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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 1위 덴마크식 ‘휘게 라이프’

아늑함, 소박함, 따뜻함, 안정감, 행복한 기분

2017-02-01 09:24

글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서성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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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올해의 단어에 선정된 덴마크어 ‘Hygge(휘게)’는 지금 영어권을 중심으로 유행 중인 덴마크식 라이프스타일을 칭하는 말이다. 미국의 ‘킨포크’, 일본의 ‘단샤리’(미니멀)에 이은 덴마크식 라이프는 니트를 입고 향초를 켠 집 안에서의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와 가깝다. 덴마크식 휘게 라이프는 무엇인지,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덴마크식 휘게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철학까지 들어봤다.
왜 어떤 사람은 불행하고 어떤 사람은 행복할까. 같은 공간과 시간 안에 있어도, 심지어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 가치관과 경험, 살아온 환경, 함께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한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행복함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행복에 대한 갈망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살기 좋은 도시’,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들’ 등 다양한 기관에서 행복과 관련한 조사를 하는 것도 그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에서다. 결과를 살펴보면 재미있게도 덴마크가 늘 상위에 있다. 최근 공개된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발간한 ‘세계 행복 보고서 2016’에 따르면 1백57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나라가 덴마크였다. OECD가 조사한 ‘더 나은 삶의 질 지수’에서는 28개국 중 3위였다. 유럽사회조사가 행복에 대해 조사했을 때도, 잡지 <모노클>이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꼽았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다. 실제로 덴마크 사람들의 삶에는 한국과 비교해서 부러운 지점이 꽤 많다. 덴마크에는 매년 5주에 이르는 긴 유급휴가가 있다. 근무일수도 적다. 무료 의료 서비스와 무료 대학교육까지 받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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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휘게, 덴마크식 행복의 원천

 
이런 끊임없는 연구 덕분에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느냐도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덴마크식 휘게 라이프가 주목받는 데에는 이런 행복과 관련된 조사에서 자주 회자되는 나라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그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당연히 이 나라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연구하게 됐고, 다양한 통계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휘게’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 소장은 덴마크인의 행복 비결이 휘게에 있다고 말한다. 휘게는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를 뜻하며, 좋은 사람들과 여유를 즐기는 소박한 덴마크식 라이프스타일을 말하는 단어다. 덴마크 사람들의 삶의 태도,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이 뭔지 알아본다면, 그 어떤 지점에서든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휘게 라이프를 논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삶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획일화된 하나의 기준이나 선에 나를 맞추지 않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태도가 어쩌면 행복의 제1요건일는지 모른다. 행복을 논할 때 산수 문제처럼 명쾌한 하나의 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덴마크에서 평생을 산 사람이라도 행복을 느끼지 못할 수 있고, 높은 자살률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충만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으니까 말이다. ‘휘게’라고 불리는 덴마크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봤을 때, 그들은 대체로 편안하고 따뜻한 삶을 살고 있었다.
 
수많은 나라 중에 하필 덴마크에 주목하는 것은 여러 조사기관에서 덴마크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행복학자들이 덴마크에 관심을 갖게 됐다. 행복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인 요인, 대인관계, 건강, 소득수준, 직업, 목적의식과 자유로움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영향력을 발휘한다.
 
행복연구소 마이크 비킹 소장은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는 일과 개인의 삶을 균형 있게 분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는다.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에 따르면 덴마크는 OECD 국가 중에서 최고로 긴 여가시간을 누리는 나라이고, 유럽사회조사의 연구에서는 덴마크 사람들의 33%가 대부분 항상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아늑함, 소박함, 따뜻함, 안정감, 행복한 기분…
 
휘게 라이프스타일은 당연히 산수 문제처럼 명쾌하게 떨어지는 대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행복이라는 잣대는 사람마다 다른데다, 국가를 기준으로 그 나라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게도 행복에 대한 커다란 흐름이나 특징을 알 수도 있다.
 
