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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평론가 이용재의 평양냉면 탐방기

2018-08-16 10:36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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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평양냉면이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양국 정상이 냉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부터 붐이 일었다. 서점에는 평양냉면을 다룬 최초의 음식비평서도 나왔다. <냉면의 품격>(반비) 저자, 이용재 음식평론가를 만났다.
평양냉면은 유난히 마니아가 많은 음식이다. 실향민을 중심으로 사랑받던 추억의 음식에 국한되지 않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그 열기가 더 뜨거워졌다. 

“평양냉면의 인기에는 정서적 장치가 있는 것 같아요. 평양냉면은 사실 진입장벽이 높은 음식이거든요. 어떤 사람에게는 그다지 호소력이 없어요. 함흥냉면처럼 매운 양념을 넣지 않아 어떤 면에서는 밋밋하죠. 마니아들은 흔히 ‘세 번은 먹어봐야 진가를 확인한다’고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값도 많이 올랐어요. 다만 평양냉면이 한식 선두주자로서 존재감은 명징하죠. 앞으로 한식문화를 이끄는 거울이자 정체성으로서, 다각도로 고민해갈 여지가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비평 작업을 꾸준히 해온 이용재 평론가는 서울과 인근 유명한 평양냉면집 31곳을 다니며 리얼 탐방기를 썼다. 우래옥, 의정부 평양면옥, 을밀대 등이 포함된 ‘공인된 노포’, 을지면옥, 필동면옥, 봉피양 등 ‘한국 평양냉면의 가지들’, 정인면옥, 능라도, 배꼽집 등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곳’ 그리고 평양냉면의 문법을 차용한 냉면을 제공하고 있는 ‘신흥주자’로 카테고리를 나눠 정리했다. 이것은 시간 순서대로 분류이기도 해서 한국 평양냉면의 큰 맥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초의 아카이브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매년 여름이면 평양냉면 논쟁이 벌어져요. 한식에서 어떤 의미와 위상을 가진 음식인가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처음에는 50곳을 소개할까 생각도 했는데, 의도적으로 서른한 곳만 추렸어요. 최대한 짧게, 평양냉면을 기행하시는 분들이 가볍게 소장할 수 있도록 구성해봤습니다. 책에 소개된 식당에서 협찬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모두 제 돈을 내고 가서 먹었습니다.(웃음) 그렇기 때문에 더 솔직하게 쓸 수 있었고요.”

그의 평론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명한 곳도 ‘최악의 평양냉면’이라는 평가를 서슴없이 내리기도 한다. 단순히 맛과 가성비에만 국한하지 않은 서비스, 가격, 그릇 소재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 결과다. 평가 요소를 면, 국물, 고명과 반찬, 접객과 환경, 총평 등으로 나눠서 구체적으로 평가했다.
 

지금까지 먹었던 냉면은 가짜다?

“평양냉면 맛있게 먹는 법이요? 저는 식초나 겨자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제 생각엔 식초가 맛이 없거든요. 면 위에 얹은 고명이 기본적으로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 없다는 입장이에요.”

‘나무젓가락으로만 먹어야 한다’ ‘식초를 뿌리면 안 된다’ 등 평양냉면은 유난히 까다로운 매뉴얼을 안내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자리에서 북한 옥류관 냉면이 공개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일단 면과 국물 색이 그동안 원조라고 알고 있던 식당들 것과 달랐다. 나무젓가락이 아닌 쇠젓가락을 사용했으며, 면에 식초를 뿌려 먹는 모습도 공개됐다. 

“그 장면이 공개된 이후 북한 냉면이 진짜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남한의 평양냉면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북한과 남한의 식문화 발전 과정이 다르거든요. 각각 상황에 맞게 변형하면서 결국은 원조와 원형을 찾아가잖아요. 전통은 고착이 아니라 원리와 개념이에요. 비판적인 시각으로,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냉면의 미래는 어떻게 갈 수 있을까. 이용재 평론가는 고급화와 다양성을 지적했다.

“요즘 냉면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그만큼 음식이나 서비스 질도 동시에 상승했느냐 생각해보면 그렇진 않아요. 2만원짜리도, 8000원짜리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가격에 합당하는 음식의 질과 서비스 등이 갖춰져야겠죠. 고급 음식과 서민 음식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음식이 평양냉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평양냉면집에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그릇과 수저통, 달걀을 지적했다. 평양냉면은 맛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무신경했던 요소들이 냉면의 품격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용재 평론가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09년 귀국한 뒤 음식평론가로서 길을 걷고 있다. <외식의 품격> <한식의 품격>에 이은 <냉면의 품격>을 내면서 ‘품격’ 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실무자들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내용의 책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이용재 평론가가 추천한 평양냉면 맛집

음식 맛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경험이나 취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절대적일 수 없다. 맛집 세 곳을 추천해달라는 주문에 이용재 평론가는 책에 소개된 곳은 경험 삼아 드셔보길 권한다는 조건을 달면서 모두가 아는 전통 노포는 제외하고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식당 세 곳을 추천했다.
 

광화문국밥
“박찬일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에요. 한식과 양식의 이론과 경험을 고루 갖춘 서양 요리사가 한식의 뿌리를 찾아가는 결과물이라서 의미가 있다고 봐요. 현대화된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21길 53
매일 11:30~22:00(일요일 휴무)

능라밥상
“탈북한 분이 만든 곳이라 북한의 뿌리를 가진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어요. 동치미 국물을 쓴 솔직한 맛의 냉면집으로, 직선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백김치와 오이채로 구성한 고명도 좋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5길 42
매일 09:00~21:30 

무삼면옥
“설탕, 화학조미료, 색소가 없다는 뜻의 무삼(無三)이라는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슴슴하다 못해 심심하고 한발 더 나아가 밋밋할 수도 있지만, 한 번쯤 맛볼 만한 컬트 냉면입니다.”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12길 50
월~금요일 11:30~20:30, 토·공휴일 11:3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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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ool  ( 2018-08-18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5   반대 : 1
이북에서 태어나 평생 냉면을 먹어왔기에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내가 먹어본 냄면 중 가장 실망한 냉면이 능라밥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