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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는 삶 속에 스며든 우리의 진정한 미감”

첫 민화 한복 패션쇼 연 민화 작가 & 디자이너 조여영

2017-06-14 09:54

취재 : 김보선 기자  |  사진(제공) :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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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전통 서민 그림이라는 인식을 넘어 민화를 배우는 동호인도 늘고 각종 캐릭터 상품도 잇달아 출시 중이다. 최근에는 민화를 소재로 한 민화 한복 패션쇼가 열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최초로 민화 한복을 상품화한 민화디자인연구소 ‘그랑’의 디자이너 조여영 실장을 만났다.

장소제공 그랑(서울 종로구 익선동)
지난 5월 초 서울 학여울역 세텍에서 국내 최초로 민화아트페어가 열렸다. 민화 아트 작품을 비롯해 민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상품이 소개된 최초의 대규모 페어였다. 이번 민화아트페어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개막식의 민화 한복 패션쇼였다. 우리 민화를 우리 한복에 담아낸 첫 민화 한복 패션쇼였다. 민화 작가이자 민화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상품을 제작, 판매하는 민화디자인연구소 ‘그랑’의 디자이너 조여영 실장의 작품이다.
 
얼마 전 열린 민화 한복 패션쇼가 인기였는데? ‘민화소녀’가 입고 있는 한복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거예요. 그동안 민화를 이용해서 다양한 문화상품을 만들어왔지만 한복은 이번이 첫 시도였어요. 내심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저도 놀랐어요. 작품이 안 팔리면 어쩌나 했는데 꽤 팔렸고요.
 
민화를 한복과 접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민화는 어떻게 보면 조선시대 일러스트라고 할 수 있어요. 디자인적인 요소가 강해 오래전부터 의복이나 가구 등의 패턴으로도 많이 활용돼왔고요. ‘그랑’에서 민화를 소재로 여러 가지 잡화를 만들다가 조금 더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 수 있는 게 무얼까 고민하게 됐어요. 옷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현대적인 미감(美感)으로 재해석한 저희만의 패턴으로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는 한복을 만들고 싶었어요.
 
 
“민화소녀가 실제 입는 옷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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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를 테마로 해서 익선동 한옥마을에 ‘그랑’이라는 이름으로 카페도 열었다.

패션을 전공한 것도 아닌데 민화 한복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옷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은 일맥상통하잖아요. 처음에는 인형에 민화 옷을 입혀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2014년에 민화 개인전을 열었는데, 그때 탄생한 캐릭터가 ‘사랑’이라는 소녀예요. 캐릭터가 나오면서 그림 속 소녀가 입는 옷을 실제로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겼어요. 제 그림을 바탕으로 해서 전문 패턴 디자이너와 봉제사를 쫓아다니면서 조언을 받아 만들었어요.
 
그동안 민화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기획했죠? ‘그랑’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민화를 활용한 상품을 낸 지 10여 년 정도 됐어요. 이번 패션쇼에는 ‘그랑’ 1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도 있어요. ‘그랑’을 처음 시작할 때 자본이라고 할 것도 없이 다이어리 하나 가지고 시작했거든요. 첫 상품이 민화를 가지고 ‘안경수건’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이게 나름 크게 성공했어요. 3천원짜리지만 ‘안경수건’의 사각형 안에 민화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어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스카프도 만들고 손수건도 만들고 있어요. 현재는 민화 관련 문화상품을 25종 정도 ‘그랑’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는데요.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민화를 테마로 삼은 ‘그랑’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연 지도 2년 정도 됐어요. 조금씩, 하나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민화 한복의 상업화가 쉽지 않을 텐데요? 뭐든 쉽겠어요. 이것저것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 하죠. 우선은 시도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도 많아 싼값으로 나오는 옷들도 많은 게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전 반대로 생각했어요. 민화 한복을 대여해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제대로 갖춰 입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옷을 만들자고요. 그렇다고 비싸면 안 되니까, 10만원대 초반부터 20만원대 후반 정도까지로요. 저희만의 패턴을 활용해 적정한 가격으로 문화를 갖춰 입는다는 정신이죠.
 
