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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주년 최백호 "멋지게 늙어가자"

기념앨범 '불혹' 발표, 단독공연도

2017-03-31 10:15

글·사진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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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최백호가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그것을 기념하는 앨범인 <불혹>을 발표했고, 단독공연도 열었다.
젊은 후배 가수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가수로서 정점을 즐기고 있는 그를 만나 음악과 인생 이야기를 나눴다.
최백호는 바빴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그의 전화벨은 수시로 울렸다. 새 앨범과 공연을 앞두고 섭외 요청이 많아진 탓이다. 인터뷰 하루 전에는 난생처음 쇼케이스도 했다. 그렇게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나눈 경험은 처음인데, 더 놀라운 것은 아직도 하지 않은 곳이 더 많다는 것이란다.
 
단독공연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라 연습 일정도 빡빡했다. 그리고 수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매일 저녁 라디오 디제이까지. 매니저 없이 본인이 스케줄을 정리하는 그는 일정이 많아서 정신이 없다면서도 꽤 노련하게 스케줄을 관리하면서 가수로서의 40주년을 지나가고 있었다.
 
인터뷰는 아현동에 있는 뮤지스땅스에서 이뤄졌다. 그가 소장이라는 이름으로 있는 이곳은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과 음반 활동을 지원해주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그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이곳은 뮤지션들 사이에서 꿈의 공간으로 손꼽힌다. 그와의 나이 차이가 40년쯤 되어 보이는 젊은 청춘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연습을 하고 있었다. 평소 젊은 뮤지션들과 잘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인지라, 그곳에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 가수로서 살아온 40년
 
최백호가 가수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이 꼭 40년이 됐다. 이를 기념해서 ‘불혹’이라는 이름이 붙은 근사한 앨범이 나왔다. 과거의 히트곡들과 새 노래를 더해서 낸 앨범은 웰메이드 앨범이라는 평을 듣는 중이다. ‘낭만에 대하여’,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등 예전 노래를 재해석했고, 신곡인 ‘바다 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준비한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단독공연은 일찌감치 매진 사례를 이뤘다.
 
<불혹> 앨범 참 좋던데요. 이번에 40주년 앨범을 작업하면서 굉장히 목 컨디션이 좋았어요. ‘이때 음반을 좋은 걸 만들고 싶다’, ‘공연도 멋지게 하고 싶다’ 그런 말들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바다 끝’이라는 신곡이 인기가 많아요.
 
발매 첫날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죠. 어떤 면에서는 제 인생에서 굉장히 하이라이트 라인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떨어져도 한이 없어요. 젊었던 시절에는 인기가 떨어지면 좌절, 절망감이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진짜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에 음반 작업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부산에 가면’ 작업을 함께했던 에코브릿지와 함께 작업했죠? 그 친구가 프로듀싱을 맡았어요. 함께 앨범 작업을 해서 신구의 조합이라는 의미가 담겼어요. 절반은 제가, 절반은 에코브릿지가 했어요. 원만한 친구이고 음악적인 궁합이 잘 맞아요. 에코브릿지는 굉장히 독특한 친구예요. 작업하면서 ‘에코브릿지라는 음악 장르가 나올 것 같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음악적으로 뛰어난 친구예요. 그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앨범 재킷이 자화상이에요. 본인의 얼굴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많이 늙었구나’ 이런 생각 많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노인이라고 하면 화가 났는데, 이제는 그런 말을 들어도 화가 안 나요.(웃음) 재킷 디자인은 나얼이라는 친구가 했어요.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데, 이번 작업을 보니 굉장히 임팩트가 있더라고요. 만족스러워요.
 
가수로서 4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소감은 어떤가요. 40년이라고 하니까 나이가 확 든 느낌, 노인이 된 느낌이에요.(웃음) 이젠 노인이라는 호칭이 기분 나쁘지 않아요. 짜글짜글하게 멋지게 늙어가자,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요. 누가 할아버지라고 해도 괜찮아요. 제가 참 세상에 적응을 못 했었는데, 우연과 우연, 행운들이 이어져서 40년을 묘하게 이어왔구나 싶어요.
 
긴 시간 동안 최백호라는 색깔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저는 싫은 건 안 했고 하고 싶은 것만 했어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 제가 생각해서 저와 맞는 것만 했어요. 그런 면에서는 매니저가 없던 것이 40년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저는 누가 있으면 불편해요. 노래하러 갈 때도 누가 따라오면 굉장히 불편합니다.
 
