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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은 풍부한 상상력의 에너지"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송강호

2017-08-03 09:55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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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가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로 변신해 또 한 번 시대의 얼굴이 됐다. 그동안 5.18과 관련된 영화는 많았지만, 이번에 나온 작품은 송강호라는 배우를 통해 또 하나의 생생한 캐릭터와 새로운 시대를 담고 있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느냐고 말합니다. 저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영화 <밀정>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송강호는 이런 소감을 남겼다. <변호인> <사도>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이슈를 건드려온 그는 평소 배우로서의 소신을 작품을 통해서 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영화 한 편은 보잘것없는 것 같아도, 그런 영화들이 모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우리가 이야기하는 세상에 대한 희망, 우리가 원하는 꿈꾸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하던 그는 이번에도 사회적인 이슈를 건드리는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1980년 광주 5.18 사건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다.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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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그땐 TV를 구경하기 힘든 시대였어요. 아침 라디오에서 폭도들을 진압했다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이 나요. 첫 번째 들었던 생각이 ‘휴, 다행이다. 드디어 진압이 됐네’였어요. 그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에 갔던 기억이 있어요. 그만큼 왜곡된 보도와 통제로 눈과 귀를 막던 시대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송강호는 1980년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광주에서 살았던 것이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랬듯, 언론을 통해서 사건을 접한 그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를 사건보다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은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 소감이 담긴 신문 기사 한 줄에서 시작했다. 계엄하의 삼엄한 언론 통제를 뚫고 유일하게 광주를 취재한 위르겐 힌츠페터는 다큐멘터리 <기로에 선 대한민국>으로 전 세계에 5.18의 실상을 알린 인물이다.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맡은 주인공 김만섭은 광주 사건과는 별개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서울의 소시민이다. 낡은 택시 한 대가 전 재산으로,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그는 밀린 월세 10만원을 갚기 위해서 영문도 모르는 채 광주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당시의 처참한 광주를 두 눈으로 목격한다. 택시비를 받았으니 손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태워줘야 한다는 도리와 고립된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려야 한다는 기자의 도리를 가진 인물이 함께 광주를 경험하는 것이다.
 
“평범한 택시운전사인 만섭은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한 사람이자 시민이에요. 거창한 결단이나 선택의 모습보다도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라는 대사처럼, 택시운전사이자 한 인간으로서 그가 지키고자 했던 기본적인 도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애썼습니다.”
 
함께 연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과의 호흡도 좋았다. <피아니스트> <작전명 발키리> <킹콩>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다양한 작품에서 모습을 보여준 그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시대극 연속 출연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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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최근 시대극을 주로 연기했다. 시대극이 주는 풍부한 상상력과 에너지는 현대물에서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끌렸다고 한다. 2013년 <관상> 이후 시대극을 계속 했다.
 
“시대극이라고 해서 배우들이 다른 마음이나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택시운전사>는 현대사에서 아픈 비극을 그리는 영화이니 그런 심리적인 측면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모든 영화에서 그랬듯이, 그는 이번에도 송강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인간적인 연민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는 이번 작품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박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제가 연기한 김만섭이라는 주인공이 거창한 정치적인 이념과 사회적인 발언으로 사건과 인물을 대한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이 사람은 택시 기사의 도리든 인간적인 도리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고 있죠. 그런 점에서 감정이나 상황에 대처하면서 연기했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개봉을 앞둔 <택시운전사>는 광주시민을 비롯한 군인과 경찰 등 모든 희생자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그 상황과 역사가 많은 분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지향점이 있다면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아픔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인이든 시민이든 놓지 않았던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런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의 평화로운 삶이 이루어진 것이니까요. 이 영화의 지향점은 그분들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송강호의 인간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더해진 연기는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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