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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용여 최연제 유빈 ‘웃음꽃’ 3대 화보 찍던 날

2019-07-09 08:56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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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선우용여와 딸 최연제 그리고 손자 유빈. 3대가 한자리에 모여 진행한 첫 화보 촬영 현장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할머니와 손자는 두 눈을 맞추면서 교감하고,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엄마이자 딸의 얼굴에선 행복감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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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갈 때가 되었구나’ 생각이 들어요. 딸이 아이를 낳아서 너무 즐거워요. 연제 가졌을 때 저도 지금의 연제와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지금 내가 연제를 보면서 느끼는 기분을, 당시 우리 친정엄마가 나를 보면서도 느끼지 않았을까요? 결국 인생은 이렇게 서클이 도는 건가 봐요.”

본인이 낳은 딸과 그 딸이 낳은 아들이 스튜디오 이곳저곳을 누비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던 선우용여가 말했다. 올해 나이 일흔 다섯, 여전히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는 현재진행형인 그이지만 인생을 되돌아보는 나이에 접어든 사람의 깨침 담긴 말이 여운을 남겼다. 정갈하게 차려입은 한복에서 딸, 손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 엄마와 딸 그리고 손자
생애 첫 사진

3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누군가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이겠지만, 선우용여와 딸 최연제 그리고 그의 아들 유빈(미국명 이든)이 동시에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꽤 많은 공이 필요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최연제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가족(남편, 아들)과 함께 서울을 방문하는데, 서로 반가워하기에도 매번 시간이 빠듯해서 따로 스튜디오에 들러 무언가를 할 여유를 부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큰마음을 먹고 시간을 냈다. 물론 수시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영상 통화를 나누면서 가까이 지내지만 더 늦어지기 전에 서로 눈을 맞추고 살을 부대끼는 가족의 모습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어서다.

“엄마가 늦게 손자를 봤어요. 늦은 만큼 아이와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오늘 이렇게 화보를 촬영하는 것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최연제는 결혼 11년 만에 아들 유빈을 낳았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선우용여는 딸의 임신을 위해 전국에 있는 절에 다니면서 간절하게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그렇게 간절한 기도와 기다림 끝에 태어난 손자이니 귀하고 각별한 마음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나고 자라 비록 한국말을 전혀 몰라서 의사소통은 안 되지만, 할머니와 손자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웃으면서 애틋하게 정을 나눴다. 엄마이자 딸인 최연제가 중간에서 동시통역사 역할을 하면서 생애 첫 화보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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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임 전문 한의사로 제2의 인생
사람을 치유하는 좋은 일

‘기억 속에 지워진 너’ ‘너의 마음을 내게 준다면’ 등으로 1990년대 가수 활동을 했던 최연제의 현재 직업은 불임 전문 한의사다. 결혼 이후 미국 LA 요산 유니버시티에서 침구학을 전공한 그는 BEAM Wellness Clinic이라는 불임 전문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실제 본인이 오랜 시간 불임으로 마음을 졸였던 경험이 있어서, 불임 전문 한의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제가 어렵게 아들을 낳았잖아요. 제가 겪은 모든 과정을 환자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불임으로 고통받으시는 분들의 사연을 들으면 남일 같지 않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나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도와드리면 그게 그렇게 보람되더라고요. 제 도움으로 임신에 성공하고 아이를 낳는 걸 보면 이 일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아요.”

선우용여 역시 가수가 아닌 한의사로 새로운 삶을 펼치는 딸이 자랑스럽다.

“사람을 치유해주는 일이잖아요. 딸이 가수일 때보다 한의사일 때가 더 좋아요. 미국에서 진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리 딸이 환자의 아픈 이야기를 다 들어주더라고요. 환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참 울고 나서 침을 맞더니, 아픈 게 다 나은 것 같다고 말을 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어요. ‘우리 딸이 대단한 의사구나’ 느꼈어요.”

최연제는 본인이 한의사가 되고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엄마에게 여러 가지 의학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 선우용여는 한 방송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이후 3년 정도 투병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때 제가 혈압약을 먹기 시작했거든요. 연제가 의사가 처방해준 대로 잘 먹어야 한다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제가 그냥 안 먹어서 증상이 왔어요. 평소에 저에게 이것저것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주는데, 제가 그걸 흘려들었던 거죠. 이제는 딸이 해주는 이야기는 무조건 잘 들어요. 어제도 집에서 침을 놓아줬는데,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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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깐깐하고 완벽하게
엄마가 된 딸

직업이 한의사인 탓에 ‘엄마’ 최연제의 일상도 조금 다르다. 평소 완벽하고 깐깐한 성격이기도 하거니와 아이 건강에 특히 관심이 많다.

“우리 딸이 ‘엄마’예요. 빈틈이 없어요. 살림이면 살림, 병원이면 병원 모두 야무지게 관리를 해요. 저는 일하느라 바빠서 엄마 역할을 사실 잘 못했거든요. 제 딴에는 살림을 한다고 했지만, 지금 딸이 아이 키우고 사는 걸 보면 고개를 흔들어요. 오죽하면 미국 사위도 ‘와이프가 퍼펙트하다’고 칭찬할 정도니까요.”

선우용여의 말에 의하면 최연제는 그야말로 일등 엄마다. 아이 음식은 간식까지 직접 만들어서 먹인다고 한다. 야채와 고기는 오행에 맞춰서 색을 구성하는가 하면,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 물김치까지 직접 담근다고. 친정엄마의 “적당히 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지만, 최연제는 본인이 근무하는 클리닉에서 환자들에게 먹어야 할 음식 등 교육하는 사람이라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저는 어렸을 때 꿈이 엄마였어요. 그래서 지금 소원을 이룬 것 같아요. 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엄마가 전형적인 한국 분이시거든요.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영향을 받아서, 한국 스타일의 엄마가 된 것 같아요. 남편도 아들에게 ‘Korean and American’이라고 말해줘요. 외국 친구들을 만나면 ‘I’m Korean’이라고 소개하게 가르치고 있어요. 한국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자주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말을 가르치려고 해요. 어제도 대형서점에 가서 한국어 교재를 50만원어치 샀어요. 영어 환경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만, 잘 알려주고 싶어요.”

늦은 나이에 엄마의 삶을 살고 있는 딸을 바라보면 마음이 아플 때도 많지만 선우용여는 매사 야무지고 당당한 딸이 자랑스럽다.

“저는 눈물도 많고 말도 잘 못 하는데, 우리 딸은 저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져서 주장도 분명하고 말도 조리 있게 잘해요. 든든하고 자랑스러워요. 살아보니 돈도 이고 가는 것이 아니고, 명예도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우리 딸처럼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건 진짜 명예로운 일인 것 같아요.”

‘생애 첫 촬영’이라는 의미가 담긴 시간을 보내고 최연제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또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겠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단단한 가족을 꾸리고 있다.

“우리는 만나면 명절이고, 생일이에요. 이번에는 일본 벳부에 다녀온 거랑 오늘 촬영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반년에 한 번밖에 못 만나지만, 이렇게 만났을 때 깊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거리가 많이 느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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