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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사바하>의 독보적 캐릭터 박정민

2019-03-05 14:04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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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하는 작품마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여온 믿고 보는 배우 박정민. 그가 이번에는 낯설고 어둡고 미스터리한 인물이 됐다. 미스터리 스릴러 <사바하>의 개봉일인 2월 20일 오전, 그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 목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사바하>의 입소문이 심상치 않다. 개봉 첫주 주말 실시간 검색어에 ‘사바하 해석’이 오를 만큼 영화를 둘러싼 해석으로 온라인이 달구어지면서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진짜 ‘미륵’과 ‘그것’의 실체, 선과 악, 마지막 ‘나한’의 대사까지 자신만의 해석을 내어놓으면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한적한 마을의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역을 맡았다. ‘연기천재’라 불리며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 그의 가장 다크한 변신이이라 눈길을 끈다. 영화 속에서도 중요한 키를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관객으로 본 <사바하>는 어떤 작품이던가.
내용을 알고 봤는데도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을 봤을 때)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 연기만 보게 되는 작품이 있는데, <사바하>는 스토리에 몰입해서 가슴을 졸이면서 봤다. 괜찮은 영화를 만든 데 몫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반반 갈린다. 재미있다는 반응과 이야기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어려웠다. 불교 용어나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많았다. 분석할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불교와 밀교 쪽의 세계관, 역사를 잘 설명해주셨다. 그런데 다 떠나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구조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추리소설 같고.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은 그런 구조를 재미있어 하시지 않을까.

‘정나한’은 어떤 인물인가.
믿음 때문에 인간성을 포기한 인물이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사람을 죽이는 게 잘못 됐다는 걸 알고 있는 아이다. 그래서 악몽을 꾼다. 나약하고 혼란스러운 존재다. (캐릭터를 설정할 때) 엄마에 대한 감정이 센 아이라고 생각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서 큰 죄를 지었지만, 엄마를 찾는 아이에서 시작했다.

‘나한’ 캐릭터를 위해서 어떤 준비를 했나. 노란 탈색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탈색을 안 해도 상관없지만, 탈색 했을 때의 장점을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다. 박 목사(이정재)의 옷이나 톤이 어둡고 단조롭고, 색이 별로 없다. ‘나한’마저 그러면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긴장감 유발이 안 되겠더라. 무의식처럼 오는 긴장감이나 이상한 느낌들을 유발하기 위해서 머리를 탈색했다. 현실 세계가 칙칙하고 어둡다면 이쪽(종교) 세계는 색감이 강렬하다. 그래서 박 목사가 이 세계로 빨려들어왔을 때 쫓는 시선들에 긴장감이 생긴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캐릭터는 감독님이 만든 세계관이고 종교관이 담긴 작품이라, 감독님에게 많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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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시사회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뼈를 깎으면서 만들었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린 장재현 감독은 어떤 인물인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존경스러울 정도로 똑똑하고, 영화밖에 모르는 분이다. (감독님) 집에 가면 <악의 기원>, <밀교란 무엇인가> 이런 책밖에 없다. 약간 천재 오타쿠 같은 느낌이 있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어도 재미있다. <사바하>의 박 목사는 감독님이다.

처음 호흡을 맞춘 이정재는 어땠나.
어렸을 때 동경하던 영화배우 선배님들 중 한 분이시다. 이렇게 말하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 선배님께 죄송하지만,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 선배님은 정말 최고였다.

함께 출연한 신예 이재인 배우에게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항상 ‘애낀다’.(웃음) 너무 잘하고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이대로만 자랐으면 좋겠다. 대학교 갈 때까지 연애도 하면 안 된다.(웃음) 너무 좋은 배우를 만난 느낌이다. 에너지가 건강하고 묘한 매력이 있다. 욕심도 없어 보이고, 그냥 막 하는데, 잘한다.

‘과연 신은 있는가’라는 박 목사의 질문이 묵직하다. 본인도 생각해본 적이 있나?
종교는 없는데 신은 있다고 생각한다. 신에 대해서도 가끔 생각을 해본다. 한때는 종교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도 있는데, 그러다가 이 작품을 만났다. 종교가 있든 없든 이 세상에는 부조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서, 아직도 그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신이 인간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못해 왈가왈부할 일은 없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고민해볼 법하다고 본다. 종교를 대하는 태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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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바하’ 촬영 이후 박정민은 무엇이 달라졌나.
<사바하>는 불교 쪽에 관심을 갖게 해준 영화다. 절에 가는 걸 좋아했는데, 이 영화 덕분에 절에 좀 더 자주 가게 됐다. 염주도 하고 다닌다. 예뻐서 샀다. <사바하>는 불교 쪽에 관심을 갖게 해준 영화다. 지방 촬영을 가면 쉬는 날이 있는데, 그때 근처 절에 가본다. 최근에 강화도 전등사라는 절이 좋았다. 절도 좋았지만 600년 된 은행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나무에 관련된 전설이 재미있었다.

박정민의 별명은 인디 영화계의 송강호다. ‘박정민의 필모그래피에서는 돈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말 들어봤나. 상업영화는 의도적으로 피하나?
의도적인 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재미있는 걸 한다. (상업영화) 섭외가 안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많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 고르는 건데, 하다 보니 저예산 영화들이 꽤 많더라. 언젠가 운이 좋으면 마음을 움직이는 시나리오를 골랐는데 버짓이 큰 영화를 해볼 수도 있겠지.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멜로 장르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들었다.
나도 언젠가는 해볼 수 있을 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해본 적이 없으니까.(웃음) 영화나 드라마 안에서 작은 러브라인을 해본 적은 있어도, 정통 멜로 작품은 없다. ‘나는 멜로는 못 견딜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무뢰한>을 다시 보고 ‘이런 멜로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근데 신기하게도 섭외가 안 들어온다.

평소 시나리오도 쓰지 않나. 직접 멜로를 쓰는 건 어떤가.
열심히 쓴 시나리오 중에 슬픈 멜로가 하나 있긴 하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 내용이라 찍진 못할 것 같다. 공상과학비극멜로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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