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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유쾌함과 진지함 사이

2020-03-13 09:21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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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5할은 ‘형’이었다. (하)정우 형과 함께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클로젯>부터 (이)선균 형과 함께했던 예능 프로그램 <시베리아 선발대> 그리고 (정)우성 형과 함께할 차기작 <보호자>(가제)까지. 함께 배우의 길을 걷는 형들과 함께 나누는 모든 것이 좋은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본인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질주를 예고하고 있는 영화 <클로젯>에서 하정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김남길을 만났다. 드라마 <열혈사제>(SBS)로 작년에 연기대상을 수상한 이후 첫 작품이라 더 기대감이 높은 타이밍. 김남길은 딸을 찾아 나선 아빠(하정우)를 돕는,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역을 맡았다.

한국형 오컬트로 알려진 <클로젯>은 같은 대학 출신의 절친, 배우 하정우와 김광빈 감독이 처음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로 화제가 됐다. 김남길은 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친한) 두 사람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꼈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기회를 줄 수 있는 선후배가 함께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촬영장에서는 소외감이 없었다”고 말을 바로잡는 김남길의 화법은 유쾌함과 진지함을 잘 버무린 맛있는 요리 같았다.
 

영화 재미있게 봤나.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봤다. 현장 분위기가 코미디 찍는 분위기여서 내심 ‘공포영화로 보일까?’ 하면서 봤는데, 음악 들어가고 특수효과 맞춰서 보니까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영화가 쉽고 짧아서 좋았다. 감독의 입봉작이지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했다고 들었다. 초고 나왔을 때부터. 시나리오를 갖고 있던 윤종빈 감독(제작자)이랑 정우 형이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거창하게 모인 건 아니고, 우리끼리 조그만 회의실에서 이야기했다. “공포를 토대로 한 소재가 그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지 않은 소재이기도 하고, 잘 만들면 잘되지 않을까? 가자!” 하면서 시작했다. 그때부터 좀 더 시나리오 수정을 같이 했고, 캐스팅 관련부터 아역, 세트, 주술 등등 전체적 느낌이나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에 관해서 공유하고 함께했다. 배우가 연기만 하는 것으로 보면, 피디 개념으로 참여했던 것 같다. 이번 영화가 좋았던 것은 프리 프로덕션에서 회의를 완벽하게 하고 현장에서 콘티 그대로 찍었다는 거다. 사전 준비를 잘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평소 오컬트 영화는 좀 보나. 그런 걸 못 본다. 어릴 때 <오멘>이 재미있는 영화인 줄 알고 봤다가, 그거 때문에 아직도 엘리베이터를 타면 가운데 못 서 있는다.(웃음) 공포영화의 긴장감이 싫어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일부러 옆 사람에게 말을 시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 <클로젯> 참여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겠다. 정우 형과 작업하는 것이 기대도 됐고, 한편으로 영화가 다양성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 않나. 흔히 이야기하는 ‘될 영화’만 투자를 하고 만들다 보니 한정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윤종빈 감독과 정우 형이 한다니까 ‘그럼 나도 영화 부흥에 동참을?’ 그런 생각으로 참여했다.
 

# 쉼표와 웃음을 주는 캐릭터
대부분의 공포영화가 그렇듯 <클로젯>은 숨을 죽이고 인물과 사건의 동선을 따라간다. 자칫 너무 무겁거나 비현실적으로만 흐를 수 있는 구조에서 김남길은 쉼표와 웃음을 주며 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는 것도 김남길의 캐릭터가 그만큼 생명력을 가진 덕이다.

캐릭터 구상은 어떻게 했나. 장난기 많은 퇴마사다. 일반적인 오컬트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퇴마사라는, 전문 직업을 가진 사람을 현실성 있어 보이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평소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만화책은 상상의 영역이 많으니까, 만화적인 느낌에 현실적으로 땅에 발을 붙여놓는 이야기를 가지고 간다. 이번 작품에서는 <나루토>와 <유희왕>에서 손동작을 따왔다. 현장에서는 놀림을 많이 받았지만.(웃음)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특수효과 장면이 많아 놀림을 받으면서 연기했다. 피를 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손동작만 살려야 했다. 정우 형이 보고 “오, 대단하시네? 그럴듯해! 손은 괜찮은 거야?” 하면서 놀렸다. 주문을 외우는 신은 아무도 없이 혼자 촬영했다. 집중을 해야 한다고 핑계를 대면서, (스태프들에게) 귀신 들어올지 모르니까 나가 있으라고 말했다.(웃음)

애드리브 등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가 제법 있다. 의도였나. 웃길 거라고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보시는 분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계획된 것은 있었으나 웃기려고 만든 건 아니다.

본인 아이디어가 반영된 장면이 있다면? 콘셉트를 설정할 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다고 해서 팔에 문신을 넣었다. 편집이 되기는 했는데, 빙의가 되어서 몸이 뜨는 신이 있었다. 영화 <신과 함께>가 대사에 등장한 것은 현장 애드리브였다.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뭐라고 말하는 건가. 주술을 찾는 데 한 달은 걸렸다. 종교적인 것을 피하자고 해서 아닌 것으로 찾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렸다. 불편함을 주거나 종교적인 항의를 받을 수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 한번은 잘 찾았다고 한참 연습을 했더니 힌두교 주술이더라. 유럽권에서는 금기시되는 주술이어서 한국적인 것 안에서 짬뽕을 했다. 또렷하게 발음하지 않았는데, 결과물을 보니 그럴싸하더라.(웃음)

친한 형(하정우)과 촬영한 소감은 어떤가. 촬영장 밖에서 친했던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하면 평소 못 보던 모습을 볼 수 있어 당황스럽기도 하고 긴장감이 풀어질 수도 있는데, 정우 형은 현장이랑 밖에서 알고 있는 모습이 똑같았다. 심플하고 간결하다. 나는 뭔가를 표현할 때도 있고 못 할 때도 있는데, 형은 전체적인 것을 보면서 과하지 않게 하더라. 친한 형과 하는 작업이라서 어색하고 불편한 것은 전혀 없었다.

