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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발라드1] 적적한 울림의 목소리 정동하

2019-11-06 09:01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뮤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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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더 걷고 싶은 계절이다. 적당한 바람이 뒷목을 지날 때 전해오는 청량감이 좋아서.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가을 향’이 벌써 아쉽다. 만추에 접어든 이맘때, 발라드를 더해 가을을 오롯이 느껴보는 건 어떨지. 가을 하면 떠오르는 발라드 가수들을 만났다. 아울러 가수 이현우, 음악평론가 임진모에게 ‘가을 감성’을 대표하는 국내 발라드곡과 팝송을 추천 받았다.
“가을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검색했더니 정동하 씨 영상부터 나오더라”는 기자의 얘기에 그가 입꼬리를 올리며 화답했다.

“아,(웃음) 얼마 전에 가을 특집을 해서인가 봐요.”

최근 방영된 <불후의 명곡> 추남추녀(秋南秋女) 편에서 최종 우승한 덕인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그의 말마따나 <불후의 명곡>으로 더욱 유명해진 가수다. 노래마다 원작자의 뜻에 자신의 감정을 더해 불러서일까. 정동하에겐 ‘최다 우승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노래로 남을 가장 많이 이겼다’기보단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목소리, 가수’라는 의미에서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들이 투표한 결과이니 그 의미가 맞다. 그러나 정작, 여전히 보컬을 찾는 중이라고 말하는 그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목소리예요. (웃음) 전 아직도 제 보컬을 연구하고 있어요. 음악으로 많이 다가가고 싶어서요. 제 이름, 얼굴은 많이들 알아보신다고 해도 제가 했던 노래 중에 히트한 게 많지 않거든요. ‘생각이 나’, ‘운명 같은 너’ 등이 있지만 활동한 세월에 비하면 많은 편이 아니에요. 정말 사랑받는 노래를 많이 내고 싶어요.

15년 경력의 가수가 목소리를 연구할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음악에 저를 맞춰오다 보니 특정 보이스를 못 찾은 거죠. 저한테 음악을 맞추려면 ‘정동하’ 위에 ‘음악’이란 옷을 입어야 하는 건데 지금까진 음악이 몸이고 제가 옷이었어요.

언제쯤 몸이 될 것 같은데요? 그게 참 아이로니컬해요. 옷으로 사는 삶도 좋았거든요. 지금 제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몸이었다면 자신은 변화할 생각을 안 하고 고여 있는 물처럼 지루해졌을지도요.

목소리 연구는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대화 소리, 음악 소리, 바람 소리, 방금 지나간 차 소리. 이렇게 일상에서 들리는 소리에 우리가 반응하잖아요. 아주 자연스럽게. 그러니까 제 소리도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그 자연스러움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걸 연구하고 있어요.

나이 듦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가 목소리에도 생기지 않겠어요? 저 같은 경우엔 소리를 분석하면서 발전해왔어요. 그건 인위적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음, 예를 들어서 성냥갑을 툭 던져요. 그때 펼쳐진 모양은 자연스레 만들어진 건데 제가 하나하나 움직여서 그 모양을 만든다고 치면 분명 차이가 나요. 아주 미세한 차이여도 우리 눈이 받아들일 땐 느낌이 다르죠. 소리도 마찬가지예요. 이젠 정말 음정과 박자를 떠나 이 노래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담아야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폴킴 씨랑 부른 ‘사람이’가 참 자연스럽던데요. 진솔한 마음을 담은 노래죠.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길 바랐어요. 오랜만에 들어도 좋은 노래. 폴킴은 곡을 정말 잘 쓰고 자기 안에 있는 진짜를 보여주는 친구예요. ‘이걸 어떻게 잘 팔지?’가 아니라 더욱 진솔하려 해요. 목소리도 참 좋고. 지금도 잘됐지만 더! 더! 더! 잘될 친구라고 생각해요.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아주 빛나는 걸 갖고 있어요.

이별, 사랑 노래를 주로 하는 이유가 있는지. 되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노래를 내고 싶은 욕심이죠.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도 한데 아, 물론 수록곡 중에는 많아요. 강아지를 떠나보냈을 때의 그리움, 팬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곡들이요. 얘기하고 싶은 것도 많고 쟁여둔 곡들도 많아요. 앞으로 더 들려드릴게요.(웃음) 최근엔 인생이 불꽃놀이 같다는 이야기도 써보고 싶어졌어요. 인생이 너무나 짧아서 밤하늘에 퍼지는 불꽃놀이 같다고. 뭐랄까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서 시간에 베일 것 같은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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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위가 단 한 번도 권태롭지 않았던 이유

‘정동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어딘가 적적한 울림이 몰려온다. 슬픔인데 또 한편으론 위로인 듯한. 가을날 바람에서 오는 특유의 향 같다. 15년 넘게 농익은 그의 목소리가 주는 힘이다. 또, 발걸음을 억지로 서두르지 않는 그만의 철학에서 오는 단단함이다.

