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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엄마 순두부의 육아 이야기

육아 웹툰 '나는 엄마다' 이은영 작가

2017-10-16 11:19

취재 : 서재경 기자  |  사진(제공) :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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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숭고하고 엄마 희생은 당연하다고요? 엄마도 힘들어요.”
‘슈퍼맘’이 되지 못한 평범한 엄마들에게 건네는 투박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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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다음(Daum)’에서 육아 웹툰 <나는 엄마다>를 연재 중인 이은영 작가(필명 순두부)는 본인을 “찌질한 엄마”로 소개한다. 완벽하지도 않고 실수도 많지만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단 육아의 힘든 점을 당당히 얘기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엄마다>의 댓글란은 언제나 ‘울분성토대회’ 중인 엄마들로 가득하다.

이 작가는 아이들 성장기가 아닌, 엄마 성장기를 작품에 담았다. 아이들을 키우며 때론 폭풍 같은 성장통을 겪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기죽지 않고 외친다. ‘나는 엄마다’라고.
 
 
아이들 떼어놓고 무사히 나오셨네요. 아이들이 방학이라 시댁에 가 있어요. 3일 전부터 자유예요, 이번 주는.(웃음)

서울 나들이는 오랜만인가요?  8월 초에 새 작품 계약 때문에 잠깐 왔었어요. 내년에 신생 플랫폼에서 새 웹툰을 연재할 계획이거든요. 이유식을 주제로 한 웹툰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보려고요.

<나는 엄마다>를 그리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둘째가 백일 무렵이었어요. 저는 일찍 결혼해서 육아하느라 힘든데, 친구들은 제 마음을 전혀 모르더라고요. 당시엔 남편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회사에 적응하기 바빴고요. 그런데 육아카페 같은 데서 글을 읽어보면 제 상황과 비슷한 분이 많더라고요. ‘이거다!’ 싶었죠. 육아 만화들을 보면 대개 행복해 보이잖아요. 그 환상을 깨부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좀 먹힐 것 같아서.(웃음) 처음엔 블로그와 지역 육아카페에 만화를 올렸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주변에서 제대로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다음 웹툰 리그에 꾸준히 웹툰을 올렸는데 그게 1등을 해서 정식 연재를 시작하게 됐어요.

‘어린 나이’에 결혼하셨더군요.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졸업을 앞두고 큰애가 생기는 바람에.(웃음)
졸업 전에 결혼하신 건가요? 네. 저희 집에선 반대했었는데 남편이 정장을 차려입고 꽃을 들고 부모님을 찾아와서 인생 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그 덕에 허락을 받았죠. 부모님께 저희가 졸업하고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어차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건데, 순서가 조금 바뀐 것뿐이라고 말씀드렸어요. 그 몇 년 시간이 아이를 저버릴 만큼 소중하진 않았거든요.
 
남편과는 어떻게 만났나요? 같은 과 05학번 동기예요. 사실 저희는 4학년 때까지 ‘친구’였어요. 그러다가 6개월 연애하고 결혼했죠. 외로웠나 봐요.(웃음)
 
일찍 엄마가 된 것이 버겁지 않았나요? 엄청 우울했죠. 하소연할 데도 없고. 괜한 자격지심도 있었고요. 남편도 같은 학교를 나왔는데 그 사람은 회사를 다니고 저는 집에서 애나 보고… 그래서 항상 애들 키워놓고 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았어요.

그래서 웹툰을 시작한 건가요? 처음엔 9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웹툰은 취미였어요. 제 힘든 마음을 하소연하기 위해 시작했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만화를 좋아하니까. 그런데 이게 반응이 빨리 오니까 아예 전향한 거예요.(웃음)

그림이 원래 취미였나요? 네. 만화를 좋아해서요.

만화는 보는 것과 그리는 게 다르잖아요? 중학교 때 캐릭터 디자이너가 꿈이었어요. 대학에서 인터넷미디어공학을 전공했는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가르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 생각과 달라서 적응을 못 하고 방황했어요. 적성에 맞지 않았죠. 많이 돌아왔지만 지금은 적성을 찾았고요.

