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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지나 또 다른 꿈 특급대세 장기용

2019-10-06 14:44

글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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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보면 용이 될 인물입니다.” 인터뷰 장소에 놀러 온 배우 김상중이 이런 아재개그를 남기고 돌아갔다. 모두를 폭소케 한 말장난인데 묘하게 여운이 남는다. 이것이야말로 장기용을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문장 아닌가. 다만 시점은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바꾸어도 될 것 같다. 톱 모델에서 배우로 무대를 넓힌 이후 하는 작품마다 승승장구하는 그의 요즘 흐름을 보면, 이미 용이 된 인물이라 불러도 무방하니 말이다.
장기용이 영화배우의 꿈을 꾼 곳은 극장이었다. 선배들이 출연한 영화 시사회에 초대되어 갔을 때, 출연 배우들이 무대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나도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연기 근육을 쌓은 그에게 기회가 왔고, 그것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다.

5년 전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영화화한 이번 작품에서 그는 새롭게 등장하는 고유성 역을 맡았다. 경찰대 수석 출신 엘리트 형사였던 고유성은 소매치기를 쫓는 과정에서 범인을 죽음으로 몰고, 과잉 진압에 의한 폭행치사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인물이다.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김상중, 마동석, 김아중과 팀을 이뤄 호송차량 탈주범들을 소탕한다. 인기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다정한 연하남은 정의감과 분노로 몸을 불사르는 액션맨이 되었다.

첫 스크린 데뷔작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소감이 어때요? 아직 완전히 와닿지는 않아요. 서너 번 더, 또는 혼자 극장에 가서 돈 주고 다섯 번 정도 더 보고 나면 ‘아, 내가 영화를 했구나’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스크린은 제 인생에 없었던 그림인데, 그게 현실로 이루어진 날이라 기분이 좋으면서도 신기하면서도 설레고, 땀도 많이 나고… 다양한 감정들이 많이 나왔어요. ‘내 인생에 이런 일들도 일어나는구나’ 지금은 그저 신기한 상태예요.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려서 출연하게 됐나요.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어요. 액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기존 멤버가 아닌 신인 멤버로 임팩트 있게 등장하는 점에 끌렸어요. 고유성이 거칠고 불같은 성격의 캐릭터인데, 카메라 앞에서 거친 액션과 욕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나답게 연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스케일이 큰 작품이라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있었어요. 그런데 부담감에만 초점을 맞추면 될 것도 안 되더라고요. 최대한 편하게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고유성이라는 캐릭터가 내뱉는 스타일이에요. 고유성처럼 ‘에라 모르겠다. 액션도 욕도, 어차피 할 거 즐겁고 재미있게 하자’ 생각했어요. 신인 같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뻔뻔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평소 영화에 대한 갈증이나 동경이 있었나요? ‘한번 찍어보고 싶다’, ‘어떻게 하면 촬영할 수 있지?’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어요. 항상 뭐든지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적절한 시기에 잘 만났어요. 드라마를 2~3년 동안 쉬지 않고 했는데, 만약 중간에 푹 쉬고 작품을 안 한 상태에서 했더라면 못 했을 것 같아요. 꾸준하게 활동을 하면서 그 기운 그대로 작품을 만나게 되고, 좋은 사람들과 작업을 하게 되고, 꿈꿔오던 영화가 선물같이 찾아왔어요.

영화 현장은 드라마와 어떻게 다르던가요.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코멘트를 해줘서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는 게 달랐어요. 영화 현장에는 모니터가 있더라고요. 촬영하고 바로 감독님 부스 안으로 가서 모니터를 보고 상의하고, 좀 더 세밀하게 작업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어요.

본인이 연기한 고유성 역은 유난히 화려한 액션 신이 많았어요. 준비 많이 했죠? 두 달 정도 몸 관리를 하고 트레이닝도 받았어요. 액션스쿨은 안 다치기 위해서 다니는 곳이더라고요.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촬영이 있으면 몇 시간 일찍 가서 감독님과 미리 합을 맞춰보고 연습했어요. 덕분에 다치는 일은 다행히 없었죠.

액션 선배 마동석 배우의 가르침은 없었나요? 극 중 두 사람의 케미도 좋았는데. 언론시사회 전에 문자를 주고받았어요. “기용아, 오늘이 제일 힘든 날이고 제일 즐거운 날일 거야. 힘내고 파이팅!” 이렇게요. 같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많아요. 현장에서도 너무 좋았어요. 팔씨름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웠어요. 선배님이 누르고 꺾는 스킬을 가르쳐주셨어요.(웃음)

아재개그를 남기고 가신 김상중 선배님은 어땠어요?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셨는데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웃음) 선배님께서 “너 잘하고 있으니까 형만 믿고 따라와”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 말씀하셨는데, 그게 힘이 됐어요. 현장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배우로서도 존경하지만 아버지처럼 자상하시고 따뜻하신 분이에요.

