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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문화, 이제는 중년이다!

#양준일 #송가인 #뉴트로

2020-02-11 10:10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뉴시스, <슈가맨3>,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미스트롯>, 어게인  |  글 : 강석봉 스포츠경향 엔터테인먼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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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감에 있어 ‘중년’은 쉬이 떠오르지 않는 세대였다. 흔히 말하는 2030세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가 유행해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중년층이 소비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가령 중년 팬들이 새 팬덤 문화를 주도한다든지, 중년의 연예인이 아이돌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파급력을 자랑한다든지. 이는 바로 ‘송가인’과 ‘양준일’로 설명된다. 트렌드의 한 축이 된 그들이 꾸려가는 이야기를 취재했다.
01 세대를 관통한 중년, 양준일

1991년은 ‘그’를 놓쳤지만 2019년은 ‘그’를 알아봤다. 전례 없는 신드롬의 주인공, 양준일이 그다. 날렵한 몸과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그 위로 눌러쓴 베레모와 품이 큰 정장 차림의 30년 전 양준일은 지금 봐도 멋스럽다. ‘탑골 GD’라는 별명이 꼭 들어맞는 당대 패션 피플이다.

양준일은 1991년 다소 생소한 뉴잭스윙풍의 데뷔곡 ‘리베카’로 대중과 처음 마주했다. 남가주 출신 교포 청년답게 그만의 패션 감각, 음악 취향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었다. 팬과의 소통 방식도 남달랐다. 28년 전 팬들에게 남긴 편지를 보면, 그가 1집 활동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잠시 한국에 왔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팬과의 전화통화였다.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 인사를 건네려 했지만, 돌아온 건 팬들 부모의 꾸짖음이었다고.

“(…)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제 전화가 방해될 것을 염려한 부모님들께 저는 불량소년이 되었으며 가뜩이나 못하는 한국말을 더욱더 더듬거리며 ‘잘못했습니다’로 수화기를 내려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현실을 실감하지 못한 저의 우둔함을 자책하며 부끄러워했습니다. 다행히 제 실수를 미처 깨닫기 전에 연락 된 몇몇 분들과 함께 자장면을 먹으면서 준비 중인 2집 앨범의 데모테이프를 같이 듣고 즐거운 오후를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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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급 스토리에 더해진 사람 냄새

가수의 복장 규정이 유난히 엄격하고 테마파크 입구엔 ‘양키 오렌지족 출입금지’ 입간판이 세워지던 시절이었다. ‘양준일 스타일’은 ‘변종’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그가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에서 회상한 과거엔 영어를 너무 많이 쓴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 금지를 당한 일도 있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다는 게 싫다”며 비자 갱신을 거부한 탓에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일화도 공개했다. 이후 달라진 외모로 ‘V2’라는 예명을 내세워 국내 연예계에 복귀하려 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공부방 영어 선생님으로 지내다 끝내 미국행을 택했고 <슈가맨3> 소환 전까지 플로리다 한식당에서 일했다. 그의 표현대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었다.

이러한 스토리는 양준일을 양지로 이끄는 데 큰 힘을 더했다.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 배척시킨 과거에 대한 일종의 자성인 셈.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유튜브 채널 <하재근TV 복세간정>을 통해 “한국 사회의 편협함이 그를 밀어냈다는 부채의식이 (대중에게) 있다. 이제는 밀어내지 말고 밀어줘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양준일을 “30년 먼저 온 게 아니라 범주가 다른 사람”이라며 “예나 지금이나 파격적이고 신선하다. 아저씨가 되어 나타났어도 여전히 파격적인 콘텐츠에 (대중이) 신선한 충격을 받아 신드롬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토리’만 있었다면 이만한 수준의 인기는 어려웠을지 모른다. 양준일의 인간미가 한몫했다. 독설을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는 시대에 그가 건네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위로와도 같다. ‘양준일 어록’이 따로 존재할 정도다. 그는 20대 양준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 “준일아, 네 뜻대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내가 알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어”라고 답했다. 경험에서 나온 담담한 조언이 누군가에겐 커다란 위로가 된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더 이상 원하지 않으니까 이뤄진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며 “내려놓는 것이 힘들었지만, 내려놓을 수 있으면 그로써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는 등 양준일다운 답변을 늘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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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국내 활동,
2월 중순 출간되는 ‘양준일 책’은…

