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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얼굴을 팔뚝에 새긴 이유 지연수·일라이

2019-10-18 10:39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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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남편과 아내 이상의 존재다. 열한 살 나이 차가 불러온 곱지 않은 시선은 오히려 부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둘의 표현 그대로 “강한 끈”이라는 아들도 생겼다. 6년 차 연상연하 부부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견고해 보인다.
화려한 외모의 부부다. 외모도 외모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와 레이싱 모델의 조합은 흔한 말로 까탈스러울 법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러나 예단이다. 첫 인사를 건넨 순간부터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까지 내내 배려 섞인 어투와 태도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6년 차 부부 나름의 공식이랄까. 조곤조곤 답하는 아내 지연수에 맞춰 차분히 얘기를 이어가는 남편 일라이의 모습에선 안정감마저 전해졌다.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이하 ‘동치미’)에 나와 털어놓던 부부의 일상 그대로다.

일라이 씨는 ‘유키스’ 멤버로 익숙한데 어떻게 지내고 있었어요?
일라이 얼마 전에 이전 회사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로운 소속사를 만났고 유키스 활동은 끝났어요. 최근에 목 베개 광고도 찍었고 해외 진출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이전보다 더 편해진 것 같아요.
지연수 사실 남편이 <살림하는 남자들> 이후로 2년 반 정도 스케줄이 없었어요. 아이 아빠나 남편으로서 이미지가 강해지다 보니까 아이돌로서 모습이 퇴색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부분이 컸거든요. 다른 멤버들도 생각해야 됐고요.

연수 씨는 레이싱 모델 활동을 안 하시는 건지.
지연수 레이싱 모델 중에 저처럼 아이와 남편이 공개된 경우가 많지 않아요. 너무 공개가 돼서 아무리 멋진 자동차 옆에 서도 패밀리카 느낌을 주거나 아이 엄마를 떠올리니 저 스스로 더 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게임쇼에서는 전사, 요정 캐릭터를 연출해야 하는데 엄마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지잖아요.
일라이 제가 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어요. 현장에 놀러 갔다가 의상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사람들이 밑에서 사진을 찍으면 자칫 위험한 사진이 담길까 봐 불안했죠. “내가 너 먹여 살릴 테니까 그만 은퇴하자!” 했어요.
지연수 하필 신랑이 온 곳이 가장 파격적인 의상을 입는 쇼였어요.(웃음) 유니폼이 되게 신경 쓰였던가 봐요. 제가 경기장엔 못 오게 했었는데 거기 왔으면 또 다르게 느꼈을지도 모르죠. 가장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늘었겠어요. 6년 차 부부는 어떤 느낌이에요?
지연수 눈빛만 봐도 다 알아요. 서로 싫어하는 걸 안 하려고 하고. 상대가 기분이 안 좋은 것 같다는 오라가 느껴지면 알아서 피해 다녀요.(웃음) 애 돌보는 것도 각자 컨디션을 파악해서 도와주려고 해요.

다툼이 없나 봐요.
일라이 싸울 수가 없어요. 다툼이 생긴다 해도 아내가 말을 워낙 조곤조곤하게 해서 제가 그 톤에 소리를 지르면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으음, 그래~ 무엇무엇 했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싸움이 되려다가도 바로 끝나요. 아, 아이 키우는 부분에선 의견 차가 좀 있어요. 굳이 따지자면 그때 다퉈요. 저는 애가 다치면서 위험한 걸 깨달아야 한다는 주의이고 아내는 반대예요.
지연수 물론 여기에 부딪히면 아프다는 걸 인식하는 건 좋은데 일단 아이가 다치면 아휴. (아이가) 겨우 네 살인데 뭘 경험하고 다쳐봐야 안다고 하는지 남편이랑 그건 안 맞아요.

두 분 다 말투가 굉장히 차분해요. 연수 씨는 유난히 그렇고요.
지연수 남편은 원래 공룡처럼 뿜어내는 스타일이에요. 저희가 연애한 기간까지 합하면 9년인데 초반에는 자주 싸웠어요. 같이 소리도 막 지르고. 근데 저한테는 그렇다 쳐도 남편이 밖에서도 그런 식으로 하면 그게 성격이 되어버릴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목소리를 더 작게 냈어요. 그러면 남편도 “안 들려!” 하다가도 안 되겠다 싶은지 본인도 한 템포 늦추고 목소리도 낮추더라고요. 지금 굉장히 좋아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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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한 살 나이 차의 무게는…
말하는 속도와 톤을 맞춰가며 사랑한 시간이 9년째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당시 일라이는 갓 스무 살이었고 지연수는 막 서른을 넘긴 때였다. “이 사람의 시간엔 내가 늘 있었기 때문에 외롭지 않았다”라는 아내의 회상대로 서로에게 끔찍했다. 그러나 ‘호감’으로만 교제를 결심하기에 나이 차는 상당한 문턱이었다. 혹자들이 부부를 여전히 불안정하게 바라보는 데도 한몫한다.

