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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엄마? 채시라

2018-09-07 09:58

취재 : 김풀잎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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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인생 30년을 맞은 배우 채시라가 또 하나의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세월의 흐름을 온몸으로 내보인 듯하다. 어여쁜 얼굴로 초콜릿을 먹으며 브라운관을 사로잡던 소녀가 사연 많은 한 여자의 성장을 그려내며 안방을 울렸다.
채시라는 얼마 전 종영한 MBC 주말 특별기획 <이별이 떠났다>로 명배우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별이 떠났다>는 50대와 20대, 기혼과 미혼 등 너무나도 다른 두 여자의 동거를 통해 가족과의 갈등, 결혼과 임신으로 나를 내려놓게 되는 현실 등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더’,
성장의 또 다른 이름

채시라는 인생을 포기한 채 스스로를 가둔 51세 서영희 역을 맡았다. 채시라가 분한 서영희는 꿈을 위해 공대를 나와 남자들만 가득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던 인물.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난 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됐다. 남편의 불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아내라는 수식어를 빼앗겼고, 엄마라는 자리마저 작아졌다. 마지막 남은 ‘내 것’인, 집 안에 자신을 감금한 이유다.

채시라가 그린 ‘엄마’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엄마, 아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파탄이 나버린 가정과 비극으로 치달은 여자의 삶에 대한 민낯을 가감 없이 표현해낸 것이다. 3년 동안 어두운 방 안에 갇혀 지내는 설정과 슬립 차림으로 담배를 물고 변기에 앉아 있는 장면은 채시라 본인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모성을 떠나서 한 여자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에서 홀로 서기까지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모성은 두 번째 문제였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갔다. 여자의 스토리를 풀어내는 과정에 모성이 들어가는 것이다. 시대마다 여성상이 다르지 않나.”

서영희 캐릭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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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는 조금은 새롭고 익숙지 않은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여자인 동시에 엄마인 인물이 집에 갇혀 지내는 상황 자체가 흥미로웠다. 원작 속 슬립을 입고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여자 인생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화면에 꼭 들어갔으면 했다. 슬립을 입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영화가 아닌 방송이기 때문에 커트라인도 있지 않나. 오랜만에 (파격적인)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생소한 캐릭터이니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역할 소개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 상당한 감정 소모를 요했다. 사실상 원톱 주인공이었으니 대사량도 엄청났다.

“눈물을 쏟아낸다는 것은 가슴에 고통을 갖고 있다가 흘려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그것을 터뜨리기 전까지 담고 쌓아두면서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종류의 감정신이 많아 힘들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돕기 위해 비주얼적 변화도 필요했다. 채시라의 노력 역시 내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6년 동안 길러온 머리카락을 단숨에 잘라버리는 등 외적 부분에도 신경을 쏟았다.

“대사량도 마찬가지다. 8쪽을 줄줄 외워야 할 정도였다. 백조는 물속에서 다리를 끊임없이 젓고 있다. 나도 그랬다. 집에서도 내내 대사를 외웠다. 서영희를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단발머리로 변신하기도 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는 보통 머리를 기른다. 다음 캐릭터에 맞추기 위함이다. 서영희는 홀로 서기를 하면서 직업을 갖게 된다. 머리를 확 자르는 게 극적인 요소로 좋을 것 같았다. 주변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촬영 스태프들도 전반적으로 좋게 이야기해주더라. 남편 김태욱 씨 의견도 괜찮았다. 남편은 웬만하면 칭찬을 잘 안 한다. 아무 말 없으면 좋은 것이다.”

채시라의 분투는 시너지로 이어졌다. 채시라는 <이별이 떠났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로 원로배우 최불암과의 만남을 꼽았다. 두 사람은 극중 부녀로 호흡을 맞췄다. 최불암은 마지막 회에 특별 출연했다. 두 사람이 드라마를 통해 만난 것은 1997년 MBC 드라마 <미망> 이후 21년 만이다.

“오랜만에 선생님을 뵈었다. <미망>에서는 할아버지와 손녀로 분했는데, 그때 느낌 그대로였다. 선생님이 ‘애들은 많이 컸지’라고 안부도 물으시더라. 설렘과 기쁜 마음은 선생님이나 나나 똑같았을 거다. 저녁도 함께 먹었다. 물론 내가 샀다. 하하하. 선생님이 앞으로도 건강을 잘 유지하셔서 정극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이번 만남은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끈끈한 ‘워맨스’를 펼친 신예 조보아를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조보아는 채시라의 며느리로 출연했다. 잠들어 있던 ‘서영희’의 정체성을 찾아준 장치이기도 했다. 아들의 아이를 임신한 채 집으로 들이닥친 아픈 예비 며느리 덕에 서영희는 바깥으로 통하는 문을 열게 됐다. 용기 내어 햇살을 마주한 서영희를, 정효(조보아)는 온 마음으로 응원했다. 결과적으로 서영희에게 새로운 삶을 준 인물. 채시라에 따르면 ‘현실 케미스트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말 열심히 한 친구다. 연말 시상식에서 꼭 조보아의 이름이 호명됐으면 좋겠다. 같이 작업한 선배로서 뿌듯할 뿐이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호흡을 맞춰보자고 자주 권하곤 했다. 조보아는 항상 ‘감사합니다’라며 좋아하더라.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조보아와 투샷이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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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엄하고
때로는 친구 같은 사이

채시라가 서영희와 닮은 점은 그 역시 엄마라는 사실이다. 채시라는 2000년 배우 김태욱과 결혼했다. 슬하에 고등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다. 여느 엄마와 마찬가지로 때로는 엄하고 때로는 친구 같은 사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다만 이번 작품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멀리했다는 것. 후회를 최소화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늘 고민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직무유기 같다. 평소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한다. 내 모토가 ‘후회하지 말자’다. <이별이 떠났다>에 임하면서는 생각과 행동을 반대로 하게 됐다. 이 작품은 심리적인 밀도가 굉장히 단단했다. 아이와 작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어설프게 덤볐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았다. 다행히 아이들이 자랐고, 조금은 이기적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가 맞물리며 채시라는 안방극장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필모그래피가 또 한 번 빛난 순간이었다. 1984년 CF 모델로 데뷔한 채시라는 1985년 KBS 1TV 드라마 <고교생 일기>로 연기에 입문했다. 1991년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로 스타덤에 올랐고, 1994년 MBC 드라마 <서울의 달>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현대극, 사극 등에서 팜므파탈, 여장부 캐릭터 등을 소화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항상 도전정신이 있었다. 도전을 추구하고 즐겼다. (작품을) 끝내고 난 뒤에는 희열과 성취감이 있었다. 그렇게 성장하는 것 같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결혼과 출산을 겪지 않았으면 (필모그래피가) 더 많았을 것이다. 꾸준히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운 같기도 하다. 노력을 안 하는 배우가 어디 있겠냐마는 내 운명이고 책임이다.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은 안 한다. 기특하다고는 여긴다. 운명에 의해서 기분 좋게 떠밀려 온 것 같다. 근성으로 버무려진 운명에 순응해왔다. 얼마 전 제주도에 갔는데, 어머니들에게 <서울의 달>을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참을 웃었다. 배우로서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 남편도 부럽다고 하더라.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 역할만 마음에 든다면, 삭발도 괜찮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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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안  ( 2018-09-24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여성조선 9월호 박정수가
손목에 찬 시계 브랜드 알고싶어요
  menciuus  ( 2018-09-09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4   반대 : 0
지운 것도 없는데 댓글 달 수 없다고 하는 이게 신문이냐 공산당 기관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