양준일은 지난해 12월 31일 콘서트를 필두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콘서트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첫 번째가 “출간”이다. 그는 “양준일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게 뭔지 글로 표현하고 나누고 싶다”고 했다. 당시 발표한 대로 그는 자신만의 색이 담긴 ‘양준일 책’을 준비 중이다.

장르는 특정되지 않았다. 출판사인 모비딕북스 측에 따르면, ‘양준일의 생각’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화보사진, 스냅사진을 결합한 책이 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출간 날짜와 제목도 확정되지 않았다. 출판사 관계자는 “2월 초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중순에 출간하는 일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예상 판매부수를 묻는 질문에 “(수치로 답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예약판매 추이를 보고 초판 부수 등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집필은 50% 이상 진행된 상태다. 다만 양준일이 직접 집필하는 방식은 아니다. 웨딩 전문 잡지 편집장 출신이자 그의 오랜 팬인 ‘아이스크림(필명)’ 씨가 집필자다.

“아이스크림 씨는 어렸을 때부터 양준일 씨 팬이었고 계속 연락을 해온 분이세요. 지금도 양준일 씨를 많이 도와주고 있고요. 그분이 양준일 씨 이야기를 옮기는 형태로 책을 쓰고 있습니다.”

도서와 관련한 사진 촬영은 유명 포토그래퍼 김보하 씨가 맡았다. 권상우·손태영 부부, 이선균·전혜진 부부, 전지현 등 많은 톱스타들의 웨딩 화보를 촬영한 사진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양준일과 최근 진행한 촬영에 대해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좋은 작업을 했다”며 “사진을 찍는다기보다 좋은 만남이었던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 즐겼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그가 바라본 ‘피사체로서의 양준일’은 “좋은 사람, 순수한 사람”이었다.

양준일은 앨범 발매에 대해서도 확고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과거 냈던 앨범을 재편곡하고 녹음해 이를 실물 앨범으로 발매하려 한다”며 “내 예전 음반이 중고시장에서 고가로 팔린다는 이야길 듣고 너무 놀랐다. 예전 곡을 모아 재편곡을 해 팬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년의 추억이자 희망

양준일에게 향한 관심은 자연스레 그의 가족으로까지 이어졌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양준일’을 검색하면 ‘양준일 아내’, ‘아들’ 등의 연관검색어가 등장한다. 양준일은 5살 아들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쉬는 날 대부분을 아이와 걷는 데 보낸다고 했다. 조금 늦게 얻은 아이이다 보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유난히 소중하기도 하거니와, 보다 건강한 아빠가 되고 싶어서다.

“아이가 스물다섯이 되면 제가 일흔이 되거든요. 내가 그때 살아 있으려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야죠. 아들 쫓아다니는 게 제 취미예요. 저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아내는 양준일이 춤추고 노래하는 걸 <슈가맨3>에서 처음 봤단다. “메이크업이랑 헤어 하고 집에 가면 아내가 나를 못 알아보고 제 전화번호를 달라고 할 것 같다”는 그의 우스갯소리가 마냥 농담은 아니었던 듯하다. <슈가맨3> 제작진이 전한 녹화 당일 현장 속 아내는 “당신이 진짜 이런 사람이었구나.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멋있는 사람이었구나”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한편, 양준일은 ‘중년’이란 키워드에 따르는 편견을 허물었다. <슈가맨3>에 앞서 그를 더 일찍이 발굴한 건 대중. 양준일은 과거 음악방송을 스트리밍하는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가 방송가를 떠나게 만든 요소들이 오히려 그만의 정체성을 만든 셈이다. 중년을 떠올릴 때 같이 연상되는 ‘꼰대’ 이미지도 그에겐 없다. 주류 음악에 반하는 양준일의 모습은 ‘꼰대’로 대변되는 기성세대를 거부하는 젊은 세대와 맞닿아 있다. 그의 또래뿐 아니라 그보다 훨씬 어린 세대가 “양준일”을 연호하는 이유라면 이유일지도. 중년에게 그는 추억이고 희망이다. 이미 지나버렸을 거라 생각한 중년의 ‘한때’를 끄집어내 다시 빛낼 수 있을 거란 일종의 기대감. 중년 양준일은 그렇게 세대를 관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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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중년 팬덤의 중심, 송가인

