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ISSUE
  1. HOME
  2. ISSUE
  3. star&

"나체 살해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배우 이종석 '브이아이피l'로 악역 도전

2017-09-29 10:03

취재 : 김수정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YG

  • 메일보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종석을 실제로 만난 이는 하나같이 그의 매력에 빠진다. 구김살 없는 성격,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솔직함,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단단함. 때로는 이 솔직함이 독이 돼 트러블 메이커가 되기도 하지만, 곧 죽어도 거짓말은 못 하는 이종석이다.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이종석과 나눈 솔직한 이야기.
인기는 아이돌, 티켓 파워는 중견 배우급이다. 연기력과 흥행 모두에서 이 정도 위치에 오른 20대 남자 배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이종석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시청률 보증수표였다. KBS2 <학교 2013>,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MBC 에 이르기까지. 지상파 드라마가 예전 같지 않단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요즘이지만 이종석이 출연하면 대박을 쳤다. 드라마 PD들이, 스타 작가들이, 관계자들이 이종석을 찾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쉬운 건 이 성공이 드라마에 한정됐다는 것. 유독 스크린 성적표는 아쉬운 이종석이었다. 영화 <관상>(한재림 감독)은 흥행과는 별개로 이종석의 연기력에는 혹평이 쏟아졌고, 반대로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는 이종석에게는 호평이 이어졌으나 작품은 ‘여혐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 참패했다.

“드라마용 배우라는 수식어가 불편하진 않아요. 그게 사실이니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사실 드라마를 더 재밌어하긴 해요.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감정이 쭉 이어잖아요. 그에 비해 영화는 인물의 전사가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잖아요. 연기할 때 드라마가 더 재밌긴 해요. 그럼에도 영화를 하고 싶긴 했는데, 예전에 비해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 자체가 많지 않더라고요. <브이아이피>도 3년 만의 영화였죠.”

이종석은 <브이아이피>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국가도, 법도 통제하지 못한 북에서 온 사이코패스 김광일을 연기했다. 이종석 본인도 헛구역질했을 정도로 충격적인 나체 살해신, 청량한 얼굴로 여성의 숨통을 끊는 무자비함은 배우 인생 최대의 파격이었다.

“나체 살해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하필 첫 촬영이었는데 속이 안 좋고 머리가 띵했어요. 저는 원래 개인 캠코더를 갖고 다니면서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 장면은 못 찍게 했어요. 제 연기를 짐작만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시사회 때 영화를 보기 전까지 엄청나게 불안했죠. 김광일은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사실 <관상> 때 제 연기가 피해가 됐다는 걸 느꼈거든요. 제가 등장할 때마다 몰입이 확 떨어지는 걸 보며 죄책감을 느꼈죠. 그런데 <브이아이피>의 김광일은 소위 ‘연기질’을 할 만한 게 거의 없는 캐릭터잖아요. 그저 그윽하게 웃을 뿐.(웃음) 감독님께서 입꼬리의 각도, 방향까지 정해주셨죠. 저는 미소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본문이미지

이종석은 연습벌레다. 늘 화사하게 웃고 있지만 고민도 많다. 청춘스타라는 안락한 테두리를 거부하고 배우의 길을 걷고자 한다. 덕분에 지독한 슬럼프도 찾아왔다.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을 찍을 무렵 혹독한 고민의 나날을 보냈다.

“저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하거든요. <시크릿 가든> 연기는 몇 백 번을 시켜도 똑같이 할 자신이 있었어요. 몇 천 번을 연습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인물의 감정을 이해 못 하면서 기술적으로만 표현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닥터 이방인>을 한창 찍을 때였죠. 연기 칭찬을 많이 받았을 때예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거짓말 같더라고요. 제가 하는 연기가 제 이성과 대립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혼자 자책하고 얼굴이 달아올랐어요. 모니터에 제가 당황한 모습이 보여서 당황스러웠죠. 힘들게 20부를 끝냈어요. 쉴까 하는 순간에 <피노키오>를 했고 그 뒤 1년간 공백을 가졌죠. 그 이후로는 감독님들께 미리 말해요. ‘제가 거짓말로 연기하면 얼굴이 빨개질 거예요. 너무 빨개져 못 봐주겠으면 다시 가자고 이야기해주세요’라고요.”

