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ISSUE
  1. HOME
  2. ISSUE
  3. people&

연예인 지망생 딸 있으세요?

2018-09-14 10:03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 메일보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우리는 하루 종일 스타를 접한다. TV에서 보고, 라디오로 듣고, 잡지를 넘기며 만진다. 그들은 일상에 있다.
그럼 한번 물어보자. 매일 듣고, 보고, 만지는 연예인.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 선뜻 답하기 힘들다. 지근거리에 있는 듯하지만 이때만큼은 가장 먼 직업 같다. 연예인 매니저들의 ‘1호 선배’는 답을 쥐고 있었다.
선배와 꼰대는 다르다. 후자는 공허한 지적만 한다. “나 땐 말이야”로 시작하는 구구절절이 대표적인 예다. 전자는 손에 잡히는 지침을 준다. 장황한 무용담 없는, 담백한 노하우다. 선택은 후배 몫으로 남겨둔다. 손성민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 회장은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27년 경력의 전문 연예기획자인 그가 연예인 지망생을 위한 지침서를 펴낸 이유다.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 시대죠. 하다못해 ‘허리가 아프다’고 했을 때 검색 한번이면 해결 방법이 쫙 뜹니다. 그런데 ‘연예인이 되는 법’에 대한 실질적 정보는 없더라고요. 왜 스타가 되는 조건을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책은 없을까, 싶었습니다.”

자문과 함께 펜을 들었다. <스타의 조건>이 나온 배경이다. 손성민 연매협회장은 국내 1세대 매니저 출신이다. 신인이었던 최지우, 심은하의 매니저를 했고, 김민종, 박지윤, 이하나를 이미지 메이킹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약 30년간 그가 맡았던 연예인 수는 800여 명. 무명 연예인이 어떻게 하면 스타로 성장하는지 지켜봐온 산증인인 셈. 손 협회장은 “스타를 꿈꾸는 이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나눠 연예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글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번 앉으면 일필휘지로 써지더라”면서 웃었다.

<스타의 조건>은 스타의 달콤함을 강조해 지망생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주기보다 현실적 조언으로 ‘팩폭’을 하는 책이다. 이런 식이다.

“주변에서 영화배우 하란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봤다면 당신은 정우성이나 전지현은 아니다. 그렇다면 카리스마 있는 김윤석이 될 것인지, 친근한 마동석이 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책은 이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1단계(마음가짐)부터 준비, 도전, 소속사, 초기 활동까지 5단계로 나눠 세심하게 코칭한다. 누구도 속 시원히 알려주지 않던 정보다. 여기에 연예인 지망생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사항을 Q&A로 구성해 실용성을 더했다. 중간중간 삽입해놓은 ‘스타들이 지망생들에게 하는 말’은 깨알 같은 읽을거리다.

이 책은 비단 연예인 지망생이 아니라도 도움이 된다. 그게 어디든 자신만의 분야에서 ‘스타’가 되길 바란다면 말이다. 실제로 한 보험사 직원이 “영업하는 데 유익했다”며 소셜미디어에 후기를 올리기도 했단다.

손 협회장은 “연예인 지망생이 아닌 분들이라도 <시크릿> <마시멜로 이야기>에서 곁에 있던 진리를 다시금 새기듯 ‘그렇지, 내가 이걸 놓치고 살았구나’라며 열정을 다시금 부추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타의 조건은 ‘인성, 멘탈, 실력’

그가 연예계에 발을 들인 건 우연이었다. 씨름을 전공했고, 원래는 체육 선생님이 되려 했다. 실제로 9개월간 교직에 몸담기도 했다. 당시 동료 교사들이 나눈 촌지 이야기를 들은 게 변환점이 됐다. ‘참교육인’을 꿈꿨던 그에게 견디기 힘든 일이었던 것. 그 무렵 친형이 배우로 데뷔를 했고, 형을 돕겠다고 나선 게 시작이었다. 1992년의 일이다. 그렇게 수백 명의 연예인과 함께 일하며 스타가 된 이들의 공통점을 도출해냈다. 크게 세 가지. 인성, 멘탈 그리고 실력이었다.

“장혁 씨가 <짱>(1996)이라는 영화를 할 때 같이 축구시합을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세월이 지나 2010년에 드라마 <추노> 제작발표회에 갔는데, 장혁 씨가 달려오더니 ‘저 기억하시느냐, 빠박이 장혁’이라며 아주 반갑게 인사하더라고요. 근 15년 만에 본 건데요.  제가 쓰던 칼럼에 이 일화를 썼더니, 그걸 보고 또 전화가 왔어요. “칼럼을 보고 아내가 ‘당신 밖에서 참 잘하고 다닌다’면서 칭찬했다고, 너무 고맙다”고요. 스타가 되면 하루 만에 아는 척을 안 하는 이도 많은데, 참 괜찮은 사람이다 싶었습니다.”

