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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엔 ‘송가인’ <미스터트롯>엔 ‘○○○’이 있다

2020-01-30 09:39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TV조선 <미스터트롯>,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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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방송 3회 만에 분당 최고 시청률 19.9%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스트롯>이 5%대의 시청률로 출발해 마지막 회에 18.1%까지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 속도다. 매회 출연진 화제성도 단연 으뜸. 그래서 짚어봤다. <미스트롯>에 ‘송가인’이 있었다면, <미스터트롯>엔 ‘○○○’가 있다.
방영 전부터 화제성은 예고된 바다. 그룹 Y2K 출신 가수 고재근, 개그맨 김인석, 가수 JK 김동욱 등 이미 유명한 이들도 <미스터트롯>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보도된 당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미스터트롯> 관련 키워드가 오르내렸을 정도다. 기대만큼이나 첫 방송의 시청률은 12.7%로 나타났다. ‘송가인 신드롬’에 힘입어 ‘트로트 좀 한다’는 남성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며 들을 거리는 물론 볼거리까지 풍성해진 점이 한몫했다. 또, 트로트가 ‘성인 가요’로만 여겨지던 이전과 다르게 세대를 불문한 관심을 얻자 참가자 연령대 범위도 넓어졌다. 최연소 참가자인 9세 소년부터 45세의 최고령 참가자까지, ‘트로트는 성인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허물어지고 있다.
 

송해도 인정한 ‘리틀 박상철’,
최연소 참가자 홍잠언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의외의 실력으로 눈도장을 찍은 어린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꾸려진 ‘유소년부’ 참가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나이는 제일 어리지만, 남자 중의 남자”라고 자기소개를 한 뒤 ‘항구의 남자’를 완창한 홍잠언의 나이는 9세. 전 시즌을 통틀어 가장 어리다. 나이도 나이지만, 판정단과 시청자를 놀라게 한 건 나이를 잊게 하는 수준급 실력이다. 모든 심사위원이 홍잠언의 노래에 ‘하트’를 눌렀고, 장윤정은 “막내라서 하트를 준 게 아니다”라며 실력을 치켜세웠다. 조영수도 “천재다.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한 목소리, 음정, 박자, 컨트롤, 눈빛, 몸짓 무엇 하나도 부족함 없이 완벽하다”며 극찬을 보냈다.

그의 방송 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KBS1 <전국노래자랑> 평창군 편에 출연해 ‘항구의 남자’를 불러 최우수상을 받은 실력자다. 당시 송해가 붙여준 별명, ‘리틀 박상철’은 <미스터트롯>에서도 통했다.

홍잠언의 아버지가 KBS1 <노래가 좋아>에서 얘기한 대로라면, 홍잠언은 트로트가 좋아서 스스로 연습하는 아이다. 그는 자신의 꿈을 “나훈아, 남진 같은 가수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다. 결과적으로 홍잠언은 <미스터트롯> 예선을 통틀어 3위에 해당하는 ‘미’를 차지해, 가벼이 볼 참가자가 아님을 제대로 입증했다.

다른 유소년 참가자 중 11살 임도형과 13살 정동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임도형은 피자 빵을 맛있게 베어 물 땐 그 나이대 어린이 같다가도 무대에 오르자 성인 참가자 못지않은 가창력을 뽐냈다. “노사연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던 넉살스러움도 그만의 입덕 포인트다.

이미 SBS <영재발굴단>, MBC <놀면 뭐하니?>에서 얼굴을 알린 정동원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정동원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입은 상처를 트로트를 통해 덜어냈다고 한다. 그런 손자를 위해 할아버지는 집 옆에 음악 연습실을 손수 짓고 전국 공연장에 손자를 데리고 다니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정동원은 예선 무대에서 “할아버지가 폐암을 앓고 있어 많이 아프신데 (제가) TV 나오는 거 보여드리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16일 할아버지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정동원은 <미스터트롯> 녹화 도중 비보를 접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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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1·2위 격전
김호중 vs. 임영웅

노래만 불렀을 뿐인데 동영상 조회 수가 33만8000회(TV조선 유튜브, 1월 18일 기준)다. 임영웅은 ‘바램’을 부름과 동시에 화제몰이를 시작했다. 2016년 앨범 <미워요/소나기>로 정식 데뷔한 이후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2018년엔 단독콘서트까지 열었던 그다. ‘현역 가수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기라도 하듯 임영웅은 큰 기교 없이도 무대를 장악했다. 오히려 담백한 창법이 트레이드마크로 꼽힌다.

혼자서 자신을 키운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노래에 깊이를 더하기도 했다. 무대를 마친 그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며 “(노래 부르던) 중간에 어머니 생각이 났다. 이런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어 감사해 눈물이 난다”고 얘기했다. 임영웅의 진심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방송 직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됐다. 심사위원들 또한 “완급 조절이 수준급이다”, “진심과 내공이 느껴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는 예선 전체 2위인 ‘선’에 이름을 올렸다.

막강한 임영웅보다 더 막강한 ‘진’은 반전 트롯을 선사한 김호중에게 돌아갔다. 김호중은 예선 참가곡 ‘태클을 걸지마’를 노래하기에 앞서 오페라 아리아를 한 소절 불렀는데, 이는 그의 존재감을 제대로 새기기에 충분했다. 아리아를 소화할 때 과감히 토해내던 성량에 트로트 특유의 음색이 더해지자 반전의 트로트가 완성됐다.