필명이 ‘순두부’입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결혼 전에 친정에서 키우던 개 이름이에요. 필명이 오래갈 줄 알았으면 좀 있어 보이는 이름으로 지었을 텐데. 너무 구수해서.(웃음)

<나는 엄마다>는 일상 웹툰이지만, 엄마로서의 삶을 풀어내는 데 포인트를 맞추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육아는 숭고한 것, 엄마 희생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경험해보니 육아는 말할 수 없이 힘들어요. 힘들다고 말하면 “저 엄마는 왜 힘들다고 해?”라는 시선이 존재하고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힘들 수 있다는 걸 당당하게 표출하고 싶었고,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인지 댓글을 보면 엄마들의 울분성토대회장 같더라고요. 구구절절하죠.(웃음) 저도 댓글을 일일이 읽는데 많이 공감해요. 댓글 보다 ‘이 내용도 넣었으면 좋았을걸’ 후회하기도 하고요.

우리 사회는 엄마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죠? 외국은 베이비시터를 구하기가 쉬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아이돌봄’ 제도가 있지만 신청부터 도우미가 파견 나오기까지 절차가 까다로워요. 잠깐 한두 시간이라도 아이를 맡길 곳이 있으면 굳이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도 할 일을 하고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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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시즌5를 맞이했습니다. 꾸준히 사랑받고 있고요. 조회 수가 상위권은 아니지만 꾸준히 봐주시는 마니아층이 있어요. 조회 수에 비해 댓글이 굉장히 많은 편이라고 담당 PD가 말씀해주셨어요. 좋은 시그널이니까 열심히 하면 오래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웃음)

부모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가 많습니다. 이사 문제로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아이들 국공립 유치원 당첨에 사활을 걸기도 하고요. 제가 힘들어한 건 다른 엄마들도 똑같이 힘들어하더라고요. 독자들이 다른 웹툰에선 남편들이 자상하고 집안도 화목한데, 저는 힘들어하고 싸우기도 하는 걸 솔직하게 그려서 좋다고 하세요. 찌질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줘서 그런가 봐요.(웃음)
 
작업은 주로 언제 하나요? 아이들이 유치원 갈 때 잠깐 하고, 주말에는 남편이 애들을 보니까 그때 또 바짝 해요. 틈틈이 잠을 줄여서 그리고 있어요. 오히려 불면증이 생겨서 6시간 이상 못 자요.

피곤하겠어요. 만성 피로가 있죠. 항상 피곤하고 눕고 싶고. 아이들이 엄마는 왜 자꾸 눕고 싶다고 하냐고 해요. 남편도 주말에는 쉬어야 하는데,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육아 우울증을 겪고 있어요. 다행히 주말에 시부모님이 돌봐주셔서 남편도 그땐 좀 쉬죠.
 
대한민국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피곤이겠죠? 일이 없어도 아이들이 자면 그 시간이 아까워요. 뭐라도 하고 싶죠. 그래서 애들 있을 땐 할 수 없는 걸 하려고 하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맥주도 마시고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힘들겠습니다. 힘든데요. 그래도 육아만 하는 것보다는 일도 병행하는 게 더 좋아요. 사회에 좀 더 쓸모있어진 느낌이랄까.

엄마로서 가장 힘든 때는 언제인가요? 모든 일을 엄마가 다 챙겨야 한다는 거죠. 맞벌이어도 그래요. 애들 유치원 보내면 끝인 줄 아는데 가방 싸고 준비물 챙기고, 엄마들 모임 가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이걸 당연히 엄마 몫이라고 생각하죠. 속도 모르면서 “유치원 보내면 편하지 않아?”라고 하고. 회식만 해도 그래요. 남자들은 당연히 “회식 다녀올게” 하면 되는데, 여자들은 아이를 맡겨뒀으면 회식을 가도 서둘러 나와야 하고. 마음가짐이 다르죠. 저는 프리랜서니까 시간을 조절할 수 있지만 회사에 다니는 분들은 엄두를 못 낼 거예요.
 
육아 웹툰이지만 아이들 성장기라기보다 엄마 성장기 같다는 생각도 들던데요. 맞아요, 주인공이 저예요.(웃음) 아이들과 남편은 조연이고, 제가 중심이에요.

