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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의 25년 내공

2019-04-11 09:43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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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적시적기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역시 ‘25년 내공’은 깊고 단단했다. 김효진의 한마디와 표정은 옅은 미소를 짓게 하기도, 큰소리 섞인 웃음을 내뱉게 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그에게 기대가 생기는 이유다.
“라랄라랄라.”

한창 사진 촬영을 하던 그가 익살스러운 멜로디를 읊조렸다. 현장에 있던 모두가 ‘빵’ 터졌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서 맡은 역할, 노래교실 강사 그대로였다. 2006년 아침연속극 이후 10여 년 만의 연기 활동에 반가움과 의욕이 넘치는 요즘이란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의 이모로 등장한다. 어린 조카를 보호해야 마땅하지만 반대로 보호받는 철부지 이모다. 어느 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역할이어도 그가 표현하는 캐릭터는 어쩐지 다르다. 개그 무대에서 쌓아온 특유의 연기력이 더해져서일까.

“누가 봐도 코미디언, 예능인 김효진이니까 대중은 드라마에서도 그 모습을 원하거든요. 드라마에서 요구하는 코미디를 연기에 적절히 녹여내는 게 제가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래서예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개그맨에게 주어지는 배역의 범위가 넓지 않음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대신 경쟁력을 찾았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초.

“왜 아쉽지 않았겠어요. 저도 예쁘고 청순한 역할을 할 줄 아는데 기회가 오질 않으니까 속상할 때도 있었죠. 근데 문득, 그런 배역을 맡는다 해도 시청자가 몰입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난 희극 배우다’라고 결론 내렸어요. 드라마든 예능이든 때에 맞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요.”
 

코미디 녹인 연기가 무기

이번 드라마에서는 배우 박철민과 그리는 유쾌한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극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하면 시청자를 웃길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덧붙였다. 개그우먼이기 때문에 ‘웃음 포인트’만 좇을 것 같다는 편견을 지우고 싶었다. “연기에 목말라 있던 터”라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영락없는 배우의 그림자가 엿보였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김효진은 개그우먼이다. 귀여운 사투리로 “경석아”를 부르던 ‘쪼매난 이쁜이’였다. 그가 드라마에 등장했을 때 살짝 갸우뚱한 반응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김효진은 연기도 하는 개그우먼이고자 했다.

“원래 연기자가 꿈이었어요. 대학에서도 연기를 전공했고요. 제가 코미디 프로그램을 할 땐 시트콤, 콩트 같은 드라마 타이즈가 많았어요. 요새 코미디 프로그램이 한 코너가 3분 이내에 끝난다면 이전엔 20분, 25분간 진행됐죠. 스토리텔링이 있는 드라마 타입 개그였어요.”

개그 무대에서 쌓아온 연기 경력은 드라마에서 그만이 할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고향이 대구예요. 콩트 할 때 사투리를 써서 사랑받은 것도 있죠. 욕심을 좀 내본다면 그때처럼 사투리를 쓸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응답하라> 시리즈의 엄마 역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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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도, 슬럼프도 겪었다

어릴 적부터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끼 많은 아이였다. 남을 웃기는 것도, 박수갈채를 받는 것도 좋았다. 자연스럽게 서울예대에 진학했고, 1995년 데뷔로 이어졌다.

“서울예대 개그동아리 출신이에요. 신동엽, 이휘재, 안재욱 등 동료들이 대단하죠. 동아리에 들려면 면접을 봐야 하는데, 저 만장일치로 뽑힌 사람입니다. 하하. 방송사 피디 분이 저희 동아리 콩트를 굉장히 참신하게 보신 모양이에요. 덕분에 동아리 사람들이 모두 캐스팅되면서 저도 데뷔할 수 있었어요.”

