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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육아 맘 & 400억 대 사장님 신애련 안다르 대표

2019-02-22 08:31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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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가 처음 나왔을 때 치마 없이 레깅스만 입는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예상치 못한 일이 현실이 됐다. 쫀쫀한 소재로 만든, 몸에 착 달라붙는 요가용 레깅스만 입은 여성들이 길거리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활보하는 레깅스를 자세히 보면 같은 로고가 보인다. ‘andar’, ‘안다르’다.
여자라면 레깅스가 얼마나 편한 옷인지 안다. 어찌나 편한지 안 입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레깅스 하나만 있으면 치마를 입든, 원피스를 입든, 반바지를 입든 두루 코디가 되니 사랑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처럼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일반 티셔츠에 레깅스만 입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망하다. 몸에 착 달라붙는 특성 때문에 숨기고 싶은 라인까지 죄다 드러난다. 와이(Y)존이라고 예외는 없다. 이런 이유로 레깅스는 단독으로 입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많은 여인들이 레깅스만 입고 나오기 시작했다. 긴 상의로 와이존을 가리지도 않는다. 레깅스만 입고 산을 오르고, 운동하러 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었으면 이제는 아예 자연스러워 보인다. 길거리를 점령한 레깅스 물결 가운데 시리레깅스가 있다.

레깅스는 알겠는데 시리는 뭘까? 시리는 배를 덮는 부분부터 사타구니 라인까지 이어진 봉제선이다. 이 선을 없앤 게 시리레깅스다. 이 선이 빠지면서 와이존 걱정 없이 입을 수 있는 레깅스가 탄생했다. 요즘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바로 그 레깅스다. 시리레깅스는 2018년 3월 출시해 5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얼마 전 운전하고 가다가 어떤 사람이 우리 옷을 풀 코디하고 지나가는 걸 봤어요.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믿기지 않아서 우리 로고가 맞나 몇 번이나 확인했어요. 길에서 브랜드 옷을 보려면 매출이 1000억 대는 돼야 한대요.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우리가 이만큼 해냈구나’ 하는 생각에 엄청 뿌듯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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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 하나로 패션이 달라지다

시리레깅스가 인기를 끈 이유는 또 있다. 날씬해 보이기 때문이다. 컬러도 다양하다. 레깅스의 기본 컬러인 블랙, 네이비부터 베이비 핑크, 코럴, 민트 같은 밝은색까지. 심지어 밝은 컬러가 인기다. 부해 보여서 어떻게 입나 싶겠지만 막상 입으면 의외로 괜찮다. 최대한 예쁜 핏을 내는 디자인과 패턴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죽 잘나갔으면 동대문에서도 시리레깅스 카피가 나올 정도다. 동대문에서 카피했다는 건 한국 패션시장에 먹혔다는 방증이다.

레깅스로 스트리트 패션을 평정한 안다르는 ‘요가복은 왜 불편한가’에서 비롯됐다. 신애련 대표는 안다르를 만들기 전 요가강사로 일했다. 요가복이 얼마나 불편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불편하다뿐인가. 예쁘지도 않았다. 지금은 자타공인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신 대표도 원래는 통통했단다.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할 겸 요가를 시작했는데 요가복을 입고는 전신거울 앞에 설 수 없었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알고 싶지 않은 내 모습’ 자체였다. 만나는 요가강사마다 요가복이 편하고 예쁘게 디자인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요가 수업을 하던 도중에 ‘내가 만들어보자’는 결심이 섰다. 하겠다고 마음먹으니 당장이라도 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그렇게 심장이 간지러운 기분은 처음이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동대문 도매시장으로 뛰어가 원단 가게를 돌았다.

“동대문 원단 가게를 아무리 돌아도 원하는 재질을 찾을 수 없었어요. 없다고만 하면 다행이죠. 어린 여자가 와서 원단 달라고 하니까 만만하게 보고 거짓말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았는데요. 구석에 있는 가게에서 겨우 발견했어요. 나중에는 의류업체를 돌면서 공장을 수소문했죠. 한 손에는 붕어빵 봉지를 들고 만나는 사람마다 몇 개씩 드리면서 알려달라고 떼쓰다시피 했어요. 그렇게 원단 공장을 구하고, 그 공장에서 원하는 재질로 옷을 직접 제작하게 됐죠.”

