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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접수한 대세 배우 <이,기적인 남자> 박호산

2018-11-21 06:43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콘텐츠 다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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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의 아저씨> <무법변호사> <손 the guest>. 올 한 해 상영한 굵직한 화제작엔 박호산이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개성 강한 캐릭터로 사랑받은 그가 이번에는 영화 <이,기적인 남자>의 주인공이 되어 나타났다. ‘첫 충무로 주연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작품 개봉을 앞두고 그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호산은 ‘긴장’이 아닌 ‘기대’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올 초 방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tvN)의 문래동 카이스트 이후 거침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박호산을 만났다. ‘대학로의 유재석’으로 불리며 22년간 연극배우로 활약하던 그가 안방극장으로 활동 반경을 옮기고 그야말로 대세 배우가 됐다. <나의 아저씨>(tvN), <무법변호사>(tvN), <손 the guest>(OCN)로 쉴 틈 없이 작품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라 불리는 <나쁜 형사>(MBC)도 촬영에 들어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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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는 남자, 아내에게도 애인이?
뻔뻔한 바람남으로 변신한 <이,기적인 남자> 

박호산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영화 <이,기적인 남자>는 결혼 10년 차 아내를 두고 조교와 바람피우던 남자가 아내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고 벌어지는 예측불가 드라마다. 뻔뻔하게 바람피우다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의 연기 내공과 더해져 짠하고 인간적으로 그려진다. 

영화로는 첫 주연작입니다. 큰 스크린에서 본인의 작품을 만난 소감은?
영화는 큰 화면이 제맛이죠.(웃음) 작년 봄에 부산 독립영화제에서 봤어요. 남의 영화 보듯이 재미있게 봤어요. (제가 출연한) 공연이든 영화든 저는 관객 입장에서 봐요. (극중 배역이) 저는 아니죠. 제가 반쯤 섞여 있지만 변신하는 건 아니잖아요. 친한 친구가 생긴 기분이에요. 저랑 생각과 말투가 비슷한 친구. 주연이라고 다르게 와 닿진 않아요. 다른 배우들과 함께한 작업이고, 다만 주연 배우는 한 일이 많을 뿐이죠. 연기에 대한 책임감은 분명히 있지만 작품 주제나 방향을 이야기하는 데 주연이라고 해서 다른 건 없어요.

<이, 기적인 남자>는 어떤 작품인가요?
코미디에 가깝다고 봐요. 재미로 봐야 하는 작품이고. 일상에서 특별하게 만나지는 순간들이 나오니까 누구나 상상해봄 직하지만,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영화적인 이야기?(웃음) 영화라는 게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편하게 앉아서 들여다보는. 공감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깔깔거리기도 하는 딱 그런 작품인 것 같아요. 관객도 무겁지 않게, 재미있게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연극이나 드라마에 비해 영화 작업이 많진 않았습니다. <족구왕>에 이어 두 번째 영화죠? 
박호산으로는 두 번째 작품이에요. 박정환(그는 박정환에서 박호산으로 개명했다)일 때, 아주 옛날 연극도 하기 전에 제대하고 <건축무한육면각체의비밀>에 카피캣이라는, 이상의 비밀을 찾는 5명의 청년 중 제일 먼저 죽는 역할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연극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영화는 아예 안 했지만 단역은 꽤 했습니다.

영화 작업은 연극, 드라마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궁극적으로는 같아요. 사람들에게 소개할 만한 이야기, 좋은 영향을 끼칠 만한 이야기를 공연은 무대에서 직접적으로, 영화는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죠. 영화는 감독이 촬영한 걸 편집해서 보여주고요. 무대는 사전에 어떤 과정이 있었건 결국 배우가 다 해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인 것 같아요. 방송은 한 대사를 여러 번 촬영하는 게 다르고요. 이제는 적응됐어요. 재미있어요.

맡는 역할마다 캐릭터가 뚜렷해요.
그게 배우가 할 일인 것 같아요. 이미지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겠지만, 배우도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든요. “이런 디자인 어때요?” “이 배역은 이러면 어떨까요?”라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막 던져요. 말을 많이 하는 배우를 싫어하는 감독은 없어요. ‘이 사람 많이 던지는 사람이구나’ 하시겠죠.