데뷔와 동시에 전성기를 맞았다. 인기 유행어에 힘입어 데뷔한 해에 신인상을 수상한 뒤 우수상, 코미디 연기상, 최우수상까지 수상하며 대표 개그우먼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마냥 행복한 시절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화려함에 따르는 중압감이 컸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죠. 돌이켜보면 당시엔 그게 행복인지 몰랐어요. 너무 준비되지 않은 채 데뷔해서 빨리 알려지고 유명해졌는데, 내공이 부족하단 생각이 늘 있었거든요. 나는 부족한데 사람들이 기대하니까 부담이 되더라고요.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없던 때라 방송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서 일정, 비용을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스물 둘, 스물 셋의 제가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분들과 일하는 게 버거웠나 봐요.”

흔히 말하는 슬럼프 기간도 보냈다. ‘최고’ ‘주인공’이 당연하다고 여기던 때와 달라진 현실을 마주했다.

“어느 순간 MC에서 패널이 되고, 주인공에서 조연이 되고… 그렇다고 사랑받지 못한 것도 아니었는데 몇 년간 터널 같은 시간이라고 여겼어요. 성숙하지 못했던 거죠. 나약해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지인들에게 차갑게 굴었을 정도니까요.”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뾰족한 해답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를 받아들였다. 나이 듦이 때론 감사하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좀 더 가치 있는 걸 찾게 됐다고. 이전에 비해 개그 프로그램이 극히 드물어진 흐름을 인정하고,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를 제외하곤 개그 프로가 없어요. ‘코미디언’이라는 개념도 이전만큼 뚜렷하지 않고요. 안타깝지만 수긍해야 할 흐름이에요. 후배들은 새 판도에 맞춰 1인 방송, 채널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더라고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부활할 것이라고 믿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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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안정감을 얻다

데뷔 후 25년 사이 그에겐 가정이 생겼다. 올해는 초등학생 학부모가 됐다. 개그우먼, 배우로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 배경엔 가족도 있었다.

“남편이라는, 든든한 내 편이 생겼다는 게 좋아요. 결혼은 인생의 큰 숙제 중 하나잖아요. 숙제 덜 하고 학교 가면 불안감이 들듯 숙제를 해결하고 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변했다고 할까요. 딸아이는 더 큰 원동력이 돼줬고요. 얼마 전부터 책가방을 메고 등굣길에 나서는 걸 보면 만감이 교차해요. 언제 저렇게 컸나 싶어서….”

딸아이는 엄마를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다. 흔한 말로 ‘한때 날리던 개그우먼’ 엄마보다 키즈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개그맨에게 열광한다.

“딸이 보는 프로그램에 후배들이 나와요.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애가 무척 좋아해요. 언젠가 ‘엄마 후배들이야!’라고 했더니 엄마가 그 사람들과 어떻게 아는지는 궁금해하지 않고 ‘왜 못 만나느냐’고만 하더라고요. 저도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어지던걸요.”

엄마가 되고 일에만 몰두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이야기했다.

“애가 태어나기 전에는 촬영 끝나고 회식도 하고 동료들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이젠 힘들죠. 녹화 끝나면 곧장 귀가해요. 요새 예능에선 여러 에피소드를 꺼낼 수 있어야 하는데 에피소드 자체를 만들 시간이 부족해요. 아픈 애를 두고 어쩔 수 없이 촬영장에 가야 할 때도 너무 속상해요. 저도 이 정도인데 매일 출근하는 엄마들은 오죽할까요.”

스무 살 ‘쪼매난 이쁜이’는 어느새 엄마가, 대선배가 됐다. 현장 막내가 기억하는 배연정, 이경실은 까마득한 선배이고 엄마 같은 존재였는데 어느새 그때 그들보다 나이 든 선배다.

“막내 작가들이 저한테 ‘선생님’이라고 하면 제가 깜짝 놀라면서 말해요. 너희한테 뭘 가르쳤길래 내가 선생이냐고.(웃음) 드라마 촬영장에 가면 저랑 박철민 선배 말곤 다 어린 친구들이에요.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지’ 하면서 새삼 놀라요.”

20년 넘게 공백기 없이 일했다. 그는 ‘친근함’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래오래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올해는 연기도, 예능도 잘하는 사람으로 어필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간만에 드라마를 시작해서 한 해를 시작하는 느낌이 좋아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닿았으면 하고요. 아내, 엄마로서 역할도 균형 있게 해내면서 끊임없이 사랑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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