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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대 하정우 영화 빅매치

2018-01-04 09:30

취재 : 서재경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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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출연한 영화 두 편이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죄와 벌>과 장준환 감독의 <1987>이다. 과연 어떤 영화 속 하정우가 웃게 될까. 흥행 빅 매치에 들어간 두 작품을 비교해봤다.
지난 12월 12일과 13일, 하정우가 출연한 영화 두 편이 하루 간격으로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12월 20일 개봉하는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과 12월 27일 개봉하는 <1987>이 각각 첫선을 보인 것. 하정우는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신과 함께> 시사회 날 마지막 인사로 기자들에게 “내일 또 뵙겠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과 함께>는 제작비가 무려 400억원 들어간 대작으로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가 원작이다. 촬영만 11개월이 걸렸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다. 망자가 저승세계의 지옥 일곱 곳을 거치며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물이다. 하정우는 죽어서 저승에 온 사람들을 안내하는 삼차사 중 한 명인 ‘강림’ 역을 맡았다.

반면, <1987>은 시대극으로 1987년 1월 발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모티프로 한 사실주의 작품이다. 하정우가 맡은 ‘최 검사’ 역할은 사건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 처장’(김윤석 분)에 맞서 시신 부검을 밀어붙이는 인물이다. 최 검사는 겉보기엔 능글맞지만 속은 강단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극 초반부를 힘 있게 이끈다.  

2017년 하반기 대작으로 꼽히는 두 편의 작품 모두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의도치 않게 흥행 대결을 펼치게 된 하정우의 영화 <신과 함께>와 <1987>을 비교 분석했다. 하정우 vs. 하정우, 과연 그 승자는?
 

# 감독
‘절치부심’ 김용화 vs. ‘흥행 도전’ 장준환

<신과 함께> 하정우와 김용화 감독의 만남은 이번 영화가 두 번째다. 하정우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국가대표>(2009)를 연출한 이가 바로 김용화 감독이다. <오! 브라더스>(2003)로 데뷔한 김용화 감독은 두 번째 작품인 <미녀는 괴로워>(2006)를 성공적으로 흥행시켰다. 당시 60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미녀는 괴로워>는 코미디 영화로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김 감독은 2013년, 23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제작비를 들인 <미스터 고>의 흥행 참패로 전작들의 영광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정우는 한 인터뷰에서 <신과 함께>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흥행에 실패한 김 감독을 위로하다가 “어떤 역이든 마음껏 가져다 쓰시라고 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1987> 배우 문소리의 남편인 장준환 감독은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1994년 영화 <2001 이매진>으로 데뷔한 그는 줄곧 상업성보다는 작품성과 예술성을 표방한 영화를 만들어왔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지구를 지켜라>(2003)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는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수작으로 통한다. 그러나 장 감독은 명성에 비해 흥행과는 거리가 먼 감독으로 꼽혔다. 230만 관객을 동원한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현재까지 그가 가진 최고 흥행 스코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7>의 경우, 전작들과 달리 상업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둔 작품이다. 장 감독은 언론 시사회에서 상업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상업 영화의 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 정성스럽게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 케미스트리
주지훈·김향기 vs. 김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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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포토월에 선 하정우

<신과 함께> 하정우는 주지훈, 김향기와 함께 ‘삼차사’로 등장한다. 영화 속 삼차사는 망자가 된 주인공 ‘자홍’이 저승에 있는 일곱 지옥의 재판을 무사통과할 수 있게 돕는 인물들이다. 하정우는 삼차사의 리더인 ‘강림’ 역을 맡았다. 강림은 능글맞은 해원맥(주지훈 분)과 똘똘하고 귀여운 덕춘(김향기 분)을 때론 냉철하고, 때론 따듯하게 이끈다. 주지훈과 김향기는 하정우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고 각자 개성을 발휘한다. 특히 주지훈은 오랜 시간 망자를 상대하며 시니컬해진 해원맥의 캐릭터를 적당한 허당기와 유쾌함으로 잘 풀어냈다. 김향기 역시 어린 나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성숙한 연기를 펼쳐 찬사를 받았다. 함께 출연한 차태현 역시 김향기를 칭찬하며 “함께 연기해 의지가 됐다”고 밝혔을 정도. 누구도 누구에게 밀리지 않은 채 균형 잡힌 삼각형처럼 연기를 해낸 삼차사의 케미스트리는 더없이 훌륭했다.  

<1987> 영화는 하정우와 김윤석의 기 싸움으로 시작된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죽은 대학생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주장하는 ‘최 검사’ 하정우와 동이 트기 전 시신을 화장하려는 대공수사처 ‘박 처장’ 김윤석의 대치는 극 초반을 팽팽한 긴장감으로 이끈다. 두 캐릭터는 서로 다른 리듬을 갖고 있다. 김윤석이 ‘팽팽함’을 연기했다면, 하정우는 ‘느슨함’을 표현했다. 긴박한 상황이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영화 속에서 하정우는 잠시 긴장을 늦추게 하는 쉼표 같은 역할을 해냈다. <1987> 언론 시사회에서 하정우는 최 검사 캐릭터에 대해 “시나리오상 ‘남영동 아저씨’들의 느낌이 딱딱하고 수직적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그에 대항할 수 있는 건 ‘물렁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해 최 검사 캐릭터를 물렁물렁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충무로 최고 연기파 배우인 하정우와 김윤석이 선보이는 극과 극의 케미스트리만으로도 볼만한 영화다.  
 