본인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덴마크 사람들에게 어떤 순간이 행복하냐 물으면 대략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아늑하고 기분 좋은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대화, 함께 마시는 커피, 따뜻하고 포근한 공기, 은은한 조명, 웃음…’. 결론적으로 기분 좋은 공간에서 기분 좋은 사람과 행복했던 순간에 ‘휘게’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덴마크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런 시간이 많이 할애되어 있다. 오후 3시면 하루 일과가 끝나는 덴마크의 성인들에게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물론 그만큼 이른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주로 오후시간이고, 북유럽에 위치해 밤이 긴 나라인지라 난로 앞에서 아늑하고 따뜻하게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이 시간에 가족들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감정적으로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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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덴마크 사람들의 휘게 라이프 따라 하기

 
덴마크식 휘게 라이프라는 것은 수학공식처럼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여기서 제안하는 스타일을 고스란히 따라 한다고 해서 휘게 라이프를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떤 이미지와 분위기를 말하는 것인지, 참고용으로 보는 것은 적극적으로 권한다.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휘게 라이프 실천법

라이프스타일

 
라이프스타일을 휘게식으로 접근할 때에는 양초와 조명을 빠뜨릴 수 없다. 본인이 좋아하는 디자인 조명을 선택하면 순식간에 아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본인의 취향이다. 가장 아늑하고 편안한 상태를 느끼는 것이 가장 휘겔리한 것이다.
 
양초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85% 이상이 양초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양초는 집 안 거실뿐 아니라 학교, 회사 등 곳곳에 있다. 정서적인 행복과 편안함을 위한 것이다. 덴마크 주요 일간지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덴마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매일 양초를 켠다고 답하고 있다.

조명 조명도 중요하다. 각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조명은 각기 다르겠지만, 간접조명이 좋다. 덴마크 사람들은 조명을 중요하게 생각해 포올 헨닝센, 아르네 야콥센, 베르너 팬톤 등 디자이너 조명이 인기가 많다. 덴마크에서는 빠듯한 생활로 살아가는 학생도 1천 유로짜리 베르너 팬톤 램프를 켜고 생활하기도 한다. 덴마크 사람들이 조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10월부터 3월까지 자연광을 보기 어려운 덴마크의 자연 조건 때문이다. 이 시기 동안 덴마크에서는 오후 3시면 해가 지고 내내 캄캄한 어둠이 이어진다. 해가 나면 덴마크 사람들은 마치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처럼 너도나도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쬔다.

가구 덴마크 사람들은 디자인 가구를 사랑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휘게가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공간이 집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교활동을 집에서 하는 덴마크 사람들은 집에서의 휘게를 좋아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유럽에서 1인당 가장 넓은 거주공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일화도 있다. 케흘러라는 브랜드에서 한정판 꽃병을 출시했는데, 이 꽃병을 사기 위해서 1만6천 명 이상의 덴마크 사람들이 온라인에 동시 접속했다. 꽃병은 순식간에 동이 났고, 웹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인해 작동을 멈추었다고 한다.

패브릭 날씨가 추운 북유럽에서는 니트 소재의 옷을 많이 입고, 실내에서도 반드시 양말을 신어야 한다. 이 때문에 차가운 느낌의 가죽보다는 따뜻하고 소박한 패브릭이 휘게에 가까운 소재다. 난로 앞에 앉을 때 덮는 담요 역시 따뜻한 느낌을 강조하는 기분 좋은 휘게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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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 라이프 실천법

식탁

 
함께할 때의 편안함을 식탁에서도 느낄 수 있다. 어떤 음식을 먹든지 편안하고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휘겔리한 최고의 음식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고기와 달콤한 디저트, 커피를 많이 섭취한다. 휘게는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건강한 유기농 음식보다는 달콤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들이 휘겔리하다.
 
단 음식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겔리한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케이크라는 대답을 많이 한다. 케이크 중독이 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그들은 단 음식을 많이 먹는다. 덴마크에서는 회의가 있을 때에도 케이크가 등장한다.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유럽의 사탕시장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 사람들은 1인당 연간 8.2㎏의 단 음식을 섭취하며 이는 유럽 평균 섭취량의 2배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커피와 차 덴마크 사람들은 커피를 많이 마신다. 따뜻한 차도 마찬가지다. 손에 따뜻한 차를 쥐고 있으면 향과 함께 위안을 얻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기 휘게가 있는 식탁은 단순히 먹는 음식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쾌감을 느끼는데, 특정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 더욱 큰 쾌감을 느낀다. 그 쾌감이 기억에 저장되어 그 음식을 더욱더 원하게 되고 그것들을 멀리하기 힘들어진다. 휘게는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덴마크 음식의 주인공은 주로 고기다. 구운 돼지고기나 오리고기, 두 가지 고기를 다 먹는다. 고기는 삶은 감자, 캐러멜소스를 얹은 감자, 뭉근히 끓인 붉은 양배추에 그레이비소스를 얹은 것이나 오이피클과 함께 먹는다.