술도 자주 마셨나. 술자리를 좋아하는데 술을 못한다. 한 잔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호흡곤란이 온다.(웃음) 우유를 마시거나 소주잔에 물을 따라놓고 마시는데, 분위기는 잘 맞춘다. 내가 술을 못 마시는 걸 모르시는 분들은 “남길이는 술 안 취해”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정우 형은 술을 과하게 드시진 않는다. 아침에 걸어야 한다고 집에 일찍 들어가시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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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마음과 진정성
김남길은 본인의 매력이 ‘싼티’와 ‘촌티’라고 말했다. 연기대상 수상 이후 달라진 것이 있냐고 물으니, 유난스럽거나 허세가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김남길이 사람과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는 그저 친한 형과 함께하고 싶어서 작품에 출연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민낯도 공개하고,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한다. 사람들과 주고받는 진정성 있는 기운이 그에게는 참 소중하고 중요하다.

데뷔 후 첫 예능 출연이 신선했다. <시베리아 선발대>라는 이름으로 친한 동료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선균이 형 때문에.(웃음) 형이 “여행 갈래?”라고 연락이 와서 “좋죠. 언제 갈지 연락 주세요”라고 말했다. 방송을 보면 선균이 형이 “김남길이 낚였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내가 잘 낚인다.(웃음) 그런데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것이 로망 중 하나이기도 했다. 왠지 러시아라고 하니까 메텔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출연했다.

영화, 드라마가 아닌 예능에 출연한 소감이 어땠나.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지인들만 알고 있는 편안한 모습을 보여줘도 되나 싶어서.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카메라가 사방에 있어서 피할 데가 없더라. 처음 참가할 때부터 ‘꾸밀 수는 없다’ 하고 마음을 내려놓아서 편안하게 임했다. 무엇보다 함께 다녀온 배우들과 너무 돈독해져서 그게 좋았다.

연기가 아닌 본인의 실제 모습을 보니 어떻던가. <시베리아 선발대>의 내 모습은 다 새로웠다. 자연스럽더라. 사람들도 “너더라” 하고 말을 해줬다. 이게 작품을 보고 “너더라” 하고 이야기하는 것과는 온도차가 있었다. <해적>, <명불허전> 작품 이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는 내가 가진 부분을 극대화한 것이고, 예능은 자연인 김남길의 모습이었다.

이야기 들어보니 주변에 좋은 형들이 많다. 본인은 어떤 형인가. 동생들도 같은 방식으로 이끌어주려고 한다. 형들이 나를 봤던 것처럼 내가 친구들을 봤을 때 조급함을 가지거나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게 보인다.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어”라고 이야기를 해주면 위안을 얻는 것 같다. 나도 형들에게 배운 그대로 동생들에게 하게 된다. 형들이 나에게 위안과 어드바이스만 주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물어볼 때도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동생들에게 기대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형들 이야기를 많이 했다. 여배우와 작품도 많이 했는데, 누가 가장 호흡이 좋았나. <무뢰한> 때 기억이 엄청 좋았다. (전)도연 누나는 연기하는 재미를 알게 해준 분이다. 귀신같은 사람이라 내가 뭔가에 대해 연기적으로 고민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 도연 누나만큼 작품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배우를 본 적이 없다. 많은 조언들을 이야기해줬다. 예전에 누나에게 작품 할 거 있으면 제게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나만 좋았나 보다.(웃음)

40대다.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은? 아무 생각이 없다.(웃음) 예전에는 생각을 많이 하고, 10년 계획도 세우고 그랬다. 지금은, 마흔이 넘어가니까 시간이 엄청 빨리 간다. 예전에 형들이 했던 말을 요즘 실감한다. “남길아,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하루하루 좋은 마음으로 살아라” 하는 말씀들을 자주 해주셨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하루하루 좋은 마음으로 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다음 작품은 뭔가. 곧 촬영에 들어간다. 우성이 형이 감독으로 연출하시는 액션 누아르 <보호자>다. 형이 “시나리오 봤어?”라고 하셔서 “네 형! 좋던데요?”하고 들어가게 됐다.

형들 참 좋아한다. 배우가 어떻게 살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표현이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많이 부족하지만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진정성 있게 주변에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좋은 말 한마디의 기운이 크다. 술 마시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깨에 손 올리면서 “괜찮아” 하고 진정성 있게 이야기해주시면 같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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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jnhr  ( 2020-03-15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   반대 : 0
김남길 사람으로서도 너무 멋있어서 두배로 좋아요
  헤헤  ( 2020-03-13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5   반대 : 0
정말 연예인 별로 안좋아하는데, 김남길은 맡는 역할마다 너무 매력적이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ㅠㅠㅠ 인스타그램 운영해주세요 일상이 궁금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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