최근 홈쇼핑 트렌드가 쇼호스트라는 개념보다는 개인의 지명도나 인기에 무게를 두고, 판매와 함께 재미와 흥미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래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쇼퍼테인먼트라는 말이 생겨났고, 쇼호스트라는 말 대신 쇼퍼테이너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쇼호스트 중에서도 황금시간대를 책임지는 홈쇼핑 대표 쇼호스트들은 SNS 팔로워가 파워 인플루언서급이다.

쇼퍼테인먼트에 불을 지핀 것은 TV에서 홈쇼핑으로 넘어온 스타들이다. 아예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홈쇼핑 안주인으로 등장해 상품을 소개하거나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인지도를 바탕으로 매출을 끌어 올리는 쇼퍼테이너들은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익힌 방송 실력을 홈쇼핑에서 풀어놓는다.
 

10년 장수 최유라, 누적 주문액만 1조5000억

지난 10월 초, 롯데홈쇼핑의 대표적인 셀럽 방송 <최유라쇼>가 10주년을 맞았다. 라디오에서 장수DJ로 활동해온 그녀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고 제품을 추천해왔다. 때문에 제품을 구입하는 주부들의 만족도가 높아 2009년에 첫 방송을 탄 후 10년 동안 누적 주문액 1조5000억을 기록했다. 10년 동안 그녀가 참여한 방송 횟수만 941회, 시간으로 따지면 6510시간을 시청자와 함께했다. <최유라쇼>에서 판매한 상품만 760여 종이 넘는다.

가장 많이 판 제품은 보이로 전기요로 33만4000세트가 판매되었고, 주문금액이 가장 높은 상품은 다이슨 청소기로 주문금액이 980억에 이른다. 2015년에 판매한 자이언트킹 랍스터는 1분 동안 4000만원가량 팔아 분당 최고기록을 세웠고, 2017년 방송한 카라바오 망고는 방송 17분 만에 6100세트 전량이 매진됐다.

<최유라쇼>는 10주년을 기념해 고객 100명을 초청해 공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유라는 “홈쇼핑에 출연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주부 입장에서 직접 사용해보고 만족한 상품을 고객들에게 소개하며 열심히 하다 보니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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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영은, 셀럽호스트의 원조 누적 판매 1조

롯데홈쇼핑에 최유라가 있다면 현대홈쇼핑에는 왕영은이 있다. 한때 최고의 MC로 활동했던 뽀미언니 왕영은은 결혼 후 오랜 공백기를 지나 2007년 CJ홈쇼핑의 <왕영은의 톡톡 다이어리>를 시작으로 GS홈쇼핑 <왕영은의 톡톡톡>을 거쳐 현재 현대홈쇼핑에서 <왕영은의 톡 투게더>를 맡고 있다. 홈쇼핑 쇼퍼테이너의 터줏대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홈쇼핑 경력만 12년이다. 그동안 누적 판매액만 1조원이 넘는다.

GS홈쇼핑의 <왕영은의 톡톡톡>은 ‘왕톡’이라는 이름으로 주부 구매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1년간 누적 주문금액 1400억원을 돌파, GS홈쇼핑에서 최대 매출을 내기도 했다. 또한 2017년에는 시간당 주문액 15억원을 기록해 쇼퍼테이너가 참여하는 홈쇼핑 방송 중에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본인 스스로 ‘깐깐하다’고 말하는 왕영은은 주부의 눈으로 판매 제품을 선별하고, 좋은 제품만 방송에 내보내기로 유명하다. <왕영은의 톡톡톡> 당시, 판매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 마케팅 등에 고문으로 참여할 정도로 제품 선별에 철저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현대홈쇼핑에서 <왕영은의 톡 투게더>를 진행하고 있는 왕영은은 이적 첫 방송에서 덴비 임페리얼 블루 식기 세트와 LG트롬 스타일러 블랙을 판매했는데 식기는 2810세트, 스타일러는 2598대를 완판시켜 주문액 63억을 기록했다. 이는 방송 시간인 토요일 오전 시간대 평균 매출 대비 3배 이상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원래 토요일 오전은 쇼핑 타임이 아니다. 그런데 왕영은이 방송을 맡은 후 황금시간대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려 그녀에 대한 구매 충성도가 매우 높음을 증명했다.
 

