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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중 김정숙 여사 헤어·메이크업 손질한 재미교포 재키 유

“머리와 화장보다 교민의 삶에 더 신경 쓰셨어요”

2017-08-11 09:57

취재 : 황혜진 기자  |  사진(제공) : 뉴시스, 재키 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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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미 기간 중 김정숙 여사의 화장과 머리 손질을 담당한 재미교포 1.5세 재키 유 씨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나봤다. 머리와 화장이 어떻게 되는가보다 교민의 삶에 더 신경을 썼다는 영부인과 함께한 3일 동안 깊은 정을 나눈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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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3박 5일간에 걸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 동안 크게 화제가 됐던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 외교’. 남다른 감각으로 자리에 알맞은 의미를 담아낸 그 의상들은 모두 한국에서 준비해 갔다. 그렇다면 의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던 화장과 머리는 어떻게 했을까?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설 때면 영부인의 화장과 머리 손질을 담당하는 전속 미용사를 대동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평소 전속 미용사나 메이크업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는 김 여사는 전속 미용사를 대동하는 대신 현지 교민의 손길을 택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들과 더 많이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미 기간 내내 김 여사의 머리 손질과 화장을 담당했던 재키 유(한국 이름 유세영) 씨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한 재미교포 1.5세다. 백악관과 블레어 하우스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웨딩업체 ‘웨딩 스토리(Wedding Story)’를 11년째 운영하며 웨딩 플래닝, 헤어·메이크업, 드레스와 턱시도, 식장, 꽃 등 결혼과 관련한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김정숙 여사가 “오히려 머리와 화장 손질보다 교민들의 삶에 대해 더 신경 쓰고 듣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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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미 실장, 김정숙 여사, 웨딩 스토리 재키 유 대표, 헤어 스타일리스트 안효정 실장.

먼저 ‘웨딩 스토리’와 재키 유 대표님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교포 1.5세입니다. 웨딩 플래너 자격증과 이벤트 플래닝 자격증 등을 취득하고 웨딩 플래너이자 대표로서 ‘웨딩 스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저희가 워싱턴 DC의 미용실로 나갔는데, 웨딩스토리는 결혼에 관한 이벤트의 모든 분야를 담당하는 웨딩업체입니다. 2006년 버지니아의 한인타운인 애넌데일에서 드레스와 턱시도 대여, 화장과 머리 스타일링을 하는 업체로 시작해 11년간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청와대로부터 어떻게 연락을 받게 되었나요? 몇 달 전 전화를 처음 받았어요. 대통령 내외께서 워싱턴 DC에 방문할 예정인데 저희에게 서비스를 받고 싶다며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손님과 상담 중이었기 때문에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그쪽으로 답변을 드리겠다고 했었죠. 여러 곳에서 이력서를 받고 있다고 해서 큰 생각 없이 저희 업체와 제 이력을 보내드렸어요. 일주일 후에 연락이 왔고, 대사관과 협의하며 상세한 스케줄을 짜게 됐습니다.

왜 웨딩 스토리를 선택했다고 하던가요? 저희도 처음 미팅을 할 때 가장 먼저 물어본 질문이었습니다. 미국 공관에서 일하는 분들이 저희 업체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에게 일을 맡겨주신 적이 있는 각 나라의 VIP 고객님들께서 좋게 이야기해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팀원들은 그저 어떻게 이런 좋은 만남을 하게 되었는지 감사할 따름이었어요. 영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요? 우선 여사님의 얼굴이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차 적응을 할 틈도 없이 빡빡하게 짜인 일정이라 화장과 머리를 짧은 시간 안에 함께해야 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한복에 어울릴 만한 우아한 스타일로 해드리고 싶어 정성을 다했습니다.

