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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깬 연기돌 박형식

2019-06-07 08:40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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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심원들> 속 박형식의 의상은 단 한 벌이다.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오직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다. 아이돌로 데뷔해 연기자로서 행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박형식의 생애 첫 상업영화. 그는 제대로 몰입했다.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었다.
2008년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다룬 영화 <배심원들>은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이와 직업이 제각각인 8명의 보통사람으로 구성된 배심원단도,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재판부도 국민참여재판이라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최선을 다했다. 영화의 구석구석에서 처음이라서 가능한 마법이 일어나는 것은 이런 특수한 상황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을 맡은 박형식의 처음은 조금 더 각별했다. 드라마 <상속자들> <화랑> <힘쎈 여자 도봉순> <슈츠> 등 굵직한 작품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형식의 첫 상업영화 도전작이다. 포기를 모르는 청년사업가 박형식은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순수한 느낌을 간직한 권남우 역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냈다.
 

# 27번 만에 찍은 첫 신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었다

언론시사회 후 만난 박형식은 기분이 좋았다. 작품에 대한 기자들의 평이 좋았다. “원래 영화를 개봉하면 좋게 말씀해주시는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서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평가가 나와 기분은 좋은데, 더 떨리고 불안해요. 입조심해야죠.”(웃음)

스크린에서 본인의 작품을 본 소감은? 기술시사 때 처음 봤다. 관계자 분들이랑 같이 보니까 어떻게 보시는지 반응이 신경 쓰이고,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 눈치도 보였다. 그런데 금세 사건에 푹 빠져서 보게 되더라. ‘내가 펑펑 울면 웃길 것 같은데’ 생각하면서 울면서 봤다.(웃음)

어떤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는지? 마지막 선고 장면이다. 원래 판결문이 있는데 그것과 다르게 판사님이 읽으신다. 그 느낌이 되게 좋았다. 마음이 따뜻해졌고, 희망이 있는 내용이라서 좋았다. 배우로서 성취감도 밀려왔다.

의상을 단 한 벌만 입고 나오더라. 같은 옷을 입고 몇 개월 동안 있으니 받아들이게 되더라.(웃음) 캐릭터로서 임팩트를 보여주기보다는 긴장감에 대한 임팩트가 있는 영화라서, 다른 데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이야기에만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배심원 제도가 뭔지 알았나? 외국 영화에 많이 나오니까 뭔지는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있는 줄은 몰랐다. 시나리오 받고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걸 알았다. 사실 크게 관심이 없었다.

캐릭터 분석은 어떻게 했는지? 감독님께서 캐릭터를 연구하지 말고 오라고 하셨다. 어떤 의미와 의도를 담으면 때가 타고 정확한 의미가 변질된다는 조언이었다. ‘연기를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준비를 안 했다.(웃음) 현장에서 모니터를 하면서 ‘아, 튀지 않는구나.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네?’라고 생각하며 배웠다.

그래서 초반에는 고생했다고 들었다. 첫 신을 27번 찍었다고? 내가 느끼는 대로 대사를 하고 촬영을 시작하는데, 뭔가 안 맞았다. “형식 씨, 조금 더 편하게 해봐요” 하시는데 ‘지금 이미 너무 편한데, 뭐지?’ 고민했다. 10번 넘어가니 슬슬 걱정이 되더라. ‘감독님이 뭔가 마음에 안 드나?’ 20번 넘어가니까 죽겠더라. 그때 문소리 선배님 표정과 조언을 잊을 수 없다.

뭐라셨나? 마음 같아서는 다른 날 촬영하자고 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더라. 선배님이 정말 인자하신, 너의 마음을 잘 알겠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셨다. “괜찮아, 나는 첫 촬영 때 이창동 감독님이랑 사오십 테이크 했어”라고 말씀해주셨다. 죄송한 마음 갖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말이 큰 위로였다.

문소리와 함께 연기해본 소감은? 늘 현장에 오셨다. 섬세하고 따뜻하고 유쾌하시다. 촬영할 때 집중해서 앉아 계시면 포스가 무서운 편인데, 컷만 하면 너무 뛰어다니신다. 유쾌한 반전이 있으시다. 리허설 후 직접 초를 만들어 선물로 나눠주는 여성스러운 면도 있으시다. 책 선물도 받았다.

법은 공정하다고 생각하나? 영화 작업 후 생각이 달라진 게 있는지? 영화 촬영하면서 유죄 가능성이 90%가 되어도 무죄일 가능성이 10%가 있으면 무죄 판결이 난다는 것을 알았다. 남우처럼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게 법 아닐까? 우리 편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 배심원이 되는 상상도 해봤나? 촬영장에서 “내게 배심원 하라고 하면 안 할 거다”라는 말을 했다.(웃음) 그들과 똑같이 했을 것 같다. 배심원은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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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정받는 연기돌은 독학의 결과
6월 군 입대… ‘진짜 사나이’ 될 예정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박형식은 연기 논란이 없는 대표적인 ‘연기돌’이다.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그는 혼자 캐릭터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독학해서 현장에서 소통하는 과정이 그렇게 좋더란다.

