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간 배너
  •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ISSUE
  1. HOME
  2. ISSUE
  3. star&

박해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9-10-09 12:49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메리크리스마스

  • 메일보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10년이라는 시간, 연극 무대에서만 우직하게 시간을 보낸 배우는 우연히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 본인 인생의 첫 스크린 출연작이자 주연작의 개봉을 앞두고 새로운 설렘을 만끽하는 중이다. 배우 박해수의 인생은 어쩌면 양자물리학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양자물리학 법칙 말이다.
박해수가 연기했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tvN) 속 제혁이를 색으로 표현하면 파란색에 가깝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본인이 늘 입고 있던 차갑고 푸르스름한 수의 색이다. 어둡고 진지하고, 조금은 외로운 느낌도 든다.

9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양자물리학> 속 박해수는 정반대의 색이 됐다. 강남 화류계의 잘나가는 화타가 된 그의 색깔은 단연 빨간색이다. 단순히 빨간색 슈트를 즐겨 입고 빨간 자동차를 타고 다녀서가 아니다. 성격이 쾌활하고 말이 빠르며 매사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에너지를 가득 품은 빨간색을 꼭 닮은 탓이다.

무명 연극배우로서 보낸 시간만 10년. 성인이 된 이후 배우가 아닌 길을 가본 적이 없는 박해수에겐 많은 출연작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양자물리학> 두 작품은 단순히 극과 극의 색을 품었다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연극무대에서 무명으로 지내던 그를 세상에 끄집어내준 드라마이며 <양자물리학>은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첫 영화다. 두 작품을 통해 우리는 배우 박해수가 빨간색과 파란색이라는 전혀 다른 색깔의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얀색 옷을 입고 인터뷰 자리에 앉은 박해수는 두 색깔 모두에 본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것이야말로 배우의 즐거운 작업이자 숙제라고 말했다.

본인의 생애 첫 영화를 스크린에서 처음 볼 때의 기분은 어떤가. 지금까지 두 번 봤다. 언론시사회와 가족시사회에서. 두 번 모두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너무 떨렸다. 처음에는 보다가 부끄러워서 객석 의자에 파고들기도 했다. 눈으로 영화를 보면서도 멍해졌다가, ‘지인들은 어떻게 볼까’ 궁금했다가, ‘내가 표현했던 부분들이 잘 느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것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가족시사회에는 친한 지인들이 총출동했다고 들었다. 그들의 반응은 어땠나. 함께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했던 박호산 선배도, (정)해인이도 잘 봤다고 인사를 해줬다. 해인이는 오늘도 문자가 왔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기사를 찾아보고 있다면서. 진정성 있게 만든 것에 대한 자신감은 있는데, 아직 관객들에게는 어떤 반응으로 다가갈지 몰라서 떨리고 있다.

떨린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영화라는 장르가 처음이라는 데서 오는 떨림인가? 10년 동안 연극을 하는 동안에도 떨었다.(웃음) 마지막 작품 할 때도 떨었다. 두 달짜리 긴 공연의 마지막 날 무대에도 떨면서 올라갔다. 그만큼 소중해서 그런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좋은 긴장감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이 재미있다. 양자물리학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 극 중 찬우가 양자물리학을 좋아해서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말을 인생 모토로 삼고 산다. 영화 출연 전부터 나 역시 실제로 관심이 있는 분야였다. 궁금해서 찾아보고 했던 내용이라 흥미로웠다. 대본 받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에도 찬우와 내가 에너지가 맞는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고민 없이 출연에 응했다.

