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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작곡·노래를 오가는 이루의 변주곡

2020-04-14 09:48

글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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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루가 드라마로 돌아왔다. 연기에 도전한 적은 있지만 사극은 처음이다. 작곡가로서의 활동은 꾸준하고 왕성하다. 최근에는 화제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결승전에 작곡가로 등장해 다시금 화제가 됐다. 연기와 작곡, 노래를 기본 축으로 이루는 본인의 삶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변주하는 중이다.
인터뷰 일정이 몇 차례 바뀌었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유동적이라 부득이했다. 5월 방영을 앞두고 있는 TV조선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 캐스팅된 그는 요즘 지방을 오가며 열심히 촬영 중이다.

이태원 작업실에서 만난 때는 <미스터트롯> 결승전이 방영된 직후였다. 이루는 참가자인 이찬원의 ‘작곡가 미션’에 작곡가 자격으로 함께했다. 삶이 고달픈 이들에게 ‘딱 붙어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신나는 트로트 곡으로, 이찬원의 구수하고 구성진 목소리와 어우러져 높은 점수와 호응을 얻어냈다. <미스터트롯>의 인기만큼이나 이 곡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음원 공개 이후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미스터트롯> 결승전이 화제입니다. 무섭더라고요. 오랜만에 시청률이 대박인 프로그램이 탄생해서, 잠깐 나갔는데도 불구하고 여파가 굉장하더군요. 역시, 시청률을 무시 못 하는구나 싶었죠.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다행인 것은 트로트가 다시 열풍이 되었다는 거예요. 저는 아버지가 트로트 가수시니까 이런 변화가 더 크게 와닿아요. 다행인 것 같아요.

이찬원의 ‘딱!풀’ 작곡가로 출연했어요. 어떻게 참여하게 됐어요? 아버지 곡 이외에 트로트 곡을 써본 적이 없어서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어린 친구가 트로트를 한다고 하니 어떤 스타일의 곡이 나올지 궁금했고, 어떻게 표현해줄까 궁금해서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에요. 평가가 좋아서 다행이에요. 뿌듯한 상태예요.

결과가 너무 좋습니다.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사이트를 섭렵했어요. 곡 작업 현장은 어땠고, 실제로 지켜본 이찬원은 어떤 가수던가요. 저도 <미스터트롯>을 쭉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찬원은 실력을 가진 친구예요. 나이에 비해서 대단한 성량을 가지고 있어요. 성량 자체가 다른 가수들에 비해서 셌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굉장히 착해요. 제가 미안할 정도로 착한 스타일이에요. 녹음할 때 어떻게 하면 될지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본인 편한 대로 부르라고 말해줬어요. 작곡가가 어떻게 하라는 게 아니라,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는 것이 답이라고요. 본선 무대에서도 잘 불러줬어요. 음원으로도 발매가 됐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좋습니다.

아버지가 부른 ‘김선달’에 이어 또 트로트 열풍에 일조를 하셨습니다. 트로트 선배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적어요. 예전에 방송하던 음악 프로그램 <가요톱텐>을 생각해보면 장르의 구분이 없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과 아버지가 순위 프로그램에서 경쟁을 했었으니까요. 오히려 그 시절이 가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지금 음악방송은 젊은이들의 노래가 전부인 것처럼 되어 있잖아요. 트로트의 꿈을 이어가려면 본인이 음원을 내야 하는데, 순위에 들지 못하죠.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트로트 열풍이 불고,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이 한 무대에 나와서 공연하는 자리가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봐요.

가수 이루로 데뷔했지만 지금은 작곡가로서 활동이 더 활발합니다. 제시, 아이오아이, 김재환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과 작업한 히트곡 보유자예요. 원래 음악을 작곡으로 시작했어요. 작업할 때 장르는 상관하지 않아요. 멜로디와 가사로 시작해서 살을 붙이고 테마를 잡아나가다 보면 어떤 장르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장르를 먼저 정해놓을 때도 있어요. 작업 스타일에 루틴이 없다 보니 곡마다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는 말을 듣는 것 같아요.

이루의 발라드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요. 앨범 계획은 없어요? ‘까만안경’과 ‘흰눈’이 대표적인 두 곡이에요. 센 노래들이다 보니, 이걸 대적할 수 있는 곡이 아니면 무섭더라고요. 별로라는 평이 나올 수 있잖아요. 그런 욕심 때문에 작업이 미뤄졌던 것 같아요. 인도네시아 활동으로 왔다 갔다 하고 연기도 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고요.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무대에 서고 싶은데, 앨범을 낸다면 ‘까만안경’과 대적할 만한 곡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간간이 드라마 OST 작업을 해서, 팬들은 그걸로 대리만족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까만안경’이 지금까지 의미 있는 곡이네요. (‘까만안경’은) 저 자체죠. 그 곡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할 정도예요. 잘 만났어요. 그때 좀 더 성의껏 불렀으면 어땠을까 욕심이 나기도 해요. 지금의 제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좀 더 분석을 한 다음 더 잘 부르고 싶어요.