평범하지 않은, 현실에 없는 캐릭터에 출연했어요.
대학로에서도 그랬어요. 캐릭터가 많이 바뀌었어요. 신분으로는 거지에서 왕, 지능적으로는 바보 천치, 살인자, 아주 나쁜 소아성애 연쇄살인마, 정의의 사도 등. 20년 넘게 대학로에서 해온 경험이 특별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건방 떠는 것 같은데(웃음),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바람피우는 남자라 여성이 보는 캐릭터와 남자가 보는 캐릭터가 다를 수 있겠어요. 연기할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기적인 놈이죠. 굉장히 이기적인 놈이죠.(웃음) 바람피우는 남자가 좋은 남자일 리는 없잖아요. 분명히 미운 사람이죠. 그런데 미움만 받으면 한 시간 반 동안 관객이 어떻게 쳐다보겠어요. 어떻게 하면 덜 밉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유아적인 부분을 강조했어요. 관객이 ‘재수 없어 꼴 보기 싫어’가 아니라 ‘으이그 이 한심한 놈아!’ 하실 수 있게요.

<이,기적인 남자>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주차장에서 친한 동생과 격투신이 있어요. 무술감독님이 합을 맞춰보자고 하시는데 “그냥 이건 개싸움이다. 우리끼리 그냥 하겠다” 하고 마구 싸웠어요. 멋있게 싸우는 것도 아니고, 안 다치려는 것도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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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돌아갈 연극
“대학로 반드시 돌아갈 것”

박호산은 “자신은 방송한 지 1년밖에 안 된 신인”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온 덕에 많은 사람이 오래 활동한 것으로 오해를 한다. 드라마에 섭외됐을 때 연극하는 후배들에게 1년만 하고 돌아온다는 말을 남겼다. 대학로에서 본인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아는 그는, 연극 무대가 본인을 태어나게 한 곳이자 돌아갈 곳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큰 상을 받았습니다. 백상예술대상부터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까지. 세상이 이제야 연기력을 알아본 걸까요.(웃음)
상은… 어이가 없어요.(웃음) 제가 워낙 상복이 없거든요. 연극을 22년 했는데 연극으로 받은 상이 없으면 상복이 없는 거죠. 연기의 목적이 상은 아니니까 괜찮아요. (상을 받고서는) 어리둥절했어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후보 중에 대학로에서 같이 공연하던 친구도 있는데 제가 보여져버리니까, 모르겠어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연기의 목적이 상은 아니잖아요. 상을 받았다고 건방져질 이유가 없어요. 상을 주는 건 다른 칭찬인 것 같아요.

7년째 박호산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데요. 왜 이름을 바꿨나요?
40대를 박호산으로 살았어요. 작명소에 다녀온 것도 아니고, 합리주의자라 이름을 잘 지으면 인생이 잘 풀린다는 말을 믿지도 않아요. 이름을 바꾼 건 그때 제가 삶을 돌아보고 반성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요.
연기적인 건 아니고 성격적인, 인간적인 슬럼프가 있었어요. 나쁜 생각도 해보고 위험한 생각도 해봤는데, 그보다는 이름을 바꾸고 다시 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격도 바뀌었어요. 초반에는 친한 후배들이 “형, 무슨 일 있어요?” 할 정도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많이 밝아지고 유해졌어요. “넌 옷이라도 좀 밝게 입고 다녀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어두웠었어요.

연기 슬럼프는 없었나요?
할 게 많은데 슬럼프라뇨?(웃음) 슬럼프는 작품이 없을 때 와요. 신인 때죠. 연기하고 싶은데 누가 배역을 주지 않으면 힘들어요. 화가는 작품을 살 사람이 없어도 그림을 그리면 되고 음악가도 곡을 쓰면 되는데, 연기자는 예술이 되지 않잖아요. 그때 참 슬프죠. 배우는 배역이 없으면 무직자예요. 그 기간이 있어서 지금은 행복해요. 작품이 많다는 게 큰 복이죠. 제가 만들 수 있는 배역이 있고,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할 게 많아지니까 재미있어요.

대학로 연극계 선후배들과 관계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나요? 
어제도 같이 술 먹었어요. 저는 집도 대학로예요. 안 떠날 거예요. 방송하고 영화 한다고 연극을 떠난 게 아니에요. 마지막 연극은 작년 겨울이에요.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 들어가면서 “1년만 쉴게”라고 팬 카페와 동료들에게 얘기했어요. 제가 아무것도 아닌데 (스케줄 맞추느라) 스케줄 반영해달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대학로에서 기다리는 걸 잘 알고 있고, 당연히 공연할 거예요.

쉬지 않고 작품이 들어오는데 시간이 날까요?
내년 되어봐야 알죠. 올해가 다 가지 않았으니까.(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요?
작품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다작을 하는 배우. 대중에겐 “저 배우는 원래 모습이 뭘까?” 궁금해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고 싶어요. 길에서 만나면 성큼 다가와 먼저 악수하자고 인사 건넬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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