신인시절 최지우와의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 매니저 초창기였던 그는 “많은 사람이 최지우가 갑자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으로 알지만, 사실 오랜 무명기간 동안 노력해온 대기만성형”이라고 했다.

“영화 <귀천도>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는데, 당시 감독님이 신인 여배우라 다양한 걸 요청했어요. 보통은 배우들이 현장 헌팅을 안 가는데, 영하 15도나 되는 현장을 따라가기도 했죠. 주인공 ‘도연’ 역에 대한 생각을 매일 원고지 10매씩 쓰라고 해서 100매를 써내기도 했고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결국 중도 하차했어요. 엉엉 울었죠. 그 무렵 최수종 씨 상대역으로 제의가 왔는데 시기상조다 싶어 거절하고,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연극을 단독으로 109회나 공연했어요. 그 후에 <첫사랑> 제의가 온 거죠.”

손 협회장은 “이처럼 좋은 배역을 맡으려면 결국 본인의 노력과 준비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흔히 대형 소속사에 들어가면 무조건 성공할 거라 생각하는데,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만일 방탄소년단이 대형 소속사였다면 지금의 BTS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멤버와 방시혁 대표가 서로 믿고 하나씩 일궜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송중기 씨도 본인을 발탁한 매니저와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소속사 크기보다 본인을 알아주는 파트너가 더 중요하단 걸 알아서죠.”

그는 소위 명작이라는 영화를 보고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도 배우 지망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또한 습관처럼 영화 속 캐릭터를 골몰히 분석한다고 했다.

“톱스타들의 연기를 가만히 보면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대사보다 지문에 더 공을 들인다는 거예요. 최민식 씨가 영화에서 ‘내가 니 아재뻘 된다’고 말할 때 손동작 보셨어요? 어떻게 까딱거려야 ‘아재뻘 되는 사람’의 모양새인지 고심하고 연구하는 거죠.”

사람들 이목을 끄는 수백 명의 연예인과 함께 일하다 보니 사람을 볼 때 남다른 능력(?)도 생겼다.

“한 번만 봐도 몸무게를 정확히 맞힐 수 있습니다.(웃음) 그보다는 이 사람과 한 번 볼 사이인지, 오래 볼 사이인지 느낌이 오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저 연예인이 롱런할 건지에 대한 감도 있는 편이죠. 요즘은 양세종 씨에게 눈이 갑니다. 본인이 주목받을 줄도 알고 상대역을 비춰주는 역할도 잘하는데, 그 안에 흡사 한석규가 있는 것 같더군요.”
 
 
본문이미지
(손성민 제공)

매니저의 매니저 되고파

돌이켜보면 추억이지만, 일하면서 회의가 든 적도 있었다.

“매니저 초창기였어요. 대중교통이 다 끊긴 시각에 촬영이 끝났는데, 배우가 피자가 먹고 싶다는 거예요. 수중엔 현금이 딱 택시비만 있었죠. 어떡합니까, 사줘야죠. 그러고 나서 마포대교를 걸어서 집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매니저를 했나 싶기도 했죠.(웃음)”

그런가 하면 톱스타 옆에서 덩달아 우쭐하던 때도 있었다.

“1994년 드라마 <마지막 승부> 때 심은하(다슬이 역) 씨와 일했었어요. 다슬이가 가출한 철준이(장동건)가 보고 싶어 우는 장면이 나온 후로 심은하 씨 출연료가 수십 배 뛰었습니다. 각종 섭외 전화가 밀려들었어요. 대한민국 연예계의 중심에 내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죠. 그런데 웬걸요. 계약이 종료되고 상황은 180도 바뀌었어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라’는 말을 새삼 떠올렸고, 지금까지도 새기고 있다. 겸손하되, 자부심은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좋은 매니저는 자신이 담당하는 연예인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매니저입니다. 그리고 내 배우, 가수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스스로 찾는 능동적 매니저죠. 개인적으로 전 찾을 거리가 많은 신인을 맡는 게 더 잘 맞더라고요.(웃음)”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그는 연매협회장을 4년째 역임(4대, 5대)하고 있다. 연예인 매니저를 포함한 500여 명 회원들과 엔터테인먼트사 등 250여 개 회원사로 구성된 단체다. 매니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종국적으로 대중문화예술의 발전을 꾀한다. 그 일환으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법정교육, ‘아시아태평양 스타어워즈’ ‘대종상 영화제(공동주최)’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협회의 화두를 물었다. 손 협회장은 숨을 깊이 몰아쉬더니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우선 고질적인 문제인 출연료 미지급과 군소 매니지먼트사 발전 방안을 고심 중이다.

