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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vs 약장수? 쇼닥터(Show Doctor)를 아시나요?

2015-06-25 15:44

글 : 임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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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방송에 출연해 “5년간 불임이던 사람이 유산균을 먹고 한 달 뒤 임신이 됐다”고 소개하고 홈쇼핑 채널에서 유산균을 판다. 의사 가운을 입은 전문가가 건강정보를 말해주는데, 어째 민간요법 수준인 경우가 많다. ‘쇼닥터(Show Doctor)’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일부 의사의 행태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TV 속 쇼닥터의 폐단과 잘못된 의학정보의 실태를 알아봤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건강이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최근 방송사들이 앞다퉈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의사들을 패널로 출연시키고 있다. 시청자로서는 방송에서 건강정보를 알려주면 좋은 점이 많다. 예약 잡기도 힘들뿐더러 어렵게 잡은 스케줄에 맞춰 진료실을 찾아도 10~15분 내외의 빠듯한 만남만이 허락됐던 전문의들이 넉넉한 시간 동안 본인의 전공분야에 대한 건강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니 유용하고 감사하다. 요즘은 예능적인 요소가 가미된 프로그램이 많아서 어렵고 전문적인 지식도 쉽게 배울 수 있으니 이것 역시 좋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건강 관련 아이템은 시청률을 보장받는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방송사마다 의학 프로그램은 기본으로 하나씩 가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파급력도 크다. 방송에서 언급된 건강관련 이슈는 하루만 지나면 사회 이슈가 된다. 백수오 열풍이 그랬고, 어성초와 효소 열풍이 그랬다. 컬러푸드·어성초·석류·홍삼 등 건강식품 시장과도 직결됐다. 

방송에 출연하는 의사들은 어중간한 연예인보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훈훈한 외모를 가진 몇몇 의사는 스타급 인기를 끌기도 한다. 방송에 나와 얼굴이 알려진 경우 향후 4~5년간 예약 일정이 빡빡하게 잡힌 케이스도 많다. 건강방송이, 의사가 만들어내는 서클은 이렇게 거대하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것에는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방송 중에는 잘못된 의학정보도 있었고, 전문의들이 하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의사로서의 임무보다는 방송인으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해 보였다.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최근 가짜 백수오 파동을 기점으로 이들에 대한 공분이 커졌다. 알려진 대로 가짜 백수오를 만든 제조업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백수오가 건강에 정말 좋은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거다. 정확한 정보전달을 한다는 방송에서 전문가라고 믿었던 의사들이 잘못된 건강정보를 내던진 셈이다. ‘방송이니까, 의사니까 당연히 믿을 수 있는 사실만 말하겠지’라는 시청자의 상식이 배신을 당했다. 자질 없는 의사, 쇼닥터가 문제였다.

의사라는 신분으로…

쇼닥터(Show Doctor)라는 말은 전문의라는 이름을 버젓이 내걸고,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시술에 대해서 과장하거나 근거 없이 이야기하는 의사와 의료진을 말하는 신조어다. 말 그대로 의사가 방송에서 쇼를 한다는 것으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에서 만들었다.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방송에서 전문의 행세를 하는 것도 문제였고, 의사들이 홈쇼핑 등에 출연해서 본인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문제였다. 

의협에서 쇼닥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일선에 있는 한 의사의 요구에서 시작됐다. 피부과에서 이식수술을 받은 한 탈모환자가 “방송에서 보니 어성초를 먹으면 된다는데, 왜 수술을 했느냐”고 컴플레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황당한 의사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피부과 학회에 건의를 했고, 의협에서 도와달라고 첫 번째 요구가 왔다. 

의협 측은 “쇼닥터 때문에 정도를 걷고 있는 전문의가 피해를 받고 있다”며 “의사 스스로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라고 판단했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의협은 쇼닥터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문제가 되는 의사들에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서 문제제기를 해놓은 상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민간요법을 통한 탈모치료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없음에도 의사가 출연해서 성공 사례만을 소개하는 등 일방적인 정보를 전달했다”며 징계를 결정했다. 