슬로푸드 위안을 주는 음식은 슬로푸드가 대표적이다. 휘게 음식을 만드는 일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준비 과정 속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 목적이다. 가족이 함께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드는 것. 중요한 것은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그 과정이다.
 
 
휘게를 조금 더 원한다면?

사실 휘게라는 것이 집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산, 강, 바다 등 자연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고,
일하는 공간에서도 가능하다. 언제 어디에 있든 편안한 마음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 
 
옆에 있는 누군가와 혼자서도 휘겔리한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큰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시간은 그게 무엇이든 정서적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선사해준다.

캐주얼하게 휘게의 핵심은 편안함이다. 형식적이고 인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평소에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평소대로 행동하면 된다. 휘게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해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에서 집 근처의 공원이든 강변이든, 자연 속에 있으면 삶의 단순함을 즐기며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자연 속에 서는 아무리 평소에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도 편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현재 휘게는 현재다. 지금이 없으면 다음도 없다. 휘겔리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전화나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현재를 만끽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자체를 즐기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근무시간 중에도 덴마크 사람들은 휘게를 어떤 특정한 장소나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벽난로 앞에서 담요를 두르고 있을 때뿐 아니라 사무실에서 회의시간에 케이크를 한 조각 먹는 것도 휘게를 즐길 수 있는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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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휘게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

 
한국으로 온 덴마크 청년
에밀·서유민 씨 부부가 알려준 한국식 휘게
 
에밀 씨는 덴마크 사람이다. 2004년 봉사활동을 위해 한국에 왔다가 한국인 아내 서유민 씨를 만나 결혼,
지금은 서울 은평구에 살고 있다.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에서 나고 자라 휘게 라이프가 몸에 배어 있다. 항상 웃고 다녀서 동네에서는 ‘해피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에밀 씨와 꼭 붙어 있는 아내 서유민 씨 역시 휘게 라이프 전도사가 됐다.
 
 
은평구 증산동에 있는 에밀 씨와 서유민 씨 부부의 집은 아늑하고 포근했다. 따뜻한 조명이 기분 좋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패브릭으로 된 소파는 크기는 작았지만 앉는 순간 몸을 감싸줬다. 구석구석 이야기를 담은 소품들도 눈에 띄었다. 덴마크 남자와 한국 여자가 함께 사는 공간에는 빨간색 위주의 덴마크 소품들과 그에 어울리는 한국의 소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비싼 가구도, 텔레비전도 없는 거실이었지만 썰렁함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었다.

에밀 씨가 커다란 머그컵에 따뜻한 덴마크 차를 한 잔 내왔다. 커피와 차를 마시는 문화가 발달한 덴마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차가 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양손 가득 들어오는 커다란 머그잔에 가득 담긴 은은한 차 향이 공간의 따뜻함을 더 부각시켰다. 어쩐지 텍스트로만 접하던 휘게 스타일 체험공간에 온 것 같았다. 순식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부자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휘게’

“휘게의 본질은 ‘지금, 여기’예요. 편안하게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 그게 휘게죠. 벽난로 앞에 앉아서 양말을 신고 가족끼리 담요를 덮는 것이 덴마크식 휘게라고 하던데, 그건 덴마크가 추운 나라니까 그런 거죠. 한국은 바닥이 따뜻하니까 난로가 필요 없잖아요? 그런 형식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을 휘게 스타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해요.”

덴마크에서 나고 자란 에밀 씨는 그 누구보다 휘게 라이프가 몸에 밴 사람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에 대한 만족감이 휘게 라이프의 필수라는 것을 잘 안다. 억지스럽게 휘게 라이프를 강요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따라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그의 휘게 라이프에 대한 철학이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면서 무엇이 진짜 행복인지를 빨리 깨닫게 된 덕분이기도 하다.