<미스트롯>의 최종 우승자로 호명되고 1년도 안 된 지금, 송가인은 흔히 말하는 ‘톱스타’다.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 섭외 1순위는 당연하고 그가 모델로 나선 상품만 해도 벌써 여럿이다.

“항상 갈망이 있었어요. ‘언젠가는 나도 화보 촬영 하는 날이 오겠지?’ 하면서 혼자 포즈 연습도 많이 했어요. 이런 거 좋아하거든요.”

지난해 5월 <여성조선> 인터뷰 촬영 때 그가 했던 말이다. 이젠 화보 촬영 하는 날보다 조금이나마 쉴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 됐다. 출연하는 방송마다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려내니, 방송사 입장에서 ‘모시지’ 않을 수 없을 터. ‘시청률 요정’이라는 수식어가 괜한 게 아니다.

11월 MBC가 특별 편성한 송가인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는 동 시간대 시청률 2위를 기록해 그의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송가인과 연고가 있는 광주 지역에선 최고 시청률이 19.9%까지 올랐을 정도. 한 가수의 단독 콘서트를 주말 황금시간대, 그것도 지상파에서 편성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송가인은 하나의 브랜드가 됐으며 어느 곳이든 출연했다 하면 시청률을 보장하는 스타가 된 셈이다.

정통 트로트에 대한 대중의 갈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이후 트로트는 과거에 비해 애절한 감성이 많이 사라졌다. 댄스음악에 가까운 곡들도 많다. 그러나 송가인은 도리어 정통 트로트를 좇았다. 흥겨운 멜로디, 외적인 요소로만 어필하는 몇몇 가수들과 달랐다. 국악으로 토대로 다진 가창력은 중장년층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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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팬덤의 힘은…

단순히 ‘트로트 잘 부르는 가수’라고 하기엔 송가인이 트로트계에 불러온 바람이 거셌다. 10대의 전유물로 여겨온 일부 ‘팬 문화’에 중장년층을 이끌었다. ‘어게인(Again)’이라 불리는 송가인 팬덤이 바로 그들이다.

송가인이 나타나는 곳이라면 꼭 따르는 진풍경에서 어게인을 빼놓을 수 없다. 핑크색 옷차림을 하고 질서를 갖춰 움직이는 이들은 모두 송가인의 팬들로, 그를 응원하고 싶어 공연장을 찾는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러 오는 게 얼마나 특별한 일인가 싶겠지만 살짝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색이 확고하다. 가령 송가인이 눈앞에 있어도 어게인은 쉽게 다가서지 않는다. ‘인간 울타리’를 만들어 송가인의 이동을 직접 돕기도 한다. “내 가수를 절대 힘들게 해선 안 된다”는 게 그 이유다.

송가인의 팬들은 여느 ‘팬’들과 확실히 다르다. “저 없어도 모임을 열고 운동회를 한다. 제 사진을 식당에 걸어놓고, 지역별로 모여서 식사하는 모임도 있다”는 송가인의 말마따나 팬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지역공동체’ 같다.

