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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 교정에서 재무 리스크 교정으로 ‘인생 2막’ 이병원

2018-04-22 14:03

취재 : 김보선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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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 음치클리닉 원장으로 이름을 알렸던 이병원 씨가 중소기업 전문 재무컨설턴트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그가 화려함을 뒤로하고 새로운 변신을 선택한 이유, 이젠 탄탄한 기반을 갖춘 인생 2막 성공 비결을 들었다.
“이번에 아들 녀석이 서울대에 입학해 칭찬했더니 그 녀석이 그래요, 아버지가 더 대단하다고. 하하. 남들은 퇴직하고 은퇴 이후를 걱정할 나이에 전혀 새로운 곳에 도전해 평생 할 일을 찾았다고요.”

중소기업 전문 재무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이병원(56) 씨의 현재 공식 직함은 ㈜피플라이프 BM마스타사업단 노블레스 지점장. 그는 지난해 말 기준 법인고객만 4만여 개 기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경영지원 컨설팅회사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약 중이다. 중소기업 재무에 대한 종합 컨설팅을 하는 일이다. 이제 6년 차 중견. 250여 명에 이르는 BM마스타사업단 컨설턴트 중 톱 10에 들 정도로 업계에서는 실적과 평판에서 손꼽힐 만한 실력가다.
 

가수, 음악방송 DJ로 활약할 정도로 유명세

이병원 씨가 중소기업 전문 재무컨설턴트로 정착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의 원래 직업은 가수 겸 연주자이자 음치클리닉 원장이었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양동이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노래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국내 1호 음치클리닉을 운영해 성공을 거뒀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전문가로 등장하고 음악방송 DJ로도 활약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어릴 적부터 기타에 빠져 살았어요. 한때 생계형 연주가로 활동하고 가수로서도 여러 장의 음반을 냈죠. 결혼 후에는 안정된 생활을 위해 음치클리닉을 차렸어요. 양동이 교습법이 효과를 봐 해외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될 정도였어요. ‘음치고객’들이 몰려들었죠.”

하지만 10년 넘게 목을 혹사하는 사이 본인은 정작 자기 몸에 성대결절과 같은 이상이 찾아오는 줄도 몰랐다. 결국 2008년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DJ 생활을 끝으로 방송도, 음악도 이별을 고했다. 이후 잠시 동안 100여 개에 이르는 체인점을 가진 교육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그가 인생 2막으로 택한 건 음치클리닉이 아닌 중소기업 전문 재무클리닉이다.

“성대결절로 음치클리닉을 접고 이후 이런저런 일을 하다 우연히 지금의 일을 접했어요. 중소기업을 하던 분들은 평생 열심히 일해서 회사 규모를 키우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요. 큰 회사처럼 세무나 회계를 전담하는 팀이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경영자가 대강의 지식으로 처리하려다 문제를 키워요. 최악의 경우 일순간 재무 흐름이 막혀 평생 일궈놓은 재산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생기죠. 실제로 상속 과정에서 회사가 남에게 넘어가거나 큰 재무적 손실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음치클리닉 대신 중소기업 전문 재무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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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양동이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노래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국내 1호 음치클리닉을 운영해 성공을 거뒀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전문가로 등장하고 음악방송 DJ로도 활약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이병원 씨에 따르면 자금이 정체되거나 비정상적으로 운용돼 생긴 ‘부자회사의 가난한 CEO’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게다가 충분한 대비 없이 갑작스레 상속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상속세 때문에 상속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리스크들을 대비하도록 컨설팅해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전문 분야는 상속, 가업승계, 절세, 리스크 헤지와 정상화다.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춰온 다양한 인력 전문가 집단이 함께 한다. 

“기업 재무설계사는 쉽게 말하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이에요. 워낙 분야가 다양해서 법인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한두 사람이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저와 같은 기업 재무설계사가 필요한 겁니다. 제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 집단 풀이 함께 하는 거죠. 세무사, 노무사, 변리사, 감평사, 변호사, 법무사 등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가들이 있어요. 영역 내에서도 각각 전문 분야가 다르잖아요. 재무설계사는 이런 다양한 인력 풀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세무·재무 리스크를 회피하고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죠.”

회계나 재무와 같은 전공과는 거리가 먼 가수, 음악인 출신인 그가 전문적인 영역인 기업의 재무컨설팅에 도전하는 건 당연히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만큼 현재의 전문적인 컨설턴트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었던 건 나름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 덕분이다. 

“음악 하던 사람이라 재무 분야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정말 노력했습니다. 4년간 중고생 수학 문제집은 물론이고, 재무·회계·세무 분야 학원을 다니며 새로 태어날 준비를 했죠. 처음에 힘들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같이 시작한 사람들보다 몇 배 더 노력했어요.”
 

수학 문제집은 물론, 재무·회계·세무 학원 다니며 준비

그의 컨설팅엔 원칙이 있다. 자신의 판단이 한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컨설팅을 하면서 확실치 않은 부분은 사내 회계사나 세무사 친구들에게 반드시 다시 묻는다. 처음엔 가수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을 알고 전문성이 부족할 거라는 선입견으로 믿지 못하겠다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진심에, 그의 전문성에 놀라며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그는 역할은 단순한 재무컨설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30여 년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와 홍보 관련 활동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의 약점인 문화·홍보 컨설팅에도 적극 나선다.

“광고나 홍보, 브랜드 매니지먼트 역할을 함께 할 때가 많아요. 중소기업은 그런 역할에서 취약하고 실제 비용도 적지 않게 들잖아요. 중소기업이 당장 그런 데 투자할 돈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간 경험을 살려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홍보도 적극 도와줘요. 가수와 방송 활동할 때의 다양한 인맥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인생 2막의 성공적인 안착은 경제적인 성공 못지않게 일에 대한 사명감과 성취감에서도 비롯된다.     

“‘회사가 당신 아니었으면 넘어갈 뻔했다’ ‘문 닫을 뻔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분이 많아졌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스스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길 잘했다는 만족감이 더해요. 자연히 일에 대한 사명감도 생기고요. 내 회사라는 생각으로 책임과 열정을 가지고 일해요. 일을 시작할 때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이었어요. 작은 이익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심정으로 노력한 덕분에 이젠 그 결과물들이 좋게 나타나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죠.”

그의 최종 목표 역시 업계의 ‘신뢰받는’ 전문가가 되는 것.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어떻게 해결해야지…’  고민될 때 ‘아, 그 친구가 있었지!’ 하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회사의 미래가 걸린 재무 문제를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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