연기 잘하는 아이돌로 인정받는다. 어떻게 접근하고 공부했나. 처음 <바보엄마>라는 드라마를 했다. 연기를 할 줄 모르니까 회사에서 선생님을 붙여주셨다. 기본기도 없는 애가 촬영을 해야 하니 선생님도 막막해하셨다. 억양이나 말투, 연기를 선생님 카피를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현장에서 “그렇게 말고 다른 느낌으로 안 될까요?”라고 주문을 하시는데, 얼굴과 귀가 빨개졌다. 도망치고 싶었고,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서, 혼자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구체적인 독학 과정을 소개해준다면? 다음 작품 <시리우스>에서 1인 2역을 했다. 혼자 대본을 읽으면서 ‘얘는 왜 이런 말을 하고, 왜 이러지?’ 계속 생각해봤다. 그러니 촬영장에서 감독님이 “다른 느낌은 없을까?”라고 물으셨을 때 “저는 이렇게 느꼈는데, 괜찮을까요?”라는 대답이 나오더라. 현장에서 소통하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독학으로 준비했는데 좋은 소리를 들어서 자신감이 붙었다. 그때부터 혼자 공부하는 게 틀린 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공부했다.

<배심원들>의 8번 배심원 권남우는 집요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실제 박형식의 성격은 어떤가. 하나에 흥미가 생겨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긴 하다. 스킨스쿠버를 좋아하는데, 체험이 아닌 자격증까지 욕심을 낸다. 처음에는 오픈워터 도전으로 시작했다 어드밴스드, 마스터까지 따고 싶어서 계속한다. 될 때까지 하려고 하는 성격이다.

별명이 ‘다 좋아해’라던데. 친구들이 내 의견은 안 듣는다. 나는 웬만하면 다 좋다. 음식도 웬만하면 다 맛있다.(웃음)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펜션에 다녀왔는데, 친구들이 좋다 안 좋다 다양한 평을 내놨지만 나는 다 좋았다.

스트레스 안 받는 성격인가 보다. 어느 정도는. 게임이나 스쿠버, 여행으로 다 풀린다.

방탄소년단의 뷔, 박서준과 절친이다. ‘영혼의 단짝’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화랑> 작품을 같이 하면서 친해졌다. 서로를 찾게 되는 편한 사람이 있더라. 시간 나면 자주 본다. 뷔는 해외에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얼마 전에 음악 방송한다고 한국에 잠깐 왔었다. 스케줄 끝난 시간이 밤 11시, 새벽 5시에 다시 외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 끝나고 왔더라. 새벽 4시까지 같이 있다가 음악방송 갔다. 술은 못 하는데 그 자리에 와준 게 이쁘더라.

친한 여자 연예인은 없나. 또래보다는 누나들이랑 친하다. 단편이지만 작품을 같이 해서 (한)지민 누나랑 금세 친해졌다. 만나면 재미있게 논다. <가족끼리 왜 이래> 할 때 김현주 누나와도 친해졌다. 이번에 (문)소리 누나를 알게 되었다. 선생님들, 누나들에게 무한한 ‘이쁨’을 일방적으로 받는 상황이긴 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얼마 전 전역한 임시완이 조언도 해주던가. 얼마 전 만났다. 어떻게 군대에서 지냈는지 이야기를 해주더라. 말 잘 들으라는 뻔한, 누구나 해주는 이야기!(웃음)

예능 <진짜 사나이>를 경험해서 군 생활 잘할 것 같다. 남태령에 있는 수방사에서 복무하게 됐다. <진짜 사나이>에서 훈련을 받은 곳이다. 촬영하던 게 기억 나니 슬프기도 하고, ‘이걸 알 일인가?’ 싶기도 하다.(웃음) 그때는 힘든 줄 모르고 촬영했는데, 지금 다시 하려니 만감이 교차한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좋다는 평을 해주시면 (군대) 가서도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다. 걱정 없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제대해도 “괜찮더라” 하면서 찾아주시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이제 군 입대까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겠다. 뭐 할 생각인가? 얼마 전에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들이랑 가평에 있는 펜션으로 캠핑도 다녀왔다. 한 달 정도 남은 시간은 영화 홍보하고, 무대인사 다니면서 채워질 것 같다. 개인적인 시간이 많지는 않을 것 같지만, 짬짬이 남은 시간에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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