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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 청년 편빈 편의점 ‘말아먹기’

2019-06-23 09:31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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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패를 한다. 고백했다가 차이고, 아파트 청약에 떨어지고, 다이어트에 망하고. 실패는 일상에서 흔히 겪지만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건 쉽지 않다. 더구나 전 세계인이 보는 유튜브에 ‘망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건 어떤가. 부푼 꿈을 안고 편의점 사장님이 됐다가 홀딱 ‘말아먹은’ 스물 아홉 청년 편빈을 만났다.

장소 카페 봄날(010-3462-5781)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5000만원을 투자해 편의점을 열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2년 만에 정리했다는 청년. 선글라스를 쓰고 담담하게 지난 이야기를 하는 그는 왜 자신의 실패담을 세상에 공개했을까.

만나보니 ‘멀쩡한’ 청년이다. 아니, 멀쩡함을 넘어 준수했다. 편빈은 모든 과정이 자신의 ‘취향’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취향은 인생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솔직한 게 다른 사람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지만 그의 기준으로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도 그래서 시작했다.
 

# 최저임금 때문에 편의점이 망했다?

편빈은 유튜브에 <폐업합니다. 25살, 편의점 말아먹기까지>라는 영상을 올려 자신의 실패기를 공개했다. 편의점을 개업한 과정과 왜 망했는지, 편의점을 할 때 고려할 것까지 자신이 겪은 것을 죄다 털어놨다. 그 인터뷰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메인 뉴스에 걸리면서 기사가 쏟아졌다.

갑자기 유명인사가 됐다. 댓글도 엄청나다. 실패기를 공개한 그를 응원하는 댓글도 있다. 하지만 그가 편의점을 접은 이유가 최저임금이 올라서라고 하자 댓글창은 난장판이 됐다. 최저임금 인상을 옹호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그야말로 박 터지게 싸웠다. 의도치 않게 최저임금의 아이콘이 됐다. 이쯤이면 정당에서 연락이 올 법도 하다. 그래서 물었다. 정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느냐고.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청년위원 한번 해보라고. 다른 지인은 이왕 이렇게 된 거 ‘팩폭러’(팩트폭격·사실을 말해서 타격을 주는 사람)가 되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연락은 없었고, 온다고 해도 제가 생각이 없어요. 언론에서 최저임금과 엮어서 자극적으로 기사를 내는 건 이해해요. 저는 최저임금이 오르든 안 오르든 편의점을 접었을 거예요. 최저임금은 꾸준히 오르게 돼 있는데 그걸 몰랐으니까. 제가 전하려 한 건 최저임금이 아니라 편의점을 접기까지 겪은 과정인데, 제 진심이 논란 때문에 흐려진 건 상처예요.”

편빈은 25살에 서울 성동구 왕십리 뉴타운 인근 상가에 편의점을 열었다. 하고많은 아이템 중에 왜 편의점이냐고? 쉬워 보였기 때문이다.

편의점 사업을 시작하기 전 편빈은 공군 중사였다. 안정적일 거라 생각해서 군인의 길을 선택했지만 자신과 맞지 않았다. 공군항공과학고 재학시절부터 7년간 이어진 군 생활을 뒤로하고 중사로 전역했다.

그는 목표가 분명한 사람이다. 스무 살부터 스물 다섯까지는 1억의 가치가 있는 일, 스물 다섯부터 서른까지는 10억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어떤 일을 하든 상관없지만 4대 보험이 나오는 직장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에 들어가면 안주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스물 다섯까지 군인으로 살면서 1억이 넘는 돈을 모았으니, 다음 목표인 10억의 가치가 있는 일을 정할 차례였다. 그러던 중 친척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편빈에게 편의점은 신세계였다. 편의점은 재미있는 곳이었고, 일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게 쉬워 보였다. 편의점의 매력에 취하자 거리에 나가면 편의점밖에 안 보였다. 매일 새로운 메뉴, 새 물건이 들어오는 것도 신선했다. 편의점에 있는 음식으로만 끼니를 해결해도 질리지 않았다. 그의 표현대로 제대로 편의점 ‘뽕’을 맞은 것이다.

편의점 창업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군 생활로 모은 돈에서 5000만원을 자본금으로 투자했다. 가게 보증금은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2년짜리 계약을 했다. 본사에서 예상한 하루 수입은 150만원이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편의점 사업의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다. 말아먹었다. 총매출이 본사에서 예측한 수익의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다. 편의점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알바도 거의 고용하지 않았다. 레드카펫을 깔고, 음식마다 시식 후기도 쓰고, 편의점 앞에 포토존도 만들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매출이 조금씩 올랐다. 처음 하루 8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오르더니 어느 순간 150만원을 찍었다. 결국 매출이 올랐지만 포기했다. 이미 상권이 죽은 곳이라 살아날 가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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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 망했어도 밥만 잘 먹더라

“계속 적자였어요. 투자를 많이 한 만큼 손해를 봤죠. 본사에서 보증금 지원을 받고 시작했지만 처음 투자한 5000만원은 다 날렸어요. 수업료를 제대로 치른 거죠. 그런 말이 있잖아요. 분수에 안 맞는 돈이 생기면 망한다는 말. 제가 모은 돈이었지만 그걸 품기에는 그릇이 작은 사람이었나 봐요.”

실패는 쓰라렸다. 돈도 잃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가 목표한 10억의 가치 못지않게 배웠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직업이 좋아 보여서 군인이 되었다가 맞지 않아서 포기하고, ‘뽕’ 맞아서 시작한 편의점은 말아먹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 나의 감성, 나의 취향이 뭔지 분명히 알았다. 그것만으로도 10억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한 것이 아닐까?

“지금은 에세이를 쓰고 있어요. 유튜브로 유명해지고 나서 시작한 건 아니고요. 편의점 사업을 할 때부터 책을 내고 싶어서 출판사 한 600군데에 제안을 했거든요. 그때 한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25살 편의점 사장의 하루에 대한 글을 쓰고 있었는데, 편의점을 접는 바람에 방향을 바꿨어요. 주제는 ‘29살 대학교 안 나와도 밥만 잘 먹더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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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임금  ( 2019-06-25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마치 젊었을 때 고생은 돈 주고도 산다는 옛말을 그대로 실증해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청년처럼 도약을 꿈꾸며 가능성에 도전하는 자가 나라를 책임질 자격이 있다.
  최저임금  ( 2019-06-24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4   반대 : 19
최저임금때문에 망했다면 다른 망할 이유는 수백가지가 될겁니다. 국가의 성장과 함께 변화될 일들에 대하여 예측하는 것이 안된다면 망하는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최저임금을 십자가에 매달고 너 때문이다라고 한다 해서 속이 후련해 질리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