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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술가! 예술과 함께라서 인생이 아름답다 [3] 박윤선 팝아트

2019-11-22 08:47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조지철, 엠에이피크루, 셔터스톡, 스완스발레단, 송파뮤즈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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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계절 가을이다. 하늘은 유독 파랗고 거리는 온통 그림 같은 계절이 왔다. 이런 계절에는 괜스레 음악도 찾아 듣고 노트 한 귀퉁이에 그림도 끄적거리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인간에게 예술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존재라고들 말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다 보면 가슴속 맺혔던 응어리가 풀리던 경험을 누구나 겪어봤을 것이다. 예술이 준 경험을 토대로 인생이 아름다워진 사람들을 만나 예술이 전해준 마법 같은 변화를 들어봤다. 가수 솔비에서 ‘아트테이너’가 된 권지안 작가를 비롯해 발레, 오케스트라, 팝아트 그리기를 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났다. 20대에서 50대까지 주부들이 요즘 어떤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물었다.
1 강렬한 레드를 사용해 헐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사진에 팝아트 요소를 가미했다.
2 박윤선 팝아트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 열린 전시.
박윤선 팝아트
그릴수록 빠져드는 팝아트의 세계

네모난 캔버스 위에 강렬한 색이 가득 채워져 있다. 가장 작은 붓에 까만색을 묻혀서 조심조심 터치를 하니 눈동자가 살아났다. 금발머리에 도톰한 입술을 한 스칼렛 요한슨의 얼굴이 캔버스를 채웠다. 붓으로 그림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지, 스케치는 사진을 캔버스에 대고 그리는 건지 박윤선 강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돼요. 예를 들어 컵을 그린다고 쳐요. 정말 컵처럼 선이 이렇게 곧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조금 삐뚤어도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대로, 느끼는 대로 한번 해보는 거죠. 팝아트는 색이 더 중요해요. 물감을 섞으면서 스스로 원하는 색을 만들어서 쓰는 게 얼마나 재밌다고요. 이런 맛에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팝아트 그리기도 다른 그림처럼 단계별로 시작한다. 먼저 아크릴 물감과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크릴 물감으로 색감과 농도를 표현하는 법을 익히고 나면 그림을 배우는 레벨이 점차 올라간다. 나중에는 질감을 넣어서 작업을 하는 법처럼 고급 단계까지 배울 수 있다.

배우는 과정이 즐겁다지만 막상 그림을 그리려 하면 어렵다. 똑같이 그리는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라고 학습되어서일까. 무언가 그리고 싶다는 욕구에 연필을 쥐어도 선을 하나 그렸다가 지우는 과정이 반복되다 결국 포기하고 만다. ‘역시 그림은 나랑 안 맞아.’

조은정 씨도 처음부터 그림을 좋아한 건 아니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가족사진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그리는 걸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팝아트를 만났다.
 

친근한 주제, 톡톡 튀는 색감

팝아트가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미술, 그림은 왠지 어렵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친근한 소재로 그리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다 강렬한 색감이 주는 이미지도 좋았다. 그래서 가족사진을 팝아트로 그려보려고 팝아트 동호회를 찾았다.

“올해 3월에 시작해서 벌써 7개월이 됐어요. 중간에 일이 있으면 많이 빠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결혼을 일찍 해서 남편과 아이들 챙기느라 그동안 참 바빴어요. 여기 나와서 그림을 그리면 시간이 정말 잘 가요. 무언가에 푹 빠져서 집중하고 나면 만족감도 들고, 나만의 능력을 키우고 있는 기분이라 자신감도 생겼어요.”

그림을 그리다 보니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졌다. 팝아트 동호회의 박윤선 강사가 팝아트 지도사 자격증을 추천했다. 팝아트 실기지도사 자격증은 2급, 1급이 있는데 각각 작품 5개를 그려서 제출해야 한다. 은정 씨는 지금 2급을 준비하고 있다. 지정 작품을 다 완성하고 나면 자유작을 준비해야 한다. 그때 은정 씨가 처음 그리려 했던 가족의 얼굴을 그릴 예정이다. 귀여운 아기 얼굴을 기자에게 보여주던 그는 “이 아이가 벌써 중학교 2학년이 됐다”며 웃었다.

신보경 씨는 미대를 졸업해 웹디자이너로 3년간 일하다 최근 퇴사했다. 처음 취직했을 때는 디자이너로 성공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일이 정말 고됐다. 퇴근 시간이 따로 없는 생활이었다. 밥 먹듯이 야근하고 클라이언트와 상사의 요구대로 일하는 때가 많아 일에 대한 의욕이 사라졌다. 그래도 버텨보려고 했다.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버틸 힘이 좀 더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팝아트를 배우러 왔다.
 

취미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다가 다시 손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컴퓨터 작업은 따라오지 못하는 손 그림만의 매력이 다시 떠올랐다. 무엇보다 이제 다른 사람의 요구가 아닌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손에 붓을 쥐는 시간이 참 좋았다. 회사에서 머릿속을 메웠던 잡념은 사라지고 오로지 캔버스와 나만 존재하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공부할 때는 한두 시간만 지나도 집중력이 떨어졌건만 그림만 그리면 시간이 금방 가는 것도 신기했다.

“디자이너는 평생 직업으로 여겨도 되겠다 싶었는데 주변을 보니까 아니더라고요. 이직을 하면 보통 연봉을 올려서 더 좋은 직장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기혼자라서 원래 다니던 곳보다 한 단계 낮은 회사로 가게 되더라고요. 좀 다른 방향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선뜻 퇴사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만두게 됐어요.”

퇴사를 하니 시간이 많아졌다.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더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다가 팝아트를 본격적으로 배워보자고 마음먹었다. 팝아트 지도사는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을 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는 게 좋아 보였다.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틈틈이 일하면서 팝아트 지도사로도 활동하면 노후까지 생활비 걱정은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팝아트 학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은정 씨, 보경 씨처럼 강사 자격증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고 순전히 재밌어서 하는 사람도 있다. 쉽고 재밌게 그릴 수 있다 보니 제천이나 대구 같은 먼 곳에서도 수업을 들으러 온다고.

“원데이 클래스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한 번도 그림을 그려본 적 없는 분도 많이 찾아오세요. 예전에는 그림이란 실력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였죠. 그런데 사실 이분들이 화가를 꿈꾸는 건 아니잖아요.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가 즐겁고 만족감을 주니까 오는 분들이 많아요. 다른 예술활동도 그렇지만 특히 그림은 힐링에 목적을 두는 분들이 많거든요. 내가 원하는 걸 자유롭게 드러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박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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