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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마을 꿈꾸는 강화도 그린홀리데이 김훈·김보영 대표

2019-09-21 04:40

글 : 문선영 프리랜서  |  사진(제공) : 이맹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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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빵과 드립커피로 소문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의 그린홀리데이 카페. 그 아래쪽으로 멋진 정원을 갖춘 지중해풍 레스토랑이 최근 문을 열었다. ‘그린홀리데이 키친’.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곳에 꿈의 힐링 마을을 만드는 야심찬 계획의 서막이다. 그 주인공 김훈(43)·김보영(45) 남매를 만났다.
그린홀리데이 카페와 키친을 책임지고 있는 김훈 대표와 김보영 대표.
탁월한 사업 수완을 지닌 아버지의 사업 DNA 물려받아

“어릴 적부터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업을 하시는 부모님 영향도 컸지만, 막상 사업을 해보니 너무 재밌는 거예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일하는 타입이라 제 적성에 딱 맞은 거죠. 아버지께서 사업가는 적극적이고 사교적이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제가 아버지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은 셈입니다.”(김훈 대표)

“제게 사업 DNA가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남편도 ‘너한테 사업가 재능이 있는지 몰랐어. 너 하는 걸 보면 너 같지가 않아’라고 말할 정도니까요. 딸애도 칭찬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엄마, 멋있다’라고 해요. 아이를 낳고부터 다양한 일을 했지만, 마음속에는 늘 내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김보영 대표)

이들 남매의 아버지는 인천에서 송월타월 대리점을 운영했다. 이곳은 전국 대리점을 통틀어 매출 1위에 올라 본사에서 강연 요청까지 올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어머니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상과 출신인 어머니는 은행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회계를 맡았다. 이처럼 안팎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니 사업은 날로 커졌다.

아버지의 사업 DNA를 물려받았다는 이들 남매는, 서로 방향은 달라도 끊임없이 자기 일을 했다. 김훈 대표는 스물일곱에 첫 회사를 차려 승승장구했고, 2010년 카페를 열어 지금껏 운영하고 있다. 반면 김보영 대표는 결혼 후 어려운 가정 형편에 도움이 되고자 여러 가지 일을 끊임없이 한 경우다. 오히려 30대가 되어서야 자신의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키웠고, 그 당시의 고된 경험들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것과 다름없다고 한다.

“제가 본 누나는 정말 대단했어요. 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느낌? 용산전자상가가 한창 붐이었을 때 핸드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전국 매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어요. 그것도 대학생이. SK 본사에서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전화까지 올 정도로 잠재력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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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그린홀리데이 카페와 키친. 빨간색 지붕과 건물이 이국적이다.

헌책방 마을을 위한 첫 콘텐츠, 그린홀리데이 카페

그린홀리데이 카페는 김훈 대표가 그린 헌책방 마을에서 비롯됐다.

“2003년 중고 책 사이트 ‘북코아’라는 회사를 차렸어요. 그런데 이 사업이 대박을 터트린 거예요. 그때 중고 책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뒤로 헌책 콘셉트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찾았어요. 고민 끝에 헌책방 콘셉트로 마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된 거죠.”

김 대표는 당시 강화도에 있는 부모님 땅에 먹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가게들이 들어오면 헌책방 마을이 금방 완성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 반응은 상당히 냉랭했다. 그 당시 강화도는 상업시설 하나 없는 허허벌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헌책방 하나로 손님을 모으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손님을 끌어올 만한 콘텐츠로 커피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그린홀리데이 카페를 만들었다. 헌책방 마을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추인 셈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 그는 강릉 테라로사에서 커피를 배웠다. 외관 조경의 중요성을 눈치채고 원주 식물원에서 무급으로 일했으며, 아토피가 있는 아이와 아내를 위해 베이킹을 배웠다. 이런 철저한 준비 끝에 어느 순간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되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려고 한 시간 반이나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그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카페는 직접 구운 빵과 드립커피가 맛있는 가게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창 카페가 잘될 때 김 대표는 빵과 카페, 명란 크림 파스타로는 카페에서 손님들의 먹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200석의 카페도 이미 포화상태. 카페와 기본 콘셉트는 같되, 먹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고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기획하다 탄생한 게 바로 그린홀리데이 키친이다.

