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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산업으로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 1]여주 흥천농협 권오승 조합장

“로컬푸드에 농촌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2018-09-08 23:04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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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소득 5000만 원 시대, 농촌의 활성화와 성장은 이제 어느 개인의 일이 아니다. 고령화 등으로 침체되는 농촌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기도 여주시 흥천농협의 권오승 조합장을 만났다.
“흥천은 지정학적으로 푹 싸인 곳이에요. 사방이 산이거든요. 5천200명 인구밖에 안 되는, 여주에서도 아주 작은 마을이에요. 흥천농협도 규모가 작아요. 그런데 작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잖아요. 작은 농협의 큰 꿈을 위해 자금도 끌어오고 각종 사업에도 앞장서려고 합니다. 조합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제 일이거든요. 그들과 함께 가는 농협,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3월 조합장선거에 출마, 당선된 권오승 조합장은 4년째 흥천농협을 이끌고 있다. 권 조합장 취임 이후 흥천농협은 작지만 큰 성과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신용사업을 비롯해 경제사업, 지도사업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5년 취임 1년 만에 농협중앙회 종합 업적평가에서 1위를 달성했다. 전국의 농촌형 농협 12개 그룹 가운데 11그룹에 속하던 흥천농협을 9그룹까지 격상시켰고, 올해는 8그룹까지 끌어 올렸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200개 농협을 사업 물량에 따라 1그룹부터 12그룹까지 분류하고 있으며, 한 그룹에는 63개 정도 농협이 속한다. 
 

# 로컬푸드에 담긴 농촌의 미래는?

“저는 로컬푸드에 농촌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협이 생산에서 판매까지 책임을 져야죠. 흥천 지역에는 상추 단지가 있어요. 품질인증을 받은 농가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행복해야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먹는 대한민국 전체가 행복해지는 거니까요.”

권 조합장은 또 농협의 여러 가지 역할 중에서도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저는 주부들의 역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미래는 아이들에게 달려 있잖아요. 아이들이 잘 먹어야 합니다. 잘 기른 우리 농산물을 먹어야죠. 김치 하나도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좋은 것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농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에요.”

권 조합장은 친환경 급식에도 관심이 많다.

“친환경 급식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농약을 치지 않은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농촌의 임무거든요. 저는 교육청과 친환경 학교급식 MOU를 맺어서 좋은 농산물을 제공하는 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애쓰는 게 제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여주는 쌀, 가지, 땅콩, 상추 등이 유명한 지역이다. 권 조합장은 풍족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이 지역에서 로컬푸드를 활용한 다양한 미래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

“로컬푸드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어요. 6차 산업 시대를 넘은 6차 산업 시대잖아요. 막걸리 등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도 당장 할 수 있는 로컬푸드의 미래 중 하나죠. 대학 연구소 등과 기술협약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는 방안도 구상 중입니다.”
 

# 주부와 어르신이 좋아하는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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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조합장은 ‘조합원이 행복해야 농협, 농촌이 행복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농협 건물이 지난 1994년 완공되었어요. 그사이 노후화해서 바람이 불면 비도 새고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흥천농협 믿고 예금을 못 하겠다’는 분들도 계셨죠. 그런데 2016년에 8억 규모의 리모델링을 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많은 분이 좋아하세요. 농촌 생활의 삶의 질이란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권 조합장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농촌 고령화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조합원들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정책을 펼쳐서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건 대상포진예방접종·건강검진 서비스다. 농사일을 하느라 병원 검진에 소홀하기 일쑤인 조합원들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휘한 것이다.

“2016년부터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공단과 함께 검진을 진행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지원사업 등 MOU를 맺은 곳에서 직접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이 모이는 경로당에는 연료비 지원도 하고 있어요.”

주부들을 위한 복지에도 힘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주부대학교다. 지난해 처음으로 졸업생 80명을 배출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고 사회 활동도 많아졌습니다. 시골에서도 취미생활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죠.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사물놀이입니다. 농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노래교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주부들이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취미 기타반도 만들 예정입니다. 물론 주부만이 아닌 모든 주민을 위한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고요.”