최근 <복면가왕>에 출연해서 화제가 됐어요. 7년 만에 노래하는 무대에 섰어요. 연습할 때부터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가면을 쓰니 확실히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자리라 긴장도 됐고, 한편으로 그동안 잊혔으면 어떡하지 생각도 많이 했던 시간이었어요. 많이 떨렸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소감은 어땠어요? 공연이 하고 싶더라고요.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공연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멀티가 안 되어서,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것들 끝내놓고 구상을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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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사극 도전 <바람과 구름과 비>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이루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 표현한 것은 바로 드라마 촬영이다. TV조선의 새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 출연하는 그는 오랜만에 연기자가 됐다. 그의 네 번째 드라마이자 2017년 <당신은 너무합니다> 이후 3년 만의 작품이다. 연기 경험은 있지만 사극 출연은 처음이라 긴장과 설렘 속에서 준비하고 있다. 그는 요즘 충남 괴산과 경기도 용인, 안성 등을 오가면서 촬영에 푹 빠져 지낸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소감이 어때요? 5월 방영이라 아직은 여유가 있어요. 제  분야가 아니라서 긴장되는 건 당연한데, 작품마다 캐릭터가 다르다 보니까 재미있어요. 사극은 처음이라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까지 촬영한 결과는 제작진도 흡족해하셔서 다행이에요. 많이 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품의 어떤 점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나요. 처음에는 사극이라 고민을 했어요. 안 어울리면 어떡하지 싶어서요. 사극은 말투부터 다르잖아요. 그런데 또 사극이라서 좋기도 했어요. 한 번도 도전하지 않은 장르라,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배역을 모르는 상태에서 출연을 결정했는데, 다행히 멋있는 역할이라 좋았습니다.(웃음)

<바람과 구름과 비>는 조선의 역술가를 둘러싼 도전과 사랑, 왕위쟁탈전을 담은 드라마로 알려졌습니다. 본인이 연기하는 이하전 역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왕실의 종친이고, 야망가여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인물이에요. 실존인물이기도 하고요. 자신이 왕위에 오르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스타일이에요. 악하게 보면 악한데 또 선한 인물이기도 해요. 강단도 있고요.

사극 분장한 본인의 모습은 만족스러우셨나요. 갓을 썼을 때 느낌이 아버지랑 다른 느낌이었으면 했는데, 다행히 다른 느낌이고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웃음) 평소에 수염을 자주 길러봐서 낯설진 않아요. 다행히 정갈하게 잘 어울린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때요? 좋아요. 많이 기다리는 편도 아니고, 배우들이 편하게 촬영할 수 있어요. 많이 분주하지도 않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진행하는 팀인 것 같아요. 배우들도 편하게 해주세요. (박시후, 고성희, 전광렬 등) 명품 배우들이 나오니까, 현장에 가면 드라마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재미있게 잘 나올 것 같아요.

사극 촬영이 힘들기로 유명하잖아요. 산속 촬영, 지방 촬영이 많아서 겨울이 특히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요즘은 날씨가 풀려서 손난로 들고 다니면서 할 만해요. 사극의 장점이 한복을 입어서 옷 안에 뭘 넣어도 티가 안 난다는 거거든요. 게다가 제가 신분이 왕실의 종친이라 옷을 여러 겹 입고 신발도 짚신이 아니에요.

첫 사극인 만큼 준비도 열심히 하셨죠? 제 분야가 아니니까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누를 끼치면 안 되잖아요. 적어도 나로 인해 엔지가 나지 않아야 하니까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선까지는 가려고 해요. 다행히 현장에서 엔지를 거의 안 냈어요.

준비하면서 참고한 작품이 있어요? <관상>, <광해> 등 영화를 많이 봤어요. <바람과 구름과 비>는 명리학을 다루고 있어서 무당, 점쟁이 이야기가 나와요. 사주팔자로 왕을 만드는 이야기이다 보니 <관상>이랑 맥락이 비슷할 것 같아서 봤어요. 볼 수 있는 사극 영화나 드라마를 최대한 많이 보고 말투나 한복 입었을 때의 모습을 참고했어요.

평소 사극을 즐겨 보는 편인가요? 사극은 영화도 좋아하고 드라마도 좋아해요. 부모님들이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어쩔 수 없이 같이 봤어요. 오래된 작품이지만 <용의 눈물>을 재미있게 봤고요. 역사를 좋아해서 시대극은 다 즐겨 봤어요. 실제 있었던 일이 와닿고 좋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공부도 되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어떤 평가를 듣고 싶어요? 매 작품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이루가 연기를 하네”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중이 봤을 때 어색하지 않게 느끼시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것보다는 드라마가 잘되고 호평을 받아야겠죠.

연기자 이루의 목표가 있다면? 제가 연기를 늦게 시작했잖아요. 최고를 위해서 달리는 건 아니에요. 자신감을 잃기 전에, 조금 더 젊을 때 왕성하게 기록을 남겨놓고 싶어요. ‘조금 더 인기 있었을 때 더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면 지금 더 많은 스펙트럼과 커리어가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해요. 예전에는 음악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가려서 활동을 했거든요.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시작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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