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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동생’ 말고 격투기 선수 서지연

2020-01-06 09:51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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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선수 서지연에겐 ‘방탄소년단 RM 친척’이라는 수식이 꼭 붙는다. 최근 그에게 부쩍 쏟아진 관심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서지연을 알고 나면 정작 떠오르는 건 매섭게 타격을 날리는 선수 본연의 모습뿐. ‘격투기’만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그다.
여러모로 색달랐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복슬복슬한 하얀 재킷을 입고 들어선 서지연과 운동기구로 가득한 체육관의 조합도, 앳된 얼굴과 근육질 체형의 조화도. 내내 이어진 대화도 그랬다. 나이대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답변을 쏟아냈다. 선수로서 책임감은 물론이거니와 ‘RM의 동생’으로 알려진 데 따른 신중함을 놓지 않았다. 두 무게의 균형점을 그 나름대로 찾은 눈치다.
 

초면에 실례되는 표현일까요. 너무 귀여워요. (함박웃음) 정말 감사합니다.

얼굴만 봐선 어느 종목 선수인지 가늠이 안 돼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십니까! 더짐랩에서 운동하는 격투기 선수 서지연이라고 합니다.

김연아 선수를 살짝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전 대회사에서 지어주신 별명이 하나 있긴 한데… ‘케이지 위의 김연아’라고.(웃음) 그거 때문에 악플이 엄청 달렸었어요.

인터뷰 요청 때 경기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 결과는요? 3일 전에 싱가포르에서 필리핀 선수랑 겨뤘고요. 1라운드 TKO 승리를 했어요. 좀 급하게 오퍼를 드렸는데 (경기) 수락을 해줘서 감사히 치렀던 것 같아요.

‘TKO 승리’가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경기가 한 라운드에 5분씩 세 라운드로 진행이 돼요. 총 15분을 하는데 만약 타격 펀치로 기절하거나 녹다운이 되면 KO, 심판이 봤을 때 아 이건 안 되겠다 위험하다 싶으면 TKO. 그게 아니면 3라운드 내내 경기를 이어가는 거예요.

본인이 생각하는 이번 결과의 의의는요? 빨리 이기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어요. 타격을 많이 준비했고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았는데 그러질 못했거든요.

여성 격투기 선수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 어떻게 시작한 거예요? 저는 그냥 진짜 살 빼려고(웃음) 운동을 했어요. 열일곱 살 때 친구 소개로 체육관에 갔다가 진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이렇게.(웃음) 그땐 선수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관장님이 킥복싱 수업을 개설하시고 저도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마 리그부터 차근차근 밟았어요. 그러다 보니 프로 시합 대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열여덟 살 때  프로에 데뷔했어요.

예상치 못한 프로 선수가 되어보니 어때요? 너무! 힘들어요. 웃으면서 말씀드리곤 있지만 힘들지 않을 수가 없어요. 아마 리그랑 프로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아마 리그 땐 시합 부담도 덜 하고 긴장도 덜 했던 것 같은데, 프로로 올라오면서 전적이 쌓이다 보니 패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부상 입은 곳은요? 다행히 아직까진 운이 좋았는지 뼈가 부러지거나 살이 찢어진 적은 없어요. 공동 보호장비를 쓰다가 균이 옮아서 수술한 적은 있어요.(웃음) 그것 빼곤 뭐 크게 다친 적이….

부모님의 걱정이 꽤 크겠는데요. 물론 지금은 응원하시지만 반대가 심했고, 여전히 순간순간 늘 걱정하세요.

지연 선수가 나온 유튜브 영상 댓글 작성자 중에 아버지로 추정되는 분이 있어요. 항상 응원 메시지를 쓰시더라고요. 하하. 맞아요. 저희 아빠예요. 딸 자존감을 높여주시죠. 제가 표현을 못 하는 편이라 제대로 말씀드린 적은 없지만 정말 많이 감사해요.

가족들이 경기 현장에 직접 오는 편이에요? 당일이 되면 제가 너무 예민해져요. 부담스럽기도 하고 걱정이 돼서 (가족들에게) 오지 말라고 해도 아빠가 몰래 오세요. 몰래 오셔놓고 응원 목소리는 제일 커요. 그래선지 긴장해도 아빠 목소리는 진짜 잘 들려요. 막상 들으면 울컥하면서 엄청 힘이 돼요.

편견일 수 있지만 말투나 분위기는 격투기랑 거리가 멀게 느껴져요. 사실 성격이랑 운동이 안 맞았어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는데 원래는 되게 내성적이고 낯도 가리고 말을 잘 못 했어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기만 기다렸고.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땐 배달 전화도 실수할까 봐 못 했어요.(웃음) 격투기를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경기를 보여주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다 보니 바뀌더라고요. 전보단 외향적으로 변했고 활발해진 것 같아요.

경기 영상을 챙겨봤는데 지금이랑 눈빛이 전혀 다르게 매서워요. 집중해서도 그렇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요. 시합이 시작되면 어떤 제스처를 해야 할지 상대방이 이렇게 나오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늘 머릿속에 그려요. 잘 때 꿈에도 나와요.(웃음) 많은 분들이 제 눈빛을 반전 매력으로 꼽아주시는 만큼 더욱 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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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수식어 되고 싶어”
서지연의 SNS는 30만 명에 육박한 팔로어를 보유 중이다. BTS 리더인 RM과 친척 관계임이 알려지면서 아미(BTS 팬)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 부담감이 더해졌지만 감사할 줄도 책임질 줄도 안다. 또 한편으론 자신을 향한 관심이 격투기로 이어지길 바라는, 영락없는 격투기 선수다.

‘RM의 친척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떼려야 뗄 수 없어요. 어떻게 알려진 거죠? 인터뷰에 출연하기로 한 언니가 시간이 안 돼서 그 인터뷰가 저한테 넘어왔어요. 그날 저녁에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가야 해서 인터뷰하시는 분께 몇 시까진 가야 한다, 친척 오빠 공연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오빠가 누구냐고 물으셔서 말씀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그게 너무 이슈화돼서 걱정도 되고 고민도 들었는데 다행히 팬분들이 좋아해주세요.(웃음)

이후에 스스로 좀 달라지던가요? 당연히 더 조심하려고 해요. 제가 뭐라고 그분들(BTS)에게 피해가 갈까 싶다가도 신중하게 되고. SNS에 사진 하나, 글 하나를 올리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지연 선수에 관심을 갖다 보면 여자 격투기까지 보여요. 이렇게 격투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누군가 들어주는 순간이 올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제가 엄청 유명한 건 아니지만(웃음) 여성 파이터나 격투기에 대한 편견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격투기를 단순히 싸움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스포츠로 봐주시길 바라요.

운동을 막 시작했을 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을 꼽는다면요? 휴식의 중요성을 알게 된 거요. 운동을 잘하려면 잘 쉬는 것도 정말 필요해요. 예전엔 ‘안 다쳤는데 왜 쉬는 거지’ 하고 생각했는데 정신적인 휴식이 꼭 있어야 해요. 아직도 어떤 방법으로 쉬어야 하는지 뭐가 좋은지는 모르지만 운동할 땐 열심히 하고, 쉴 땐 제대로 쉬어요.

앞으로 목표가 궁금해지네요. 가장 큰 목표이자 바람은 원챔피언십 본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거예요.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할 거고요. 매번 경기를 통해 그다음 경기를 위한 원동력을 얻으면서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보통 유명한 사람들을 수식어로 붙이잖아요. 저도 언젠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돼서 저를 보고 운동하는 친구들의 수식어도 되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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