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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하는 부부 이야기 4]파티시에 부부

메종엠오 이민선·오오츠카 테츠야

2018-05-31 12:42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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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과자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방배동 한 주택가 모퉁이에 자리한 아담한 가게. 베이커리 ‘메종엠오(M.O)’는 부부의 이름 ‘민선’과 ‘오오츠카’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그랬다. 부부가 한 공간에서 과자를 굽게 될 줄은 몰랐다. 아내 민선 씨(37)는 영화를 전공했다. 단편영화도 몇 편 찍었다. 그러나 ‘프로 영화인이 될 거냐’라는 질문에는 항상 물음표가 달렸다. 불투명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일본으로 무작정 떠난 이유다.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난, 일종의 모험이었는데 그곳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일본어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동경제과학교’에 가서 과자를 만들었는데, 굉장히 재밌더라고요. 당시 한국에서 디저트 시장이 확산되던 때라 장래성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동경제과학교에 진학한 계기죠.”
 
제2의 전공은 적성에 꼭 맞았다. 졸업 후 2011년 ‘피에르 에르메 재팬’에 입사했다. 그때 그곳 셰프가 지금의 남편 테츠야 씨(43)였다.
 
민선 씨는 남편의 첫인상을 “무섭고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니 취향과 생각이 저와 잘 맞았습니다. 일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평상시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고 존경하게 됐죠.”
 
그렇게 2년간 부하·직원으로 일하다 교제를 하게 됐고, 함께 미래를 구상하는 사이가 됐다. 테츠야 씨는 “계속해서 직업 셰프로 남을 건지 고민하던 중에 아내를 만났다”면서 “만일 혼자였다면 메종엠오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보다 디저트 시장 잠재성이 큰 한국을 택한 데에도 아내의 도움이 컸다. 2015년, 한 공간에서 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둘의 역할 분담은 확실하다. 테츠야 씨는 메종엠오의 모든 메뉴를 만들고 관리한다. 민선 씨는 남편이 제시한 방향을 구체적으로 실현한다.
 
메종엠오는 당초 부부가 그리던 제과점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조용한 주택가 모퉁이에 가게를 열고 싶었어요. 동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과자 냄새를 맡고, 편하게 들러 맛볼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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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후 반응은 뜨거웠다. 비단 동네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미식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디저트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방송 등 각종 매체에 소개됐다. 충분히 ‘들뜨는 일’일진대 테츠야 씨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게 민선 씨 말이다.
 
“남편은 미동도 없어요. 인기 많은 것과 스스로 만족하는 과자를 굽는 건 별개라고 생각해요. 처음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흔들림 없이 일합니다. 지금도 일할 땐 남편이 어려워요.(웃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평상시 자주 둘이 함께해서 즐겁다는 얘기를 하곤 합니다. 아침에 팟캐스트를 틀어놓고 함께 일하면서 시답잖은 얘기를 주고받거나, 일이 끝난 뒤 커피잔을 앞에 놓고 일 얘기를 나누며 서로 자극받는 시간이 있는 것, 화제를 공유하고 얘기 나누며 같은 미래를 지향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7월에는 한 호텔에 입점한다. 당분간 집중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게 목표다. 부부는 큰 욕심이 없다. 다만 하루하루에 충실할 계획이다.
 
“한 해 한 해 더 나은 메종엠오가 되는 게 저희 부부의 꿈입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과자를 먹을 기회를 주고 싶어요.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디저트 큐레이션’도 그 일환이에요. 이를테면 날짜별로 ‘프랑스 과자의 날’로 정해 단순히 과자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식이죠.”
 
민선 씨는 “남편이 불교학을 전공했는데 평소 자비와 선(善)에 관심이 많다”면서 “마들렌 하나를 팔면, 다른 하나가 소외된 아이에게 기부되는 방식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부 파티시에, 이래서 좋아요!
 
이민선·오오츠카 테츠야 “비록 대단한 것이 아닐지라도 부부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사소하게 즐거운 일이 많습니다. 아침에 팟캐스트를 들으며 시덥잖은 얘기를 주고받거나, 일이 끝난 뒤 커피를 마시며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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