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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여배우, 이채영

2018-04-04 09:53

진행 : 전영미 기자  |  사진(제공) : 임한수 Soo.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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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첫 방송하는 tvN 월화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미워할 수 없는 깍쟁이 물리치료사 역을 맡은 이채영을 만났다. 매력적인 외모에다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녀는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친구 같은 여배우였다.

스타일리스트 김남희
헤어 정수희(A. by BOM 02-516-8765)
메이크업 서미연(A. by BOM)
블랙 슬리브리스 점프수트는 딘트. 힐은 쌀롱드쥬. 반지는 로제도르.
tvN 월화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어떤 드라마인가요? 병원 드라마인데 여느 의학 드라마처럼 의사가 주인공이 아니라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실습생들이 주인공이에요. 그들의 일상을 한 편의 시와 함께 그려내는 감성적인 코믹 드라마죠. 모든 캐릭터가 개성이 강하고 저마다 사연이 있어요. 드라마 <미생>처럼요. 재밌으면서도 가슴 찡한 사연도 많고요. 마음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힐링 드라마예요.

채영 씨가 맡은 김윤주라는 역할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물리치료실 왕고참이에요.(웃음) 좀 푼수 같고 수다스러운 깍쟁이죠.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이혼한 돌싱인데,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 자기 합리화의 끝판왕이에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예요. 나름 슬픈 사연을 가진 여자이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맡은 역할들과는 좀 다르네요. 늘 개성 강한 역할들을 했었잖아요. 연기 생활 10여 년 만에 이런 역할은 처음이에요. 부잣집 딸이나 전사 아니면 기생처럼 튀는 역할을 주로 했거든요. 캐릭터가 센 역은 많이 해봐서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조금은 감이 잡히는데 이런 역은 처음이라 여러모로 고민이 많아요. 시청자들이 어색해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즐거운 도전이죠. 기회가 되면 로맨틱 코미디물이나 시트콤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침 기회가 온 거예요.(웃음)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연기자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잡지 모델을 했었어요. 자연스럽게 대학도 연극영화과를 지원했죠. 1학년 때 교수님이 꿈이 뭐냐고 물으셨어요. 저는 원래 연출을 전공해서 실험연극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여배우는 나이가 들어서도 아름답고 존경받는 멋진 직업”이라고 하시더군요. 시고니 위버를 예로 들면서 나이 들어서도 할리우드 대작의 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동네 작은 극장에서 무료 공연을 하는,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하셨죠. 그 말씀 때문인지 연기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2학년 때 소속사가 생기고 SBS <마녀유희>라는 드라마로 데뷔했죠. 그 뒤로 해마다 작품을 했어요. 감사한 일이에요.

비교적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순조롭게 활동을 해왔네요. 혼란스럽고 쉽지 않은 시간도 많았어요. 항상 선택을 받아야 하고 또 거절당하는 게 일이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인터뷰 중에 말 한마디 잘못하거나 사진 잘 못 나왔을 때도 그렇고 악플 달린 거 보면 잠도 못 자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렇게 시달려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몸도 아프고 표정도 어두워지고요.

어떻게 극복했나요?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라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내려놓는 연습도 많이 하고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오늘 그런 일이 있었지만 뭐 어쩌겠어’ 하면서 맥주 한 캔 마시고 자고요. 그런 마음을 다잡아준 건 여행이었어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산티아고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가는데, 특히 힘든 일을 겪었거나 짊어진 사람이 많이 찾아가죠. 그런데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몸을 써서인지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 표정이 찌들지 않고 너무 밝고 좋은 거예요. 사람은 오래 걸으면 생각이 정리된다고 하잖아요.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고 하고요. 그래서 마음이 복잡할 땐 산책을 하나 봐요.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사람들이 몸과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는 거죠. 현지에 사는 사람들이 제안을 하기도 했어요. 이곳이 좋으면 여기서 일하면서 지내라고요. 생각해봤죠.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움직일 수 있으면 굶어죽지는 않겠구나. 뭘 잃을까 봐 무서워서 내려놓지 못하는 마음이 문제구나 하고요. 극단적인 선택은 할 필요가 없겠구나. 너무 겁먹거나 비굴해지지는 말자고 생각했어요. 인생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고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조급해하지 말자고요. 그랬더니 조금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얘기하다 보니 털털하고 쿨하네요. 원래 털털해요, 단순하고.(웃음) 여행 좋아하고 책 좋아하고 게임 좋아하고 ‘혼술’ 좋아하고 클럽 좋아하고요.