그렇다고 올드한 시스템으로 팬 활동을 하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아이돌 팬덤과 마찬가지로 팬카페에 가입해 ‘등업’을 하고, 음원차트 순위를 높이기 위해 송가인 노래를 계속 재생하는 ‘스트리밍(스밍)’은 기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전북 익산에서 만난 송가인 팬들은 “스밍”, “아지톡”, “조공”을 너무 자연스레 이야기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 50세를 감안하면 신기할 따름이다. 그들은 ‘어게인’이 되고서 자신에게 찾아든 변화를 만족스러워했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감정에 설렐뿐더러 젊어진 기분까지 든다고. 오히려 자녀들에게 ‘요즘 단어’를 알려줄 때도 있더란다.

송가인 팬카페 어게인 공지사항에는 ‘스밍을 돌리는 방법’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스밍을 돌리는 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차트 1위에 올리기 위함이다. 회원 대다수가 스밍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이다 보니, 어게인은 아예 스밍법을 알려주는 오프라인 부스까지 운영한다.

응원 현장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도 있다. 송가인을 “송가인”이라고 부르는 대신 “가수님”, “가인님”, “송블리”라고 해야 한다. 반말도 안 된다. 더 흥미로운 건 상대 가수를 비방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내 가수만 띄워야 한다는 분들도 계신데 저희는 다른 가수도 함께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가수가 소중한 만큼 다른 가수도 누군가에게 소중할 테니까요. 그런 생각이 팬으로서의 덕목이 아닐까요?”

한 어게인의 대답에서 송가인 팬덤이 갖는 힘을 찾았다. 중년이라서 가질 수 있는 배려심이다.
 

입 모아 꼽는 ‘송가인 심성’

송가인의 인기 배경은 가창력에만 있지 않다. 그의 팬들은 꼭 ‘심성’을 치켜세운다.

“항상 무대에서 내려와 한 분이라도 더 악수해주려 해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우리 가수님은 타고나신 것 같아요. 늘 어르신들에게 깍듯하고, 당신이 더 춥고 더울 수 있는데 항상 저희한테 힘들지 않냐고 물으세요. 자연스럽게 나오는 인성이에요. 순발력도 좋아서 팬이 어떤 말을 하면 거기에 맞춰 바로바로 답해주시고. 그게 다 마음에서 우러난 말처럼 느껴져요.”

심성은 곧 친근감으로 다가왔다. 어르신 손을 붙들고 웃는 모습은 손녀와 같았고, 매니저 치과 치료비를 대주는 모습은 따뜻한 친구 같았다. <미스트롯> 다른 출연자들도 송가인의 인간성을 높이 평가한다. 정다경은 “가인 언니는 회식 끝나면 먼저 택시 타고 가라고 택시비를 챙겨준다”며 고마움을 표현했고, 정미애는 “가인이가 감동시키는 부분이 있다. 미스트롯 마지막 회 때 생일이었는데 먼저 케이크를 챙겨주더라”며 일화를 전했다.

오랜 터널을 나온 송가인의 성공이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데에는 이러한 모습이 한몫했다. 대중은 그의 노래에 위로를 받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은 성공에 대리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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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양준일
장기 흥행 레이스 되려면…

트로트 가수 송가인은 오디션을 통해 최고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잊힌 90년대 가수 양준일은 단 한 번 TV 프로그램 출연으로 ‘강제 소환’됐다. 서로 다른 장르의 노래를 하는 둘이지만, 이들의  ‘떡상’(‘가격 급상승’을 뜻하는 신조어)은 몇 가지 공통적 특징을 공유한다.

그 첫 번째는 ‘레트로’(과거 회귀적 지향성)적 문화 분위기다. 송가인은 TV조선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을 통해 스타가 됐다. ‘트로트’라는 올드 패션의 음악 장르에 새롭고 강력한 힘을 불어넣었다. 그의 인기는 단순히 노래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출연 프로그램마다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게 했고 송가인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양준일은 JTBC 프로그램인 <투유프로젝트-슈가맨3>를 통해 무대로 ‘강제 소환’됐다. 이 프로그램은 영화 <서칭 포 슈가맨>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잊힌 가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영화는, 그 가수들을 무대로 소환해 함께 추억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기획의도에 가장 맞아떨어진 가수가 바로 양준일이다.