영화 개봉하면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어요? “처음인데 잘해냈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잘했네”가 아니고 “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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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꿈을 지나 또 다른 꿈
뮤지컬 무대 꿈꾸며 노래 배우는 중

톱 모델에서 배우로 무대를 넓힌 이후 하는 작품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꿈을 이룬 사람의 행복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그는 그런 행복보다는 꿈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거렸다. 아직도 궁금한 것, 알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그는 잠을 자는 시간도 아깝단다. 스물여덟 언저리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른을 바라보고 달리듯, 장기용 역시 본인의 멋진 서른을 위해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중이다.

작품을 고르는 남다른 선구안이 있나요? 하는 작품마다 여러 의미로 성공적이었어요. 비결이라기보다는, 일단 재미있었어요. <나의 아저씨>는 대본을 읽자마자 재미있었고, <킬잇>은 킬러인데 수의사라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최근작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판타지라는 점에 끌렸어요.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끄집어내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을 고를 때는 내가 재미있어하고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 같아요. 막상 출연을 결정했는데 어려운 작품도 많았어요.

연기력 논란이 한 번도 없었어요. 비결이나 노력을 알려준다면요? 욕심내지 않고 작은 역할부터 천천히 했어요. <최고의 결혼>, <선암여고 탐정단>이 그래요. 목표치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급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래서 다행히 순탄하게 잘 나아가고 있는 듯해요.

쉴 땐 뭐 해요? 어떻게 하면 잘 쉬는지 아직 방법을 모르겠어요. 잠도 많이 못 자요. 혼자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채찍질까진 아니고 스스로 엄격하고 냉정한 편인 것 같아요. 걷거나 조깅하는 걸 좋아해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일 때 에너지가 좀 더 올라가는 느낌이에요. 이런 성향이어서 작품을 안 쉬고 해왔던 것 같네요.

고향인 울산에는 자주 다녀오나요? 아련한 마음이 들어서 요즘엔 잘 안 가요. 내려갈 때는 엄마, 아빠를 볼 수 있다는 마음에 좋은데 품을 느끼고 서울로 올라오면 또 혼자가 되니까요. 올해에는 작품을 계속 하느라 시간이 없기도 했어요. 부모님도 일에 집중하라고 말씀해주세요. 보고 싶은데 못 보니까 약간 속상하지만, 부모님이 가끔 서울에 올라오세요.

활발히 활동하는 아들 덕에 부모님이 좋아하시죠? 제가 혼자 서울에 올라와서 연기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엄마, 아빠가 아들 같고 내가 아빠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웃음) 그런 걸 느낄 때면 서울에서의 삶을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요즘 뭐가 재미있나요. 호기심이 많아요. 최근 플로리스트에 관심이 생겼어요. 우연히 봤는데 남자들도 꽃을 만지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나도 한번 해볼까 생각이 들었어요. 궁금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건 바로바로 해보는 스타일이거든요. 요즘은 노래를 배우고 있어요. 음악을 좋아해서 시작했는데 전문적으로 배운 건 처음이라 재미있어요. 피아노도 배워볼까 생각 중이에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체르니 100번 이후로 멈췄거든요.

노래가 완성되면 뮤지컬에 도전하나요? 그런 생각도 있어요. 뮤지컬 무대는 꿈이에요. 제가 박은태 배우를 정말 좋아해요. 울산에서 입시 준비할 때, 연기학원에서 노래를 연습하라고 하더라고요. ‘뭘 부를까’ 유튜브에서 뮤지컬 노래를 검색했는데 처음 나온 영상이 박은태 배우의 무대였어요. 목소리가 너무 아름답고 힘이 있어서 전율이 왔어요. 그때부터 이 사람 공연은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얼마 전에 <벤허>를 봤는데, 역시나 정말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자극이 됐어요. 저도 열심히 노래를 배워 뮤지컬 무대에 올라가면, 또 내 인생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꿈을 이뤘어요. 지금 장기용의 꿈은 뭔가요? 단단하게, 안 무너지게 앞으로 갈고닦아야 할 것 같아요. 울산에서 모델이 하고 싶어서 서울로 올라왔고 그 꿈을 이뤄서 패션쇼도 광고 화보도, 해외 패션쇼도 해봤어요. 드라마와 영화 촬영도 해봤고요. 앞으로 해야 할 것은 꿈을 어떻게 잘 지키느냐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길게 갈 수 있도록 하루하루 파이팅 있게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는 것도 잘해야 해요. 노래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우면서 나에게 투자를 하는 게 잘 쉬는 것 같아요. 좀 더 나은 30대를 위해서 파이팅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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