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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헌 씨 아이보다 우리 아이가 더 잘생겼죠!"

VIP로 스크린 복귀한 장동건

2017-08-29 10:00

취재 : 김수정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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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만큼 오랜 세월 톱스타 자리를 지키는 이도 드물다. 작품이 흥행하는 순간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드는 순간에도 장동건은 장동건이었다. 이젠 “잘생겼다는 소리엔 익숙하다”라는 능청스러운 유머로 맞받아치는 여유마저 생겼다.
1992년 MBC 공채 탤런트 21기로 뽑힌 그는 이듬해 MBC 드라마 <아들과 딸>로 데뷔, 1994년 드라마 <마지막 승부>로 그야말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의 훤칠한 키와 서구적인 외모는 당시로서는 드문 비주얼이었다. 모두가 장동건을 보며 환호했고, 모두가 장동건을 사랑했다. 이후 드라마 <모델> <의가형제> <이브의 모든 것>과 영화 <연풍연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며 필모그래피를 다졌다.

“데뷔 초에는 외모 도움을 많이 받았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어렸을 땐 조각 미남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고마워요. 바람이 있다면, 대중과 20년 넘게 함께한 만큼 외모보다는 분위기, 인상으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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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유연해지고 편안해진 태도가 멋있죠”
 
장동건의 말대로 ‘조각 미남’ 비주얼은 배우로서 그의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데뷔하자마자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것도, 때로는 아쉬운 연기력 평가를 받아야 했던 것도 모두 그 지나치게 잘생긴 외모 때문이었다. 장동건이 눈물을 흘려도, 감정을 쏟아내도, 울부짖어도 사람들은 그의 조각 외모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제 외모가 주는 한계와 대중의 시선을 인정하기로 했다는 그. “잘생겼다는 소리엔 익숙하다”라는 능청스러운 유머로 맞받아치는 여유마저 생겼다.

“잘생겨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늘 받잖아요, 제가. (좌중 폭소) 그때마다 겸손한 대답을 하는 스스로에게 제가 질리더라고요. 설마 사람들이 제가 제 외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겠어요? 그냥 장난삼아 이야기하는 거죠. 잘생긴 외모에 대한 인정은 아주 예전부터 했어요. 하하. 물론 절대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제가 봐도 30대 때 얼굴이 훨씬 더 괜찮지만.(웃음) 이목구비의 생김새를 떠나서, 조금 더 유연해지고 편안해진 태도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각 외모 수식어를 깨려 부단히 노력한 장동건은 2001년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로 배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8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그야말로 ‘친구 신드롬’ ‘장동건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잘생긴 스타인 줄로만 알았던 장동건에게서 배우의 들끓는 욕망을 엿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작품을 통해서였다.

<친구>로 재평가를 받은 장동건은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감독)로 천만 관객 진기록을 세우며 또다시 정점에 올랐다. <친구>와 <태극기 휘날리며> 모두 장동건의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입증한 작품이었다. 더불어, 그의 연기 인생 최고의 흥행작이기도 하다.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으면 최고지만, 지나고 보면 결과가 좋았던 작품에 아무래도 애정이 많이 가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태극기 휘날리며>에 애정이 많이 가긴 하죠. 개인적으로는 애정이 가는데, 관객들이 많이 안 보면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요. 그런 대표적인 작품이 <위험한 관계>거든요. 이 작품 찍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허진호 감독님 연출 스타일도 처음 경험해봤고, 장쯔이씨와 함께하며 느낀 점도 많았고요. 작업 자체에 공을 엄청나게 들였는데 관객에게 전달이 안 됐죠.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작품이에요.”
 
 
3년 만에 <브이아이피>로 스크린에 복귀
 
<친구>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전성기를 누린 장동건은 이후 흥행 면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행보를 걸었다. <무극> <태풍> <마이웨이>와 같은 대규모 상업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고,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은 <우는 남자>마저 관객에게 외면을 받았다. 물론, 그사이 1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SBS <신사의 품격>으로 변치 않은 장동건 저력을 과시하긴 했지만 유독 스크린에서의 성적표는 씁쓸했다. 이 시기, 장동건은 지독한 슬럼프에 허우적댔다.

“연기가 재미없어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죠. 매너리즘인가, 슬럼프인가. 다른 영화들도 안 보게 됐죠. 생각해보면 배우에게는 어느 정도 나르시시즘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게 전혀 없었어요. 저에 대한 애정이 확 사라진 시기였죠. 제가 스스로 매력을 못 느끼겠고, 그런 것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어요. 연기도 신이 안 나고. 한 3~4년 정도 그랬어요.”