“예전부터 그린홀리데이 키친 생각을 했는데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이 좀 어려웠어요. 시간도 꽤 걸렸고요. 2년 전쯤 부모님 생각이 바뀌셨어요. 이곳이 개발되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개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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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홀리데이 카페 입구에 세워진 분수대. 분수대 안 동상은 외국에서 직접 들여왔다.

또 다른 쉼을 위한 공간, 그린홀리데이 키친 오픈

카페가 가진 콘셉트와 아이템 역량 강화 차원으로 만든 그린홀리데이 키친은 정원과 테라스가 아주 멋지다. 바깥에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될 것 같은데, 내부로 들어가면 편하게 쉬었다 가기 좋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을 고려해 층마다 다른 개성을 담아냈다. 1층은 중·장년층을 위해 앤티크하게 꾸몄고 프라이빗 룸도 마련했다. 2층은 가벼운 캐주얼 공간으로, 3층은 큰 원형 테이블을 배치해 전망을 즐기도록 꾸몄다. 4층은 다른 층과 달리 붉은 벽돌로 마감해 세미나와 회의를 하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이 공간을 꾸미기 위해 김보영 대표는 강화도와 서울을 매일같이 오가며 주방에 있는 식기와 컵, 커트러리 등 사소한 물건에도 세심한 정성을 들였다. 물론 키친의 메인메뉴 개발도 함께 진행했다.

“제가 먹는 걸 정말 좋아해서 먹으면서 얻는 아이디어가 많아요. 2013년에 동생 대신 잠깐 카페를 맡아 일할 때 개발한 메뉴가 바로 명란 크림 파스타였어요. 저녁 반찬으로 명란젓을 먹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죠. 크림 파스타에 명란젓을 넣고 청양고추로 느끼한 맛을 잡았더니 맛이 제대로 나더라고요.”

그 무렵에는 식자재와 관련해 아는 게 일절 없었던 터라 어머니가 사용하던 천연 조미료로 맛에 풍미를 냈다. 지금은 웬만한 식자재를 알고 있지만 여전히 공부 중이다. 이곳의 인기메뉴는 명란 크림 파스타와 빠따따 뇨끼.

“강화도의 랜드마크로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도 개발할 생각이고, 인천공항이 가까우니 여행업체를 통해 관광객 유치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은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집중하려고 해요. 전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게 즐거워요. 그래서 대표라는 자리가 힘들기도 하지만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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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늘 미소를 띠고 있는 김보영 대표.
(우) 김훈 대표가 갓 구운 빵을 진열하고 있다.

그린홀리데이, 힐링 마을을 꿈꾸다

“목 좋은 곳에서 손님이 원하는 걸 하면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어요.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장사 철학이죠. 하지만 제 철학은 ‘손님이 원하는 것을 하면 되고, 내가 만든 콘텐츠를 통해서 손님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였어요. 지금도 변함없고요.”

‘이곳은 상업적인 공간이라기보다 주인이 가진 걸 개방하고 좋은 것을 함께 나누는 곳’이라는 리뷰를 본 적 있다는 김훈 대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키친의 김보영 대표는 서두르지 않고 직원들을 보듬으며 천천히 나아갈 계획이다.

“제가 ‘김 한 장도 배달해드립니다’라는 걸 시작으로 떡, 껌, 책, 녹즙 등 다양한 물건을 팔아봤어요. 회사 취직한 것도 아니고 혼자서요. 그때 겪어봐서 알아요. 일하는 사람의 힘든 마음을요. 손님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곳이 되려면 눈앞의 이윤보다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 아닌가 싶어요.”

10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김훈 대표와 갓 사업을 시작한 김보영 대표. 일하는 방법도 생각하는 법도 다르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같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려 애쓴다. 다만 카페와 키친 모두 일 자체가 녹록지 않아 카페 직원들은 ‘블랙홀리데이’, 키친 직원들은 ‘워킹홀리데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언젠가는 ‘해피홀리데이’가 되길 바라면서.

김훈 대표는 2년 전 헌책방 마을이 사업적으로 투자 대비 아웃풋이 나오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른바 힐링 마을.

“미세먼지가 핫한 이슈잖아요. 카페 뒤로 미세먼지 프리존을 만들면 어떨까 해요. 미국 아마존 본사같은 느낌? 커다란 유리 공간 안에 편백나무도 심고, 족욕시설도 넣고, 차도 마시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거죠. 언젠가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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