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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왜 ‘뽀블리’라 부르세요?”

'힘쎈 여자 도봉순' 촬영 뒷얘기

2017-05-03 10:07

취재 : 신나라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TV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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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사랑스러운 여인이 눈앞에 나타났다. 작은 체구로 진짜 힘센 영향력을 보여준 배우 박보영. 귀여운 눈웃음으로 미소 짓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어떻게 괴력소녀를 연기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으로 연기 인생의 절정을 찍은 듯했던 박보영은 이번에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갈아치웠다. 박보영에게서 <힘쎈여자 도봉순> 촬영 뒷이야기, 그리고 현재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엔 ‘오빠’가 아닌 연하남들과의 호흡이었는데, 기분이 어땠나? 아이들이 애교가 많더군요.(웃음) 누나라고 챙겨준다고 챙겨주는 모습들이 오빠들이 챙겨주는 것과는 사뭇 달랐어요. 제가 볼 땐 귀엽고 웃겼어요. 형식 씨는 그렇게 마른 몸으로 바람을 막아준다고 제 앞에 서는데, 제가 “잠바 입는 게 더 따뜻할 것 같아”라고 했죠. 지수 씨는 실제로도 누나가 있어서 예의 바르게 “누나 식사하셨어요?” 이러면서 준비된 멘트들을 하더라고요. 그게 또 지수 씨 매력이에요. 저보다 애교들이 많아서 제가 현장에서 덜 해도 되는 일들이 많았어요. 설렘보다는 귀여움이 많던 호흡이었어요.
 
귀여움 하면 ‘뽀블리’ 박보영 아닌가? 항상 ‘뽀블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왜 나를 그렇게 봐주실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대중이 저를 알게 된 작품은 <과속스캔들>인데 거기에선 미혼모였고, <늑대소년>에서는 병약했고 까칠했어요. 저한테 ‘뽀블리’라는 말을 해주시는 게 제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뽀블리’를 벗어나고 싶은 건가? 이제는 제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아주 밝은 캐릭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오 나의 귀신님>을 선택한 데에는 그 이유도 있었어요.
 
<오 나의 귀신님>과는 또 다른 사랑스러움이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드러났다. 뽀블리는 또 진화했다. 5개월 정도 봉순이로 지냈는데, 다른 캐릭터에 비해 봉순이는 좀 안쓰럽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봉순이가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존감이 떨어지는 봉순이 모습을 보면서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걸 느꼈거든요.
 
인기는 점점 올라가는데 자존감은 더 낮아진다고? 대중한테 어떻게 비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배우는 항상 평가를 받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불안감이 있어요. 무언가를 했을 때 이런 걸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처음 시작할 때 ‘이건 잘할 수 있어’가 아니라 ‘하고 싶은데 잘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연초에는 ‘올해 두 작품을 해야지’ 이런 계획이 아니라 ‘올해에는 나를 좀 더 믿어보자’, ‘나를 사랑해보자’라는 계획을 세우게 되더라고요.
 
불안함의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 인기가 높고 사랑해주셔서 좋지만 이건 또 사라질 걸 아니까요. 그렇게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어렵네요. 저는 저한테 해주시는 좋은 말들을 다 믿지 않아요. 그건 제 앞이니까 좋게 얘기해주시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근데 또 나쁜 얘기는 너무 진심 같아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는 거 있죠? 왜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떨어지는 걸까요?(웃음)
 
항상 밝을 것만 같은데 의외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진중치 못하고 욱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SNS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저를 잘 못 믿어서 감정적으로 말을 막 할 거 같아요.
 
V앱으로는 소통을 하지 않나? V앱은 방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돼요. 미리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구분하죠.
 
일기는 쓰나? 일기는 잘 쓰는 편이에요. 저한테 일기장이 두 개가 있어요. 하나는 엄마가 봐도 되는 거, 하나는 절대 보면 안 되는 거. 그건 죽기 전에 태워버려야 해요.(웃음) 그래서 금고 안에 넣어뒀어요. 일기장 때문에 금고를 샀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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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박보영을 거쳐간 남자배우들은 모두 잘됐다. 차태현도 송중기도 이제 A급 스타다. 박형식도 당당히 남자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비결이 뭔가?
비결이랄 게 있을까요. 그분들이 딱 톱으로 가기 전에 저랑 하고 나서 잘된 거라면 저로서도 정말 좋은 일이죠. 저랑 연기하고 나서 안된 것보다는 잘된 게 좋잖아요?
 
다음에 나를 거쳐갔으면 하는 배우가 있나? 제가 원하는 배우는 글쎄요. 이 일을 하다 보면 운명처럼 정해지는 것들이 많아요.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모든 것들이 박자가 맞아떨어졌을 때 되는 거라 생각해요. 그런 게 인연이잖아요. 저도 다음 인연이 누가 될지 궁금해요. 은근히 기다려져요.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의 원조다. 이젠 국민 여동생이라는 말을 안 써주시던데요? 예전엔 국민 여동생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괜한 고민을 했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안 써주시고 자연스럽게 사라질 말이었어요.
 
서운한 눈치인데. 좀 서운하기도 한데요?(웃음) 예전엔 빨리 서른 살이 돼서 안정적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이젠 진짜로 내일모레 서른 살이 되잖아요. 나이 먹는 게 싫어요. 서른 살이 되어도 제 상황과 고민은 똑같을 거 같아요. 1~2년 사이에 마음이 이렇게 확 바뀌네요.
 
스물여덟 살 박보영의 고민은? 20대 땐 어리니까 ‘부딪히고 깨져도 괜찮다’라는 변명을 찾았는데 30대가 되면 어떤 변명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에요. 30대가 되면 스스로 안정적인 것만 택할까 봐 무서워지고 있어요. 얻는 게 많으면 잃는 것도 많잖아요. 무서움과 두려움과 불안감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에요. 주변에서 “잘하는 거 하면 되지”, “잘하는 걸 해”라고 하는데 진짜로 제가 나중에 그러고 있을까 봐 겁이 나요. 안 그러고 싶은데.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어찌 됐건 지금의 박보영은 잘 가고 있다. 칭찬받을 만하다. 칭찬을 잘 못 받겠어요. 칭찬은 진심이 아닌 것 같아요. 좋은 말만 믿고 흔들리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 거에 휘둘리면 자신을 자꾸 칭찬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게 되고 자기한테 취하게 돼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저는 마스크만 쓰고 다녀도 사람들이 잘 몰라 봐요. 물론 알아봐주실 때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불편하진 않아요. 그 정도 불편함은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해요. 개인적인 박보영의 삶과 배우로서의 삶, 그 균형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대신 평범한 나로 살 수 있는 날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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