인생을 재밌게 사네요. 큰 욕심이 없어요. 무리하게 빚을 내서 1만원을 갖기보단 내가 가진 단돈 천원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주의예요. 운 좋게 경제활동을 하시는 부모님 밑에 태어나 제 생활만 책임지면 되거든요. 경제적인 것보단 꿈이나 미래가 더 중요해요. 생각해봤어요. 부잣집 딸이거나 천재였다면 더 행복할까? 오히려 불행했을 것 같아요. 뭔가 갖고 싶고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게 있어야 이루었을 때 행복하지 않을까요. 오늘 이걸 해냈으니 내일은 좀 더 발전하겠지 하는 기대와 즐거움이요.

요즘 한창 회자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삶을 실천하고 있군요. 부모님 덕분이에요. 부모님께서는 남자친구를 사귀더라도 빵을 많이 가진 사람 말고 빵을 만들 수 있는 사람과 만나라고 하셨거든요. 너를 사랑하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요. 그래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요. 무엇이든 조건을 따지지는 않는 편이에요.

그런 마인드라면 연애나 결혼이 어렵지 않겠어요. 상대가 저를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어요. 제가 연예인이어서가 아니라 나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죠.(웃음) 저는 제 몸 하나 뉠 곳 있고 먹고사는 데 지장 없으면 되는데 상대는 아닐 수도 있고요. 언제든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하고 싶어요. 준비도 하고 있고요.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준비요. 결혼하면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싶어서 여행도 미리미리 다니는 거예요.

데뷔 초나 10년이 지난 지금이나 외모는 별로 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데뷔 초 사진 보면 그때가 더 나이 들어 보여요.(웃음) 스물두 살에 데뷔했을 때 스물일곱 살 역을 맡았거든요. 노안인 사람은 나이 들수록 오히려 젊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외모보다 더 중요한 건 느낌인 것 같아요. 나이 드신 선배님들 보면 뭔지 모를 오라(aura)가 있어요. 그게 어디서 나올까 생각해봤는데 연륜이 쌓이면서 나오는 것 같아요. 내공과 지혜가 쌓이면서 주름마저 아름답게 보이는, 진짜 멋이 생기는 거죠. 저도 외모 고민을 한 적이 있지만 가급적 자연스럽게 나이 들자, 나만의 느낌을 더 쌓자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책도 많이 읽고 스트레스도 안 받으려고 노력해요.

최근에 뷰티 광고 모델도 했던데요. 작년에 <뷰티끄>라는 뷰티 프로그램 MC를 맡으면서 다양한 제품을 접했어요. 그 브랜드 제품도 테스트했는데 써보니 정말 좋은 거예요. 느낀 점을 가감 없이 소개했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브랜드 모델로 발탁됐어요. 운이 좋았죠. 광고 모델이라도 퀄리티가 좋지 않은 제품을 맡으면 부담스러운데 좋다고 생각하는 브랜드의 모델이 됐으니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잖아요. 실제 마스크팩 신봉자예요. 예전부터 피부과를 다니는 대신 1일 1팩을 실천하고 있거든요. 피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수분인데, 마스크팩이 수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앞으로 계획도 궁금해요. 올해 안에 책을 내고 싶어요. 그동안 여행 다닌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글을 조금씩 쓰고 있어요. 속을 다 보이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해보고 싶어요. 첫 여행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아무로 나미에 CD를 구입하고 싶어서 일본에 갔죠. 용돈을 모아서요. 어른이 되고는 첫 국내 여행으로 부산에 갔는데 야경이 너무 멋진 거예요. 야경을 보며 감탄했더니 누가 그러더라고요. “야경은 홍콩이 최고지.” 그래서 홍콩을 갔죠. 날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랬더니 누가 또 “날씨는 동남아가 최고지.” 여행이 그렇게 이어졌어요.(웃음) 남미와 아프리카 빼고 다 가봤죠. 그 시간들을 잘 정리해서 경험과 느낌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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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키 컬러 랩 블라우스와 팬츠는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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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컬러 시스루 블라우스와 와이드 팬츠는 데무 Y라벨. 스트랩 슈즈는 쌀롱드쥬. 귀걸이는 로제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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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한 핏의 스트라이프 수트는 미정박 by 하고. 스카이블루 하이힐은 쌀롱드쥬. 귀걸이는 로제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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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플 장식의 시스루 블라우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팬츠는 무세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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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인 화이트 톱은 에디트 by 프로젝트 앤. 블랙 팬츠는 무세이온. 반지는 로제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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