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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열의 k글로벌 아티스트를 찾아서 07]탈경계인, 김남오

2018-07-14 10:45

글 : 배기열 아트식스 예술감독(부사장), 트라바움창의아트센터 대표관장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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暗箱 Dark chamber, 48×46×161cm, Mixed media, 2012
중국 베이징 근교 퉁저우취(通州區)에 집단 창작촌 쑹좡(宋庄)이 있다. 1990년대 초반 위안밍위안(圓明園) 구역에 있던 몇몇 예술가들이 쑹좡의 버려진 농가에 자리를 잡고 예술 창작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곳은 3만 명 정도 작가들이 치열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살아남는 작가는 400명 정도다. 중국작가는 팡리쥔, 왕관이, 양샤오빈, 웨민준 등이 있다. 그중 한 사람이 한국작가 김남오다.

그는 26년 전부터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치열하게 현지에 적응하였다. 김남오는 한국과 일본에서 회화(수묵화)를 전공하고 교수로 있다가 삶의 처소를 베이징으로 선택하고 회화에서 미디어아트로 예술적 소통 방법을 바꿨다. 그 이유는 아무리 잘 그린다 해도 어려서부터 붓을 연필처럼 쓰는 중국인들을 이겨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중국인들의 고전을 끌어들여 동시대 중국인들과 소통을 모색하기 시작했으며, 아시아를 넘어 탈경계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영화 개봉차 귀국한 그를 만나 동시대 예술가의 표상과 중국 현주소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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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오 작가
1960년 대전 출생. 목원대학교 회화과 졸업(한국), 무사시노대학교 회화 전공 졸업(일본), 중앙미술학원 연구생 졸업(중국), 2018년 현재 중국 산동직업대학 및 치치하얼대학교 교학교수
전시 2013년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에네르기전(대전시립미술관), 798 FORCE gallery 초대전 2010년 ‘시대 ?경계’ 당대 예술초대전(하남성미술관, 중국) 2008년 ‘용의춤’ 중국현대미술전, 친리허 미술관
작품소장 중국미술관(베이징), 중국하남성미술관(정주), 명원미술관(상하이), 광주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현재 근황은 어떠신지요? 한국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그림자 먹는 개>라는 영화를 개봉합니다. 2년여 촬영했고 뇌졸중 초기에 찍은 작품이라 눈물이 납니다. 지금은 거의 완쾌한 상태입니다.

오래전에 중국에 가셨는데 무슨 계기가 있었는지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무사시노에 4년 유학 후 돌아오자마자 모교 교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나 저나 배움의 깊이에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에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중국으로 유학을 갔지요. 재수 끝에 중국제일 중앙미술학원(대학교)에 입학해서 인물, 산수 등을 배웠습니다. 그 후로 26년이 흘렀네요.

중국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건 어떠신가요? 한국보다 백배는 힘듭니다. 텃새가 심하고 모두 “당신이 중국인이었으면 훨씬 빨리 성공했을 텐데” 하며 혀를 찹니다. 이토록 시간이 많이 지체된 이유입니다. 중국에서 뜨면 세계적인 작가가 됩니다. 미술품 소비가 많고 통째로 구입을 하니 바로 500평(1650㎡) 작업실을 짓고, 하나의 사단을 만들고 그 속에서 훌륭한 작가들이 배출됩니다.

인물화, 산수화를 주로 작업하시다가 미디어아트로 바꾸셨는데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요? 평생을 작업했고 밤낮으로 그림을 그려도 그들을 앞서기에는 힘들더군요. 한국인이라는 특수성도 있고 정서가 다르니 아무리 잘 그려도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당시 미디어아트는 다들 생소한 분야라서 과감히 미디어아트로 전향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된 것이지요.(웃음)

영화 <그림자 먹는 개>의 주인공으로 분하셨는데 어떤 영화인지요? 중국 고사에 나오는 ‘행복을 빼앗아 먹는 개’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한 것입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것은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중국작가들은 우리나라 작가들보다 작업하기에 좋은 환경인 듯 보입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작가를 키웁니다. 집단 창작촌에 가보면 작가당 공간이 1650㎡(500평) 이상입니다. 한 작가가 성공하면 주변 작가들도 동시에 작품이 팔립니다. 성공한 작가가 컬렉터를 주변 작가들에게 소개하고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습니다. 계속 되풀이되다 보면 모두가 잘살게 되는 것이죠. 중국인들은 시(關係·관계)가 중요하잖아요? 의리 역시 중히 여깁니다. 한국작가는 혼자만 독식하려는 경향이 있잖아요. 결국 모두가 죽는 길입니다.

향후 계획이나 앞으로 작업 세계는? 중국 베이징 인근 쑹좡으로 작업실을 옮겼고, 북경미술관에 1만6500㎡(5000평) 규모의 전시장을 채워야 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선전(深淺)에 제3의 작업실을 낼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홍콩과 가까운 곳이라 유리합니다.

해외 진출하는 후학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화가가 되지 말고 예술가가 되십시오. 즉,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뇌를 키우시고 거창한 것보다 삶에서 출발하는, ‘삶이 곧 예술’인 예술가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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暗箱 Dark chamber, 77.5×171×199cm, Mixed medi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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回眸 Glance Back, 175×40cm, Mixed media, 2007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은 주로 고가구와 전자제품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특히 매체는 LED, 미디어, 오브제, 고가구 입체 조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는 첨단 물질문명의 전자제품을 고가구 내부에 풍경처럼 설치하고 그 풍경은 거울의 상호반사를 통해 무한확장 공간이 연출되는 것이다. 좀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중국의 현재와 과거를 통한 문명 성찰의 서사를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내부 풍경은 화려하지만 우울하고, 미래를 예언하지만 소멸적이다. 평화롭지만 묵시적인 언어가 가득하다.

흔히 사람들은 ‘예술가는 춥고 배고파야 한다’고 말한다. 김남오 역시 그 과정을 거쳤고, 뇌졸중이라는 병마와도 싸우고 있다. 쑹좡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은 절대로 배고프지 않고 작품도 잘 팔린다. 동시대 미술을 하는 작가로서 부러울 따름이다. 특히 예술가가 위대한 것은 나만의 관점을 갖기 때문이고 ‘그 속에 가치를 얼마나 녹이는가?’다. 그것이 예술가를 평가하는 제일 원칙이다.

그는 자연과 싱크로된 문명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그것으로부터 동시대성을 길어 올린다. 동북아 문명이야말로 인류 전체의 시원이라는 생각으로 역사를 넓고 깊게 공부해왔고, 그 씨앗들을 작품에 담아왔다. 김남오의 예술은 산업사회를 거쳐 자본주의 사회의 특수한 국면을 맞고 있는 중국의 현재를 한국과 일본의 공시적 역사를 통해 문명사적 비판언어로 풍자하고 있다. 김 작가는 화가이기보다는 예술가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의 도전과 실험은 지역, 예술적 장르, 예술작품 프레임,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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