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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시윤이 ‘윤시윤’을 완성하는 법

2020-02-17 10:04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모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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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은 두 사람이다. ‘배우 윤시윤’과 ‘배우가 아닐 때의 윤시윤’. 그는 둘 사이 경계를 명확히 구분 짓고 각각 의미를 쌓는 중이다. 매 작품을 마지막 작품이라 여기며 자신을 쏟아붓다가도, 그 끝엔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건 그래서다. 두 삶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 그가 흔들림 없는 윤시윤을 완성해가는 방식이다.
윤시윤을 만난 건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가 종영한 지 나흘째 되던 날이었다. 마지막 방영일까지 촬영을 하고 연이은 공식 일정을 소화한 탓인지 두 눈이 벌개져 있었다. 피곤해서 어떡하느냔 염려에 그는 “최선을 다해 인터뷰하겠다”고 웃어 보이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단순히 ‘기자와의 만남이기 때문에’ 보이는 태도라고 여기기엔, 내놓는 답변마다 진심이 가득 묻어났다. 드라마를 마친 소감으로 시작된 대화가 ‘삶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자연스레 이어진 건 진솔히 답하는 그의 힘이 컸던 것 같다.

종영을 실감해요? 아직은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사실상 며칠 쉰 것뿐이고 잠만 자서요.(웃음) 언제 종영한 게 느껴지냐면 같이 출연한 배우들이랑 사적으로 만났을 때예요. 운동복이 아니라 매우 멋지고 예쁜 옷을 입고 봤을 때 ‘우와! 진짜 끝났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품이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어요. ‘동식’이는 객관적으로 너무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였어요.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잖아요. 그래서 그 역을 맡은 게 행복했고 즐거웠어요. 개인적으론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참 많다 보니 무리한 도전이 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구설 없이 잘 끝내서 다행이에요. 다만 ‘잘했다’고 하기엔 스코어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철저히 제가 책임지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스코어’라 함은 시청률을 얘기하는 건가요? 파급력이라든가 시청률이요. 시청률은 얼마나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렸냐 하는 지표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이번에 적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렸기 때문에 반성을 해야죠.

굳이 반성까지요? 제가 주인공이었으니까요. 그 역을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을 수도 있잖아요.

매 작품 스코어에 따라 반성해온 거예요?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해야죠. 그렇지만 그것이 저를 의기소침하게 하거나 부정적인 기운이 되진 않도록 해요. (작품이) 잘됐을 땐 들뜨지 않도록 자신을 냉정하게 눌러야 할 필요가 있고요.

적은 사람일지라도 그들은 극 중 동식과 윤시윤에게 좋은 평가를 내렸어요. 그러니까 감사한 거죠. 앞으로도 그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거고요. 다음엔 더더욱 열심히 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저는 엔터테이너잖아요.

<녹두꽃>에 이어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까지, 한 해에 두 드라마를 했으니 촬영 일정이 만만치 않았겠어요. 두 달은 쉬었어요. 어느 스태프들은 일주일 만에 또 다른 드라마 작업을 하는걸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인 부분에선 충분히 쉼을 했어요. 이전 작품에 모든 걸 쏟아냈고 새 작품에 다시 쏟아낼 정신력과 마음을 충전했느냐가 중요한 건데 아직까진 두 달 휴식으로 되더라고요. 만약 그것에 자신 없다면 (작품) 제안이 감사해도 고사해야겠죠.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곤 필모그래피가 참 꾸준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첫째론 제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해요. 예전에 이순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저희는 선택하는 직업이 아니라 선택받는 직업이니 그 본질을 잊으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선택받을) 기회를 제가 마다할 이유가 없죠. 그리고 또 쉴 수 없는 이유는 ‘성장’이에요. 쉬면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다른 훌륭한 배우들은 쉬면서도 자신들의 성장을 해내고 보여주던데 저는 그런 내공이 없는 것 같아요. 아직까진 작품을 해야만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배우 윤시윤의 어떤 점을 보고 계속 찾아주는 걸까요? 그걸 모르겠어서 모든 제안을 감사히 받고 검증을 해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10년 동안 줄곧 주인공을 할 수 있음에 너무 황송하고 감사해요. 늘 이게 마지막 주인공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해요. 한 번이라도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마지막일 수 있다, 늘 모든 걸 쏟자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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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이 ‘김탁구’라 부르면
나는 ‘김탁구’인 것