배우, 톱스타, 아이콘의 이종석이 아닌 자연인 이종석의 삶은 어떨까. 행복이 뭐냐고 묻자 그는 “요즘에는 사소한 것에서 느끼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제가 연기를 안 했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어요. 너무 연기만 생각하느라 일상의 작은 행복을 모르고 살았어요. 얼마 전 친구들과 가로수길 카페에서 치즈케이크를 먹는데 문득 행복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카페에 갈 엄두를 못 냈는데 요새는 다니고 있어요. 초등학교 동창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재밌고요. 막 취업한 친구들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랑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이라 느꼈는데 다르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너무 모르고 살았던 거죠.”

그는 평소 고민이 생기면 어머니에게 가장 먼저 털어놓는다고 했다. 솔직한 성격 탓에 악플에 시달릴 때도, 시사회 전날 긴장감에 잠을 못 이룰 때도 힘이 돼주는 존재가 바로 엄마라고.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살아서 엄마와 떨어져 산 지는 꽤 됐죠. 지금은 제가 엄마에게 집에 와 있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해서 집에 계세요. 집에 가면 엄마와 식탁에 나란히 앉아 캠코더로 찍은 제 연기를 함께 봐요. 엄마가 모임에 나가서 있었던 일을 오순도순 함께 얘기 나눈다거나. 그런 소박한 시간들이 제겐 힘이 되죠.”

완벽할 것 같은 이종석에게도 콤플렉스는 있다. 투명하리만치 하얀 피부, 청초한 매력이 그것. 서른 즈음이면 자연스레 남자다워질 것이라 기대했다는 그는 <브이아이피>를 택한 것도 제 안에 잠재된 남성성을 끄집어내고 싶어서였다고.
 
본문이미지

“서른 즈음이면 남자다워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웃음) (김)우빈이도, <브이아이피>를 함께 한 장동건 선배도 남자다운 매력이 참 부러워요. 제가 못 가진 것이라 그런지 남자영화, 마초, 남성성에 갈증이 있거든요. <브이아이피> 시나리오를 일부러 구해서 먼저 출연하겠다고 나선 것도 다 그 때문이죠. 아, 다음 작품인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사랑 이야기인데, <브이아이피>의 미소 때문에 섬뜩해 보일까 걱정이에요.”(웃음)

올해 나이 스물아홉. 서른 문턱에 선 그는 최근 군 입대를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도 이종석 특유의 솔직한 성격이 드러났다. 연예인들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조용히 입대를 미루는 것과 달리 이종석은 굳이, 일부러, 공개적으로 입대 연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당연히 악플이 쏟아졌다. 따지고 보면 서른을 넘기고도 입대를 연기하는 이들이 수두룩한데 억울하지 않을까 싶지만 타고난 성격이 솔직한 걸 어쩌겠나.

“영장이 나왔었죠. 영화 <마녀>(박훈정 감독) 크랭크인이 얼마 안 남았을 때였어요. 입대를 할까도 고려했죠. 그래도 혹시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감독님께 다른 배우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피해가 가면 안 되잖아요. 최종적으로 입대를 연기했는데, 그제야 감독님께 ‘저 이제 영화 출연할 수 있어요’라고 하는 것도 웃기잖아요.(웃음) 입대 시기가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싱숭생숭하긴 하죠. 아, 군대 얘기 잘 써주세요. 입대 연기하고 나서 반응이 워낙 안 좋아서.”(웃음)

카메라 밖 이종석은 ‘유리멘탈’이다. 솔직한 만큼 상처도 많이 받는다. 연기 욕심도 만만치 않아서 제 연기에 만족하는 경우가 드물어 괴롭단다. 치열하게 일하다 쉬는 순간엔 실직자가 된 것처럼 허하단다. 생각도, 고민도 많은 이종석이다.

“제 약점을 남의 입을 통해 들으면 마음이 아프고 멘탈이 견디질 못해요. 그래서 제가 먼저 제 치부를 드러내는 스타일이죠. 그러면서 먼저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편이에요. 일할 때는 정말이지 치열하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타입이에요. 그러다가도 결과물을 보면 행복하죠. 다만 일을 쉴 때는 허하고 낙이 없다고 할까. 요즘엔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리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1건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종석빠  ( 2017-10-09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7   반대 : 0
종석이의 매력을 더 깊게 알게 되는 기사 !
기자님이 글을 잘써주셨네요
종석이가 자신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종석이를 좋아하고있다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
종석이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