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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 출산휴가, 아이 동반 국회 출석 신보라 의원

“첫 산후조리는 실패…다음 출산으로 해결할 거예요”

2019-05-13 09:44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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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유일한 30대 의원’ ‘임기 중 출산휴가를 낸 의원’ 수많은 정치인 가운데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을 지칭하는 수식어들이다. 동시에 그에겐 ‘일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현실을 지혜롭게 활용하고 있다. 국회에서 워킹맘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아가 수많은 워킹맘이 사회에서 행복을 찾는 통로가 되도록 하는 데 한창이다.
신보라 의원을 마주하자마자 컨디션이 어떤지부터 물었다. 첫아이를 낳은 지 겨우 7개월 남짓한 터라 출산휴가를 썼음에도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지난해 9월 13일부터 53일 동안 출산휴가를 냈다. 우리나라 현역 국회의원이 출산휴가를 사용한 최초 사례다. 8월에는 국회의원도 최대 90일간 출산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한 ‘여성의원 출산휴가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출산한 산모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어느 곳에서도 예외여선 안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출산휴가 낸 최초 현역의원

컨디션은 어때요. 많이 회복된 건가요? 나아지고 있어요. 원래 골반이 좋지 않은데 출산하면서 벌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됐나 봐요. 골반 쪽에 힘이 안 들어가니까 걷는 게 무척 힘들었어요. 이제 걷기는 괜찮아졌는데 바람이 불면 팔이 쑤시는 건 여전하네요. 주변에서 “최소한 6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했지만 귀 기울여 듣질 않았어요. 수술한 사람이 한두 달이면 퇴원하듯 나도 그 정도 쉬면 되겠거니…. 이번 산후조리는 실패한 셈이에요. 실패한 산후조리는 다음 산후조리로 해결해야 한대요. 또 애를 낳아서 산후조리를 제대로 해야 하나 싶어요.(웃음)

임기 중 임신과 출산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계획한 임신인가요? 꾸준히 계획한 임신이에요. 결혼하고 7년 만에 얻은 아이거든요. 오래전부터 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난임이었어요. 병원 다니면서 치료 받은 건 1년 정도.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누구보다 기뻤죠.

난임 시술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적정 시기에 맞춰 스스로 배에 주사를 놓아야 해요. 그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나 공포, 스트레스는 없었지만 세심한 케어를 받지 못하는 게 힘들었어요. 당사자는 의료기관에 의존하는데 난임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 의사 상담이 5분을 채 넘기지 못해요. 결국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는,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죠.

난임 부부의 상황을 누구보다 공감하겠어요. 물론 당사자만이 관련 입법,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정서적 공감은 가능한 것 같아요. 제가 난임이 아니었다면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많은지 전부 이해하진 못했을 거예요. 병원을 오가며 들이는 시간, 비용, 노력은 당연하고 주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고통 등 무척 다양하거든요. 저 역시 그 상황에 처해보니 난임 가정을 위한 제도의 허술함 등을 알겠더라고요. 최근 국민건강보험의 난임 시술비 지원이 늘긴 했지만 정서적 지원, 의료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국회 업무는 ‘격무’라죠? 일정에 변수도 많아서 임신부가 감당하기는 어려웠겠어요. 임신 8~16주였나. 입덧이 심하던 때라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게다가 원내 대변인을 맡고 있던 터라 정치적 이슈가 많았어요. 자유한국당에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하기 위해 천막농성,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시기라 기자들과 일일이 소통했고요. 상임위는 상임위대로 ‘주 52시간 근로제’ 통과 여부가 쟁점이어서 새벽 4시까지 회의를 한 적도 있어요. 임신 초기를 입덧과 새벽 회의, 원대 대변인 역할과 병행했으니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될 수밖에요.