해답은 의외로 쉬웠다. 영화 <7년의 밤>을 찍으며 연기 초심을 되찾았단다. 장동건은 정유정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추창민 감독)에서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를 꿈꾸는 남자 영제를 연기했다. 기존의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전혀 다른 변신에 나선 것. 힘들고 고된 작업을 끝내자 어느새 슬럼프라는 길고 긴 터널은 끝이 났다. 그리고 이 연기의 설렘은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7년의 밤>은 엄청나게 고생스럽게 찍은 영화예요. 고생스럽게 찍었지만, 예전에 느꼈던 연기의 설렘이 다시 찾아왔죠. <7년의 밤> 이후 덜어내는 작업이 수월해졌어요. 제 감정에 너무 도취돼 있으면 관객이 어느 순간 (몰입하지 못하고) 구경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국정원 직원으로 변신한 <브이아이피>에서도 더하기보단 빼는 연기를 했어요. 조직 내 스트레스, 생활인으로서의 국정원 직원을 연기했는데 재밌고 신선했죠. 처음엔 전작들과 달리 육체적으로 너무 수월하다 보니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웃음) 멀티 캐스팅이라서 마음의 부담감도 덜 수 있었고 말이죠.”

장동건은 3년 만에 <브이아이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신세계>로 청불 영화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박훈정 감독의 차기작이다. 국정원 직원을 연기한 장동건은 보수적인 집단에서 살아남으려 노력하는 캐릭터를 통해 일상적 연기를 선보인다. 주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장동건의 연기 변신이 작품에 안정감을 더한다. 장동건의 첫 멀티캐스팅 작품이기도 한 <브이아이피>.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쟁쟁한 세대별 배우들이 모인 <브이아이피> 현장은 그 어느 영화 현장보다 화기애애했다.

“네 명의 배우들 성격이 다 달라요. 다 다른데도 모난 사람이 없어서 부딪칠 일이 없었죠. 특히 김명민 씨가 현장 분위기를 많이 띄웠어요. 진중한 이미지와 달리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스스로 어색한 분위기를 못 견뎌서 웃긴 농담도 많이 하고. 배우로서도 정말 훌륭하죠. 돌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굉장히 부러웠어요. (이)종석이는 애교가 정말 많아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죠. 저하고는 딱 2~3장면 정도 함께 등장했는데 그때마다 제가 심하게 때리는 연기를 해서.(웃음) 제가 부담이 많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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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헌 씨 아이보다 우리 아이가 더 잘생겼죠”
 
장동건은 스케줄이 없는 날엔 주로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과 만날 일이 있어도 아이들 재우고 저녁 무렵 나가 밤 12시 전에는 귀가한단다.

“늦게 들어온다고 고소영 씨에게 혼날 시기는 지났지만, 요즘엔 피곤해서 늦게까지 못 있겠어요.”

장동건의 인생 1순위는 좋은 가정, 좋은 아빠다. 2010년 고소영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후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장동건은 스크린 밖에서는 가족과 함께 키즈카페에 가는 평범한 일상을 즐긴다.

“저는 원래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걸 싫어해요. 신비주의가 아니라 성격 때문이에요. 고소영 씨랑 열애 사실을 밝히고 나서 편하게 데이트를 할 법도 했는데, 안 하던 일이라 그런지 어렵더라고요. 오죽했으면 (고)소영 씨랑 연습도 했다니까요. ‘우리 손잡고 밖에 나가서 동네 한 바퀴 돌아보자’라고요.(웃음) 그런데 직업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키즈카페를 가도 아무렇지가 않아요. 막상 하다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고소영은 한 인터뷰에서 “장동건은 빵을 사 와도 꼭 크림빵을 사 온다. 필요 없는 것을 비싸게 사 오는 재주가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천하의 장동건도 아내에게는 못 미더운 남편이라는 사실이 인간미를 느끼게 해 댓글창을 뜨겁게 달궜다.

“크림빵이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요. (좌중 폭소) 남자와 여자가 잘하는 게 다른 것 같아요. 이병헌, 이민정 씨 부부와도 자주 만나는데,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것 같아요. 2세 외모요? 제 눈엔 당연히 저희 아이들이 더….(웃음) 이병헌 씨 부부 2세는 딱 엄마, 아빠를 반반씩 닮았더라고요. 저희 첫째 아들은 진한 제 얼굴보다는 소영 씨를 닮아서 훈남이에요. 얼마 전에 큰아들에게 소영 씨와 함께 출연한 <연풍연가>를 틀어줬더니 오글거린다며 부끄러워하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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