일라이 씨 어머님 허락 이후에 교제한 걸로 알아요.
지연수 나중에 저희가 사귀는 걸 부모님이 아셨을 때 속상해하시는 게 싫었어요. 관계가 동등해야 감정이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어머님이 모르시는 상태에서 사랑을 하면 남편에게 다 맞춰줘야 할 것 같은 거예요. 나이가 훨씬 어린 친구라는 이유로 내가 이 사람 부모님께 미안한 감정이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잘못을 해도 그저 괜찮다고 할 것 같고, 그게 싫더라고요. 어머님이 저를 몇 번 보시더니 “너라면 괜찮겠다”라고 하셨죠.

정작 당사자들은 부모님 허락하에 시작한 관계였지만 좋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일라이 일단 ‘부부’라고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어요. 심지어 아내랑 같이 방송을 하는데도 ‘여자친구’로 여기는 분들이 많았어요.
지연수 남편이 되게 대단한 남자고 저는 부자인 남자와 도둑결혼을 한 것처럼 생각하시기도 하고요. 사실은 그게 아닌데 말이죠. 마트를 가면 모르는 분들이 제게 오셔서는 심한 말씀도 하셨어요.
일라이 마트에서 한 중년 여성분이 와이프에게 “아이고 어린 남편을 둬서 나중에 바람피우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하셨어요. 제가 옆에 있는데도.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그런 말을 자꾸 들으니까 와이프가 불안할 것 같아서 와이프 얼굴을 팔뚝에 문신으로 그렸어요.
지연수 솔직히 저는 안 불안해요. 하하. 저 문신을 110만원에 하고 왔다기에 그게 더 열 받았어요.(웃음) 어쩌면 신랑은 ‘더 이상 우리를 건들지 마라’라는 뜻에서 문신한 것도 있어요. 제가 애를 가졌을 때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신랑 쪽 먼 친척분들 중엔 아직도 저희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분들도 계세요. “너희는 헤어질 거다”, “헤어져라” 하시고요. 자꾸 오해하시는 게 아이돌은 돈을 잘 벌고 많을 거라고.(웃음) 제가 지금까지 번 돈, 갖고 있던 돈, 심지어 친정까지 남편에게 투자한 상황이에요.

친정이요? <동치미>에서 일라이 씨가 처가댁 도움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울던데.
일라이 장도 못 볼 정도로 사정이 어려울 때 처가에서 도와주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아직도 저를 애로 보셔서 자꾸 도움을 주려 하시는데 안 받으려고 해요. 그걸 받으면 정말 애가 될 것 같아서요. 이번에 회사 계약이 끝날 때도 부모님이 미국에 들어와서 살라고. 근데 저는 연예인이 되겠다고 한국에 왔고 인생의 반을 한국에서 보냈는데 어떻게 모든 걸 내려놓고 미국에 가요.
지연수 시댁에선 미국에 들어와서 도움을 받으라고 하세요. 가야 하는 상황이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만 쉽게 그럴 수가 없어요. 한국에서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이 도망치듯 미국으로 못 가요. 남편은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사람인데 결국 결혼만 하고 돌아가는 거잖아요. 제가 아버님께 말씀드렸어요. 어떻게 해서든 이 사람이 연예인이라는 걸 아주 인정받게 만든 뒤에 가겠다고, 그러니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아버님이 이해해주셨어요.

만들고자 혹은 그리는 남편의 미래는요?
지연수 남편이 대단한 배우나 유명한 연예인이 되기까지 바라진 않아요. 어느 방송에서든 열심히 하고 대중 여러분이 “일라이다”라고 한 번에 알아보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돈을 많이 버는 걸 떠나서 멋진 민수(아들 이름) 아빠! 연예인 중에서도 나쁜 점 없이 투명하고 바른 이미지의 연예인이 됐으면 해요. 그렇게 만드는 데 제 인생을 걸었어요.
일라이 민수는 아직 아빠 직업을 몰라요. 개인적으론 나중에 아이에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내의 목표와 의지가 뚜렷합니다.
일라이 와이프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상냥하면서도 맺고 끊음을 확실하게 할 줄 아는 사람. 반대로 저는 뭐든 “네네” 하는 예스맨이거든요. 와이프가 딱 봐서 저의 예스맨 기질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끊으라고 충고해요. 제가 볼 땐 잘 모르겠는데, 와이프가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한 사람이 진짜로 얼마 안 돼서 사기죄로 잡혀간 경우도 있었어요. 사람이나 관계적인 면은 아내를 통해서 결정할 수밖에요.

