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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경찰' 박서준, 4분에 한 번씩 웃긴 거 맞죠?

2017-08-31 14:59

취재 : 김수정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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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서준은 어른스럽다. 일찍 사회에 발을 내디딘 탓인지, 타고난 성품 탓인지 모르겠으나 늘 차분하면서도 유쾌하게 분위기를 주도한다.
현장과 작품 안에서 제 위치를 단숨에 파악하고 카메라 안팎에서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해낸다. 그와 함께 작업한 이들이 입을 모아 ‘어른스럽고 영리’하다고 극찬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터뷰 현장에서도 기자들과 일일이 눈인사를 하고 스태프를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른 아침이라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도 박서준이 등장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활기찬 모드로 바뀌었다.

지난 9일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년경찰>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은 저예산 상업영화 <코알라>를 만들긴 했으나, 청춘스타와 대기업 투자사가 뛰어든 본격 상업영화는 <청년경찰>이 처음이었다. 그런 그가 현장에서 기죽지 않게 일명 ‘판을 짜준’ 주인공이 바로 박서준이었다. 눈치 빤한 박서준은 김주환 감독이 틀에 박힌 대본 리딩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첫 만남부터 감독이 좋아하는 게임인 오버워치를 제안했다. 여기서부터 <청년경찰>만의 특급 케미 마법이 시작됐다.

“감독님, 강하늘 씨와 셋이 처음 만나는 상견례 자리에서 오버워치(온라인 게임)를 하러 갔어요. 남들 다 하는 대본 리딩 말고, 일단 친해지는 게 필요해 보였죠. 영화 보셔서 아시겠지만 강하늘 씨와의 케미도 중요하지만 감독과 배우 사이의 호흡도 돈독해야 하는 작품이잖아요. 제가 먼저 감독님께 ‘오버워치나 한 판 하러 가시죠’라고 했어요.(웃음) 영화 잘 보시면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대사들이 많이 나와요.(웃음) 가령 ‘짭새야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같은 대사요. 오버워치가 6명이 한 팀을 이뤄야 할 수 있는 건데, 감독님과 저흰 그 게임을 한 순간부터 한배를 탄 거죠. 가만히 생각해보니 웃기네요. 남자 셋이서 헤드셋 끼고 나란히 앉아 첫 만남부터 게임하는 게.”(웃음)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 쟁쟁한 대작 사이에서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쏠쏠한 흥행을 거뒀다. 여름 시장 ‘최약체’로 꼽힌 <청년경찰>이 반전 흥행을 도모할 수 있었던 건 박서준과 강하늘의 유쾌한 브로맨스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로맨틱 불도저, 로맨틱 장인으로 자리매김한 박서준은 들끓는 의욕에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경찰대생 기준을 연기했다. 20대 초반 특유의 귀여운 면모부터 순수한 열정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데서 느껴지는 남자다운 모습까지 기준의 다양한 면모를 밀도 높게 표현했다. 행동파 기준(박서준), 이론파 희열(강하늘)의 정반대 캐릭터가 티격태격하며 빚어내는 웃음이 최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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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경찰>은 ‘미제 웃음’이죠.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와 영화 자체가 유쾌한 톤 앤 매너를 유지하려고 하잖아요. 그 모습이 흡사 마블이나 DC코믹스에서 봤던 것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어요. 시나리오가 80%였다면 나머지 20%는 저와 강하늘 씨가 채웠어요. 그만큼 강하늘 씨와의 호흡이 중요했는데 전 첫 만남부터 ‘우리 과’라는 걸 느꼈죠. 코드도 잘 맞고 성격도 통하고. (강)하늘 씨와는 대화가 안 막히고 술술 이어지더라고요. 현장에서 ‘누가 더 웃기나’ 하는 식의 경쟁심은 없었어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했죠. 애드리브도 굉장히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언제 ‘컷’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실 정도로 호흡이 좋았죠. 촬영 감독님이 웃다가 카메라가 흔들려 NG가 났을 정도니까요. 저희 영화의 목표가 4분에 한 번씩 웃기는 건데,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 같지 않나요?”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 박서준은 늘 곰살궂은 얼굴로 대중을 맞이했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도 그랬고,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잔뜩 움켜쥔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 MBC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역시 박서준의 능글맞으면서도 따뜻한 매력을 아낌없이 활용한 작품들이다. 훤칠한 키와 다부진 몸매, 상대를 무장해제하게 하는 중독성 강한 미소는 그의 타고난 킬링 포인트. ‘남자는 머릿발’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박서준이지만 전형적인 미남 카테고리를 살짝 벗어난, 그럼에도 ‘옳은 비주얼’에 특유의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는 성격은 대중이 그에게 환호하는 이유일 터.