‘쇼닥터’의 대단한 활약상

현재 의사와 한의사들이 출연하고 있는 지상파 또는 종편 방송은 <생로병사의 비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비타민>(이상 KBS), <명의>(EBS), <건강토크쇼 맘스닥터> <체인지라이프 닥터&스타>(이상 OBS), <엄지의 제왕> <황금알>(이상 MBN), <닥터의 승부>(JTBC), <닥터 지바고>(채널A), <내 몸 사용설명서>(TV조선), <헬스플러스 라이프>(YTN), <건강매거진>(한국경제TV) 등 많다. 의료진이 고정패널로 나오기도 하고 주제에 따라서 초대되는 형식이기도 하다. 이들 방송에 출연하는 의사들 모두가 쇼닥터는 아니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행보를 하는 몇몇 의사들이 문제가 됐다.
 
쇼닥터들은 기본적으로 입담이 좋고, 친근하고, 호감이 가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평소 의학전문지식이 부족한 시청자 입장에서 강의식으로 들려주는 이들의 전문지식은 신뢰가 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이들의 말은 전문가로서의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자칫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에 상업성이 농후하더라도 검증 없이 받아들이기 쉽다. 이는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를 권하게 되는 악순환이 된다. 단순한 의학지식을 알려주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본인의 사업과 연관된 일이었고, 실력이 검증된 사람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것 역시 아니었다. 의사가 방송에 출연해 “5년간 불임이던 사람이 유산균을 먹고 한 달 뒤 임신이 됐다. 혈당도 조절된다”고 소개하고 홈쇼핑 채널에서 이 유산균을 팔기도 한다. 의사협회에서 거론된 사례를 중심으로 쇼닥터의 폐단과 잘못된 의학정보, 방송 실태를 알아봤다. 

사례1
어성초 발모제품 판매한 A원장

황당멘트
“물구나무 서기를 하면 후두부 동맥 혈류량이 5배 증가해 발모효과가 강해진다.”
“반신욕을 하면 모발색을 검게 할 수 있다.”
“탈모는 유전이 아니다. 탈모는 나이가 많을수록 고치기 쉽다.”
“어두운 곳에서 자면 머리카락 성장에 도움이 된다.”

그는 내과 전문의다. 종편의 동시간대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에 출연, ‘머리카락 회춘의 비밀’ 편에서 탈모에 효과가 있다며 어성초를 소개했다. 어성초차와 팩 만드는 비법을 알려줬다. 함께 출연한 한의사는 어성초가 발모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고 거들었다. 방송 이후 어성초는 마법의 약재가 됐다. 전국 약재상에 어성초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어성초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솟았다. 무려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문제는 다음이다. A원장은 자신이 만든 어성초 제품을 방송매체를 통해 홍보했다. 의학적으로 근거가 미약한 발모차·발모팩 등을 자가개발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했다.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 그는 스스로 만들어낸 건강정보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게 됐다. 

의사협회는 A원장을 중앙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방송에 출연해 근거가 부족한 어성초 및 하수오 등을 이용한 탈모치료에 관해 언급함으로써 시청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방송에서 한 그의 발언은 의학적으로 검증받았다고 볼 수 없다. 부정확한 의학정보를 확산시켜 방송출연을 통한 상품광고 효과를 노렸다. 전형적인 쇼닥터다.
 

사례2
유산균 제품 판매한 S원장

황당멘트
“유산균을 먹으면 혈당이 조절되고, 고혈압이나 류머티즘 약을 안 먹어도 된다.”
“불임환자가 한 달 만에 임신이 됐다.”

그는 자연치료 전문가다. 방송에서 유산균의 효능을 소개하면서 해독주스와 유산균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유산균이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유명세를 탄 그는, 진료 예약 스케줄이 2018년까지 꽉 찼을 정도로 방송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자신이 개발한 유산균 제품을 병원과 홈페이지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유산균이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과정에서 5년 동안 불임이던 환자가 한 달 만에 임신이 됐다는 등의 발언을 해서 문제가 됐다. 유산균을 먹으면 혈당이 조절되고 고혈압이나 류머티즘 약을 안 먹어도 된다는 등 만병통치약으로 소개했다. 