아이들 키우면서 성장한다는 느낌이 드나요? 엄청 변해요. 일단 부지런해졌고. 제가 약속을 잘 못 지키는데, 아이들과 약속은 어기거나 미뤄선 안 되잖아요. 바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옛날 같으면 내일을 잊고 몸을 축냈을 텐데 이제는 내일을 위해 자제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럴 때마다 제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육아는 힘들지만 아이들은 고마운 존재네요. 제가 우울증이 심했거든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삶이 아름답고, 이런 게 행복인가 싶어요. 소소한 행복 있잖아요, 햇살이 들어오는 집에서 셋이 뒹굴면서 간식 먹고 그러다 잠들고. 큰 행복은 아니지만 삶의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가사는 어떻게 분담하나요?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 같은데요. 7년 결혼 생활을 했는데 안정적으로 분업이 되기까지 4년을 싸웠어요. 4년 동안 서로 누가 더 많이 집안일하느냐를 두고 싸웠죠. 지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까지는 제가,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후까지는 남편이 맡아요. 저도 주말엔 일을 하거나 약속 있으면 나가죠.
 
서로 만족하는 지점에 도달한 건가요? 그렇게 분담하고도 많이 싸웠어요. 평일엔 남편이 저한테 “집이 왜 이렇게 지저분해?” 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주말에는 제가 “애들 왜 밥 안 먹여?”라고 닦달하고. 서로 불만을 말하다 보니까 싸움이 되더라고요. 이제 절대 간섭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맡기기로 했으면 난장판이 되어도 받아들이자고요. 그랬더니 덜 싸우더라고요.
 
지난 1년간 두 아이에게 홈스쿨링을 했다고요? 이사하면서 유치원 문제가 꼬이는 바람에 두 아이를 보낼 데가 없었어요. 사립은 돈이 많이 들고 공립은 한참 대기해야 하고. 게다가 이사하는 상황이 맞물려서 어차피 이사하면 유치원을 또 구해야 하니까 그냥 데리고 있어보자 한 거죠. 크나큰 실수였어요.(웃음)

아이들은 좋아했겠죠. 얼마 전에 둘째가 묻더라고요. “엄마는 우리가 집에 있을 때가 좋아? 유치원 다닐 때가 좋아?”라고. 저도 모르게 진심으로 둘 다 좋다고 했는데, 둘째는 저와 집에 있을 때가 더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엄마이고 싶은가요? 아이들이 무슨 일이 생겨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편안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단행본 출간 계획은 없나요? 지금 작업 중이에요. 겨울쯤 나올 것 같아요. 작년에 나오고도 남았어야 하는데 그림을 처음부터 다시 그리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죠. 첫 단행본이라 욕심이 나서요.

금쪽같은 주말입니다. 인터뷰 끝나면 뭐할 건가요? 마감해야 해요. 다음 주에 제주도로 늦은휴가를 떠나거든요. 그러려면 미리 끝내놔야 해서 오늘은 밤새울 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모든 걸 잊고 쉬어야죠. ‘한라산’ 한 잔 마시면서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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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두부찌개  ( 2017-11-18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   반대 : 0
순두부님 넘예뻐요∼∼연재 계속해주세요 포레버ㅋㅋ
  sh  ( 2017-10-17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8   반대 : 1
순두부 작가님 웹툰 항상 너무 재밌게 보고있어요∼^^
  Qq  ( 2017-10-17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2   반대 : 62
표현이 참..
떼어 놓고 온다니..
       Sfg  ( 2017-10-17 )  수정 삭제    찬성 :36   반대 : 3
떼어놓고 온다는게 어때서? 엄마는 무조건 아이와 붙어있기라도 해야된다는건가? 인터뷰를 하고 일을 하느라 맡겨놓을 수도 있지. 거 사람이 참 그렇네.
       ㅇㅇ  ( 2017-10-17 )  수정 삭제    찬성 :13   반대 : 2
별것도 아닌 그 한 문장에 꽂혀서 다른 금쪽같은 인터뷰는 생각도 안하는 당신도 참... 여성이 사회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딱 보여주는 기사인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