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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정서로 내면을 찾는 서양화가 김규리

2017-08-18 15:02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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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작가의 호는 모하(眸河)다. 눈동자와 물이라는 뜻이다. 물에 비친 달처럼, 본인의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마음을 비추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주 후 개인전에 전시될 작품들인데 지난 새벽에야 보정 작업이 끝났다면서, 캔버스 위의 작품을 하나씩 소개했다. 이라는 커다란 테마가 붙은 그녀의 작품들은 비단 위에 그려진 자개, 직접 수를 놓은 꽃과 나비, 오방색이 담긴 색동 등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다양한 소재로 표현되어 있었다.

회화의 영역에 속하는 작품이지만 단순히 붓으로만 그린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오브제를 만들고 시도한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색감도 과감한 편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진한 붉은 작약과 노란색 나비, 오방색으로 표현된 색동 등이 시선을 압도한다.

“저는 회화의 평면 작업을 추구해요. 그림은 그림다워야 하니까요. 표현 방법을 단순화해서 특성만 만들어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대신 소재를 다양하게 시도해요. 비단과 한지 안에 이미지를 그리고 자수와 자개를 오리고 자르고 붙이는 등 여러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녀는 본인의 작업이 겉은 고요하지만 안은 생동하는 정중동과 맥이 같다고 말했다.
 

한국적인 소재로 표현하는 내면

“저는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말 못 할 상처를 안은 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위에 자신의 삶을 축적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 지친 정신과 아픈 내면을 회복하는 데 제 작품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규리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지친 정신과 아픈 마음의 내면을 회복하는 치유와 소통,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아픈 부분들을 정면으로 짚어서 작품으로 승화를 시켰다면, 최근에는 아름다운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작업의 결이 조금 바뀌었다.

“한국적인 것으로 바뀌었어요. 장수, 행복, 부, 명예 이런 것들이 있는 한국적인 소재를 채택해서 정서적인 회복 같은 마음의 치유를 찾고 싶었어요. 제가 해외여행을 좋아하는데, 그것이 한국적인 정서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줬죠.”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김 작가는 지금까지 방문한 곳만 40개국이 족히 넘는다. 이국적인 풍경과 작품들을 많이 보다 보니 언젠가부터 결국 가장 좋은 것은 우리 전통의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더란다.

“다양한 나라들을 보니 결국 내가 누구인지 찾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우리의 것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욱 잘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길 것 같았고, 지금 그 과정에 있습니다.”

관심 분야도 깊고 방대해졌다. 우리나라의 토기, 전통문양, 항아리, 단청, 가옥, 한복 자수 등 우리의 것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소재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고 한다.

“옛날 어머니들이 옷에 수를 놓은 것을 보면 굉장히 아름답고 한국적인 색감을 볼 수 있어요. 최근에는 십자수도 해보고 있는데요, 그 옛날 할머니나 어머니의 미술작품처럼 저도 미술 행위의 기분으로 만들어보곤 해요. 힘은 들지만, 과정 자체가 즐겁습니다.”

학부에서 의상을 전공한 그녀는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본격적으로 서양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작가의 길을 걸으면서 미술교육기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은 지금의 김규리 작가를 만드는 요소가 됐다.

“20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작가로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어요. 틀에 박히지 않은 창조적인 교육을 연구하다가, 거꾸로 제 감성과 감정이 확장되고 성숙했어요. 당연히 제 작품의 소재나 주제도 넓어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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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개인전, 10월 뉴욕 전시 계획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답게 개인전도 부지런히 열고 있다. 올해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무궁화미술대전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인사아트센터에서 8월 9일부터 개인전을 열어요. 10월에는 뉴욕 첼시에서 전시가 있고요. 오늘부터 포토하우스 인사동에서 그룹전이 열리는데 저도 몇 작품 출품했어요.”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뉴욕에서 열리는 전시는 대작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적인 메시지가 들어 있는 십장생의 이미지가 담긴 작품들을 위주로 출품할 예정이란다.

“이번에 열리는 개인전의 주제는 ‘내 마음의 달’이에요. 달은 하루하루 모양이 바뀌잖아요. 보름달이 되어 있는 마음은 충만하지만, 그릇이나 항아리가 비워지고 채워지는 것처럼 비우고 인내하는 과정도 필요해요. 제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인데, 이런 이면의 마음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재료와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그녀는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한다. 붓으로 그리는 데는 익숙하지만 다른 소재를 다루는 것은 아직 서툴 때가 많다고.

“뭐든지 빠르고 가볍게 흘러가는 시대잖아요. 천천히 한 땀 한 땀 작업하면서 차분하게 인내하고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자세를 배워요. 그것 역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가치인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소통하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김규리 작가는 앞으로도 실험적인 것들을 연구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가지면서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지만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작가잖아요. 현대 사회의 아파하는 이면의 마음을 제 작품을 통해서 잘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저 감정에 충실하면 되겠죠. 앞으로도 실험적인 것들을 연구하고 발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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