‘경직된 구조’의 대표적인 예가 국회인데요. 어떻게 출산휴가 쓸 생각을 했나요? 출산휴가는 무조건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임신하고 맨 먼저 ‘우리 국회에 임기 중 출산한 의원이 있는지’를 뒤져봤어요. 김희정 전 의원은 출산하고 임기를 시작해서 출산휴가를 사용하지 않았고, 장하나 전 의원은 임신과 출산 사실을 숨겼다고 하더라고요. 장 전 의원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에 나중에 ‘청년’ ‘여성’은 뽑으면 안 되겠다는 얘기를 들을까 봐 염려했다죠. 직업을 불문하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산모 건강권, 모성 보호권을 가져야 합니다. ‘국회’라는 직장도 예외여선 안 돼요. 국회의원도 못 쓰는 출산휴가를 어느 기업이 마음 놓고 쓸 수 있겠어요. 국회에서부터 모범을 보이는 게 맞고, 국회의원으로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출산휴가는 최대 90일인데, 53일만 사용한 이유는 뭔가요? 나름대로 타협한 거죠. 출산휴가와 정기국회 기간이 맞물렸어요. 국회의 꽃은 정기국회, 국정감사 기간이라고 하는데요. 국정감사가 종료되면 법안 심사가 열리는데 대부분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직접 참여해야 법안의 구속력, 강제력이 생겨요. 제가 참석하지 않으면 관련 부처가 ‘이건 신보라 의원이 오면 논의합시다’ 식으로 소극적일 수 있다는 거예요. ‘53일’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대로 산후 최소 45일을 지키면서 정기국회 중 제 책무성을 내려놓지 않은 타협점이었어요.

(53일만 사용한 것) 후회하세요? 몸이 망가지는 걸 체감하니까 살짝 후회감이 들긴 해요.(웃음) 대신 여러 법안을 처리해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는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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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동반 본회의장 출입’ 요청
정치 쇼? 아니다!

엄마이자 의원으로서 그의 첫 시도는 출산휴가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국회의원이 정기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영아 자녀에 한해 함께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한 데 이어, 올 3월엔 ‘아기 동반 국회 본회의장 출석’을 요청했다. 결과적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은 ‘불허’를 내렸다.

정말 아이를 안고 법안 제안 설명을 하려고 했나요? 네! 요즘엔 가벼운 아기띠가 많아서 아이를 안은 채 할 계획이었어요.

그 모습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 싶었나요?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법안 가운데 국민적 관심도가 아주 높은 게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많거든요. 일·가정 양립을 위한 법안이 그래요. 꼭 필요한 법안인데 그만한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제가 아이와 동반 출석을 함으로써 그런 법안이 많이 마련돼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고요. ‘직장에도 아이를 데려올 수 있도록 하자’는 건 아닙니다. 일·가정 양립을 실천하는 국회, 가정 친화적인 일터의 국회를 보여주고, 국회도 제도적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했죠.

그날 제안 설명하려던 법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고, 비정규직 자녀도 직장 내 어린이집에 입소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었어요.

일각에선 ‘신보라 의원, 쇼 한다’고도 합니다. 모든 정치 행위엔 찬반이 있는 만큼 반대 시각, 비판에 대해서도 수용할 부분은 수용해야죠. 다만 제가 쇼를 하려 했다면 육아 관련 법안을 제안 설명할 때를 선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일과 가정 양립의 제도적 뒷받침에 대한 이야기를 던지고 싶어서 그 법안이 통과되는 본회의 날을 기다렸거든요. 더욱이 제가 여성, 엄마, 부부를 위한 의정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끄럽거나 민망하지는 않았어요.

결국은 불발됐습니다.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 해외 의회에선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우리나라는 왜 안 될까요? 국회의장님이 (제 요청을) 경직되게 해석한 부분이 컸죠.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기타 의안 심의에 필요한 자와 의장이 허가한 자 외에는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없어요. 의장에게 허가 권한이 있다는 건데… 저는 의장이 허가 범주 안에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장은 ‘아기를 본회의장에 동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계류 중인 상황에서 입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제 조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불허했어요. 편협한 해석이자 핑계였다고 봅니다.