강남 화류계의 잘나가는 화타라는 역할이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 재미있었다. 처음 10분의 장면을 특히 좋아한다. 대사를 폭발적으로,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어서 촬영할 때도 신이 났다. 빨간 의상을 선택한 것은, 이찬우가 장롱을 열었을 때 화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고민한 결과다. 불타는 빨간색이 아닌 따뜻한 빨간색 의상들로 그의 섹시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부패 권력, 마약, 클럽이 등장해서 ‘버닝썬’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는 반응도 있다. 클럽이라는 공간이 같을 뿐이지 소재와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터라 안타깝다. 사람들은 이제 ‘버닝썬’ 이야기만 나와도 피로함을 느끼니까. 그보다는 작품의 본질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박해수가 생각하는 <양자물리학>의 본질은 뭔가. 액션범죄다. 쉽고 시원하고, 통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그 안에서 여러 가지 파동들이 만나 진정성 있는 작품이 됐다.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카메라는 피사체를 찍지만, 카메라 뒤에 있는 스태프들과 배우들, 응원하는 마음과 기운들이 다 전해질 것이라고. 실제로 그렇게 했고, 영화를 봤을 때 나는 그것이 보인다고 느껴졌다.

함께 출연한 임철수 배우와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다. 10년간 룸메이트 사이였다고. 작품 속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친형제 같은데, 실제로도 그런 사이라서 더 각별했다. 둘 다 처음 영화에 출연한 것이라는 사실도 의미 있었고. 같이 연극무대에 설 때도 행복했지만, 둘이 나란히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 존경하는 선배님이자 멘토인 배우 이석준 형을 가족시사회에 초대했는데, 나와 철수가 같이 나오는 장면을 보자마자 눈물이 나더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과거를 다 아시니까 고생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울컥했다.
 
 
본문이미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양자물리학 법칙은 간단하다.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다. 영화 속 찬우의 인생 모토이기도 한 이 법칙은 실제 박해수의 인생에서도 어김없이 일어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연기가 대학 전공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연극배우를 지나 드라마 주인공, 스크린의 주연급 배우가 된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매 순간 양자물리학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었다.

연기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어려서부터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와보니 내 안에 많은 것들이 쌓여 있었다. 열정적인 무언가, 삶에 대한 궁금증, 여행 가고 싶은 감성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쌓였고 자연스럽게 연극부에 들어갔다. 그리고 연극 전공으로 대학에 갔다. 그때도 연기가 인생의 목적은 아니었다. 공연을 하고, 하다 보니 내 길이구나 느껴졌다. 내가 자연스럽게 연기자로서 가고 있는 걸 보면 연기는 내가 하려고 해서 한 것은 아닌 것 같고, 해야 할 이유가 있어서인 것 같다.

운명론자에 가까운 말이다. 배우의 삶이 즐겁나.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과의 교류에서 나오는 짜릿함이 있다. 연극에서 시간이 압축되는 것처럼, 상대 배우와 대사를 주고받다가 압축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쾌감이 있다. 그런 교감이 즐겁다.

실제 박해수의 삶에도 상상이 현실이 된 순간이 있나. 연기를 시작한 시점부터 상상은 현실이 됐을 거다. 상상뿐 아니라 상상하지 못한 것들도 현실이 됐다. 드라마 주인공이 되고, 스크린의 주연급 배우가 되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든 것이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임)철수라는 소울메이트와 함께 영화에 출연한 것도 그렇고, 가족들이 모두 극장에 와서 내 영화를 본 것도 그렇고, 그들 앞에서 내가 무대에서 인사를 한 것도 큰 현실이 됐다. 지금은 현실이 된 다음이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지 못한 것도 현실이 되고 있으니까, 다음 태도는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다음 태도’에 대한 답은 찾았나. 개인적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시하면 안 되겠지. 과정 속에서 내가 가진 유연성과 여러 가지 생각들을 열어야겠다는 다짐이 이제부터 만나야 할 태도인 것 같다.

요즘 일상은 어떤가. 드라마 <키마이라>를 촬영하고 있다. 이희준, 수현 배우와 출연 중이다. 작품도 좋고 배우들의 케미가 좋아서 기대가 된다.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희준이 형이 독서광이다. <아티스트 웨이>와 뇌과학 관련 책을 읽으라고 주간 숙제를 내주신다. 쉬는 시간에는 주로 책 읽기나 명상을 한다. 요즘 읽는 책은 희준이 형의 숙제와 종교 서적 <팀 켈러의 일과 영성>이다. 일에 대한 관념을 정리한 책인데, 일은 돈벌이가 아니라 축복이라는 말이 와닿더라.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