배우에게 있어 히트작은 양날의 검과 같다. 대중의 뇌리에 박혀버린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들이는 힘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윤시윤’ 하면 <지붕 뚫고 하이킥> 속 ‘준혁 학생’, <제빵왕 김탁구> 속 ‘김탁구’가 절로 떠오르니 말이다. 그래서 부담이겠거니 싶었다. 웬걸, 윤시윤의 확고한 답변들을 듣다 보면 ‘예단’이었음을 깨닫는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이 벌써 10~11년 전 작품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얼굴은 그대로예요. (웃음) 숍이 같아서요. 숍에서 잘해주셨던 것 같아요.

<하이킥>을 다시 보기도 해요? 그럼요. 근데 보고 있으면 힘들어요. 와, 내가 저런 연기를 하고도 살아남다니 다행이다.(웃음) 정말 부족함투성이죠. 한편으론 그 부족한 녀석이 대중들에게 무얼 드렸기에 지금까지 기회를 주시는 걸까 생각하면서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해요. 연기적인 기술을 업그레이드해나가야죠. 그 토대가 되는 건 <하이킥>, <김탁구>여야 하고요.

두 작품이 내심 부담이진 않을까 했는데 그렇진 않나 봐요. 부담은 되지요. 제가 아무리 ‘육동식’(<싸이코패스 다이어리> 배역)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저더러 ‘김탁구’라고 하면 김탁구인 거예요. 대중예술인은 스스로 정체성을 만드는 게 아니라 대중이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무리 멋있는 척을 해봐야 <1박 2일>에서 빙구 짓을 해, 그렇게 기억하신다면 저는 빙구인 거예요. 감히 제가 누군가에게 기쁨이나 감동을 준 순간이 있다면 그게 변치 않도록 노력하는 게 1번이니까요.

그 마인드를 기반으로 배우 생활 10년을 지나온 거고요? 그냥 최선을 다했어요. 요령 피우려 하지 않았고, 늘 절박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만 해온 사람이 절박했다고 말하니 공감이 안 되네요. 톱(배우)들은 작품에 들어가기 몇 개월 전부터 이슈가 되고 검색어에 오르내려요. 모든 엔터테인먼트 자본이 집중되기도 하고요. 저는 항상 그 뒤에 있던 사람입니다. 뭐냐 하면 지금 여기서 미끄러지면 안 되는 사람. 늘 무언가 불안했지만 다행히 운이 좋아서 이 자리를 유지하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물론 한 방에 떠서 몇십억씩 벌고 광고 찍는 사람들 보면 힘 빠져요. 근데 인간적 결함이 많은 제가 늘 절박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모든 작품을 목숨 걸고 해왔어야 했어요. 때론 서글프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스스로 혼내고 다독거리면서 온 것 같아 축복이더라고요.

대중에게 비친 배우 윤시윤의 이미지에 선한 느낌이 강한 건 그래서인가 봐요. 저는 선한 사람이 아니라 선하고 싶은, 바른 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바른 생활을 하는 배우가 멋져 보여서 그렇게 되려고 미친 듯이 따라 하고 코스프레를 하며 살아가요.(웃음) 실제론 그렇지 못한 제 면면을 느낄 때마다 자괴감이 들고 괴롭지만, 큰 바위 얼굴을 보면서 꿈꾸는 것처럼 살고 있어요.

이렇게 인터뷰 땐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내놓던 연예인들도 돌아서면 사건, 사고로 실망감을 주던걸요. 음, 저 같은 경우엔 (사건, 사고가 일어날 만한) 환경이 주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했던 거예요. 그래서 구설도 없었던 것이지, 대중이 보는 것처럼 또 기자님이 보는 것처럼 바른 생활을 해서라고 볼 순 없어요. 언젠가 제가 돈을 아주 많이 벌고 여자들과 연락을 하면서 술자리가 생기는 유혹을 쳐낼 수 있으려면 개인의 삶에 더 집중해야 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져야 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현재로선 그런 유혹을 완전히 뿌리칠 수 있을 거란 자신은 없어요.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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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가 아닌 일상도
소중한 이유

윤시윤은 배우가 아닌 시간에 두는 가치도 크다. 서른다섯의 윤시윤으로 보내는 일상도 삶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다.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이자,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하기 위한 준비다.