최화정, 허수경, 박미선 등 연매출 500억~1000억

CJ홈쇼핑에서 <최화정쇼>를 맡고 있는 최화정도 성공한 쇼퍼테이너다. 오랫동안 라디오 DJ를 했던 경력자답게 친화력과 말솜씨가 뛰어난 그녀는 2017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1년 누적 주문금액은 960억을 기록했고, 3년 동안 2800억을 달성했다. <최화정쇼>는 주부층은 물론 미혼 구매자까지 공략하는 데 성공해 30대부터 50 이후까지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제품군도 다양해 가전, 주방, 뷰티, 건강, 침구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선보이고 있다. 방송 1주년 때 그녀는 ‘풍성한 이야기와 볼거리로 진정성 있는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수경도 2016년부터 현대홈쇼핑에서 <허수경의 쇼핑스토리>를 진행 중이다. 전문 방송인 출신답게 신뢰감 넘치는 제품 설명이 장점. 제품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기로 유명하며, 리빙 전문 프로그램으로 2017년 매출 950억을 기록했다. 박미선도 현대홈쇼핑에서 <박미선의 쇼핑의 선수>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식품 방송은 <박미선의 쇼핑의 선수>를 따라 올 경쟁자가 없을 정도. 2017년 6월 론칭한 토털 라이프 전문 프로그램으로 2017년에 550억의 매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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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뷰티, 식품 등 분야별 전문 따로, 인지도로 승부

쇼퍼테이너가 등장하기 전까지 연예인들은 쇼호스트와 파트너를 이뤄 서브로 참여했다. 홈쇼핑계에서 가장 화제였던 셀럽 파트너는 하유미. 일명 ‘하유미팩’으로 불린 ‘셀더마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2007년 출시되어 30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린 대박 상품이다. 하유미의 애교 있는 말투와 유쾌한 제품 설명으로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그녀는 최고의 셀럽 파트너로 대접 받았다. 이후 많은 연예인들이 홈쇼핑으로 발을 내디뎠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대표 쇼퍼테이너는 대체로 50대다. 그래서 주 구매층이 4050이고, 제품군은 침구, 건강제품, 식기, 가전, 식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쇼퍼테이너가 아니더라도 패션, 뷰티, 리빙, 인테리어 등 여러 분야에 쇼퍼테이너로 참여하는 연예인이나 스타일리스트가 많다. 패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쇼퍼테이너라면 단연 한혜연.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시청자를 사로잡은 그녀는 CJ홈쇼핑에 출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김성일 등이 있다.

식품 분야라면 손맛 좋은 여배우나 개그맨이 대세다. 개그맨 문석천은 식품 전문 쇼호스트로 성공한 케이스. 방송 1시간 동안 20억원을 팔아 시스템 오류가 났을 정도였다. 8년간 5000억 매출을 올릴 정도로 최고의 식품 전문가다. 요리연구가 이혜정도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팔거나 다양한 식품을 소개, 판매하고 있다. 개그맨 이성미 역시 NS홈쇼핑에서 식품을 담당하고 있고, 개그맨 이홍렬도 <이홍렬의 단골가게 참참참>을 맡아 얼굴을 비쳤다. 식품 분야에서 오래된 쇼퍼테이너는 김나운. 요리 솜씨 좋기로 유명해 자신의 이름을 단 김치를 판매했던 그녀는 불고기, 낙지, 탕 등 각종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뷰티 쪽에서는 2013년 출시한 에이지투웨이니스 팩트가 홈쇼핑 효자 상품이다. 일명 ‘견미리 팩트’로 유명한 이 제품은 한 해에만 1300억원어치가 팔렸다. 견미리는 이 제품의 얼굴로 오랫동안 홈쇼핑에 출연했다 남편의 주가조작으로 자리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하희라가 ‘히라 앰플’을 롯데홈쇼핑에서 단독 론칭, 방송에 직접 출연했다. 가수 홍진영도 ‘홍샷 파운데이션을 론칭했고, 염정아도 쿠션팩트를 내놓아 ‘제2의 견미리’를 예고하고 있다.
 

셀럽 쇼퍼테이너, 인지도와 신뢰도가 가장 큰 매력

쇼호스트 옆에서 자리를 지키던 셀럽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방송을 론칭하면서 셀럽 쇼퍼테인먼트 시대가 열렸다. 쇼퍼테이너들의 장점을 꼽자면 인지도와 신뢰감이다. TV를 통해 알려진 얼굴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 SNS에 파워 인플루언서가 있다면 홈쇼핑에는 쇼퍼테이너가 있다. 그들이 써보았다고 말하고, 좋은 제품이라고 말하면 마음이 흔들린다. 제품으로 셀럽과 연결 고리가 생긴 듯한 느낌도 주어 심리적 만족감이 크다.

또한 그들이 보여주는 여유 있는 모습도 한몫한다. 쇼핑 방송은 별도의 대본이 없다. 제품을 숙지하고 판매 포인트를 중점으로 설명해나간다. 쇼퍼테이너들은 제품을 설명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방송의 주인이 되어 자연스럽게 시간을 이끌어간다. 방송에서 익힌 임기응변 능력과 방송 테크닉은 짧은 시간 내에 구매를 일으켜야 하는 홈쇼핑 진행에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물건을 파는 홈쇼핑 방송이 아니라 토크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쇼퍼테이너 원조 왕영은은 ‘물건을 판다기보다 토크쇼를 한다는 느낌으로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셀럽 쇼퍼테이너의 장점을 잘 드러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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