원래는 머리 손질만 맡기고 화장은 영부인께서 직접 하려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시간이 빠듯하니 여사님께서 직접 화장을 하신 후, 저희는 머리만 해드리기로 했었어요. 직접 사용하시던 화장품 한두 가지와 컬링기, 헤어 롤을 챙겨 오셨더라고요. 소탈하신 모습에 조금이나마 더 아름답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저희 화장팀과 머리팀이 함께 들어가 도와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별히 원하는 스타일은 없던가요? 교포들의 삶에만 관심이 있으셨지 특별히 원하시는 스타일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화장이랑 머리에는 신경을 안 쓰시고 계속 교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사업하는 사람들의 경기는 어떠한지, 교포들의 고민은 무엇인지를 듣고 싶어 하셨어요. 자녀들이 자라가는 이야기도 많이 물어보셨죠. 꼭 미국에 아들, 딸을 보낸 친정엄마처럼 걱정하고 챙기셔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해드릴 수 있을까 저희 팀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영부인께서 머리와 화장이 마음에 든다고 하던가요? 지금도 여사님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계속 예쁘다고 고맙다고 해주셨어요. 원래는 혼자서 하는데 이렇게 화장과 머리를 해주니 고맙다고, 미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돼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첫 만남 때는 긴장이 되었을 것 같아요. 첫 스케줄은 목요일 오후였어요. 출발하기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블레어 하우스에 들어가면서부터 긴장이 되더라고요. 약간 떨리는 상태로 여사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뵙자마자 친정어머니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첫 인상이 어땠길래요? 정말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굉장히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옆집 이웃 같기도 했죠. 그래서 어려운 줄도 모르고 즐겁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목·금·토요일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를 정도였죠.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나요? 우리 교민들 중에서 미국 주류사회의 리더가 되는 사람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면서 우리 자녀들이 그런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아이가 있느냐고 물으시면서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꼭 가르치라고,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자고 말씀해주실 때 정말 공감을 많이 했어요. 제 아이 둘도 한국말은 기본적인 것만 하고 영어를 더 잘하는 편이거든요. 한글학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죠. 내년에는 한국에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우리나라를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어요. 또 저희 웨딩 스토리가 미국에서 으뜸가는 기업이 되었으면 한다고, 사람을 먼저로 생각하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도 하셨는데 이 모든 말씀이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다른 VVIP 고객들의 경우 “대박 나세요”라는 글귀를 많이 써주시는데, 여사님께서는 “사람이 먼저다”라고 적어주셨어요. 두 분이 대한민국의 대통령 내외분이라는 게 뿌듯했습니다.

3일 동안 혹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기억에 남아 있는 순간이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블레어 하우스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계실 때였어요. 그때 위층에서 여사님 화장과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저희가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 합심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죠. 그러자 여사님께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린다고 말씀하셨는데, 비록 한국과 미국에 살며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마음이라는 것을 느꼈던 그 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사님께서 지금처럼 대통령님의 든든한 서포터 역할을 잘하셨으면 좋겠고, 두 분 말씀처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정부가 되길 바랍니다.
 
 
김정숙 여사의 ‘패션 외교’
 
김정숙 여사는 방미 기간 중 의상 하나하나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아내 이른바 ‘패션 외교’를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함께할 때에는 어머니가 물려주신 옷감으로 만든 한복에 전통 칠공예 기법인 나전으로 만든 클러치를 들어 한국의 전통미(美)를 전했다.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할 때에는 ‘공경할 제(悌)’ 자와 할미새, 앵두나무가 그려진 블라우스를 입어 어르신 공경의 마음을 담았다. 3박 5일 동안 똑같은 흰색 원피스를 3번이나 입는가 하면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대사 부인이 감탄한 붉은빛 장옷을 선뜻 벗어 선물하는 등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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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대사 부인이 관심을 갖자 그 자리에서 벗어 선물한 옷이다. 홍화(紅花) 물을 들여 고운 분홍빛을 내는 누빔 재킷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누비장 김해자 선생이 지어주었다. 진주 목걸이를 액세서리로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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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길이의 순백색 원피스에 파란색 나무가 그려진 재킷을 착용했다. 정영환 작가와 한 남성 패션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제작된 의상이다. 정 작가가 작업 중인 청색조의 <그저 바라보기-휴(休)> 시리즈 중 하나로 현대인에게 위안과 안정감을 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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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결혼할 때 포목점을 운영하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옷감으로 지은 한복.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물들인 옷감이다. 여기에 전통 칠공예 기법인 나전으로 만든 손가방을 들어 한국의 전통미를 더욱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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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할 때 입은 블라우스. 전통 민화 <문자도>를 모티브로 하여 효제충신(孝悌忠信) 중 공경할 제(悌) 자와 할미새, 앵두나무가 그려져 있다.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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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입은 하늘빛 모시 블라우스.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버선코 모양 구두를 함께 착용했다. 구두는 김 여사의 아이디어로 제작됐는데, 버선코의 선을 살리고 굽을 높여 동서양 의상 모두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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