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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김연아

2019-07-04 09:55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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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다시 얼음 위에 섰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 선언을 한 지 5년 만이다. 경기와 성적이 주는 부담감을 벗어나서인지 빙판을 누비는 김연아의 몸짓과 표정에는 한껏 여유가 묻어났다.
6월 8일은 햇볕이 꽤 따가운 날이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체조경기장은 따가운 볕에 관중의 열기까지 더해져 후끈후끈했다.

<올댓스케이트 2019>를 보러 온 관객들은 플래카드나 경기장 앞에서 파는 기념품을 손에 들고 관중석으로 들어섰다. 매년 열리는 아이스쇼이지만 올해는 특별한 출연진이 이름을 올렸다. 쇼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관객들 표정에는 오랜만에 얼음 위에 서는 김연아를 기다리는 설렘이 보였다.

<올댓스케이트 2019>는 출연진이 화려했다. 네이선 첸, 수이 원징·한총,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 등 현역 월드 챔피언만 3팀에 다른 출연진도 쟁쟁했다.

여자싱글에는 김연아, 임은수, 김예림,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최다빈, 박소연, 이해인이 이름을 올렸다. 남자싱글에는 네이선 첸, 우노 쇼마,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이준형이 참가했다. 페어 부문에는 중국의 수이 원징과 한 총, 바네사 제임스와 모건 시프레가 참가했고, 아이스댄스 부문에는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와 기욤 시즈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출연진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김연아다.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가 리허설을 하러 모습을 드러내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의 시선이 쏠렸다. 아이스쇼에 정식 출연한 것은 2014년 은퇴 후 5년 만이다. 스물다섯에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 오른 그는 올해 서른이다. 여섯 살에 스케이트를 시작해 열두 살에 국제대회에 출전한 뒤 전 국민이 그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15년을 김연아와 함께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윌슨은 “김연아가 삶의 다양한 경험을 겪으며 성숙해졌다”며 “그런 점이 퍼포먼스에 반영되는 것을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윌슨은 으레 그랬듯이 이번에도 김연아의 새로운 프로그램의 안무를 맡았다. 아이스쇼에서 첫선을 보인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와 ‘이슈’는 다른 때보다 김연아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전체 쇼 분위기의 콘셉트를 잡고 장난으로 하던 동작을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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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갈라 프로그램, 점프는 왜 빠졌나

윌슨의 말처럼 김연아에게는 변화가 보였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리허설을 준비하는 모습은 현역시절 못지않게 가벼웠다. 선수들과 함께 안무를 맞추고 크게 웃는 모습에서 즐거움이 묻어났다. 경쟁이란 짐을 벗어던진 그는 이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였다. 그는 “연기를 할 때도 원하는 스타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며 “퍼포먼스에 집중하니까 경기를 할 때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현역 때와 은퇴 후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워낙 다양한 스타일의 안무를 해서 표현하는 부분은 수월하다. 그런데 체력적인 부분이 달린다. 1분 동안 스케이트를 타고 나면 점점 느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작품을 1분으로 만들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유로운 스케이터 김연아는 특유의 단단함을 잃지 않았다. 오랜만에 무대를 준비하면서 긴장할 법도 한데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현역 때 모습을 기대하고 와도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프닝곡 ‘무브먼트’가 흐르자 선수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차례로 아이스링크에 등장한 선수들은 링크장 위를 누비다가 두 줄로 정렬했다. 선수들 사이에 난 길로 짙은 초록색 의상을 입은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가 등장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아이스링크 위 피겨 여왕의 성은 여전히 견고했다. 아나운서가 “더 퀸!”을 외치자 어깨부터 치맛단까지 이어지는 비즈 장식이 달린 와인색 의상을 입은 김연아가 등장했다. 관객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어두운 경기장을 밝혔다.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처연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다크 아이즈’가 장내에 울려 퍼지자 고혹적인 자태로 연기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과 애절함을 담은 곡의 분위기에 맞춰 아련하고 매혹적인 표정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유나 스핀’과 이나바우어 등 기술이 나올 때마다 환호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김연아의 화려한 스핀과 절도 있는 안무는 선수시절 못지않게 훌륭했지만 점프는 볼 수 없었다. 점프를 준비하기에는 공백기가 길었던 탓도 있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공연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연아는 “점프 외에도 표현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고, 점프를 뛰었다는 것 외에 공연으로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얼음 위로 쓰러지며 퍼포먼스가 끝나자 관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이 터져라 “김연아”를 외쳤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이슈’는 ‘다크 아이즈’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김연아는 복근이 보이는 하늘색 상의에 스팽글이 달린 파란 팬츠를 입고 다시 나타났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경쾌한 연기를 선보이는 그의 몸짓을 따라 관객은 박수를 쳤다. 관중의 반응에 신이 났는지 김연아는 연기하는 내내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아이스쇼는 김연아 외에도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는 출연진으로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점프머신으로 불리는 네이선 첸은 월드 챔피언다운 기량으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얼음 위를 가르는 속도며 점프 높이며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했다. 네이선 첸이 점프를 할 때마다 관중은 환호했다.