쇼닥터 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의협에서 사실 확인에 나섰다. S원장의 발언을 두고 대한내과학회·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안과학회 등에 의학 자문을 구했다. 자문 결과 “관련 임상연구가 부재하고 치료적인 의미가 없거나 과학적인 타당성이 결여됐다”는 공통된 의견을 받았다. 현재 의협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를 다룬 방송 내용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고, 해당 의사 회원에게도 협회 차원의 대응을 예견했다.
 



방송에 출연해 근거가 부족한 의학 사실을 전한 쇼닥터들은 의사로서의 자질이 논란이 된다. 

사례3 
신해철 위밴드 수술 집도한 K원장

황당멘트
“다이어트는 위밴드 수술로 간단하고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다.”

K원장은 화려한 입담을 뽐내던 쇼닥터였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다이어트 전문의인 그는 위밴드 수술 등 궁금한 다이어트 정보를 속속 집어줬다. 언변이 좋아서 그를 찾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시청자뿐 아니라 방송 제작진에도 그는 인기 닥터였다. 가수 신해철 사망 사건이 터지기 전 스카이병원 K모 원장은 한 TV 홈쇼핑 방송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직접 홍보하고, 종편의 한 프로그램에 2011년부터 고정 출연했었다. 건강보조식품 업체의 직원 교육에 직접 나섰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는 잘나갔다.
 
승승장구하면서 인기를 얻은 그에게 불행이 닥쳤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를 남겼다.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위밴드 수술을 그가 담당했다. 평소 다이어트 전문의로서 위밴드 수술 등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였던 그다. 이후에 일어난 일은 모두가 아는 대로다. 의료사고로 소송을 벌이고, 본인이 운영하던 병원은 문을 닫았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비만 수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했다. 방송에 자주 출연하게 되면 인지도가 높아지니, 환자가 늘어나 수입에 도움이 된다. 일부 의사는 돈과 유명세를 함께 얻게 되는 방송출연 섭외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한다.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는 의사들을 법적으로 제약할  수는 없는 것 이 현실이다. 

쇼닥터, 해결책은 없을까?
 

의사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의협에서는 먼저 의사들의 방송출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를 어기는 문제 의사들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며, 의협 회원의 경우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

의협은 방송출연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쇼닥터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의학지식 전달 차원에서 순기능으로 출연을 적극 장려하되, 최소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01 의사는 의학적인 지식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내용을 다뤄야 한다. 의학적인 지식이 왜곡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전달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기술하도록 해야 한다.

02 시청자를 현혹하지 않아야 한다.
의사가 의학상담을 할 때는 상담만으로 정확한 진단에 한계가 있음을 알게 하고, 시청자가 증상에 따른 상담 결과를 확진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사진·영상 자료 등과 함께 의학적인 설명을 할 때는 출처를 면밀히 파악하여 조작이나 가공이 없는 객관적인 자료를 사용해야 한다. 특정 체험사례를 다룰 때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반화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정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언급할 때는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내용 또는 의약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

03 방송매체를 의료인·의료기관·식품·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광고수단으로 악용하지 않는다.
방송에서 자신의 근무처·약도·연락처 등의 정보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 특정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명칭을 소개해서도 안 되고, 홈쇼핑 방송 등 광고관련 방송매체에 직접 출연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카페·블로그 등을 통해 방송출연 사실을 공개해서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해서도 안 된다.

04 의사는 방송출연 대가로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소정의 출연료 이상의 금품·간접광고 등 경제적인 이익을 요구하거나 제공받아서는 안 된다. 거꾸로 방송출연을 위해 방송관계자에게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서도 안 된다.

05 의료인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는 금한다.
학력, 경력, 전문과목, 전문의 취득 여부 등 자격사항에 관해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소개해서는 안 된다. 방송출연 과정에서 목적·내용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전문가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협 측은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면서 “상식적이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쇼닥터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징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홈쇼핑에 출연하지 말라 등의 권고를 내릴 자격이 의협은 없다. 홈쇼핑에서 전문가가 의학상식을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의사들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객관적인 근거를 중심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건강정보 프로그램 제작과정
<내 몸 사용설명서> PD에게 들었다!


