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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중의 반전 아재개그

2019-10-10 09:54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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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소든 박장대소든, 김상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반드시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얼굴로 넌지시 던지는 그의 아재개그에는 출구가 없다.
“(마)동석이가 생각나요. 문자를 주고받았거든요. 오늘 동석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마련된 공동 인터뷰 자리. 마이크를 든 김상중의 말에 기자석에는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 하나둘 웃음이 튀어나왔다. 영화 촬영으로 영국에 체류 중인 마동석은 이날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그의 아재개그는 쭉 이어졌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우리 영화는 속편을 해야 속이 편할 것 같습니다.”

황당한 웃음부터 허무한 웃음까지, 여기저기서 다양한 웃음소리가 쏟아지는데도 근엄하고 진지한 그의 표정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조용하고 느긋하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슬며시 웃다 말 뿐이다. 긴 시간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촬영을 함께했던 동료 배우 김아중과 장기용 그리고 손용호 감독은 그런 그의 개그가 익숙하다는 듯 그 순간을 함께했다.

다음 날 오후, 삼청동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반듯하게 갖춰 입은 그는 수시로 아재개그를 던지면서 분위기를 풀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재개그에 아마득해질 무렵, 그는 본인의 아재개그에 대한 철학을 전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분위기를 편하고 유하게 만드는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사람들이 웃어주지 않아도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일종의 허무개그일 수도 있지만, 때론 굉장한 희열을 준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쩌다 어른>(tvN)이라는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방청객으로 모신 분들이 40대와 50대였어요. 그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다 보니 그게 아재개그더라고요. 반응이 좋아서, 그때부터 연구와 개발을 열심히 하게 됐어요. 지금은 아재개그가 몸에 배서 아카데미를 운영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촬영장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배우, 스태프들과 벽을 허물 수 있었던 것도 아재개그 덕분이에요. 우리가 서로 격의 없이 편해져야 작업을 하는 데에도 능률이 오르잖아요. 소명감을 가지고 더 자주 하게 됐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도 4할을 넘지 못하는데, 본인의 아재개그 웃음 적중률은 5할은 된다면서 자부심도 내비쳤다. 아재개그와 진지함을 오가는 인터뷰가 시작됐다.

소통 위해 공부한 아재개그
선배가 편해야 작업도 잘된다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5년 전 ‘한국형 장르 드라마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방영된 OCN의 동명 드라마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사상 초유의 호송차량 탈주 사건 그리고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뭉친 나쁜 녀석들의 활약을 담았다.

김상중은 “드라마를 촬영하던 당시 동료 배우인 마동석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걸 영화로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대화를 나눴는데, 그 말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면서 벅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영화 출연 제안에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김상중은 총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원샷원킬’이라는 별명을 가진 형사 오구탁 역을 맡았다. 드라마와 달리 병에 걸린 설정이라 화려한 액션은 없었지만, 통쾌함을 담은 대사로 영화의 중요한 맛을 살린 것은 그의 입을 통해서였다. 그럼에도 그는 많은 공을 함께 출연한 후배들에게 돌렸다.

“이 영화는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동석이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액션, 유머, 존재감이 크죠. 저는 그 속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제 역할만 해내려고 했습니다.”

본인이 좀 더 잘 보이게 하고 싶어서 애드리브로 신을 만들거나 시나리오를 수정하지 않았다. 나무 하나 조경을 잘한다고 숲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그의 소신 때문이다. ‘더도 덜도 말고 내 역할만 하자’는 말을 떠올리면서 촬영에 임했다.

대신 후배들을 위해 현장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에겐 아재개그라는 특기가 있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그 개그는 웃음을 유발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의 의도와 배려를 아는 후배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탄생한 결과물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두고 김상중은 통쾌한 영화라고 표현했다.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이에요.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을 응징하는 모습이 얼마나 통쾌해요. 비록 영화지만 법이 가지고 있는 모호함 때문에 해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을 해결해주는 게 얼마나 후련한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해오면서 미제사건을 많이 봤어요. 대부분 잡지 못한 답답함이 있는데, 비록 영화지만 그걸 이뤄낸 게 이 작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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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그런데 말입니다 아저씨’
연극·영화·드라마 넘나들며 여전한 전성기

김상중은 길을 가다 만난 초등학생에게 “어? 그런데 말입니다 지나간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13년째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자리를 지킨 <그것이 알고 싶다>(SBS)는 그에게 국민적 인지도를 선사한 프로그램이다.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는 물론,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유행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매주 화제의 사건을 다루면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 프로그램은 김상중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어린 친구들에게 저는 그냥 ‘그런데 말입니다 아저씨’죠. 어떤 친구는 제가 배우가 아닌 줄 알아요.(웃음) 뭘 해도 ‘그알(그것이 알고 싶다의 줄임말)’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사극에 출연해도, 사투리를 써도 ‘그알’로 생긴 이미지가 강한가 봐요. 저는 연기가 아닌 모습으로 여러분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켜온 그는 요즘 연극 <미저리>에 출연 중이다. 무려 17년 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가 너무 좋다.

“연극은 제 시작이자 마음의 고향이에요. 드라마로 많은 시간이 지나다 보니 초심이 많이 희석되어서 연극 무대에 서기가 두렵고 부끄러웠는데, <미저리>라는 희곡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의 정열은 없어졌겠지만, 하다 보니 반응이 좋아서 앙코르 공연도 하게 됐어요. 연극이 주는 희열이 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부터 영화, 드라마, 연극까지. 그는 중년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금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가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5년 전 드라마를 영화로 만드는 것도 흥분되는 일인데, 같은 인물을 또다시 연기한다는 쉽지 않은 기회가 제게 생겼다는 것에서 큰 흥분을 느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잘하려고 합니다. 제 나이에는 명퇴하신 분들도 많고 힘드신 분들도 많은데, 저는 좋아하는 일을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속에서 할 수 있으니 감사한 점이 많아요. 천운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이며 잘하려고 합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연극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으로 이동한다는 그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 물으니 기다렸다는 듯이 아재개그가 쏟아졌다.

“저에게 카리스마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도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왜냐면 제 머리숱을 보세요. 머리카락이 많잖아요? (머리)칼 있습니다. (정적 후 폭소) 제가 이번 영화에서 총을 잘 쏘는 ‘원샷원킬’로 나오니까 알려드릴게요. 총 쏘는 샷이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혹시 아세요? 길에 걸어가면서 쏘는 건 ‘탕웨이’, 이동하면서 쏘는 건 ‘이동건샷’이에요. (정적 후 폭소) 이번 추석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가 세 편이에요. 세 편 중 뭐가 제일 재미있냐고요? 에이 그걸 제가 어떻게…. 세 편보다는 송편이죠. (정적 후 폭소) 마지막으로 문제 하나 낼게요. 화장실에 사는 두 마리의 용이 있어요. 뭔지 들어보셨나요? 신사용과 숙녀용이죠. 그런데 그 가운데 또 하나의 용이 있어요. 그건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장기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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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이  ( 2019-10-15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3   반대 : 2
김상중씨 광팬입니다. 지금까지 하시던 일을 건강하게 쭉 오래오래 하시면서 많은이들께 행복을 나누어주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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