 
#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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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최백호지만 스타일과 사고방식은 굉장히 젊다. 아이유, 에코브릿지 등 젊은 뮤지션과의 교류도 많은 그는 묵은 느낌이 아닌,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느낌을 준다. 뮤지스땅스를 이끄는 그는 젊은 세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든든한 선배 세대로서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부른 노래는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가 많으십니다. ‘부산에 가면’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사람들이 은근히 좋아해요. 어디 가면 저를 잘 모르는데, 편의점에 가면 젊은 아르바이트생 친구들이 나를 못 알아봤는데, ‘부산에 가면’을 좋아한다고 해요. 에코브릿지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수’ 최백호의 지금이 참 좋아 보여요. 그러게요. 제 나이가 70이 다 되어가는데 음반을 내는 영광을 누리고 있어요.
 
‘낭만에 대하여’가 화제가 됐을 때보다 지금이 더 전성기인 것 같죠? 와이프가 그러더라고요. 옆에서 보기에 지금이 최고 절정기 같다고요. 이제부터 떨어질 텐데 자만하지 말라고도 하고요.(웃음) 그러면 저는 이미 많이 당해서 도인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영향을 안 받는다고 말해줘요.
 
여한이 없으시겠어요. 정말 욕심이 없어요. 예전에는 곡을 만들어도 좋은 건 내가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전혀 안 그래요. 정말 탐나는 곡을 만들어도 후배에게 줬어요. 제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히트가 나면 할 수 없겠지만요.(웃음)
 
가수 최백호의 전성기가 지금이라면, 인간 최백호의 전성기는 언제인가요? 인간 최백호의 전성기는 아직 안 온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어야 본격적으로 전성기라고 할 것 같아요.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고 싶고요. 노래와 영화가 완성되면 아마 인생 최고의 전성기가 될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완성된 지 꽤 오래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웃음) (직접 쓴) 시나리오가 두 개 있어요. 하나는 스케일이 너무 크다 보니 돈이 없어서 제작이 어렵고 하나는 올해 해보려고요. 시나리오 이야기는 제가 자주 언급을 했는데, 제목이 <미사리>예요. 흘러간 옛 가수의 이야기인데, 주인공을 어제 결정했어요. 기타리스트 김목경이라는 친구가 좋을 것 같아요. 올해 안에는 꼭 만들고 싶어요.
 
그림도 열심히 그리시잖아요.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어요. 여기(뮤지스땅스)에 돈이 많이 부족해서, 제 그림을 판 수익금을 좀 충당해보려고요.(웃음)
 
 
# 소중한 것의 가치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최백호에게 최근 건강과 관련된 해프닝이 한 차례 있었다.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폐암일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던 것. 그 일을 계기로 3개월 동안 8㎏이 빠지는 경험을 했지만 얻은 것도 많다. 이른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죽음에 담담한 삶을 살아온 그였지만, 그 일을 계기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오진이었나요? 오진은 아니고, 폐암일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3개월 동안 8㎏이 빠졌어요. 나름대로 거칠고 험한 세상을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약해지더라고요. 그땐 암인 줄 알았어요. 결과를 기다리면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정말 많은 생각이 드셨겠어요. 병원에서 통보를 해주는 날이었는데, 오전 10시 반이었어요. 결과를 전화로 듣기로 했는데, 새벽 4시 반에 눈이 떠졌어요. 8시쯤 되니까 도저히 못 앉아 있겠더라고요. 밖에 나와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는데 또 별별 생각이 다 들고. 10시 반에 정확하게 전화벨이 울리는데 이걸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한참 고민하다가 받았어요.(웃음) 저쪽에서 “안녕하세요!” 하는데 목소리 톤이 좋아서 ‘아, 살았구나!’ 했죠.
 
큰 병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그땐 정말 정리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죽음에 담담하고, 나는 언제든지 맞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 일이 되니까 무너지더라고요. 나름대로 거칠고 험한 세상을 이겨냈다고 자부했는데, 약해지더라고요.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셨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제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제가 22살 때 돌아가셨어요. 집 한쪽에 두 분의 사진을 두고 매일 확인해요. 부모님 생각은 항상 많이 하는데, 죽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저는 죽음이라는 것이 항상 주변에 있었는데도 또 다르게 오더라고요.
 
해프닝 이후에 뭐가 달라졌나요. 마음에 여유가 생겼어요. 제가, 사람이 급하거든요.(웃음) 판단을 하는 데 여유가 생겼고, 지금을 즐겨야겠다는 마음도 있어요. 일에 대해서는 좀 세밀해졌어요. 예전에는 ‘적당 적당히’였거든요. 공연이 있어도 ‘연습 뭐 대충!’ 했어요. 이제는 잘해야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좋게 표현하면 부지런해졌어요.
 
그래서 요즘 공연에 힘을 많이 쏟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웃음) LG아트센터에서 하는 단독공연인데, 좋은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이라 저도 기대가 커요. 또 일찍 매진이 되었고요.(웃음) 많이 와주셔서 행복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예전에는 노래하는 거, 공연하는 거 우습게 생각할 때도 있었거든요. 이젠 소중한 것의 가치를 정말로 잘 알게 되었어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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