“결국엔 제 목소리, 제 신체조건, 제 성격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밖에 없잖아요. 그 어떤 캐릭터든 출발은 결국 ‘저’예요. 제 안에 있는 모습들을 조금씩 꺼내서 캐릭터를 완성하죠. <쌈, 마이웨이> 동만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청년경찰>의 기준이라면 어떤 식으로 반응했을까. 주어진 상황과 캐릭터를 놓고 이걸 박서준이라는 수단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죠. 그런 과정은 작품 초반에 이뤄져요. 중후반부터는 제가 잡아놓은 캐릭터를 디딤돌 삼아 탄력 받고 연기하죠. 상대 배우와 맞춰가는 과정도 이때 이뤄지고요. <청년경찰>은 그 맞춰가는 과정이 유독 짧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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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마이웨이>와 <청년경찰>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는 ‘청춘’ 박서준의 얼굴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고 사랑하는 박서준의 모습을 <쌈, 마이웨이>의 동만과 <청년경찰>의 기준이라는 인물에 담아냈다. 화려한 연예계 톱스타의 자리에 선 그이지만, 또래 친구들 앞에서는 영락없는 30대 초반 사내라는 박서준. 두 작품 모두 자연인 박서준의 진짜 얼굴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제가 요새 느끼는 것 중에 뭐가 있느냐면요, 여성분들이 ‘남자들은 다 똑같아’라고 하잖아요. 물론 제 입장에서는 여성분들도 다 똑같이 느껴지지만.(웃음) 어쨌든, 남자는 중학생이건, 아이 아빠건 친구들과 만났을 땐 다 똑같아진다는 거예요. 달라지는 게 있다면 예전엔 커피를 마시다가 나이 들면 소주를 한잔한다는 것 정도? 경제적 활동을 한다는 것 정도? 유독 동성 친구들과 만나면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청년경찰>을 찍으며 재밌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아무래도 여성 배우보다 동성 배우가 편한 건 어쩔 수 없거든요. 괜히 이성 상대 배우에게 다가갈 땐 주변이 의식될 수밖에 없고. 내가 순수하게 접근하더라도 주변에서 관심 있느냐는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강하늘 씨와는 코드도 맞고, 동성이고.(웃음) 편했어요.”

데뷔 초 박서준이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군필’이라는 탐나는 이력 때문이었다. 서른을 훌쩍 넘어 뒤늦게 입대하는 것이 추세인 연예계, 민감한 군대 이슈에 있어 문제 될 게 없는 박서준은 대중을 넘어 연예 관계자들이 눈독 들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예비군도 끝났다며 여유롭게 웃는 박서준은 올가을 헌병 입대를 앞둔 강하늘에 대해 “잘하고 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미담으로 군대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올 것”이라고 했다. 또래 남자 배우들이 하나둘 군대로 향하는 사이, 수많은 대본과 시나리오가 모두 박서준에게 쏟아지고 있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그답게 “많은 작품을 하더라도 늘 신선했으면 좋겠다” “잃을 게 많으니 행동도 조심스럽다”라는 몇 가지 바람을 전했다.

“쉬지 않고 5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작품의 흥행 여부가 제겐 큰 의미가 없어요. 물론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 뿌듯하지만 흥행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흥행을 신경 쓰다 보면 거기에만 매몰돼 저도 모르게 공식을 찾을 것 같아요. 재미없잖아요. 다만, 늘 신선했으면 좋겠어요. <청년경찰>도 이야기 자체는 봐왔던 구성이지만 그걸 풀어가는 과정이 신선했거든요. 앞으로도 조금은 다른,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들을 선택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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