배우 윤시윤과 인간 윤시윤을 동일하게 보나요? 두 개가 같이 가면 되게 위험해져요. 아까 식당 아주머니가 “아우, 김탁구 씨 요새 텔레비전에 왜 안 나와” 하시더라고요. 드라마 끝난 지 며칠 안 됐는데.(웃음) 그렇다고 제가 그분에게 서운해할 건 전혀 아닌 거죠. 제가 각인을 못 시킨 거잖아요. 근데 그게 곧 ‘나’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우울해져요. 배우로서 그건 그거인 거고, 제 개인의 삶은 또 다른 거예요. 두 부분 다 알차게 살아가야 해요. 가끔 연예인으로서만 삶의 의미,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데 잘나갈 때야 좋죠. 대중에게 잊히면 나 자신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아요.

개인으로서 삶에 집중하기 위해 어떻게 한다는 건지 궁금한데요. 사진을 열심히 찍고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많이 다녀요.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만큼 똑같이 최선을 다해요. 개인의 삶에 집중할 때 불안함, 두려움이 비로소 해소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마흔 살의 저를 그려본다면 필모그래피를 더 쌓은, 돈을 더 잘 버는 모습보단 개인의 삶이 더 쌓여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적어도 가족들 사진은 내가 예쁘게 찍어줄 수 있고, 영어를 열심히 배워서 외국에 나가 그곳의 가치를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꿈꿔요. 부지런히 살아야 해요.

다독하는 걸로도 유명해요. 독서를 좋아해요. 특히 역사책이요. 학창 시절에 공부는 못했어도 역사 과목은 잘했어요.(웃음) 여행 갈 때도 그 나라 역사 배우는 걸 좋아해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촬영 전에 베트남에 운동을 배우러 다녀왔는데, 그때도 베트남 역사를 공부했어요. 역사에 흥미 있는 사람과 친구가 돼보고도 싶어요.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요. 결혼은 언제 하려고요. 일단 연애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애도 건너뛰고 결혼이라니요.(웃음) 이제 막 월급을 받았는데 언제 이건희 회장이 될 거냐고 하는 느낌이에요. 하하. 결혼은 아주 먼 일이 될 것 같아요.

연애를 하고 있을 거라 예상했어요. 제가 연애를 못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외롭다는 이유로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나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할 줄 아는 게 먼저 같아서요. 사랑은 뷔페 같아서 내가 두 가지 요리를 가져오고, 상대방이 두 가지 요리를 가져와서 큰 테이블에 네 개를 두고 나눠 먹는 거예요. 내가 배가 고파서 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도 배고프지 않을까요. 좀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해 밀도가 있는 삶을 살아갈 때 사랑할 준비가 되어간다고 생각해요.

상당히 객관적인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특히 연예인은 ‘자기 객관화’를 매우 심하게 해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너무 칭찬만 받으면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살게 돼요. 인간적으론 매력이 없는데 연예인으로서 좋은 얘기를 듣다 보니 괴짜,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그러다 인기가 떨어지면 외로워서 잊히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살아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Yes’라고 해줘도 스스로 냉정하게 바라볼 줄 아는 힘이 필요해요. 기분 좋은 말은 당연히 감사하고 갚아나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냉정할 줄도 알아야죠.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책을 써보는 건 어때요. 이전에도 들어본 얘기지만, 책을 쓰는 건 제가 더 재밌어졌을 때! 나이를 좀 더 먹고 지금 철저하게 싸우고 있는 방식이 무르익어서 위트가 추가됐을 때가 돼서야 청중, 독자는 제 이야기에 한껏 웃을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노잼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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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ㅂㅈㅅ  ( 2020-06-07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윤시윤 최고......
  헬로키티  ( 2020-02-17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6   반대 : 1
윤시윤 인터뷰는 깊이가 있고 대답이 전형적이지 않아서좋네요
       qwer  ( 2020-02-19 )  수정 삭제    찬성 :0   반대 : 0
XBUK4
  백만송이  ( 2020-02-17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5   반대 : 1
배우윤시윤의 연기가 시청장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람윤시윤이 멋진 진정성을 가지고 연기를 하기 때문인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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