그는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빠뜨리지 않는다.

“농촌은 문화생활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잖아요. 물론 마음만 먹으면 성남, 원주 등지로 갈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제가 조합장이 된 이후 가수, 코미디언을 초청해서 행사를 많이 했어요. 내년에도 정기적으로 행사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주민들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 흥천농협 2020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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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조합장은 시중은행과 농협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환원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약자인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이것이 농촌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일이라고 믿는다.

“제일 큰 숙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에게 되돌려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희 지역에도 다문화 가정이 많아요. 외국인 노동자도 많고요. 이분들에게 쉼터를 마련해주거나 음식 체험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의 최전선에 있는 농촌 지역인 만큼 그에 대한 고민도 깊다. 도시 자녀와 부모님 연계 사업은 그렇게 시작된 아이디어다. 

“자식들이 도시에 나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분들과 연계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고 싶어요. 농촌에 사는 어머니들이 전화로 마트에 물건을 주문하면 배달해드리고,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대금 결제를 하는 거죠.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서비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어요. 시범적으로 몇 농가를 대상으로 시행해봤는데요. 문, 냉장고, 가스 등에 센서를 설치해서 이상이 있을 경우 알람 서비스를 받는 거죠. 혼자 사시는 분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권 조합장은 농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농협 노래가 있는데요.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가사가 있어요. 우리 농산물을 많이 이용해주시고,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더 많은 시도를 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농기계 수리센터를 건립해서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흥천의 대표적인 특산품들

#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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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의 대표적인 원예 농산물이다. 흥천 지역은 30여 년 전부터 가지를 재배해왔다. 맑은 공기와 비옥한 토양에 일찍부터 수리시설을 완비하고 노지와 비닐하우스에서 가지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흥천에서는 농협 조합원 147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가지공선회가 활성화되어 있다. 흥천농협과 NH농협은행 여주군지부의 지원을 받아 공동 선별장을 마련하고, 자체 선별기준에 따른 공동 선별과정을 거쳐 생산한 가지 전량을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으로 출하했다. 가지공선회는 연간 35억원의 매출로 전국 농협 중 가지 매출량 2위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일본 수출길도 열려서 21톤의 가지를 수출할 계획이다.
 

#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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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여주 지역은 쌀이 유명하지만 특히 흥천의 대왕님표 여주쌀은 ‘벼 병해충 드론 공동방제’를 실시한 수확물이라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다. 흥천농협에서 편성한 공동방제단이 드론을 활용해 살포 작업을 실시했는데, 비용과 방제시간 축소로 농촌의 노동력 문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론 공동 방제는 약제 침투성이 높아 병해충 방제 효과가 기존 방제 작업보다 30% 정도 농약 절감 효과가 있다. 이렇게 효율적인 방제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로컬푸드의 희망, 흥천가지 드세요~”
은지네 농원 박기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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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0일에 심어서 올해 1월 4일부터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은 농가도 있는데, 우리는 다른 해보다 물량은 많지 않았지만 가격이 좋아 수익이 높습니다. 저희 농장에서 2만5000박스를 출하해 4억 정도 매출 성적을 냈습니다.”

가지를 재배하는 은지네 농원을 운영하는 박기환 대표는 흥천 지역에서 태어난 터줏대감이다. 30대에 시작해 66세인 올해까지 가지 농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가지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좋은 식품이에요. 여름에는 냉국으로 먹을 수 있고, 최근에는 가지 꼭지를 말려서 차를 끓여 먹기도 하더군요. 흥천 가지는 빛깔이 좋고 저장성이 좋아요. 한번 드신 분들은 계속 찾습니다. 여주가 청정 지역이라 공기와 물이 좋거든요. 이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은 모두 질이 좋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고, 농촌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 대표 역시 권오승 조합장과 마찬가지로 활성화된 농촌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도들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조합장님이 바뀌고 나서 노인을 위한 일도 많이 늘었고, 농촌 생활에 활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농부 입장에서 농협은 상생의 대상이에요. 협조가 잘되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는 거죠. 흥천 가지가 로컬푸드의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보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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