처음 민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원래 시작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20여 년 동안 활동했어요. 기업 사보나 광고성 일러스트를 주로 그렸어요. 그러다 보니 클라이언트 입맛에 맞는 그림만 그리게 되더라고요. 그걸 20년 하다 보니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싶어졌어요. 원래는 그림책 작가, 쓰고 그리는 작가가 꿈이었거든요. 내 캐릭터가 없으니까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배운 게 민화예요. 한국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서요. 그렇게 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민화소녀가 10년 만에 나왔어요.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소년이나 소녀의 감성이 살아 있잖아요. 창피해서 못 꺼내는 것뿐이죠. ‘사랑’은 또 저의 모습이기도 해요. 마음속 소녀감성을 표출해서 만든 캐릭터죠. 그것을 이번에 옷으로 표출해본 거고요. 사랑이 캐릭터를 더 다양하게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민화 작가로도 활동하죠? 민화 전시회는 주로 단체전을 많이 했고 개인전은 2014년에 열었어요. ‘소금인형의 바다’(다할미디어)라는 그림책이 나왔고 민화 컬러링북 <소망의 정원에 민화 피어나다 꽃, 새, 향연>(지디비주얼)을 냈어요. ‘민화 소녀 옷 입기’라는 주제로 새로운 컬러링북도 조만간 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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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한복은 10만원대 초반부터 20만원대 후반 정도 가격이다. ‘적정한 가격으로, 문화를 갖춰 입는다’는 게 조여영 실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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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미감(美感)으로 재해석한 만화 패턴을 활용한 첫 민화 한복이다.

“계속 생각하고 움직이다 보면 비슷하게 돼”
 
그림책 작가의 꿈은 이루셨네요? 제가 보니까 계속 생각하면 비슷하게 되더라고요. 사람이 안 움직이면 할 수 없지만 움직이다 보면 언젠가는 되는 것 같아요.
 
민화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었으니 민화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화실 등록할 때 3개월만 배우면 될 줄 알았어요. 원래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굉장히 쉬워 보였거든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빠져들게 되고 배울 게 많더라고요. 민화는 한마디로 ‘본 그림’이에요. 전해 내려오는 그림을 베끼고 베껴서 전수하는 그림이거든요. 뻔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나름의 깊이가 있고 또 무궁무진한 변화가 가능해요. 저는 그걸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대 민화 쪽을 하고 있어요. 굉장히 새로운 매력에 빠졌죠.
 
민화를 보는 대중들 시각도 많이 달라졌죠? 요즘은 드라마 <신사임당>에도 나오고 여러 매체에서 민화를 다뤄서 많이 알려졌어요.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민화를 정말 몰랐거든요. 민화라고 하면 무당그림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고요. 오방색에 대한 인식이 오염돼서 그렇지 오방색은 우리 정신세계의 색이에요. 민화를 알게 되면서 색동이 촌스럽지 않고 우리 미감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가 거의 서양미술 체계를 배워서 서양 미감을 아름답다고 느끼잖아요. 서양 미술만 아름답다, 조화롭다고 배우다 보니 인식이 그리 된 거죠. 민화를 배우면서 그런 가치를 깨뜨리고 우리의 진정한 미감을 알게 됐어요.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우리의 미감이 촌스럽지 않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한 게 문화상품이었고 이제 패션까지 내놓았어요. 나아가 면세점이나 공항에 진출해서 외국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있어요. 안경수건 같은 경우 단일 상품으로는 ‘밀라노 음식박람회’에서 가장 잘 팔린 상품이었어요.
 
민화를 활용한 다른 상품을 시도해볼 계획은요? ‘그랑’은 동그랗게 어우러져 세상을 살아가자는 의미의 순우리말이에요. 서민적인 민화의 전체적인 뜻도 그런 의미라 생각해요. 동그라미는 굴러가는 거잖아요. 계속 움직이는 거고. 그랑도 저도 계속 이렇게 굴러가면서 성장하도록 해야죠. 우선은 민화 한복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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