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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성공 신화 이문용 대표 호식이두마리치킨으로 간 까닭은?

2019-05-16 09:54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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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문용 전 하림 대표가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수장으로서 출발을 알렸다. 동종업계 내 이동이라 대수롭잖게 여겨질 수 있지만, 이건 특기할 만하다. ‘1등 기업’에서 ‘위기의 기업’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왜죠?”
“하하, 그러면 안 돼요?”

대기업을 마다하고 중소기업으로 옮긴 이유를 묻자 그가 되물었다.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해야 할 역할이 있어 옮긴 것뿐인데 기업의 규모가 중요하냐는 게 그의 속뜻이다.
 

내 할 일 있다면 어디든

이문용 대표는 지난해 6월 하림에서 보낸 15년 3개월을 마무리 지었다. 대표로서 재임한 기간은 국내 30대 기업 가운데 최장이다. 긴 시간 치열하게 살아와서일까. 그는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하림의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상임고문을 자처했다.

“2017년만 해도 퇴직 이유가 없었고, 주변에서 ‘75세까진 하시죠’라고 얘기했는데… 뭐, 삶이 뜻대로 되나요. 작년 초에 몸이 엉망이 됐어요. 퇴임을 결심할 수밖에요.”

쉬는 동안 많은 생각이 오갔다. 고심 끝에 ‘내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건 다하자’고 다짐했다. 때마침 올해 2월 말 호식이두마리치킨(이하 ‘호식이두마리’) 측에서 대표직을 제안했다. 자신의 재능을 쏟아부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겼다. 딱 2년만, 그동안 줄 수 있는 모든 걸 호식이두마리에 건네기로 했다.

하림과 호식이두마리의 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호식이두마리는 지방에 근간을 둔 브랜드였다. 이문용 하림 대표가 호식이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해 최호식 대표에게 서울에서 활동할 것을 권유했다. 최 대표는 하림 브랜드를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이듬해 1월 두 회사는 공동마케팅 협약을 맺었다.

“호식이두마리는 그때 아무도 하지 않던 ‘두 마리 치킨’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회사예요. 가성비 최고였죠. 그런 회사가 하림 닭만 쓰겠다는 방향은 옳았어요. 돼지고기는 3일, 소고기는 1주일 숙성해야 맛있지만 닭고기는 가공한 날부터 부패된다고 봐야 해요. 닭고기는 온도 싸움인데, 그런 점에서 가장 강한 하림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두마리’를 하겠다는 건 획기적이었죠.”

선발 주자의 성장은 빨랐지만 20년에 다다르자 한계가 찾아왔다. 같은 콘셉트의 프랜차이즈가 늘어난 데다 이전 대표의 성추행 논란에 따른 오너리스크까지 겹쳤다. 이 대표에 따르면 매출이 30~40% 감소했다.

“어쨌든 제가 일군 하림이고, 하림 매출의 10%를 호식이두마리가 이끄니까. (매출 급감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나 했어요.”

가족들은 그의 결정을 만류했다.

“우선 건강문제가 있었고. 가족 입장에선 남편이, 아버지가 대기업 대표이사나 고문으로 있는 게 어디 가서 말하기 좋잖아요. 중소기업 대표로 갔다고 하면…. 근데 그게 무슨 차이가 있죠?”
 

성장통 있어야 도약한다

그는 기업에서 성장통은 필요한 과정이라 말한다. 성장통을 겪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오너리스크가 없더라도 호식이두마리에 성장통은 왔을 겁니다. 그걸 치유하고 강하게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고요. 직원들의 역할, 열정은 그다음 문제예요.”

취임 직후 열흘 넘게 지방을 돌며 회사 문제점을 파악했다. 자원과 시스템, 다수 중소기업이 지닌 고질적인 문제점은 호식이두마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가 하림에서 이끈 성장을 이곳에서도 해내야겠다고 맘먹은 배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하림을 30대 기업 반열에 올린 장본인이다. 그가 부임한 시절 하림은 중소기업에 불과했고, 전반적인 구조가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회상한다.

“회사, 농가, 대리점. 육계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복잡한 구조를 띠는데 그대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이걸 예측 가능한 산업으로 바꿔야겠다 싶었죠.”

사육부터 도계·가공, 유통까지 완성한 수직계열화가 하림의 대표 성장 요인으로 꼽히지만 이 대표는 ‘사람’에 더 가치를 뒀다. ‘직원들 능력을 얼마나 키워낼 수 있느냐’를 우선시했다.

“옛날엔 천재 지도자가 필요했을지 몰라도 오늘날 기업이 성장하려면 집단 천재를 만들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교육을 해야 한단 의미예요. 저는 이성과 감성 모두 교육했어요. 두 가지가 조화로운 조직이 행복감도, 생산성도 높으니까요. 매주 화요일 아침이면 임원들은 독서한 내용을 발표했죠. 15년 동안 했으니 500권 정도?”

그는 ‘하림의 15년’을 호식이두마리의 2년에 전부 담고자 한다.

“제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으니까….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게 매력 같기도 하고요.(웃음)”

그는 이미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두 마리 비즈니스 모델이 20년 성장을 불러온 건 분명하나, 미래 성장은 보장할 수 없단다.

“너무 오랫동안 한 시장에 머물렀어요. 닭 튀기는 가게라 해서 닭고기만 해야 하나요. HMR(가정식 대체식품)도 판매할 수 있잖아요. 맞벌이 가구, 노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해요. 순살이나 텐더. 전국 가맹점에서 2~3일 분 달걀을 가장 빠르게 공급할 수도 있고요. 어쨌든 달라져야죠.”

이문용 대표가 공표한 2년 뒤 이 회사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사회에 기여하고 국민에 사랑받는 조직.”

그는 확실한 변화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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