“신인 배우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켜만 주세요. 개런티는 필요 없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제가 다 자존심이 상합니다. 내 몸값은 이 정도입니다, 왜 말을 못 해요. 프로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해야죠. 톱스타가 아닌 이상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출연료를 빨리 정산 받기 힘들고 미지급 사태도 빈번해요. 작은 매니지먼트 업체들은 버티기 힘든 환경인거죠.”

손 협회장은 “현재 연예계가 대형기획사와 대기업 위주로 편성돼 있어 균형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군소 매니지먼트사가 허리 역할을 해줘야 업계가 전반적으로 탄탄해진다”고 강조했다.

“군소 매니지먼트 발전은 ‘개체 수 늘리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에요. 올 초 통과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위한 업계 종사 경력 요건을 기존 ‘4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줄였어요. 일자리 창출 차원이라는데, 등록 요건 완화로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는 업종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게 됐어요.”

그는 또 “정확한 규제와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라면서 “지난 2015년 성범죄 전과자의 매니지먼트 업계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했지만, 아직까지 다른 전과에 대해선 제재가 없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손 협회장은 마지막으로 최근 논란이 됐던 ‘BTS 군 면제 발언’도 덧붙였다.

그는 “BTS 군대 문제로 한마디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 이들이 군대를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대중문화에 기여하고 있는 인물들의 군 면제를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 이라면서 “축구 국가대표와 대중문화 국가대표 모두 국위 선양 차원에서 동등한 기준을 적용해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 지망생 엄마’의 조건?
“자식이라도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 있어야”

이 일을 하면서 손 협회장은 연예인 지망생을 둔 엄마들 또한 수없이 만났다. 그는 “엄마들은 내 딸은 다 ‘보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예요. 딸이 길거리 캐스팅이 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답부터 말하면, 예전 톱스타들이 ‘친구 따라 갔다가 캐스팅당하고, 길에서 우연히 발탁돼 연예인이 됐다’는 건 요즘에는 거의 있을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이라고 보시면 돼요. 왜냐면 요즘엔 소속사로 몰려드는 지망생들을 일일이 심사하느라 바쁘거든요. 길거리 캐스팅을 나갈 필요가 없는 셈이죠.” 

그런데도 길거리 캐스팅이 됐다? 그렇다면 아카데미, 즉 학원이라는 게 손 협회장의 설명.

“아카데미라는 곳에 가면 2년인가 등록을 해서 다니라고 합니다. 학원비는 3000만원이고요. 1년 다녔더니 눈과 코 성형을 하면 좀 더 괜찮을 것 같다고 해요. 아마 성형외과와 연계된 거겠죠? 애들 트레이닝 시켜서 공연 나가는 곳이 찜질방, 백화점이에요. 방송이 아니고요. 트레이닝 비용은 부모가 다 내고 찜질방, 백화점 공연에서 벌어온 출연료는 반반씩 나눠 갖죠.”

이런 상황을 겪고도 ‘내 딸은 연예인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다고.

“아무리 찜질방일지라도 내 딸 잘한다고 박수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좋아하시는 어머니들이 많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어머니들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에요. 문제는 이게 ‘착각’이 아닌지 잘 따져봐야 해요. 이런 경험이 결국 스타로 가는 길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럼 걸어가는 거예요. 수억을 내고서라도 배우는 거죠. 그렇다고 그런 아카데미가 잘못됐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다만 그런 엄마들 마음을 악용한다면 나쁜 거죠. 그런데 이게 착각인지 아닌지를 한번쯤 생각해보셔야 해요. 내 딸이 진짜 ‘보아’인지 아닌지. 또 기억해야 할 것은 그곳은 ‘학원’이라는 겁니다. 제대로 된 소속사에서는 신인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손성민은…
전문 연예기획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장,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부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주)bob스타컴퍼니 대표이사다. 신인이었던 최지우, 심은하의 매니저를 했고, 김민종, 박지윤, 이하나를 이미지 메이킹하면서 연예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케줄 매니저, 총괄 매니저, 캐스팅 디렉터, 음반제작자, 영화제작자,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교수 등을 거치며 대중문화예술산업 전반을 이끌어왔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심사확인 단체장,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2015년 제5회 대한민국 한류대상 대중문화 공로상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star, 누구나 스타를 꿈꿀 수 있지만, 아무나 스타가 될 수는 없다>(2009), <스타의 조건>(2018)이 있다.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