1990년 초 반짝 인기와 함께 사라진 그는 미국에서 레스트랑 종업원으로 일했지만, <슈가맨3> 이후 다시 무대에 섰다. 사실 양준일은 과거 음악 프로그램 영상을 올려놓은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서 흥행의 전조를 보였다.

둘째, 이 둘의 팬덤은 40대 이상 연령대의 대중문화 향유에 새로운 지향점을 마련했다. 아이돌 팬덤을 방불케 하는 송가인의 팬들은 그녀의 콘서트 무대에 연분홍빛 의상을 차려입고 무리 지어 다닌다. 양준일의 팬덤은 그의 <슈가맨3> 출연 전부터 꾸려져 있었다. 미국에 있는 그의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그의 무대 복귀를 염원하며 꾸준히 방송 출연을 추동했다. 결국 <슈가맨3> 출연 후 폭발적 팬덤을 만든 모티프는 팬덤 스스로 이뤄낸 것이다. 돌아보면 송가인과 양준일 모두 ‘대중 픽’으로 인생역전을 이룬 대중스타다.

이는 ‘스타 메이킹’ 시스템이 변했음을 반증한다. 기획자가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대중의 기호를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토대로 스타를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이제 스타 만들기의 주체는 대중이 됐다. 무명은 오디션을 통해 깜짝 스타가 될 수 있고, 수십 년이 흘러 잊힌 스타도 멋지게 복귀할 수 있다.
 

2개의 ‘떡상’ 요소 & 3개의 ‘떡락’ 요인

그러나 ‘반짝’ 스타에겐 문화지체적 문제도 여전히 상존한다. 두 사람이 이 문제의 답을 찾는다면 장기 흥행 레이스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첫 번째 문제는 지인 비즈니스다. 이는 결국 팬클럽과 팬덤, 소속사와 골수팬의 경계를 없어지게 한다. 송가인과 양준일의 팬클럽은 누구랄 것 없이 팬덤 내부 갈등과 회계 부정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송가인과 양준일은 연차가 오래된 스타가 아니기에, 그 시행착오를 제대로 겪고 있다. 송가인의 경우 절친이 팬클럽 회장이고, 양준일은 오랜 팬이 그의 스케줄 관리까지 하고 있다. 지인이기에 따르는 장점도 있지만, 인맥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대규모 팬을 거느린 팬클럽에선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문제는 ‘댓글부대’로 전락한 팬클럽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부분은 팬클럽 내부 자정활동이 이어지면서 급속도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팬클럽의 ‘총공’(총 공격 명령)이라도 내려진 듯 ‘댓글부대’가 악플까지 불사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팬덤 내에서도 ‘악플’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나마 놀라운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히트곡이 없다는 아쉬움이다. 송가인은 최근 자신의 노래를 만들었고, 양준일은 저작권마저 관리 안 된 ‘리베카’ 등의 노래를 가지고 있다. 둘은 본인 노래보다 그들 스스로의 이름값이 앞선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둘은 가수라기보다 방송인과 예능인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송가인의 새 노래는 아쉽게도 론칭과 함께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소속사가 정해지지 않은 양준일은 팬들을 향해 음악 초대장조차 발송하지 못하고 있다.

가요판에 새 희망을 노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송가인과 양준일은 아직 기적의 소리를 제대로 울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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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카  ( 2020-02-12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3   반대 : 0
양준일님 저희 곁에 돌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좋은활동 기대합니다

가인님도 행복하세요




  159ph  ( 2020-02-11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7   반대 : 8
기자님 너나 잘하세요
  nabi2  ( 2020-02-11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44   반대 : 0
양준일님의 앨범노래들은 계속 듣고 있어도 질리지가 않아요.
새로운 앨범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응원합니다.
  jeong  ( 2020-02-11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38   반대 : 1
양준일님의 기적은 이미 시작됬습니다. 신곡만이 의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양준일님의 과거 앨범들은 지금들어도 유니크하고 귀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습니다.리베카만 있는게 아닙니다. 과거 앨범을 리마스터링중이고 새엘범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양준일님의 기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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