안다르 초창기에는 신 대표가 직접 공장에서 봉제를 했다. 같은 패턴이라도 공장마다 스타일이 있어서 저마다 다른 결과물을 낸다. 신 대표는 직접 공장을 찾아가 공장장에게 봉제 시안을 제안하면서 제품의 품질을 챙겼다. 공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홈페이지 작업, 디자인 작업 등 안 하는 일이 없었다. 말 그대로 정신없이 달려서 여기까지 왔다. 신 대표가 집에서 시작한 안다르는 아파트 사무실 시절을 거쳐 이제는 파주에 사무실이 생겼다.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80명이다. 매출도 쑥쑥 올라 400억을 돌파했고, 얼마 전에는 200억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또 화제가 됐다.

“인터뷰하러 오기 전에 회사 시무식이 있었어요. 저와 처음부터 함께 일한 직원이 팀장이 됐고, 다른 직원은 자신의 어머니가 헬스장에서 우리 옷을 입은 사람을 보고 우리 딸이 다니는 회사라고 자랑했다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직원들이 밖에서 안다르에 다닌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감상에 빠졌었죠.”

시무식 이야기를 할 때부터 눈시울이 붉어지던 그가 직원들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직원들이 열심히 따라와준 게 더없이 고맙단다. 고마운 마음도 고마운 마음이지만 이들을 다 끌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을 터. 한 번만 발을 잘못 디뎌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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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다 노력한 거예요!

스물 넷에 사업을 시작해 성공 궤도에 올린 신 대표는 올해 스물 여덟이다. 궁금했다. 금수저라 이런 성공이 가능했던 게 아닐까?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언니 금수저예요?”라고 묻는 사람도 많다. 신 대표는 금수저 이야기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말을 진짜 많이 들었어요. 인터넷 댓글에도 안다르 대표는 금수저라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대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정말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어요. 금수저라는 말이 기분 나쁜 건 아니지만 제가 노력한 부분은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안다르는 하나부터 열까지 제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어요. 그만큼 노력했고,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열심히 산다는 그에게 일과를 물었다. 그는 하루 종일 회의에, 제품 체크에, 고객 리뷰 확인 등으로 정신없이 바빴다. 자신은 바빠도 직원들은 정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오후 6시가 되기 전에 먼저 회사를 빠져나온다. 집에 가서도 계속 일한다. 그나마 요즘은 예전에 비하면 한숨 돌릴 정도는 된단다. 신 대표는 그 덕에 인터뷰할 시간도 생겼다며 웃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 때 정말 바빴죠. 그 무렵 결혼했는데, 결혼식 일주일 전에 포항에 갔다가 결혼식 끝나자마자 바로 부산에 갔어요. 제 일정에 결혼이라는 행사가 하나 낀 거죠. 아기 낳을 때는 제왕절개수술을 했어요. 수술하고 다행히 회복도 빨라서 실밥 뽑자마자 촬영장에 갔어요.”

이런 엄마인지라 다른 엄마들보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다. 부부가 집을 비울 때면 양가 식구들이 아이를 맡는다. 얼른 일을 마치고 아이 얼굴을 보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워커홀릭 엄마일지라도 아이에 대한 사랑만은 각별하다. 신 대표 인스타그램에는 땡그란 눈에 방실방실 잘 웃는 아기 사진이 많다. 아이와 대화할 때는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여느 엄마들과 똑같다.

“아기가 순해요. 혼자서 두세 시간 놀고 잘 때 돼야 안아달라고 보채는 정도? 태교를 어떻게 했길래 이런 순둥이가 태어났느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태교 별다르게 안 했어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가 워낙 바쁘니까 나라도 혼자 조용히 있어야지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안다르를 키운 5년 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지금 생각하면 저걸 어떻게 다했나 싶지만 하나씩 해치우고 나니 오히려 안정감이 생겼다. 지금은 가야 할 길이 분명하게 보인다. 그 길의 길잡이는 안다르가 라이프스타일을 총괄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애슬레저(athleisure·athletic+leisure)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안다르가 할 수 있는 게 엄청 많죠. 예를 들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만들 수도 있고요. 건강한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위한 쿠킹클래스를 열거나 유명 강사를 초빙해서 퍼스널 트레이닝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플랫폼을 잘 구축하고 싶어요. 컬래버래이션도 하고 싶고, 해외진출도 하고 싶어요. 이거 다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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