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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민 최민식의 권력욕

흥망성쇠가 정치인의 말 속에 있어

2017-05-09 10:25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특별시민>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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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배우 최민식이 닳고 닳은 정치인이 됐다.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치열한 정치판 이야기를 담은 영화 <특별시민>에서 권력욕의 끝을 보여준다.
대선에 꼭 맞춰서 나온 영화 같겠지만, 이 시나리오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의 선거 사례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탄생했다. 감독은 권력욕의 상징인 정치인, 그리고 그 정치인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의 꽃이 선거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고 한다.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인 변종구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을 그린 영화다. 달변가인 동시에 전략적이며 탁월한 리더십과 쇼맨십을 갖춘 주인공 변종구라는 캐릭터를 배우 최민식이 완벽하게 소화했다. 더없이 친근하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다가도 일순 상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뀌는 찰나의 연기, 도무지 그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까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선을 최민식의 연기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살면서 이렇게 정치인들, 정치라는 분야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체화하면서 직접 만져가면서 냄새 맡으면서, 그렇게 지근거리에서 만나고 한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봐왔던 정치, 우리나라 정치, 정치인들에 대한 기억의 잔상들을 찬찬히 떠올려 봤는데요. 얻어진 결론이 ‘말’이에요. 정치인에게 말이라는 단어가 주는 절대성, 중요성을 생각해서 말에 집중을 했어요. 말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말로 대중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말로 스스로가 망하고, 말로 스스로가 흥하고, 흥망성쇠가 정치인의 말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민식의 캐릭터 분석은 치밀했고 정확했으며 적중했다. 서울시장 변종구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모습과 극적인 상황은 최민식의 몰입도 있는 연기로 극대화된다. 유권자들 앞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서 하는 행동, 잔인할 정도로 전략을 세우는 모습, 가족들에게 보이는 민낯, 혼자 고뇌하는 모습 등 그가 보여주는 감정의 증폭은 징그러울 정도로 미세하고 완벽하다.

“극 중 변종구가 마주하는 사람들, 갈등과 의기투합… 2시간 안팎의 시간 동안 변종구가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이것에 집중을 했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는 그런 설정에 특히 제가 염두에 둔 것은 없고, 상황 상황에 충실하자. 단 언어를 적극적으로 구사하자. 변종구는 제 머릿속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인제 감독은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아니면 변종구라는 인물의 카리스마를 스크린에서 뿜어낼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최민식의 존재감 자체가 <특별시민>의 관람 포인트라고 말할 정도다.

선거판의 세계를 소재로 그려낸 작품이니만큼, 연설과 TV토론 등 기존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색다른 볼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변종구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연설은 그가 지닌 입체적인 모습 중 하나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인데, 최민식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기도 하다. 고민 끝에 최민식은 연설문을 직접 작성했다.

“연설문에서 변종구라는 사람이 보여야 했습니다. 그는 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라도 어느새 빠져들게 하는 인물이자 굉장한 달변가예요. 보좌관이 써준 판에 박힌 연설이 아니라 자신만의 유머와 독설, 권모술수를 넘나드는 변종구라는 캐릭터가 녹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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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정치 밀도 있게 풀어낸 명불허전 명품 연기

영화에는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 변종구의 상대 후보는 여성 정치인이고, 참모진 역시 여자다. 선거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인물은 여성 기자다. 의도적으로 여성의 캐릭터를 심은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영화는 현실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 이 영화가 기획될 때부터, 여성 정치인과 참모진 캐릭터는 여성과 남성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여성성 그 자체에 주목한 것입니다. 변종구를 중심으로 한 거대 권력에 새로운 피가 수혈이 되는 상황이잖아요. 과연 변종구는 이들을 존중해서 수혈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논한 적이 있어요. 사실은 이용한 것이에요.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이고요. 거대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 튕겨져 나갑니다. 내면의 가치관과 심한 갈등, 분노, 좌절을 하면서 튕겨져 나간다, 시나리오를 분석하면서 그런 점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남성, 여성에 대한 점보다는 그런 캐릭터라면 연약한 여성,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그럴 바에는 남자가 제도권 안에서 뛰쳐나가는 것보다는 여성이 참여해서, 거대 권력과의 싸움에서 생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회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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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이 말하는 젊은 여성 캐릭터는 변종구의 선거캠프에 갓 입문한 광고 전문가와 정치부 기자 등이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대신해서 기존의 세력과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직적인 권력구조 그 선상에 있지만, 영화의 커다란 축을 팽팽하게 이끌어주는 존재감을 발한다.

“사실 이런 우려가 있었어요. ‘이런 시국에 또 정치 영화냐? 징글징글하다. 현실도 징글징글한데 돈 주고 극장에까지 가서 이 징글징글한 걸 봐야 하냐?’ 그런 생각들 하실 거라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별시민>이라는 영화는, 분명히 영화예요. 그런데 이 영화가 갖는 메시지도 분명합니다.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지점이 분명히 있어요. 그 관점에서 말하면, 정치 환경, 좋은 지도자, 삶이 윤택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기 위해 경계해야 할 것이 ‘지겹다’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지겨운 마음으로 극장에 와서, 더 지겨운 곳으로 들어가서 끝을 봅니다. 그리고 결론을 냅니다.”

그렇다면 배우 최민식이 생각하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단순하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투표를 잘하자’입니다. 잘 뽑자. 잘 뽑으면 좋아지는 거니까요. 그것에 대해서 분명히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절절함이 있습니다. 3년 전 시나리오 회의를 하면서, 왜 이 영화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할 때 이것이 영화의 기능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판타지, 인간 심연의 본성을 들춰내는 예술, 게임과 같은 오락거리 등 영화에는 여러 기능이 있겠지만, 단 한 사람의 관객과 소통해서 그 사람이 투표장에 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도 우리가 기능을 다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소박한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작업을 했어요.”

최민식은 변종구라는 인물을 통해서 정치에 대한 진지한 생각의 접근을 했고, 본인이 연기한 캐릭터 그리고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정치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5월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치인이 되어본 최민식에게 선거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선거는 미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유권자가 소중하게 행사하는 표 한 장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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