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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내는 ‘광대’ 조진웅

2019-09-10 09:53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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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대세배우 조진웅이 이번에는 광대가 됐다. 시대를 대변하고, 시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생각을 꾸준히 한다는 그는 인터뷰를 나누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대한민국 어떤 영화가 열심히 안 만들겠나.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신기하다. 유쾌하고 뚝심 있는, 경쾌함이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본 조진웅은 감개무량하다면서 소감을 남겼다. 며칠 후 삼청동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광대들: 풍문 조작단>은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뒤흔드는 광대패 5인방이 조선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로부터 명을 하나 받는다.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된 세조의 미담을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실제 조선의 7대 임금인 세조의 역사를 기록한 <세조실록>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한 40여 건의 기이한 이적 현상들이 기록되어 있다. 영화는 이 현상들 뒤에 ‘풍문조작단’이 있었다는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팩션 사극이다.
 

# 풍문조작단의 리더 ‘덕호’
민심 뒤흔드는 팔방미인

조진웅은 이번 작품에서 광대패의 리더 덕호 역을 맡았다.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신묘한 재주를 지닌 것은 물론 뛰어난 연기력과 입담을 가진 만담꾼이다. 광대패로 출연하는 고창석, 윤박, 김민석, 김슬기와 함께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나는 내 영화 평을 잘 못하겠다. 처음에 볼 때는 나만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잘 못 본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이렇게 가족들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에 출연한 것도 처음이다. 항상 욕하고 피 나오고 총 쏘는 게 많았는데.(웃음) 나도 이런 영화를 할 수 있구나 생각했고, 광대를 통해 여러 생각도 하게 되어서 좋았다.

어떤 점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나. 광대들, 우리들의 이야기니까. 작품 속에 그런 대사가 있다. “하기 싫은 건 죽어도 안 하고, 억만금을 줘도 안 한다”는. 나는 그런 마음이 광대들의 초심인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게 상업영화 산업의 현장이지만, 그런 초심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돌아보니 내가 영화 작업을 한 지 13~14년 정도 됐더라. 그만큼 연극을 못 했다는 이야기다. 광대들의 의미, 광대들이 가져야 할 소신을 작품을 통해 나도 한번 짚어보자는 마음이 계기가 됐다.

본인이 연기한 광대 덕호와 비슷한 점이 있나. 감독님께서 나를 염두에 두고 썼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잘 맞았던 것 같다. 연기가 편안했다. 감독님께서 그런 장을 잘 만들어주셨다. 얘만 잘되면 우리 ‘호야’ 시리즈가 완성이 되지 않을까. <완벽한 타인>의 ‘석호’, <독전>의 ‘원호’에 이어 이번에는 ‘덕호’다.(웃음).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더웠던 기억이 많다. 작년에 촬영을 들어갔다. 이번 여름도 덥지만, 작년 여름은 정말 더웠다. 재난문자 받아가면서 찍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까 안 더워 보이게 나왔더라.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다 너무 친한 사람들이다.

후배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나? 에너지가 좋았다. (김)민석이는 다른 작품에서 친동생으로 출연한다. 세 명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연기를 아주 맛있게 하더라. (김)슬기에게는 “슬기야, 너 학원 다니니?”라고 물어본 적도 있다. 어쩜 그렇게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지. 놀란다.

요즘 가짜뉴스로 논란이 많지 않나. 사람에 따라 심각성을 느끼기도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풍문을 만드는 가정이 담긴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광대가 민심을 대변하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풍문을 조작하는 것을 그대로 둘 수 있다. 그러나 광대는 민초들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이 작품은 덕호의 성장 드라마다. 어떻게 보면, 가짜뉴스는 없다. 민초의 진심을 대변할 수 있는, 진심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짜뉴스는 없다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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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광대’
소신 있는 목소리 낼 것

<명량>, <암살>, <끝까지 간다>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매 작품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배우 조진웅은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작년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까지 세 작품 연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대세배우로 거듭났다.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그의 소신 있는 행보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큰 힘이다.

시대를 대변하고, 시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하는 것 같다. 돈이 안 되어서 그런지, 아무도 안 한다기에.(웃음) 이왕 이렇게 된 거다, 나는.(웃음) 얼마 전에 <블랙머니>(가제) 촬영을 끝냈다. 고발영화다. 46년 개띠 정지영 감독 작품이다. 감독님께 왜 이런 영화를 하시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알게 된 이상 잠이 안 온다고 하시더라. 자기가 할 수 있는 화법이 영화밖에 없어서 영화로 푼다고 하셨다. 뭉클했다. 배우로서 나도 그런 장인이 되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있다. 나 역시 가슴이 뜨거워지는 지점이 있다. 아무도 작품을 안 하면 나라도 도와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

조진웅의 연기 소신은 뭔가. 광대들에 담긴 의미를 소중하게 느낀다. 그런 걸 못 하고 사니까 적당히 타협하고 못 본 척 지나갈 때가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화법으로 외면하지 않고 싶다. 이렇게 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냐고 묻는다면, 바꿀 수 있고 없고를 따지기 전에 영향은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영화, 연극, 드라마밖에 없으니까.

10년 전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재미있는 광대가 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답을 찾았나? 혹은 답의 방향대로 가고 있나? 초심은 분명히 있으니까, 잊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 초심이 상기되는 지점이 있어서 참 좋았다. 어렵더라도 그걸 지켜야 하는데, 또 어느 순간 되면 맹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될 것 같을 때 작품을 한번 꺼내 보면 되지 않을까. 광대의식이 정말 절실히 필요한 시기니까.

소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혹은 흔들리지 않는 비결은. 나도 팬들의 편지를 받는다. 프린트가 아닌 손 편지다. 받는 순간 안 읽는다. 읽지 않고 전부 보관해두고 있다가 힘이 들거나 방황이 될 때 꺼내 본다. 꺼내 읽으면 어김없다. 아주 힘이 난다. 내가 지금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구나 싶은 마음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하다.

다작하는 충무로 배우다. 본인의 작품 중 대표작을 꼽는다면? 그걸 어떻게 이야기하나.(웃음) 마땅한 영화는 있었다. <대장 김창수>다. 3년을 고사하다가 반강제, 반의무 조건을 달았다. 무대 인사를 하러 갔는데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죽겠더라. 현장에 뭉클함이 있었다. 관객 수와 상관없이 많이 보실 거다. EBS에 나와도 되고, 초등학교 교재로도 괜찮을 것 같다. 꼭 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삼부작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근데, 입담 참 좋다. 배우들이 말을 잘할 수밖에 없다. 캐릭터가 가진 역할을 잘 관철시켜야 하지 않나. 그러기 위해서 발성과 발음 연습을 하고, 말이 되는 소리인지 아닌지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그러니 가수가 노래를 잘하는 것이 당연하듯, 배우가 입담이 좋은 건 당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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