본인의 노래는 어떤 사람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엔 삶에 깊은 굴곡이 있으셨던 분들이 특히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한 팬분이 “이 삶을 끝내려다 동하 씨의 음악을 듣고 힘내서 살고 있다”고 하셨어요. 노래 부르다 가끔 ‘이따 뭐 먹지?’, ‘이거 틀리면 안 되는데’ 생각할 때가 있었는데,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선 ‘아, 내가 마음을 다해서 불러왔던가’ 싶더라고요. 나의 한 호흡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절대 허투루 하지 않으려 해요.

요샌 가벼이 뱉는 목소리가 인기 있는 것 같아요. 패션이 돌고 돌듯, 우리가 선호하는 음식 메뉴가 바뀌듯 그런 거겠죠. 아무리 좋은 거라도 거기에만 치중하다 보면 다른 그리운 때가 오잖아요. 담백한 목소리가 선호되다가도 분명 어느 순간 기교 많은 목소리가 각광받을 수 있어요. 결국 돌고 도는 거라 생각해요.

그런 트렌드가 신경 쓰이던가요? 신경 쓰이지만 너무 따라가려 하지 않아요. 현 시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좋은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본인이 생각하는 가수로서 무기, 강점이 있다면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무대에 섰는데 단 한 번도 일로 느낀 적 없다는 것?(웃음) 아무리 피곤해도 일로 느껴지질 않더라고요. 무대에 오르면 제가 무언가에 올라타는 느낌이 들어요. 무대의 흐름, 에너지에 올라타서 같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게 제 강점이에요.

그 정도로 무대를 좋아하면 무대가 아닌 곳에선 어떡하죠. 무대 밖에선 무대가 그리워지게 하는 데 집중해요. 전력투구만 하면 너무 힘든 때가 오잖아요. 앞만 보고 미친 듯이 달린 만큼 물러나야 할 때도 올 것 같고. 저는 무대 위가 너무 행복해도 극도로 쏠리지 않고, 무대에서 열심히 했으면 그 밖에선 무대를 그리워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평소엔 음악과 관계없는 것들을 많이 해요. 자동차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하고, 영화도 많이 보고요.

무대가 권태롭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네요. 돌격형으로 갔다면 스트레스가 생겼을 것 같아요. 스스로 무대에서 아쉬웠던 부분,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걸 느끼는 게 좋아요. 지금 제가 1에 서 있다면 곧장 10으로 가기보다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고 싶어요. 일부러 늦게 가겠다는 건 아니에요. 제대로 소화하면서 행복한 게 좋아요.

그런 생각대로라면 정동하 음악의 오늘과 어제는 확실히 다르겠어요. 성장하는 부분도 있고 쇠퇴하는 부분도 있어요. (활동) 초기 음악들을 들으면 그때 톤의 장점이 분명 있어서 다시 구현해보려고도 해요. 발음은 안 좋았어요. 앞쪽으로 소리를 가볍게 툭 던지는 걸 좋아했거든요. 발음도 살리고 그때 톤도 찾아가겠다는 목표를 이룬다면 발전된 모습일 거예요. 어쨌든 즐겨야죠. 즐기는 게 가장 강한 거라잖아요.

정동하가 권하는 ‘정동하 노래 듣는 법’을 묻고 싶어요. 아주 어릴 때 커피숍에서 이별을 하는데 이승철 선배님의 ‘오직 너뿐인 나를’이 흘러나오는 거예요. 그 순간 들린 그 노래가 잊히질 않아요. 제 노래도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듣다 어느 순간 각인되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들으세요.(웃음)

마지막으로, 가을에 만났으니 본인 노래 중 이 계절과 어울리는 곡 추천을 받을게요. 어… 그러면 이번 신곡(웃음) ‘이별을 노래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남성분들, 노래방에서 한 번은 다 불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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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 5년차팬  ( 2019-11-12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한사람의 호흡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말에 더욱 더 진심을 다하는 정동하님, 정말 멋진가수네요.. 감동입니다∼!
정동하님, 제겐 누구보다 빛나는 밤하늘의 달같으신 분 입니다. 달빛보며 위로를 받고 제마음을 달래거든요. 태양이 되려 하지 마세요! 지금 그자체로 아름답게 빛나는 그윽한 달 같은 모습이 당신의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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