방송에서 근거 없는 의학 진실을 알려준 쇼닥터는 분명 문제다. 의협에서 지적한 사례에 해당되는 의사들은 반드시 윤리적인 처벌을 넘어서는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놓쳐선 안 되는 것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건강 프로그램이 그렇게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으로 제작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건강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방송은 틀림없이 순기능이 많다. 

진짜 방송제작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말 많고 탈 많은 종편 채널의 건강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신정현 PD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처음 종편 채널이 생겼을 때 <닥터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기획했고, 지금은 <내 몸 사용설명서>를 연출하고 있다. 실제로 의협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자질 이하의 쇼닥터를 만난 적이 있는지, 출연 비용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하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상식 밖의 쇼닥터만 있는 것은 아니다”
Q 쇼닥터 관련 이슈는 잘 지켜보고 있는지.
의협에서 프로그램으로 보내주는 공문을 통해서 확인했고 내용도 잘 읽었다. 사실 많은 건강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은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방송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들의 주장이) 아쉽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정적인 생각이다. 우리 방송에서는 출연료를 드렸으면 드렸지, 한 번도 따로 제작비를 받은 적이 없다.

Q 최근 의협에서는 방송출연 의사를 위한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나도 읽었다. 그런데 항목이 인상적이진 않았다. 기본적이고 상식적으로 하고 있는 내용이다. 뭘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포인트가 없다. 접수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보였다. 기본적인 규정은 지켜지고 있는 편이다.
 
Q 프로그램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쇼닥터가 이슈가 되면서 건강방송 전반에 불신이 크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템 회의를 한다. 여름이면 ‘겨드랑이 살 빼는 것, 땀나는 것, 여자들은 예민하니까 관심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사고가 전개된다. 거기에 맞게 작가들이 자료조사를 시작한다. 인터넷을 뒤지기도 하고, 칼럼을 쓰신 선생님이나 방송에 출연했던 선생님들을 매치하기도 한다.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전문가 집단 툴이 생긴다. 우리가 고른 아이템이 앞뒤가 안 맞는 경우도 있고, 왔다 갔다 하기도 하는데 이때 전문가 선생님들께 자문을 구한다. 아이템의 진행 여부를 논의하기도 하고 ‘할 만하다’라고 결론이 나면 같이 정확하게 내용을 짜서 진행한다.

Q 출연하는 의사의 툴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대학병원 의사, 개인병원 원장, 한의사 등 다양한 그룹이 있다. 무조건 콘텐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잘할 사람이다.

Q 개인병원 원장의 경우 본인이 만든 건강식품 등이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병원 선생님을 우선시하거나 일부러 비율을 맞추진 않는다.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선생님들 중에는 그렇게 된 분들이 없어서 그 부분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 방송에 출연한 이후 본인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홈쇼핑에 나가는 것까지 우리가 제재할 수 없진 않을까?

Q 앞으로 건강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을 것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는 종편이라는 새로움을 잘 살렸던 것 같다. 공중파에서는 쉬쉬하던 것들, 이를테면 민간요법을 노출했다. 후발주자로 비슷한 폼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음식은 안 하고 싶더라. 나는 몸 쓰는 것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Q 건강 프로그램을 오래 만든 PD로서 앞으로 나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닥터 콘서트>부터 시작해서 오랫동안 건강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들었던 생각은 의학정보 자체가,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널리 퍼지지 않는다는 갑갑증이 좀 있었다. 의사들은 의사들끼리만 알고, 의료 소비자에게까지 그 정보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한의사협회와 민간요법 등도 각자의 이유가 있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는 풍토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 몸 사용설명서>는 기획할 때부터 정보를 폭넓게 공유하고, 맞는지 아닌지를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이건 맞다 틀리다가 아니고, 정보를 주면서 문제점이든 정보든 찾아가는 것이다. 시청자가 건강에 대해 주체적으로 폭넓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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