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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연기, 매번 힘든데 그 재미로 하는 거죠”

2018-10-11 09:54

취재 : 김수정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씨네그루·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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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명민이 데뷔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 바로 발성 연습이다. 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10분간 책을 소리 내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니, 연기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아주 조금은 짐작이 된다.
돌이켜보면 김명민이 손대고 연기한 모든 인물은 유독 오래도록 기억되고 회자된다. 설령 그 작품이 참담한 흥행 성적표를 받았을지언정 그의 연기만큼은 두고두고 관객의 가슴에 남아 위로가 되고, 추억이 된다. 이는 그 어떤 장르, 캐릭터든 치열하게 인물에 녹아드는 그의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마에(<베토벤 바이러스>), 장준혁(<하얀 거탑>), 이순신(<불멸의 이순신>), 백종우(<내 사랑 내 곁에>)는 모두 상상을 초월하는 인고의 시간 끝에 탄생한 인물들이다.

“연기가 단 한 번도 지겨웠던 적은 없어요. 매번 힘든데, 그 재미로 하는 거죠. 제가 남들보다 관찰력이 조금 뛰어난 편이에요. 촉을 예민하게 세우면 지나가는 바람, 땅의 기운, 먼지 하나까지도 느껴져요. 카메라가 돌아가고 연기할 때면 제 오감이 모두 발동하는 거죠. 과연 이런 에너지, 예민함을 배우가 아니었다면 어디에 분출했을까 싶어요. 배우를 하고 있음에 감사하죠.”
 

“촉을 세우면 바람, 땅의 기운,
먼지 하나까지 느껴져요”

작품 속 인물이 돼가는 과정이 늘 고통을 수반했다지만, 영화 <물괴>(허종호 감독)의 고통은 짐작 그 이상이었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조선,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조선왕조실록>의 실제 기록에서 출발한 순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크리처 사극이다. 내 앞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 물괴와 연기 호흡을 맞춰야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실체가 없는 괴물과 싸우는 게 거참. 쫄쫄이를 입은 스턴트맨과 눈을 마주치고 연기하는데, 이 물괴라는 놈이 영화에서 어떤 형태로 나올지 가늠이 안 되니 연기 톤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죠. 결과적으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섭게 잘 나와서 제 연기가 상대적으로 너무 약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물괴>는 완성도와 달리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브라운관과 달리 유독 스크린에서 흥행 성적이 좋지 않은 김명민은 “누가 봐도 잘될 것 같은 캐스팅, 시나리오, 제작진하고만 일하는 건 재미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흥행 결과와 별개로 <물괴>가 지닌 도전정신만큼은 유의미하다는 것.

“제 스스로가 식상한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언젠가 영화에서도 인생작이 나오겠죠. 흥행에 큰 욕심은 없어요. 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 안일하게 흥행 공식에 맞춘 영화에는 앞으로도 출연할 생각은 없어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흥행 감독, 흥행 제작사, 배우. 어느 정도 연기만 하면 흥행할 수 있을 것 같은 프로젝트요. 그 안에서 제가 무슨 연기를 하겠어요. 재미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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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굴곡을 즐기고
그 안에서 담담히 최선을”

평소 진중한 작품 속 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그 어떤 배우보다 솔직하고 수다스러운 김명민. 그는 거짓말을 못 하는 성격이라고 털어놨다. “거짓으로 인터뷰하는 게 더 힘들어요. 허심탄회하게 속내도 얘기해야 편하죠. 필터링 거쳐서 애기하려고 하면 말이 안 나가요.”

그는 대표작인 <불멸의 이순신> <하얀 거탑> 모두 ‘천운’이었다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두 작품 모두 내정된 다른 배우가 있었고, 김명민은 후순위로 캐스팅됐다. 작품이 흥행하든, 실패하든 배우 의지로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 그는 “슬럼프와 인생의 굴곡을 즐기고 그 안에서 담담히 제 몫을 다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오르막만 있으면 내리막을 못 견뎌요. 저는 슬럼프가 기회라고 봐요. 저 역시 슬럼프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중이고요. 저는 산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산을 오르면 인생을 배운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이제 조금 알겠어요. 정상에 오르자마자 바로 내리막인 거예요. 미칠 지경이죠.(웃음) 인생도 그런 거죠. 정상을 찍었으면 내려와야죠. 그래야 다시 또 올라가지 않겠어요? 암흑기였던 20대 무명시절이 있었기에 <하얀 거탑>과 같은 인생작도 만날 수 있었던 거고요. 묵묵히 버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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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고 똑같이 따라 하며
체화하는 거”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그에게 오래도록 품었던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연기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뭔가?” 소위 김명민표 메소드 연기는 총 세 가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여기, 그의 연기에 대한 해답이 있다.

“첫 번째, 인물을 그려가며 시나리오를 읽는 거예요. 시나리오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하나의 인물이 딱 그려져야 해요. 두 번째, 시나리오를 한 번 더 읽으며 그 인물에 옷을 입히는 거죠. 인물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해요. 이때부터 상상을 시작해야죠. 그동안 봤던 책, 드라마, 영화, 주변 사람들…. 내 경험을 총동원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거죠. 만약 캐릭터가 의사면 의학 관련 책을 찾아보며 캐릭터의 직업적인 부분까지 만들어갑니다. 세 번째는 소리 내서 읽으며 시나리오의 행간을 채워가는 거예요. 영화든 드라마든 보통 일주일 정도 이야기를 그리거든요. 그 일주일만으로 그 인물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해요. 캐릭터의 전사(全史)를 제 나름대로 써보는 거죠. 시나리오에 아주 깨알같이 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을 매 작품 반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우는 결코 나태해지면 안 된다는 것. “저한테 메소드, 메소드 하시는데 전 교수님들한테 배운 대로 하는 거예요(그는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이다). 기초연기론 전공 과제가 ‘고양이 연기’인 적이 있는데, 그때 도둑고양이를 10시간 동안 관찰했어요. 관찰하고 똑같이 따라 하며 체화하는 거죠. 이 과정이 없으면 표현이 안 돼요. 이 체화하는 과정을 매 작품 쉬지 않고 계속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연기하는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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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저스  ( 2018-10-15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2   반대 : 0
그래도 역시, 뻔하게 성공할 영화에서도 봤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단짠단짠 혹은 단짠짠 단짠짠 식으로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suna114  ( 2018-10-13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7   반대 : 1
김명민 당신같은 배우가 있어 행복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불멸의 이순신은 정말 이순신장군이 환생한줄 알았구요 하얀거탑 정말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너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