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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하는 부부 이야기 2]건축가 부부

가온건축 임형남 대표 & 노은주 소장

2018-05-29 09:34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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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4년 차 부부. 가온건축 임형남 대표와 노은주 소장 부부는 건축가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닮은 구석이 참 많다. 사람을, 이야기를, 글쓰기를 좋아하는 부부는 생각도 취향도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다른 친구가 필요 없을 정도다.
오전 9시 30분. 약속시간에 꼭 맞춰 건축가 임형남·노은주 부부가 나란히 사무실로 들어왔다. 늘 함께 출근하고 함께 퇴근한다는 부부는 “365일 중 300일 이상은 같이 있는 것 같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긴 웨이브 헤어와 개성 있는 안경이 묘하게 다르면서 닮았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가온건축은 1998년 만들었다. 1994년 5월에 결혼한 두 사람에게 부부라는 이름이 생긴 지 4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각자 건축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독립의 필요성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공동 대표가 되어 건축 사무소를 오픈했다.

“사실 부부 건축가가 꽤 많아요. 저희처럼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죠.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는 둘이 하는 게 인력 절감 차원에서도 좋으니까 사업을 시작할 때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죠. 요즘은 (늘 함께 있으니) 측은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어요.”

노 소장이 말한 ‘드러나다’는 뜻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말한다. 두 사람은 한 일간지에 ‘부부 건축가 임형남·노은주의 키워드로 읽는 건축과 사회’라는 제목의 칼럼을 꾸준히 싣고 있는 인기 필자이기도 하다. 그간 집을 지으면서 만난 많은 사람과 땅에 담긴 이야기들을 인문학적으로 푸는데, 마르지 않는 샘처럼 새로운 이야기가 솟아난다. 그간 두 사람이 공동 저자로 발간한 건축과 인문학 관련 단행본도 10권이 훌쩍 넘는다.

사람을, 이야기를, 글쓰기를 좋아하는 부부의 작업 과정이 재미있다. 평소 대화를 자주 나누는 부부는 덕분에 생각이 비슷해졌고, 작업 현장에 늘 함께 있었기에 경험치가 같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은연중에 서로 영향을 받고, 닮아갔다.

“우리가 쓰는 글은 주인이 없어요. 공동 명의예요.(웃음) 한 사람이 쓰다가 중간에 넘기면 그걸 받아서 쓰고, 덧붙이는 식이에요 건축도 마찬가지죠. 남들은 싸우기도 하고, 하다가 마음이 안 맞아 그만두기도 한다는데 우리 부부는 그렇지 않아요. 롤 플레이를 잘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되기까지 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방과 후 아이를 돌볼 곳이 없어서 집과 사무실을 함께 쓰기도 했다. 일과 가정이 분리되지 않아 그 생활은 접었지만, 한때 시행착오의 시간도 있었다.

부부가 함께 일할 때는 나름 원칙이 있다. 같이 일을 하되, 각자 영역은 존중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철저하게 서포트한다. 일은 나눠서 하는 덕분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로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어 최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노 소장의 장점은 굉장히 시원시원하다는 거예요. 일도양단 스타일이죠.(웃음) 설계를 진행할 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굉장히 많은데, 그럴 때 최고 기지를 발휘합니다.”

두 사람은 마음에 안들 때면 “이거 아니지 않으냐”고 말하지 않고 “이건 어떨까?”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최고 파트너인 임 대표는 조금 기질이 다르다.

“섬세해요. 사물을 깊게 보는 스타일이죠. 설계할 때도 꼼꼼하게 작업합니다. 건축가로서의 장점도 있어요. 땅을 잘 봐요. 큰 그림을 보는 눈이 있으니 저와 합이 맞는 것 같아요. 인간적인 기질에서는 유머가 많은 편이에요. 같이 있어도 항상 재미있어요. 하루에 한 번씩 웃겨주겠다는 말에 넘어가서 지금까지 붙어서 지내고 있네요.”

건축가는 저마다 특성이 있다. 두 사람의 작업은 인문학적인 베이스를 갖고 있다.

“사람 이야기를 듣고 그 요소를 집어넣다 보면 저절로 인문학적인 건축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 땅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야 해요. 건축은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내는 작업이잖아요.”
둘의 말을 빌리면 땅에는 이야기가 있다. 건축가들은 땅의 이야기를 알아듣는 것인데, 그걸 무시하고 집을 세우면 불행해지는 경우가 생긴단다. 사람과 땅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가온건축이 지향하는 점이다. 건축가로서 두 사람은 형태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땅과 사람 이야기를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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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건축가, 이래서 좋아요!
 
임형남 “글을 쓸 때도, 설계를 할 때도 서로 다른 점이 있어서 편해요. 제가 뭔가를 내지르면 노 소장이 정리하고, 다시 또 제가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완성물을 만들어요. 내가 미처 못 본 것을 보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니까 진정한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노은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요. 옆에서 확신을 주는 존재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작업 방향을 정할 때 확신을 가지고 빨리 결정하는 편이라 추진력이 좋습니다. 단점은 말리는 사람이 없어서 산으로 갈 때도 있다는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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