#먹방
육개장 vs. 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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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출연진. 왼쪽부터 김용화 감독, 김동욱, 주지훈, 하정우, 김향기, 차태현, 이정재

<신과 함께> 하정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방’이다. <황해>(2010)에서 김을 우악스럽게 입에 욱여넣는 김구남과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에서 크림빵과 탕수육을 야무지게 먹는 최형배의 모습은 보는 이마저 배고프게 만들 지경이었다. 그래서일까. 재미있게도 두 편의 영화 모두 영화 초반부터 하정우의 ‘먹방’으로 눈길을 끌었다. <신과 함께>에선 장례식장에서 육개장을 떠먹는 장면이 등장해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는 후문이다. 하정우는 이에 대해 “나를 캐스팅하는 감독님들은 (먹방 장면을) 한 번씩 생각하는 것 같다. ‘육개장 신’은 마지막에 추가된 건데, 이제 저승차사까지 먹는구나 싶었다”고 유머러스한 답변을 내놨다.

<1987> 하정우 ‘먹방’의 향연은 <1987>에서도 이어진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두 편 모두 초반에 하정우의 먹방 장면을 넣었다. 극 중 최 검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는 장면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1987>에서는 자장면이 입속으로 들어가기 전 하정우의 젓가락질이 멈춘다. 하정우는 그 신에 대해 “친구들이 그러더라. 먹나? 안 먹나? 언제 먹지? 하며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고”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 <강철비>에 출연하는 곽도원이 하정우의 ‘먹방’을 참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정우는 이 사실을 접하고 “잘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볼거리
400억 CG vs. 철저한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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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출연진. 왼쪽부터 이희준, 박희순, 하정우, 장준환 감독, 유해진, 김태리, 김윤석

<신과 함께> 개봉 전부터 <신과 함께>가 화제가 된 이유는 바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제작비 때문이었다. 한국형 판타지를 표방하는 영화인 만큼 후반 CG 작업에 큰 공을 들인 것. 덕분에 영화는 꽤나 생생하게 저승의 일곱 지옥을 보여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폭포나 사막, 깎아지른 듯한 절벽도 진짜 같다. 하정우는 이 같은 CG 작업에 대해 “1년 가까이 촬영하고, 2년 만에 상상하던 영화를 처음 봤는데 후반 작업 때문에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했을 것 같다”며 “이마에 난 트러블도 깨끗이 지워줘서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익살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이어 “(연기하는 동안) 허공에 대고 칼질을 많이 했는데 기막히게 합이 맞았고, 잘 만들어져서 다행스럽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정우가 만족스럽다고 한 말에 걸맞게 러닝타임 내내 눈이 즐거운 영화임에 틀림없다. 

<1987> 시대극인 만큼 철저한 고증을 빼놓지 않았다. 1980년대 당시 대학가와 시내 풍경, 패션 하나까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재현했다. 장준환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30년 전 일이다. 그 시대를 기억하는 분들이 아직 많고, ‘관객들이 그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 걱정돼서 고증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경뿐 아니라 인물에 대한 고증도 철저했다. 김윤석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을 뱉은 ‘박 처장’이란 인물을 연기하며 “기왕 할 거 고증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카메오
이정재 vs. 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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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포토월에 선 하정우

<신과 함께> 이정재는 극 중 ‘카메오인 듯 카메오 아닌 카메오 같은’ 분량을 선보였다. 그는 이번 카메오 출연에 대해 “감독님이 당초 비중이 적은 캐릭터라고 했고, 촬영 기간도 길어야 이틀 정도일 거라고 했다. 그런데 특수 분장, 의상 등 테스트만 3일이 넘게 걸렸고, 결국 30회 차 넘는 촬영을 했다”며 농담 섞인 한탄을 풀어내기도 했다. <신과 함께>에는 이정재 외에도 여러 명의 유명 배우들이 각 지옥 재판관으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 분장 뒤에 가려진 카메오 스타들의 얼굴을 알아맞히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1987>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 대작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만 맡을 것 같은 세 명의 명품 배우가 ‘무려’ 카메오로 등장했다. 초호화 카메오 세 명은 극 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특히, 강동원은 극 후반부에 자주 등장하며 김태리와 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게다가 엄청난 반전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장준환 감독은 언론 시사회 당시 기자들에게 스포일러 자제를 당부하며 “강동원 씨가 맡은 역할의 배역 명이 ‘잘생긴 학생’이지만, 실제 정체는 영화 후반부에 밝혀진다. 영화 개봉 때까지만 강동원 씨가 맡은 역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동원의 깜짝 놀랄 정체는 <1987>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과 함께> vs. <1987>
언론 시사회 말·말·말
 

차태현 “하정우로 환생하고 싶다”

<신과 함께> 언론 시사회 당시 배우들에게 환생한다면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지 묻는 질문이 들어왔다. 이에 차태현은 자신의 아들 수찬 군과 하정우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하정우로 태어나면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흥미로운 사람이다. 나 역시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하정우는 정말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다. 하정우로 태어나면 지금보다 더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장준환 “이런 걸 ‘자뻑’이라고 한다”

<1987> 영화 관람이 끝나고 곧바로 기자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장준환 감독은 영화를 보며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그는 “만들면서 여러 번 봤는데, 영화 보는 동안 옆에 앉은 배우들이 하도 울어서 나도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며 “눈물이 그치지 않는데 어떡하나. 이런 걸 ‘자뻑’이라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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