일라이 씨는요? 아내를 위한 역할은 없나요.
일라이 (웃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서포트. 와이프가 <동치미> 촬영을 할 때 제가 매니저를 맡아요. 현장에서 편하게 할 수 있게끔. 어찌됐든 와이프는 방송국에선 신인이잖아요. 제가 따라가서 출연진, 스태프 분들에게 함께 인사 드려요. 방송국 문화는 조금 더 알고 있어서.

도움이 되던가요.
지연수 네! 확실히 매니저가 잘생기니까.(웃음)
일라이 와이프가 매니저 역할이더라도 꼭 숍에 들러서 간단히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게 해요. 잘생기고 못생기고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서 선배님들을 뵙기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확실히 아내가 생각하는 게 훨씬 깊어요.
 

#부부를 잇는 끈, 네 살 아들 민수
4년 전 일라이는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내와 아이가 있음을 고백했다. 한창 활동 중인 아이돌이 털어놓은 사실의 여파는 컸다. 그 역시 예상했던 바지만, 이미 한 차례 유산 경험을 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은 당연하거니와 배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아이는 올해로 네 살이 됐다.

이쯤이면 ‘민수 엄마’, ‘민수 아빠’라는 호칭이 익숙해요?
지연수 그럼요. 저희는 그렇게 불리는 걸 너무 좋아해요. 부모로서 또 부부로서 인정받은 것 같아요.
일라이 근데 저희는 매일 출근하는 직업을 가진 부모가 아니다 보니 놀이터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대화하거나 어울리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동네 남편분들이 거의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셔서 서로 굉장히 친한데 저희는 그게 안 되니까요.

두 사람에게 민수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일라이 끈이에요. 끈. 저희를 꽉 잡고 있어요. 민수가 없었다면 저희는 오늘까지 못 버텼을 거예요. 힘들어도 아기가 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우리가 뭔가 제대로 하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지연수 남편에겐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민수가 제 전부예요. 민수 없었으면 전 떠났을 거예요. 민수가 있어서 저는 존재해요. 이렇게 신랑한테 말하면 항상 “괜찮아, 나에게 네가 첫 번째야”라고 말해줘요.(웃음)
일라이 민수는 우리 아들이지만 그전에 아내를 만났으니 둘을 똑같이 사랑한다 해도 와이프가 먼저죠.

<살림하는 남자들>에 나왔을 때가 돌 무렵이니 많이 자랐겠네요.

일라이 일단 커요. 네 살인데 키는 벌써 100㎝를 넘고요, 무게는 16㎏이 넘어요. 이렇게 말하면 자랑 같은데(웃음) 제삼자 시선으로 봐도 말을 굉장히 잘해요. 저희 사이에 트러블이 생길 것 같으면 애가 먼저 파악하곤 과자를 나눠 주면서 “우리 이거 사이좋게 나눠 먹어야지. 이건 엄마 거, 아빠 거”라고 해요. 우리가 착한 아이를 키우고 있구나 싶어요.
지연수 본인 감정도 다 이야기할 줄 알아요. 외출할 때 제가 짧은 바지를 입으면 “엄마 애기 옷 입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해요. 남편인 줄 알았어요.(웃음) 말이 되게 늘었어요.

민수는 네 살이고, 부부는 <동치미>에 나와 가족 이야기를 편히 할 만큼 시간이 지났어요. 앞으로 어떤 부부가 되고 싶은지.
지연수 많은 분들이 제게 “남편이 어리고 잘생겨서 불안하지?”, “살찌지 마라, 늙지 마라”라고 하세요. 근데 저는 지금 제 나이가 너무 좋아요. 마흔 살인 것도 좋고, 주름도 좋고. 억지로 뭘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이 먹어가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이전엔 신랑이랑 감정이 치달으면 이별을 쉽게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이제 그 시기는 다 지난 것 같아요. 같이 늙어서 서로 보살펴주는 그런 부부가 되려고요.
일라이 저희 말고도 힘든 시기를 겪은 부부들이 많을 텐데 저희가 더 잘되고 방송도 많이 해서 그분들과 경험을 나누고 고민도 상담할 수 있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지연수 특히 나이 차 많은 커플에게 좌절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힘든 거 다 받아들이고 나면 더 단단해질 테니까. 잘 견뎌서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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