처음 아이스쇼에 출전해 긴장을 감추지 못한 우노 쇼마는 작은 체구를 넘어서는 열연을 펼쳤다. 그가 등장하자 “쇼마”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은 아이돌 가수 콘서트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우렁찼다. 수이 원징과 한 총, 바네사 제임스와 모건 시프레 페어의 연기도 감탄을 자아냈다. 선수들이 빙판을 가르며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자 우레 같은 박수가 터졌다. 임은수, 최다빈, 박소연 등 우리나라 선수들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박소연은 이번 아이스쇼가 피겨 선수로서 링크에 서는 마지막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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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성숙해진 피겨 여왕

선수들이 함께 무대에 서는 공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2부 오프닝 공연에 네이선 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우노 쇼마, 이준형은 ‘선더’에 맞춰서 점프 대결을 펼쳤다. 피날레 공연인 ‘싱싱싱’에서는 참가 선수 모두 열띤 공연을 펼쳤다. 올 블랙 의상을 입은 여자 선수와 흰색 셔츠에 까만 팬츠를 입은 남자 선수들 사이로 골드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가 등장했다. 오프닝 공연에 이어 피날레에서도 김연아는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아이스쇼에서 보인 모습 중 가장 화려한 모습이었다. 남자 선수와 짝을 이뤄 연기를 펼치자 환호가 쏟아졌다. 아이스쇼 피날레 공연에서 김연아는 선수들과 함께 구역마다 돌면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공연이 끝나는 게 아쉬웠는지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계속 손을 흔들었다. 피날레 공연 뒤 바버렛츠의 커튼콜 공연이 이어질 때도 선수들은 링크를 떠날 줄 모르고 관중에게 인사했다.

숱한 경기에서 기량을 과시한 피겨 여왕도 오랜만에 서는 무대가 떨리긴 했나 보다. 김연아는 “입장하기 전에는 긴장하지 않았는데 얼음 위에 서니 떨리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3개월 넘는 시간 동안 현역시절 버금갈 정도의 강도로 훈련했다. 갈라 프로그램 두 개가 모두 템포가 빠른 음악이라 몸에 익히고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잘 표현됐는지 모르겠다. 최선을 다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묻자 “선수들이 함께 합을 맞춘 오프닝과 피날레 공연”이라고 답했다. 김연아는 “지난 쇼와 다르게 선수들의 연기적인 합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 우리끼리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고 밝혔다.

여섯 살에 피겨를 시작해 24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피겨 선수로 살았다. 국민 여동생이던 김연아는 서른이 되면서 윌슨의 말마따나 성숙한 여인이 됐다. 피겨로 보낸 지난 시간을 뒤로하고 앞으로 어떤 삶을 꿈꾸고 있는지 물었다.

“일단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올 초부터 공연을 준비했는데 재밌기도 했지만 힘들었어요. 그동안 피겨 선수로 보냈는데 나이를 더 먹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 같진 않아요. 피겨 선수로서 좋은 것은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관중도, 선수도 경기가 아닌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공연으로 관객과 제가 숨 쉴 공간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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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치구르미  ( 2019-07-14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어린애들보긴 상의가너무짧아 별로인듯해요
  준후  ( 2019-07-09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9   반대 : 0
마지막공연 직접 갔었는데 사람들 정말 많고 그큰규모의 공연장이 다꽉차서 열광적인 반응들ㄷㄷ 다들 김연아를 너무나 사랑하는 것이 느껴졌음..실물이 아름다워서 너무 놀랐고 스케이팅스킬 더 노련해진 느낌.늘 건강하길 바라고 쭉 아이스링크위에서 볼수있길 바랍니다!다음공연도 기대합니다
  유진  ( 2019-07-06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6   반대 : 11
김연아선수가 벌써 서른이라니.. 마치 내가 기른 아가가 화려하게 스타로 성장하다 이제 성숙함까지 갖춘 좋은 인간이 되어가는듯.. 뿌듯합니다. 30대의 김연아.. 더욱 빛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