김호중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어딘지 익숙하다. 10여 년 전 SBS <스타킹> 출연을 계기로 인생역전을 이룬 주인공이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성악가를 꿈꾸는 ‘고딩 파바로티’로 유명세를 탄 뒤, 독일 RUTC 아카데미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독일 유학을 거쳐 전문 테너로 활동해왔다. 그는 새 장르에 도전하는 이유로 “성악이 지겹고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었다”며 다부진 뜻을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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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어 반가운
김인석·천명훈·정승제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반가움을 안긴 참가자들도 있다. 스타 수학 강사 정승제가 그 대표다. 이투스와 EBSi에서 활동하는 그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수포자들의 구세주’로 불린다. 정승제의 참가 소식이 알려지자 10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아니, 생선(정승제가 자신을 지칭하는 단어)님이 왜 갑자기 거기서 나와?’ 그는 “‘수포자’라는 단어가 있다. 도전하지 않고 중간에 포기하는 학생들에게 ‘나도 좋아하는 음악에 도전할 테니 너희도 같이 도전해보자’고 말하고 싶었다”며 선생님다운 출연 계기를 밝혔다.

평소 그가 강의를 하면서 보여온 유쾌함은 방송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수포자들에게 해줄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건 개념이라고 얘기하는데 공식을 외우지 말고 왜 그런 공식이 나왔는지를 설명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그냥 제 수업을 들으세요”라는 깜짝 홍보(?)로 마무리했다.

<미스트롯>에 개그맨 김나희, 안소미가 존재했다면 <미스터트롯>엔 김인석이 있다. 김인석은 “웃기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노래는 웃기지 않겠다”며 이번 도전이 단순한 화제몰이가 아님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진실한 태도로 예선에 임했고, 심사위원인 진성으로부터 “노래가 상당히 매끄럽다. 김나희 씨를 겨냥하지 말고 장윤정 씨를 겨냥하라”며 호평했다. 장윤정도 “김인석은 평소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 출연한다고 해서 놀랐고 통과를 해서 놀랐고 이렇게 잘해서 놀랐다. 어디 가서 아들이라고 해도 자랑스럽겠다”고 칭찬했다.

천명훈의 도전도 의외라면 의외였다. 대중이 떠올리는 그는 예능인이다 보니, 트로트 무대 위 그는 뜬금포였다. 그러나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노래를 마친 후까지 그가 보인 모습은 이번 도전의 의미를 이해하게 했다. 그는 “많은 분이 예능인으로 기억한다. 이제는 가수 천명훈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는 바람답게 내내 진지했고, 예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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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더 유명하다,
가수 신인선·배우 이일민

본인보다 아버지 이름을 댔을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참가자도 있다. 가수 신인선과 배우 이일민. 신인선은 전 4선 국회의원 신기남의 아들이다. 그는 국회의원 아들이라서 받은 오명을 풀기 위해 <미스터트롯>에 참가했다고. 참가 이유를 호소라도 하듯 그는 ‘봤냐고’를 열창해 본선에 올랐다.

배우 이동준과 똑 닮은 외모의 아들 배우 이일민도 <미스터트롯>에 출전했다. 그는 ‘버터 보이스’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다소 느끼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만 가창력 면에선 불안한 음정을 지적받는 등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받아 들었다.
 

예선은 떨어졌지만…

본선 진출에 성공하진 못해도 화제성은 진출자 못지않은 이를 꼽자면 한이재다. 탈락이 확정됐음에도 ‘한이재’의 이름은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에 한동안 머물며 높은 관심도를 증명했다. 그는 예선에서 반은 남자, 반은 여자의 모습을 한 아수라 백작으로 분해 중저음과 미성을 넘나들며 놀라움을 안겼던 바다. 예상치 못한 캐릭터에 모든 심사위원이 탄성을 질렀고 ‘올하트’가 예상됐지만, 최종 결과는 탈락. 노사연이 푹 빠져 노래를 듣다 미처 하트를 누르지 못해 예비합격자가 됐기 때문이다. 노사연은 한이재가 노래를 마친 뒤 곧장 하트를 눌렀으나 규정상 소용이 없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노사연이 심사위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한이재는 탈락 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말 과분하게도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향후 꾸준한 가수 활동을 예고했다.

수려한 외모로 <미스터트롯> 센터 자리를 채웠던 차수빈도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회자됐다. 그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마음속엔 4대 빈이 있다. 원빈, 현빈, 박현빈 그리고 차수빈”이라며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곧이어 ‘당돌한 여자’로 집중도를 높이는 듯했으나 치명적인 가사 실수로 본선 진출엔 실패했다. 그는 2018년 ‘두 번 사랑’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현역 가수다. 가수 이전엔 야구선수로 활약했으나 부상 탓에 배우로 전향한 뒤 가수 활동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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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중단될 뻔?
제작진이 전한 <미스터트롯> 비하인드

<미스터트롯>은 1년가량의 제작기간을 거친 끝에 첫발을 내디뎠다. 제작진에 따르면, 짧지 않은 준비 기간이었던 만큼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더란다.

홈페이지 지원 접수를 시작한 직후 1만5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지원서를 받는 계정이 다운됐다. 더불어 유선상으로 이뤄진 지원 문의도 폭주해 전화 업무가 마비되는 등 제작진 측은 “제작 중단 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닥뜨렸다”고 회상했다.

해당 문제는 계정 확보 및 지원 기간 연장으로 해결됐지만, 이후 신청자 모집 요강과 관련한 항의 전화도 쏟아졌다. ‘나이 제한 45세 이하’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미스터트롯>은 트로트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트로트 가수’를 찾는다는 취지라, 중년층까지로 나이 제한을 두게 됐다. 지원자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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