‘허가’를 예상했나요? 개인적으론 될 줄 알았죠.(웃음) 사실 요청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른다는 느낌은 있었어요. 저희 측 보좌관과 국회의장실, 국회사무처의 소통 과정에서 ‘이런 부분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전례가 없어서 상황이 그렇다’ 등의 이야기들이 오갔으니까요. 그래서 허가됐을 때, 불허됐을 때 두 가지 상황을 가정해서 보도자료와 입장문을 준비했어요. 안 될 걸 대비해서 자료를 만들고 있는 자신이 서글펐죠.

엄마가 되고 나니 법안 관심사에도 변화가 생기던가요.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고. 어린이, 임산부 등 미세먼지에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미세먼지 관리를 강화하자는 내용이에요. 알다시피 아이가 있는 엄마에게 미세먼지는 최악입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현행법상 면적 기준에 따라 소규모 어린이집은 법적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다니 말이 안 돼요. 현행 인원과 구조로는 지자체가 모든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게 힘들다더라고요. 법안 통과를 설득하려고 많은 시간을 들였어요.

아이, 엄마를 위한 정책 활동에 열심인데, 정작 본인의 아들을 돌볼 시간은 있나요? 친정엄마가 대신 육아해주세요. 요즘엔 ‘친정엄마 찬스’도 오복 중 하나라고. 원래 전남 광주에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제가 출산한 직후 서울에 오셨어요. 부모님 입장에선 생이별이죠. 최근엔 엄마가 팔 통증 때문에 통원치료를 시작하면서 2시간가량 돌봄 공백이 생겼어요. 그 시간만 정부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얼마 전 아이 돌보미가 영아를 학대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신경 쓰이지 않아요? 다행히 좋은 돌보미를 만났어요. 아이를 예뻐하시는 데다 처음 하시는 일이라 의욕도 넘치세요. 아이 돌봄 서비스는 허점이 분명히 있어요. 돌보미 대상 폭력 예방 교육을 한다지만 형식적일뿐더러 과거 학대 의심 정황이 발견되면 자격을 정지해도 6개월 지나면 돌보미를 다시 할 수 있어요. 그런 점을 개정하기 위한 발의를 준비 중입니다.
 

청년최고위원, 당내 최연소 의원
책임감 무겁다

그는 올 초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되었다.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청년 몫 비례대표로 영입돼 당내 최연소로 국회에 입성한 만큼 ‘청년’은 신 의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또 다른 키워드다. 스스로도 청년 문제에 있어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당에서 유일하게 30대예요. 체감할 때가 있나요? 당 개혁과제, 특히 청년 이슈에 대해 같이 목소리를 내줄 의원을 찾기 힘들 때 그래요. 의원 한 명이 많은 법안을 낼 수 있지만, 그 법안이 통과되거나 기존 정부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하려면 한 명으론 부족하거든요. 청년 문제에 공감해주는 동지들이 없을 때 유일한 30대 의원임을 새삼 느껴요.

‘30대’ ‘청년’ ‘여성’. 초선의원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요소를 여럿 가지고 있어요. 남은 임기 동안 신보라 의원에게 어떤 기대감을 가지면 좋을까요? 지금 보여드리는 모습을 얼마나 일관되게 하는지 지켜봐주세요. 우리 당이 반성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반짝 이벤트성으로 워킹맘을 챙기는 게 아니라 육아와 일 중 선택의 기로에 선 부모의 고충을 얼마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청년 문제 역시 단순히 일자리 이슈뿐 아니라 청년들의 삶에 걸쳐 소통할 거고요. 부족한 표심을 얼마나 모았느냐보다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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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온뒤  ( 2019-05-14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   반대 : 0
아이 어미로서는 참 험한 입을 가지셨더군요. 독한 혀는 그 혀로 인해 불행을 초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