“요즘 ‘휘게’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관련 책이나 리포트가 많아졌어요. 그런데 휘게의 본질과 다른 내용도 많아요. 예를 들어서 따뜻하고 안락한 양초와 조명, 니트, 벽난로 등의 이미지를 제안하는 건 반대예요. 넓은 집으로 이사 가고 비싼 가구를 살 필요도 없어요.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거예요.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 가지고 있는 것, 현재에 집중하면서 편안하게 시간을 나누는 것이죠. 한마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이요.”

부부의 집에 있는 가구를 비롯한 각종 용품들은 대부분 재활용품이다. 아니면 주변에서 선물 받은 것, 물려받은 것들이다.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많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에서 봤을 때, 물질적인 풍요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삶의 태도는 덴마크에 살고 계신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덴마크에서 평생을 사신 부모님은 휘게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저희 아버지는 의사예요. 한국에서처럼 덴마크에서도 의사는 바쁜 직업이에요. 매일 아침 일찍 7시 전에 출근해요. 점심시간은 30분이에요. 옆도 안 보고 열심히 일하고 3시에 퇴근해요. 집에 돌아오면 한 시간 정도 개인적인 휴식시간을 가지고, 저녁 식사를 준비해요.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러 갔다 와서 함께 요리를 만들어요. 함께 대화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차를 느긋하게 마셔요. 그리고 설거지를 하고 집 앞에 나가서 일몰을 봐요. 돌아와서 또 차를 마시고 편하게 쉬다가 9시가 되면 잠에 들어요. 덴마크에서는 9시 이후에는 전화를 안 해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존중하기 때문이에요.”

서울에 있는 부부의 일과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 교회활동을 비롯한 봉사활동, 통번역일 등을 하고 돌아와서 저녁은 집에서 함께 보낸다. 낮에도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서로의 일과를 공유한다. 덴마크인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서유민 씨는 세상의 모든 남편이 자기 남편 같으면 좋겠다고 한다.

“한국식 라이프스타일과 사고방식은 휘게에 비해서 딱딱해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잖아요. 남편과 함께하면서 정서적으로 굉장히 안정된 기분이 들고, 자존감도 높아진 기분이에요. 격식 없이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니까 정서적으로 안정된 기분이 드는 거예요.”

부부는 사람들이 행복이 뭔지 몰라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 없이 사소한 것 하나라도 감사하면서 살다 보면 감사한 마음, 행복한 마음이 절로 생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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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And Now

행복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에밀·서유민 씨 부부가 생각하는 행복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이다. 그게 휘게이기도 하단다. 항상 함께하는 사람과 행복을 보는 시각이 같은 것도 중요하겠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스테이블(Stable)한 행복을 생각해요. 1년에 한 번 고향에 갈 수 있으면,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다면, 유민은 축구할 수 있으면, 저는 책을 읽을 수 있으면 행복해요. 우린 둘 다 기독교 사람들이니까, 교회에 갈 수 있으면 행복해요.”

에밀 씨는 평소 일상의 소소함 중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얼마든지 많다고 말했다.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하겠다’는 조건부의 행복만 쫓는다면 절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지금은 힘들지만 꾹 참고, 나중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지’처럼 어리석은 생각도 없다. 지금이 없으면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행복할 수 없어요. 덴마크 사람들은 누구처럼 하고 싶다, 그런 말은 안 하는 것 같아요.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해요. 행복은 쟁취하거나 얻을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잖아요. 어느 순간 와 있는 거죠. 나에게 있는 것들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 행복도 누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유민 씨는 한국식 휘게 실천법이 뭘까 생각해봤다고 한다.

“군고구마나 붕어빵을 먹으면서 서로 웃음 넘치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휘게예요. 길거리에서 어묵 국물을 나눠 마시는 것도 휘게예요. 강가에서 아늑하게 릴랙스한 상태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 그것도 휘게예요.”

결국 휘게의 기본은 옆에 있는 사람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면 뭘 해도 행복할 수 있다면서, 그것이 휘게의 본질인 것 같단다.

“같이 함께 뭔가를 하는 것, 즐겁게 하는 것, 기분이 좋아지는 것, 이게 휘게예요. 행복해지고 싶다면, 함께 있으면서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대화를 단절하는 것이나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게임을 하는 것을 멈추는 일이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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